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의 뜨거운 열기를 아시안컵과 올림픽까지…."
90분간 뜨거운 열기를 내뿜던 한밭벌이 한 순간 칠흑 같은 어둠에 휩싸였다. 한줄기 빛이 쏟아지고 국가대표팀 조 본프레레 감독과 올림픽대표팀 김호곤 감독이 나란히 그라운드로 걸어나왔다.
흥겨운 프로축구 축제 올스타전이 막을 내린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는 뜻깊은 이벤트가 이어졌다. 아시안컵과 올림픽이라는 중대 결전을 앞둔 태극전사 '형과 아우'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어깨동무' 출정식이 1만9000여 관중 앞에서 성대하게 펼쳐졌다. 올스타 선수들 가운데는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국가대표가 10명, 아테네행을 예약한 올림픽대표가 7명이 포함됐고 마침 국내 강화훈련을 위해 대전에 내려와 있던 올림픽대표팀 선수들도 모두 행사에 참가했다.
본프레레 감독과 김호곤 감독이 올스타 선수들과 악수를 나누는 사이 관중석에서는 2002월드컵을 연상케 하는 우레 같은 "대~한민국"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본프레레 감독은 "멋진 경기였다. 눈을 사로잡은 선수가 몇 명 있지만 밝힐 수는 없다"라고 한국에서의 첫 올스타전을 지켜본 소감을 밝혔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올림픽을 향한 결의에 차 있다. 내일(5일) 실전 담금질을 위해 해외전지훈련을 떠난다.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전을 약속했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어깨에 걸머진 두 사령탑은 태극전사들과 함께 'K-리그의 자존심, 승리로 보답하겠습니다'라고 적힌 통천을 들고 불꽃이 쉴새 없이 타들어가는 그라운드 주위를 천천히 한바퀴 달렸고 팬들은 아낌 없는 박수갈채와 환호성으로 아시안컵과 올림픽에서의 대약진을 기원했다.
김호곤 감독은 올스타전이 벌어지기 직전 처음 인사를 나눈 본프레레 감독에게 "오시기도 전에 와일드카드를 뽑아가 미안하다"고 말했다. 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나이지리아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본프레레 감독은 "더 많이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 아무쪼록 선수들을 잘 지도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바란다"고 화답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대표팀은 1박2일간 휴가를 받아 5일 오후 9시 재소집돼 6일부터 훈련을 재개한다.
올스타전은 화려한 불꽃놀이로 피날레를 장식했지만 이날의 열기가 고스란히 아시안컵과 올림픽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팬들의 염원은 밤이 새도록 '축구특별시 대전'을 뜨겁게 달궜다.
대전 | 박현진기자 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