숲의 신체적 정신적 치유 효과
그러한 숲의 알려진 효용은 물론 경제적인 부분, 가문과 홍수를 예방해주는 기능, 소음을 막아주는 부분, 공기를 정화시켜주는 부분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러나 그 효용 중에서 특히 보이지 않는 효용이 있으니 그것이 우리의 정신건강에 주는 도움이다. 나의 생각에 그 효용의 가치는 계산할 수 없으면서도 어찌 보면 가장 큰 가치를 가지는 것이 아닌가 한다. 요즘처럼 정신건강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시점에서 자연적인 치유인 숲을 통한 치유는 예방 효과와 치료효과를 가지고 있다.
1) 산림욕의 생리적효과
인류는 오랜 시간을 자연환경 속에서 진화해 왔기 때문에 우리의 몸은 자연환경에 맞게 만들어져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간은 자연환경 속에서 손쉽게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오늘날 대부분의 현대인은 도시라는 인공환경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따라서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자란 우리는 느끼지 못하고 있으나 우리의 몸은 도시환경 속에서 과도한 긴장상태에 놓여있다. 이러한 배경으로 과도한 긴장상태의 현대인은 숲 속에서 자연을 접하면 손쉽게 편안함을 느끼고 우리 몸이 가지고 있는 자연치유능력에 하나인 면역기능이 활발해 지게 된다.
최근 측정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의 몸을 직접 측정하여 우리 몸의 긴장상태, 면역력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에는 인간의 몸을 측정하여 산림욕의 효과를 보다 더 과학적인 방법으로 밝히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저자의 연구팀이 지난 2년간 24개의 지역에서 총 288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도시환경과 비교하여 숲 속에서 경관을 감상할 때의 피험자의 코티솔 농도가 13% 낮아졌으며, 부교감신경계 활성의 지표인 HRV의 LF/(LF+HF) 치가 18%낮아지고 혈압과 심박수가 각각 2%, 6% 낮아졌다. 또한 교감신경계 활성의 지표인 HRV의 HF치가 56%높아졌다. 이러한 결과를 통하여 인간이 숲과 접할 때에 우리 몸이 릴렉스됨을 잘 알 수 있었다.이러한 과학적인 연구의 결과는 산림욕을 예방의학의 하나로 자리매김 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산림욕을 예방의학에 활용함으로서 국가와 가저의 의료비 지출을 줄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숲을 찾아와 농산촌 경제가 활성되는 것이 기대된다.
2) 만성, 스트레스성 질환 치유
산업화, 생활습관의 변경,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 서구화된 식생활 등으로 인하여 환경성 질환, 만성질환, 스트레스성 질환 등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는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고, 질병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보다 빠른 치유를 돕고, 질병이 발생되었을 때에는 질병의 사후관리를 효과적으로 하기위하여, 산림자원은 부작용이 동반되지 않으면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최고의 치유자원이다.
산림자원의 신체적인 건강을 위한 생물학적기능뿐만 아니라 정서함양에 필요한 정신적, 심적, 감정적 건강을 제공하는 역할에도 불구하고 국내 자연휴양림의 이용은 효율적 측면에서 아직도 부분적이고 제한적이다. 환경성 질환, 만성질환, 스트레스성 질환의 예방, 질환의 치유, 질환의 사후 관리를 위해 산림자원을 보다 지금과는 달리 보다 적극적으로 이용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의료인뿐만이 아니라 자연치유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효과가 인정되나 병원에서는 실행할 수 없는 다양한 형태의 치유시설들을 자연 휴양림 안에 설치하는 것이다. 이 시설 안에서 행해지는 다양한 치유에 참여하는 자들은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 치유사들이 될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는 산림자원, 토양자원 등의 친환경적인 천연자원이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 질병의 관리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휴양림 내에 어떤 보조적인 요법들을 설치할지, 어떤 자원들이 특히 유용한지, 유효한 성분은 무엇인지 등을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연구가 아주 초보적인 단계이다. 그러므로 국내 산림 자원 내에 유용한 치유요법들을 도입하기위해서는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원, 의료인, 자연치유전문가, 운동치료전문가 등을 중심으로 하는 연구진을 구성하거나 전문가들에게 용역을 의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사려 된다.
3) 내 몸을 살리는 자연의 힘, 산림요법
숲은 예로부터 인간을 편안하게 하고 심신을 상쾌하게 하는 등 건강 증진에 빠질 수 없는 자연환경이었다. 숲과 건강을 연결하는 것은 새로우면서도 낡은 테마이다. 특히 의료기술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 자연환경은 유일한 치료법이었다. 실제로 의학의 원조인 고대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의 유산 중에는 자연환경과 연결된 의술서가 많다. 그 후 자연환경이나 자연물을 이용한 다양한 치료법이나 건강법을 시도해왔으며, 현대의학에서도 이를 이어받아 예방의학이나 대체의학의 하나로 실행하고 있다.
현재 고령화가 진행되어 노인들의 생활습관병이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또한 도시화 속에서 거주환경의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경쟁사회가 주는 스트레스 때문에 정신건강에 관리가 필요한 직장인이 늘고 있다. 이런 배경으로 숲속에서 건강을 증진시키는 산림요법이 탄생했다. 이 책은 일반인들의 휴식과 건강 증진을 위한 숲의 기능뿐 아니라 지적 장애자의 숲 치유, 숲속 유치원 같은 숲을 활용한 유아교육, 숲을 이용한 심리치료 등 의료/복지 분야의 수요를 만족시키는 세라피(치료법)로서 산림요법을 소개하고 있다.
4) 지적 장애자의 숲 치유
이 책은 자폐증이나 정신지체 장애자들을 산림요법으로 치료한 사례를 소개한다. 지적 장애자의 치료는 인위적인 방법으로 하기보다는 자연환경에 맡김으로써 자연이 장애자를 치유하는 것을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산림요법은 단기간보다 장기간에 걸쳐 이뤄진다. 다양한 자연의 생명체로 구성된 숲에서 매일매일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이러한 체험학습적인 야외활동이 신체 기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나뭇가지나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의 모습이나 계절에 의한 변화, 숲속에서 불어오는 바람, 숲속의 향기 등 다양한 자극은 인지 기능을 비롯해 감각기관을 자극함으로써 전신 감각을 깨우고 감성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다. 현재 숲의 치유효과는 곳곳에서 증명된다. ADHD(주의력결핍·과잉운동장애)와 같은 이상행동의 교정, 정신병 환자의 재활, 마약 또는 알코올 중독 치료, 소년범의 재범률 저하 등 다양하다
5) 숲을 이용한 심리치료
예전부터 산책, 즉 걷는 것은 몸과 마음의 병의 치료에 가장 많이 이용되는 간단한 방법이었다. 숲속 환경을 보면서 지각, 평행감각 같은 온몸의 감각을 살려 걸으면 뇌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 자연 그 자체는 말이 없지만 카운슬러 역할을 한다는 점이 숲속 심리치료의 가장 큰 매력이자 장점이다. 숲속을 걸으면 카운슬러와 상담자 모두 자연의 상쾌함을 느낄 수 있고, 실내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자연의 경치와 장소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이것은 심리학적으로 볼 때 의식 변화의 지표가 될 수 있다. 자연 속에 있게 되면 일상생활에서는 의식하지 못했던 자기자신에 대해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6) 우울증 치료의 효과
레저활동으로 겨울 숲은 그다지 권장되지 않는다. 하지만 치유를 위한 숲의 효과엔 계절이 없다. 겨울 숲은 삶의 에너지가 넘치는 여름 숲보다 오히려 정서적으로 더 안정감을 준다. 숲은 사계절 각기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정신·신체적 건강 증진에 도움을 준다. 특히 겨울 숲은 태초의 원시감과 도시와의 단절감, 적막감으로 내면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우울증 환자를 위한 최근 연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서울 백병원 김원 교수팀은 최근 우울증 환자 11명과 함께 주 1회씩 4회 숲을 체험했다. 그 결과 환자들의 우울증 해밀턴 척도가 12.78에서 4.89로 낮아진 것. 보통 우울증 척도가 입원할 정도는 30∼40점에 이르고, 약물 등 치료를 통해 10∼15점으로 낮아지면 퇴원을 한다. 문제는 약물로는 정상적인 활동을 할 정도의 사회재활에 한계가 있다. 이번 연구는 사회재활의 기준인 ‘7점 이하’로 우울척도를 떨어뜨리는 데 숲이 큰 도움을 주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7)심장마비, 당뇨병, 골다공증, 관절염, 고혈압까지 치료할 수 있다.
한편 미국외과의사협회의 1996년 연구결과에 따르면, 규칙적으로 숲에서 걷기 운동을 하면 장암에 걸릴 확률이 반으로 낮아진다. 또한 하버드 대학의 최근 연구결과에서도 시속 5~6㎞의 속도로 주당 7시간만 걸으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을 20%나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런던국립심장포럼의 연구 결과에서도 규칙적으로 걷기 운동을 하면 심장의 기능을 개선시켜 심장마비를 37%나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은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상태에서 하루에 담배 20개비를 피우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꾸준한 걷기 운동을 통해 심장의 기능을 개선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까지 전문가들은 하루에 만 보를 걸어야 운동효과를 제대로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2003년 타임지의 보도에 따르면 ‘걷기 530’(1주일에 5일씩 하루 30분 걷기)만 실천해도 심장마비, 당뇨병, 골다공증 등의 발병률을 낮출 수 있고 관절염, 고혈압까지 치료할 수 있다. 전문가들 역시 1주일에 5일씩 30분만 걸어도 걷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