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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구간 종주기..우두령-삼마골재
우두령(720)-1162봉-화주봉(석교산)(1207)-1175봉-삼마골재(1000)-물한리
도상거리 (9.2k+4k) 약 5시간 30분 소요.. 2007년 1월 13일 (토), 당일로..
04:00 alarm
05:50 집 출발 .. wife 배웅.. 소한추위 계속, 다행이 바람이 없음, 예보상 내알 낮부터 추위가 누구러짐. but colder than yesterdqy.
06:10 전철 탑승 선릉행,
07:30 버스 탑승, 잠실 출발. 악회 간총부 단체 산행의 어려움 에 대하여 손박사에게 advice 해 줄 것을 요청. 지난번 산행에서의 후미대장 말씀..
09:10~35 죽암휴게소 정차.. 아침과 볼일.. 이 산악회의 전통??
날씨는 맑으나 전반적으로 희끄므레한 안개..
10:20 : 49번 자방도로(황간?>
10:30 상촌
10:45 우두령.. 산행시작
11:50 헬기장 공터
12:30 석교산.. 암봉이 보임<_ 1175봉
13:18 :1175봉 암봉지대 통과
14:24 폐광지역 통과 .. 김천시장 주위 표말.
15:02 첫 번째 이정표 말뚝.. 우두령-삼도봉.(삼도봉 2.86k) 현위치; 밀목재
15:37 두 번째 말뚝 ,, 삼도봉 2.1k
15:46 세 번째 말뚝이정표 ..삼도봉 1.96k 황룔사 샛길.. 계속 왼쪽으로 진행. 산악회 표시
16:13 마지막 말뚝..황룡사 3.5k.삼도봉 0.9k..셀프카메라..
선그라스 벗고.. 손박사 기다림..
16:22. 손박사 도착.. 기념촬영..황룡사로...
18:35 황간 ic
단상들...
1) 태음인.. 물많고 살많은 전형적인 백두장사급의 체형.. 몸이 크고 힘이 좋다.. 오르막에 강하고 대산 민첩함이 모자람. 몸이 넓고 마음도 넓어서 c대에 이런 타이빙 많음. 동전에 양면이 있듯이 근 몸집이 태산같이 움직임임이 크다보니 굼떠보이기도 한..
20 서울 가게쟁이... 요금계산소에서 예정에 없는 정차.. 소양인으로 보이는 부부 승차. 나같은 소음인은 하기 힘든 요구.. 석기봉에서 만나서도 역시 가게쟁이. 자리를 비울생각이 늦다.
3) 등산과 골프의 차이.. 어차피 내려올 것을 올라가는 것이나. 되돌아 올 것을 돌아가는 것이나...이북말로 헛바퀴 돈다... 산과 들에서 걸어가는 것 등등은 같은데... 알탕?하는 방법이 차이?? 버스 속에서 내의 갈아입는 번거러움.. 좁은 좌석에서 태음인과 같이 앉아서 ..
4) 산인가 물었더니... 무덤이라네. 고구려 국내성이 여기로 구나... 마지막 이정표 심막골재 사거리가 이정표 4개를 지나서야 나올 줄이야... 바로 보이는 것이 그곳인줄 알았는데...
갈길이 멀고 힘들어 보이면 지나온 길을 함 되돌아보라... 저 먼 길을 이비 걸어왔는데 앞에 놓인 이정도 길을 왜 못가겠는가...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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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구간 종주기..우두령-삼마골재
우두령(720)-1162봉-화주봉(석교산)(1207)-1175봉-삼마골재(1000)-물한리
2007년 1월 13일 (토), 당일로..
이번 산행은 전번 삼도봉 코스에 비해 여러 가지로 쉬운?점이 있었으니.. 우선 마루금 거리가 3km 정도 짧고(도상으로 약10k), 최고봉인 석교산이 산행 코스 전반부에 있어서 체력 안배에 좋을뿐더러 동지 지나 이제 한 한달쯤 되었으니 낮 길이도 조금이나마 길어지지 않았겠는가.. 등등하여 약간 마음을 놓았지만..
단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으니 소한 추위가 제법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구나 내 겨울용 등산복은 산지 오래된 것들이라 이제 보온력이 많이 떨어지는 것이 좀 걱정이었다.. 그래서 요번 산행 전에 겨울용 바지와 두꺼운 상의를 하나 장만하려고 마음먹고 하나 구입했다.
기획 상품과 이월상품..
백수생활을 오래하다 보니 이제는 정상제품을 정상가격으로 사면 왠지 큰 손해 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특히 옷가지 같은 것은 더더욱 그러 맘이 생긴다. 자연히 백화점에 가더라도 세일하는 옷이나 들추어 보는 정도인데 이때 유심히 살펴보는 점이 이것이 기획 상품인가 아니면 이월상품 일까? 하는 것이다... 물론 물어 보아도 모른다고 하면서 가르쳐 주지 않으려고 하지만..
기획 상품은 싸게 만들어서 싸게 파는 것이고... 반면에 이월상품은 비싸게 만들었지만 유행이 지나서 싸게 파는 것으로서 나는 당연히 이런 이월상품을 살려고 하는데 그 구별이 쉽지 않다..
하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기획 상품은 겉보기는 그럴듯하지만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바느질이 거칠고 편의장치나 부속들이 좀 싸구려고 또 부족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월상품은 세월의 때가 묻어서 그렇지 자세히 보면 무언가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난다.. 하여튼 돈을 벌지 못하니 이렇게 해서라도 발품을 팔아야지 어찌하리오...
이렇게 해서 윗도리는 우리 손박사가 알고 있는 전문할인 매장에 가서 정가의 40% 값으로 하나 구입했고... 바지는 등산용 의류 메이커 전용매장에 가서 위층에 있는 이월상품 중에 운 좋게 사이즈가 맞는 것이 있어 정가의 30% 값으로 구입했다..
둘 다 마음에 든다.. 우선 값이 싼데다가 이월 상품인 것 같아 품질이 괜찮은 것 같으니 말이다. 유행은 애당초 나하고는 상관없는 것이고...
당장 집에 와서 세탁을 하고 바짓단을 줄여서 입고 시험 등반을 해 보았다..우리 동네 뒷산으로 말이다.. 결과는 대 만족이다. 특히 윗도리는 폴라텍 어쩌고 하는 원단인데 추위와 바람을 확실하게 막아주어 그대로 겉옷으로 입어도 별로 춥지 않을 정도로 따뜻했다.. 이제 준비는 다 된 것 같고..
이번 산행부터는 지난번에 비해 조금 심리적으로 여유가 생겼다고 할까 조그마한 메모장을 갖고 다니면서 산행 중에 그때그때 생각나는 것을 적어가면서 나중에 산행기를 쓸 때 참고하기로 했다. 많이 발전했다?? 이 산행기도 중간 중간에 메모한 것으로부터 많은 것을 옮겨 적었다. 그러다 보니 사설이 보통 때보다 더 길어지게 된 것 같다.
카메라 가방도 다시 메고 가기로 하고 단 메는 방법은 지난번 쭉쭉빵빵 팀들로부터 보고 배운 대로 윈드파카 밖으로 매기로 하고..등등.. 여러 가지로 준비를 다 했는데 단하나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으니...
태음인..
우리 고유의 사상 체질 의학에 따르면 사람의 체질을 태양, 태음 소양, 소인 등 네 가지 체질로 나누는데 이중 태음인이 외형상으로 가장 구분이 쉽다고 한다. 외형의 특징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백두장사급 씨름 선수라고 할까?
태음인은 체격이 대체적으로 크고 몸에 살이 많은 타입이다. 몸이 크다보니 우선 힘이 좋고 따라서 오르막에 강하지만 내리막에서는 민첩함이 모자란다. 움직임은 태산이 움직이는 것 같이 크고도 확실하다. 또 몸이 넓은 만치 마음도 넓다. 때문에 주요 회사의 ceo에 이런 태음인이 많다고 한다. 실로 우리 손박사도 외형상 이런 체질인데 역시 주요 회사의 ceo 출신이다.. 긴데...
동전에 양면이 있듯이 태산 같은 움직임이 때로는 굼뜨게 보일 수도 있고 마음이 넓은 것이 태평스럽게 보일 때도 있는 것인지라... 아마도 지난번 삼도봉 코스에서 젊은 후미대장 눈에 손박사가 그렇게 비친 모양이다.
박점장은 집안일로 이번에는 불참한다. 그래서 나와 손박사 둘이를 예약했는데 곧바로 이 산악회 총무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 내용을 요약한다면 요는 손박사 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닌가...
한사람 때문에 전체가 너무 늦어지면 곤란하다는 식으로... 이것이 바로 동전의 뒷면만을 본 것인데... 잘 알아듣도록 설명을 했지만 요번 산행 내내 마음에 짐이 되곤 했다.. 하여튼 체질이란 마음대로 어쩔 수 없는 것인데... 왜 한 면만 보는 것인지.. 이래저래 요번산행에서는 여러 사람의 체질에 대하여 눈여겨 보이기도 한다..
자.. 이래서 준비는 거의 다 끝났고.. 일기예보 상으로는 소한 추위가 제법 매서울 것이라고 하는데 다행이랄까.. 바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단다.
새벽 4시로 맞추어 놓은 알람이 울리기 전에 보통 눈이 뜨인다. 새벽잠이 없어서랄까.. 대충 아침 식사를 하고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서 준비를 한다. 배낭을 꾸리고.. 물을 데워서 보온병에 넣고.. 마지막으로 화장실에 들러 중요한 볼일을 보고... 등등..
샤워를 하고 미리 준비한 옷을 입고 집을 나서는데 새벽 여섯시가 조금 안되었다. 집에서 잠실 역까지 아무리 늦어도 한 시간이면 충분한데 꼭 이렇게 일찌감치 나서야만 마음이 놓인다.
나 같은 소음인? 체질에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내가 좀 일찍 가서 기다리는 것이 낳지.. 그리고 혹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 하고 말이다...
역시 잠실역에 도착하니 7시가 조금 못되었다.. 30분 동안 무얼 하나?? 우선 화장실에나 들르고...날씨는 제법 추운데 기온이 내일 오후에나 풀린다고 한다. 다행이랄까 바람이 없다..
정류소에는 이제 몇몇 분이 얼굴을 알아서 인사를 나눈다. 지난번 소사고개에서 중간 탈출한 젊은 분도 보이고.. 여자 총무님 그리고 오랜만에 보는 말없는 후미 대장님 등등..
버스에 올라타니 총무님이 제일 앞좌석으로 안내를 해주신다. 앉자마자 지난번 전화상으로 했던 이야기를 또 걱정 반 부탁 반식으로 하신다. 하여튼 오늘 산행 결과를 보고 다시 말씀 하시잔다..
그러면서 전체 산행코스에 대하여 안내를 하시는데 오늘은 코스의 특성상 북에서 남쪽으로 거꾸로 산행을 하게 되며 지난번보다 시간적으로 약간 여유가 있으니 선두 그룹은 석기봉과 민주지산을 갔다 오셔도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말미에 늦어도 5시 반까지는 꼭 도착하여서 6시에는 출발할 수 있도록 해달라신다. 아마도 지난번에는 출발이 늦어서 전철을 못 타신 분도 있었다는 말씀과 함께... 나 들으라는 소리 같아서 신경이 쓰인다..
서울 가게 쟁이
서울깍쟁이 라는 말의 근원이 가게 쟁이 즉 장사꾼이라는 설이 있다. 그만큼 자기 손해는 보기 싫어하고 이익을 위해서는 남 달리 집착이 강하다는 약간 부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지만 .. 사실은 그 보다 더 긍정적인 이미지가 많은데.. 나중에 말하기로 하고..
경부고속도로로 들어선 버스가 요금소를 지나자마자 정차를 한다. 예전에는 없던 정차다. 조금 있으니 부부로 보이는 두 분이 타신다. 아마도 이곳에서 세워달라고 요구하신 것 같은데.. 이 산악회는 이런 면에서는 아주 너그럽다. 오죽했으면 천안에서도 손님을 탑승하게 하는 정도이니...
나 같으면 조금 더 가서 여러 사람이 같이 타는 죽전 정류장에서 탈것인데 굳이 이곳 요금소에서 타시는 것을 보니 이 분들 성격이 보통 아니신 것 같다. 특히 부인으로 보이는 여인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내가 보기에는 아마도 소양인의 특징인 반짝이는 눈빛 같다.. 또 서울 가게 장이의 특징이라면 잘못된 것일까?? 산행 중에서도 한 번 더 이 분의 특징을 볼 기회가 있었으니 후술하기로 하고..
죽전 정류장에서 예정대로 손박사와 여러 사람이 같이 올라온다. 역시 육중?한 태음인이 옆에 앉으니 자리가 비좁다. 인사를 나누고 손박사 호기 있게 한다는 말이 이번 산행에 지난번에 못 가본 삼도봉까지 갔으면 좋겠다고 한다.. 나도 옆에서 맞장구를 치면서 그렇게 해보자고 하지만 어쩐지 자신은 별로다... 하지만 이 산악회 총무님이 하던 말을 안 전해 줄 수는 없고.. 하여튼 열심히 걸어보자고 할 수 밖에..
날이 점점 밝아오면서 희뿌연 안개가 끼는 것 같다. 날이 건조하다는 것일까? 10시 이십분에 고속도로를 벗어나서 지방도로 들어선다. 이정표를 보니 49번 지방 도로란다. 10시 30분쯤 상촌이라는 마을을 지나니 오늘 출발지점인 우두령이다. 시간은 10시 45분을 가리킨다.
예전과 같이 버스에서 내려 구두끈을 졸라매고 스패치를 착용했다. 우두령 옆의 등산로를 힐끗 보니 눈이 없는 황톳길이다. 아이젠은 그대로 배낭 속에 넣어 둔 채로 등산로에 접어들면서 손박사를 찾으니 총무님이 먼저 올라갔다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언제나 그렇듯이 산행 처음에는 다들 왠지 모르게 마음이 급하다.
단골후미..
이제 대간 산행도 이골이 날정도로 많이 하다보니 대충 눈치가 많이 늘었다. 산행 시작하고 한 이십분 정도 지나면 대충 오늘의 후미 그룹이 정해지는데 오늘도 예외가 아니다. 우두령에서 한 이십분 정도 줄곧 오르막길을 오르다가 뒤에서 무어라고 고함치는 소리가 들려 얼른 뒤를 보아하니 체형이 태음인으로 보이는 젊은 사람이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다리에 쥐가 났다는 것이다.
산행 시작부터 무슨 쥐가 난담.. 하면서 아마도 오늘 후미 그룹 중에 이분도 같이 끼일 것 같은 예감이 들었는데 결과적으로 예상이 맞았다. 같이 온 일행으로 보이는 젊은 여자 분은 괜찮은 것 같은데...
11시 50분에 1162봉인 헬기장에 도착하고 완만한 능선을 따라 계속 올라간다. 군데군데 쌓여있는 눈 때문에 일찌감치 아이젠을 착용했다. 지난번과 같이 여섯발짜리는 예비로 배낭에 넣어두고 간편한 네발짜리를 끼고 장갑도 비싼 스키장갑은 예비로 넣어두고 잃어버려도 별로 아깝지 않은 동대문?표 장갑을 끼고... 아마도 이번 겨울은 이 두 장비? 덕을 많이 볼 것 같은 예감이 들기도 한다.
별 어려움 없이 석교산(1207m)에 오르니 12시 30분이다. 먼저오신 분들 여럿이 사진도 찍고 전망도 감상하고 등등해서 별로 넓지도 않은 정상부위가 어수선한데.. 석교산 표지석은 왜 그렇게도 작은지..
이 표지석을 넣고 사진을 박아야하는데.. 그 바로 앞에 서 계신 분 때문에 사진 찍기가 어렵다. 좀 뒤에 온 사람을 생각하여 자리를 옮겨주었으면 하는데 한참 동안이나 요지부동이다. 그러면서 여자 분이 배낭 속에 있는 무엇을 꺼내달라고 짜증스러운 소리만 하는데 가만히 보니 아까 그 요금소에서 타신 부부가 아닌가..
원래 내가 알고 있는 서울 사람 성격은 이러한 것이 아닌데.. 어느 유명한 소설가가 서울깍쟁이의 일반적인 심성을 잘 표현한 대목이 생각이 났다..
학창시절 친구에게 담뱃불을 빌릴 때 친구로부터 라이터를 건네받는 경우에 이 라이터가 보통 것과 달리 좀 특이하면 농반 진담 반으로 아니면 반 우격다짐 식으로 이 라이터를 돌려주지 않고 달라고 조를 때가 있다.. 서울 사람의 경우 어지간하면 그렇게 하라고 한단다.
여기까지는 타 지방 사람과 별로 다르지 않지만 주면서도 꼭 한마디 덧붙이는 것이 있으니 즉 “나는 집에 꼭 같은 것이 하나 더 있으니 미안해하지 말라는 말과 또 처음부터 너를 줄 생각이 있었다.” 고 말을 한단다.
이는 라이터를 우격다짐으로 차지한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가질지도 모르는 친구의 마음을 가볍게 해줄려는 배려에서 사실 여부를 떠나 꼭 한다는 것인데... 우리 같은 시골 촌놈들은 거기까지는 생각 못할 만치 자상한 마음씀씀이가 원래의 서울깍쟁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아마도 이분들은 서울 토박이가 아니거나 아니면 무엇인가 심사가 불편한 일이 있어서 깜빡 까먹은 것이겠지 하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서 자리를 비켜 달라는 말 대신에 적당한 위치를 잡고 사진 찍는 것이 낫겠다 싶어 손박사를 우선 표지석 옆에 바싹 다가서서 앉게 했다.
다행이랄까 내 카메라는 광각기능이 있어 짧은 거리에서도 사진이 그런대로 나올 수 있었다. 이래저래 사진을 겨우 찍었지만 역시 아침에 느꼈던 생각이 다시 떠올라 그 좋은 조망도 빛이 바래지는 것 같다. 역시 같이 다니는 사람이 좋아야 풍경도 더 좋아지는 법인데..
사람은 사람이고 앞으로 보이는 조망은 그야말로 하나 걸리는 것 없이 확 트이는 시원한 조망이다. 멀리 아스란히 보이는 우뚝 솟은 산줄기는 덕유산 산줄기 같고 대간 마루금이 앞뒤로 훤하게 보인다. 대부분의 산이 푸근한 육산인데 가까이서 보이는 한 봉우리만 예사롭지 않게 뾰쪽하다. 하..저것이 요번 산행 코스 설명 중에 위험하다고한 암릉 지역이 아닐까??
석교산에서 조망을 감상하고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 얼마가지 않아 곧 앞에서 본 암릉지대인 1175봉이 나온다. 얼른 보기에도 까다롭게 생긴 암릉이다. 이정도 되면 보통 우회를 하는 것이 보통인데 여기는 적당한 길이 없는 모양이다. 고정 로프가 중간 중간에 매여 있어 조금 위험하지만 그런대로 넘어올 수 있었다. 눈이 많이 쌓여 있었으면 통과하기에 무척이나 애를 먹을 만한 구간이다.
암릉 구간을 통과하니 이곳 역시 조망이 아까 석교산 못지않게 확 트이는 것이 무어라 말할 수 없이 좋다. 암릉 통과하면서 긴장되었던 신경을 쉬게 할겸 조금 휴식을 취하는데 뒤 사람들이 자꾸만 올라온다. 이곳에 오래 머무르지는 못하겠고.. 손박사는 어디쯤 오는지 아직 시야에는 잡히지 않고.. 적당히 사진을 찍고 일단 또 가고보자.. 시계를 보니 한시 이십분이 다되어간다.
암봉을 내려와서 조금 더 가다보니 길옆에서 누가 부른다. 얼른 보니 우리 산악회 일행이신 것 같은데 나보고 뒤에 후미가 어느 정도 있느냐고 묻는다. 몇 분 더 계실 것이라고 말했더니 자기 자리에 앉아서 식사를 하시란다. 자리가 양지바르고 아늑하여 따듯하단다. 소위 우리끼리 하는 말로 방을 빼주시겠다니 얼마나 고마우랴.. 산행은 이런 맛도 있어야하는데..
자리에 서서 뒤를 보니 멀리 1175봉에 올라온 손박사의 모습이 보인다. 나를 부르면서 조금 쉬잔다. 나도 따라서 부르고 이곳으로 오라 하여 같이 점심을 먹는데 역시 이전과 같이 빵이다. 식욕도 별로 없고 따뜻한 물과 같이 빵을 넘기는데 후미대장님이 지나가신다. 너무 처지면 안 될 것 같아서 대충 먹고 다시 짐을 싸서 출발한다,
자 이제부터가 산행 후반부인데.. 이번 코스 중에 제일 높은 봉우리도 지났겠다, 또 위험한 구간인 암릉 구간도 지났으니 이제 부지런히 가는 것만 남았다. 손박사에게도 같은 말을 하고 부지런히 가다보니 앞서간 후미 대장님이 보인다. 다음 구간인 밀목재가 얼마나 남았느냐고 물었더니 역시 말없이 앞으로 손짓만 하신다. 아직 더 가야한다는 말씀이겠지..
눈 쌓인 산길을 가다보니 가끔씩 불어오는 서풍에 얼굴이 시리다. 아직은 견딜 만 한데 더 심할 때는 할 수 없이 파카의 자크를 올려 조인다. 다행이 내 파카는 턱까지 보호가 되어서 어지간한 바람에는 견딜만하다. 이런 점이 기획 상품과 다른 점인데 기획 상품일 경우 재료를 아끼려고 모자는 달려 있지만 머리와 귀 정도만 가릴 만치 조금 작다. 다행히 내 파카는 이월상품이어서??.... 하지만 이정도 바람은 강원도 대관령 바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이제부터는 그저 부지런히 걸어가는 것뿐이다. 얼마 가지 않았는데 앞서 처음에 다리에 쥐가 났다는 태음인 젊은 일행이 보인다. 나더러 앞서가라고 한다. 아마도 대간 초행길이신 것 같은데 길 찾는데 부담이 되는지 내가 앞서고 그 뒤를 부지런히 따라오신다. 손박사는 후미 대장과 한 팀이 되고.. 역시 내가 예상했던 대로 후미 그룹이 편성 되는 것 같다..후후..
산인가 물었더니...
“산인가 물었더니 무덤이라네.. 고구려 국내성이 여기로 구나.” 우리가 고등학교 때 불렀던 우리 가곡 가사인데 요즘 아이들은 모르는 모양이다.
그저 평범한 잡목숲 속으로 대간길이 계속 이어진다. 김천시장 명의의 주의 안내판이 서있다. 즉 이곳으로부터는 폐광지역이라서 지반이 불안정하니... 하면서 가능한 등산로에서 벗어나지 말란다.. 김천 지역인데 어느 광산일까?? 얼른 생각이 나지 않는다. 시간은 이제 두시반이 다 되어간다.
몇 개의 봉우리를 넘고 또 넘어?? 아늑한 안부에 도착했다. 시간상이나 외형으로 보건대 밀목재 같은데 아무 표시가 없다. 대간 리본은 요란스럽게 달려있지만 어느 것 하나 이곳이 어디라고 말해 주는 것은 없다. 어느덧 혼자 걸은 지도 꽤 오래되었다. 그저 또 걸어갈 수밖에..
언제나 그렇지만 산행 코스 중에 삼분의 일정도 남겨 놓고 계속 걸어갈 때가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가장 힘 들 때인 것 같다. 좀 급한 오르막이라도 나오면 공연히 뒤를 돌아보게 되는데.... 이때 지나온 대간길이 훤히 보이기라도하면 이정도 거리를 이미 내가 걸어왔는데 앞의 길을 또 못 걸어갈리 있겠느냐고 하면서 다시 다리에 힘을 주게 된다.
하지만 이런 저런 생각이 없어질 때쯤 되어야 또 그만큼 시간이 흘러야 비로소 마루금 끝이 나오곤 했다. 이번 산행도 마찬가지다.
오르막을 한참 오르다보니 머리위로 이정표 말뚝이 보인다. 옳구나! 이제 이번 코스의 마지막 마루금인 삼마골재 이겠지 하고 남은 힘을 다하여 올라가보니 커다란 말뚝이정표에 삼도봉 2.86km 라고 되어있다. 이곳이 어디라고는 없고 .. 말뚝 기둥을 자세히 보니 유성펜으로 밀목재라고 휘갈겨 쓰여 있고.. 맥이 탁 풀린다.. 시계를 보니 세시를 지나고 있다.
이런 식으로 마지막 이정표겠지 하고 올라가보면 또 아니고 또 아니고 한겻이 두세 번 더 되었다.. 그래서 생각난 것이 앞의 노래 가사다. 산인가 물었더니 무덤이라네...
밀목재를 지나 오르막이 나오는데 제법 가파른 것이 무척 힘이 든다. 여기가 1123봉이란다. 하여튼 대간 구간은 아무리 쉬운 코스라고해도 그저 가는 곳이 없다. 마지막 남은 한 방울 땀까지도 다 흘리고 나서야 그날 코스 마루금 끝이 나온다.
오늘도 역시 전과 다르지 않다. 봉우리위에 말뚝이 이정표가 있는데 --물론 아래서 올려다 볼 때는 이것이 마지막이겠지 했지만 또 아니였다-- 삼도봉 1.95km 라고 되어있다. 말뚝 아래로 황룡사라고 오른쪽으로 방향표시 나무에 검은 유성 펜으로 쓰여 있지만 이 말뚝 아래쪽에 있는 우리 산악회 종이는 왼쪽으로 계속 더 가라고 한다. 에라, 좀 쉬었다 가자..
봉우리에서 조금 쉬는데 젊은 태음인 일행 중에 여자 분이 먼저 올라온다. 잠시 쉬면서 귤을 하나 까서 먹으라고 주는데 참 고맙다. 귤 맛도 좋으려니와 이곳까지 힘들게 갖고 온 것을 나누어 주니 더 고마울 수밖에..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귤을 먹으면서 자세히 보니 체형도 자그마하고 젊은 여자 분의 눈빛이 초롱초롱한 것이 앞에서 말한 소양인을 닮았다. 하지만 마음씀씀이는 전혀 다르지 않는가.. 그래서 동전은 항상 양면이 있는 것이니...
일반적으로 소양인은 눈치가 빠르고 또 몸이 잽싸서 주로 서비스업이나 영업직에 많다고 하는데.. 나는 그저 주책없이 요새는 젊은 처녀만 보면 저런 처녀가 내 며늘아기가 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참.. 이 봉우리에서 본 젊은 여자 분을 보고 또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나무관세음...
이제부터는 계속 내리막이다. 멀리 건너편 능선에는 삼도봉으로 올라가는 나무계단길이 보인다. 이제 진짜로 오늘 마루금 끝이 나오는 것 같다.
멀리 삼도봉쪽에서 제법 여러 사람들이 내려오는 것이 보인다. 나중에 알았지만 우리 일행 중에 선두 그룹은 석기봉을 거쳐 민주지산까지 둘러 내려오신 분들도 있고 그 보다 좀 늦은 그룹은 삼도봉까지만 가고 뒤돌아 온 모양인데 내가 본 사람들이 뒤의 그룹 인 것 같다.
나도 삼도봉까지는 한 번 더 가보고 싶지만 어찌 하리요.. 후미그룹이 이런 것은 안 되지 않는가. 기다리는 사람을 생각해야하니..
안부에 내려오니 여기가 삼마골재라는 이정표가 큼지막하게 써있고 황룡사 3.5km 라는 말뚝이정표도 서있다. 안부는 제법 넓은데.. 생각하면 지난번 삼도봉 코스에서 이곳을 분명히 지났을 터인데 주위 풍경이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때는 캄캄한 밤이고 지금은 훤한 낮이라서 일까??
사진을 찍어야겠는데 혼자이니 어찌하리오.. 예의 셀프 카메라로 이리 찍고 저리 찍고 하지만 영 성이 차지 않는다. 시간을 보니 네 시 십오 분이다. 아마도 오늘 산행에서는 헤드란텐은 필요 없을 것 같다. 예비까지 해서 두개나 갖고 왔는데 말이다.
잠시 기다리면서 이때까지 쓰고 있던 선그라스를 벗어서 배낭 속에 넣고 조금 있으려니 젊은 태음인 일행이 내려온다. 뒤에 있는 손박사 일행을 물었더니 잘 모르겠단다. 황룡사 가는 길을 알려 드리고 나 혼자 기다리기로 했다.
한 십여 분쯤 있으려니 멀리 손박사가 내려오는 것이 보인다. 조금 더 기다려 내러오자마자 얼른 시진을 하나씩 찍고 바로 황룡사 가는 널찍한 길로 들어선다. 이 때 평소 말이 없는 후미 대장님이 한마디 하신다. 이제부터는 줄 곳 내리막이니 보폭을 좀 크게 해서 빨리 내려가자고 말이다.. 삼도봉은 이야기도 꺼내지 못하고...
황룡사까지는 제법 길도 뚜렷하고 훤한 내리막길이다. 앞서간 젊은 태음인 일행이 보인다. 아마 이분도 내리막에서 약한 모양이다. 별로 어려울 것도 없으리라 생각하고 일행을 뒤로하고 나 혼자 앞으로 치고 나간다.
한 시간쯤 되었을까 황룡사 입구가 보이면서 일단의 등산객이 보인다, 가까이 가보니 우리 일행은 아닌 것 같고 지방 산악인 인 것 같다. 이때까지 차고 온 아이젠을 벗어 두꺼운 케이스에 넣는데 이것을 보면서 그중에 젊은 남자 분 중에 한분이 아는 체를 한다. 같이 온 것으로 보이는 젊은 여자 분들을 향하여 아이젠을 바로 케이스에 넣으면 습기 때문에 녹이 쓴다고 말이다. 손에 들고 다니다가 마르면 넣으라고 한다.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린지...
무신 말씀!! 내가 오래 전에 그렇게 하다가 큰 낭패를 본적이 있다. 지금 말한 대로 손에 들고 가다가 잘못하여 미끄러지면서 손에든 아이젠에 손바닥이 찔려 제법 큰 부상을 입은 경험이 있다. 하지만 여기서 생판 모르는 사람과 어쩌고 이야기할 것도 아니고.. 젊은 여자분들 앞에서 다른 소리하기도 그렇고 또 속으로 우쭐하는 것이 젊었을 때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등등하여 아무 소리 없이 그저 배낭 속에 챙겨 넣고 계속 내려왔다..
멀리 마을 주차장에 오니 총무님이 반갑게 맞이한다. 대부분이 식사를 마친 상태고 몇몇 분이 아직 식사 중이시다. 같이 앉아서 식사를 하는데 조금 있으려니 손박사가 도착했다. 슬쩍 시간을 보니 거의 다섯 시 반이다. 그러면 데드라인에는 걸리지 않은 것 같다..
오늘 마지막 숙제 하나를 푼 것 같아 소주를 한잔 기분 좋게 마셨다. 그리고 산악회 총무님에게 한마디 했다.. 이제 괜찮은 것 아니냐고 말이다. 총무님 아무 말 안하고 그저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