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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소식란 스크랩 남해섬의 또 다른 비경1-미조,송정간 16번 군도
정동수 추천 0 조회 22 08.01.23 19:5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흔히들 남해섬 하면 금산과 보리암, 가천 다랭이 마을 , 죽방렴, 스포츠  파크 등을 떠올린다.

여행자도 남해를 가보기는 수 차례, 더 이상 둘러 보기에는 이 섬을 너무 많이 알아 버렸다고 생각하였다.

'남해 여행을 이쯤에서 정리를 해야 하나'하는 아쉬움이 들어 지도를 찬찬히 보았다.

그런데,  보일듯 말듯 가 보지 않은 해안도로가 희미하게 보이는 게 아닌가!

16번 군도, 미조항에서 송정으로 이어진 해안도로였다.

 

 

남해의 아름다운 해안도로는 물미해안도로와 남면해안도로가 대표적이다.

물건에서 시작되는 물미해안도로는 물건리어부방조림, 독일마을 , 해오름예술촌 등이 섬과 바다와 어우려져 멋진 풍광을 연출한다.

평산고개를 넘어 유구마을에서 시작하는 남면해안도로는 가천다랭이마을과 앵강만, 사촌해수욕장으로 유명하다.

 

멀리 보이는 앞의 섬이 수우도, 뒤의 희미한 큰 섬이 사량도이다.

 

예전 3번 국도는 구삼천포시에서 끊어졌다 창선섬에서 다시 허리를 잇고 남해본도에서 제 길을 찾아 갔다.

삼천포 창선대교가 놓이면서 3번 국도의 이별 아닌 이별은 멈추게 되었다.

죽방렴으로 유명한 지족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3번 국도를 타고 간다.

조금 가파른 고갯길을 넘자 마자 "아!" 하며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그림같은 물건마을과 독일마을이 나타난다.

여기에서 물미해안도로는 시작된다. 오늘의 목적지는 16번 군도여서 여행자가 자주 왔던 이 길은 그냥 지나친다.

 

마안도 팔손이나무의 북한계선으로 생태계 보전을 위한 특정도서(제39호)로 지정되었다.

이 고갯길에 서면 왼쪽부터 수우도, 사량도, 두미도(콘테이너 위), 욕지도(마안도 뒤 희미한), 마안도 등을 볼 수 있다.

  

해안 풍경이 좋은 곳에는 으레 전망대가 있다. 아니면 어묵을 파는 간이휴게소가 있다.

경치가 좋으니 사람들이 잠시 쉬어갈 만한 곳에 장사를 하면 수익이 나는 법.

이 조금은 흉물스러운 콘테이너의 어묵 국물이 일품이다. 잔을 들어 국물을 후후 불며 섬구경을 한다.

맵싸하여 해장을 하기에는 딱이다. 육수도 제대로 우려낸 것 같다.

주인 아주머니와 섬에 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인아주머니가 한 마디 내?는다. " 섬을 참 말(많이)도 아네예"

 

팥섬 팥을 닮아 팥섬이라고 한다. 모양이 콩과 같다 하여 두도라고도 불리운다.

 

국물로 배를 채우니 바다가 더 아름답게 보인다. 조금 달리니 다시 전망대, 내릴까 말까 하는데, 섬안내도가 보인다.

혹시라도 참고할 게 있나 싶어 차에서 내렸다. "하!" 외마디 비명이 나온다. '이렇게 아름다운 포구마을이 있을 줄이야'

"항도", 일명 목섬으로 불리는 마을이다. 마을 앞바다의 작은 섬은 물이 들면 섬이 되었다가 물이 나면 잘록한 바닷길이 드러나 마을과 이어진다.

그리하여 목 항(項)자를 써서 항도라 불리게 되었다.

 

항도 낚시꾼들이 많이 찾는 이 곳은 볼락, 열기 등 다수의 어종이 잡힌다고 한다. 갯바위와 섬이 만들어 내는 남해의 숨은 절경이다.

 

해안풍경에 빠져 있다 보니 어느 새 미조항이다. '미륵이 도왔다'는 이름답게 갯내 없는 부드러운 바람이 여행자를 맞이한다.

우리나라 포구는 대개 육지로 쑥 들어온 만과 앞에 섬을 두고 있어 거센 파도를 잠재울 수 있는 곳에 위치한다.

미조항은 남해섬의 최남단 항으로 멸치, 삼치, 갈치가 많이 잡힌다. 특히 갈치회는 미조에서 맛볼 수 있는 대표 음식이다.

 

미조항 전경 남해수산업의 전진기지로 그 역사가 깊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16번 해안도로 여행이다.

3번 국도에서 19번 국도를 갈아 타면 막다른 종점이 미조항이다. 여기에서 차를 돌리는 것은 흥미없는 일이다. 

도로를 따라 끝까지 가니 언덕 너머로 설리해수욕장 표지판이 나온다. 비포장길이 잠시 여행자를 머뭇거리게 한다

공사중, '그래도 가 보는 거야' 비포장길도 잠시 이내 포장도로로 접어 든다.

 

미조도(누에섬)와 포구 전경

 

 고갯길을 넘어서면 답하와 설리마을로 통한다.

논 아래에 마을이 있어서 '답하'라고 부른다. 고개를 사이에 두고 답하와 팔랑마을로 나누어진다.

답하마을은 1900년대쯤 이웃 설리마을에서 한 주민이 들어와 살면서 마을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1971년에 마을 주민  한 분이 마을 뒷산에서 과수나무를 심기 위해 작업을 하던 중 마제석검으로 추정되는 돌칼을 발견하였다.

약 2,300여 년 되는 이 돌칼로 인하여 답하에 그 때부터 사람이 살았는게 아닌가 추정되고 있다.

 

백사장이 눈같이 희다 하여 붙여진 이름도 아름다운 '설리. 마을 산이 용이 서린 형국과 같다 하여 반용촌이라고도 한다.

 

설리마을

 

설리마을 끝의 비탈길을 오르면 전망대가 있다. 외지인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사람이 오간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16번 군도에서 섬이 가장 많이 떠 있는 곳이 미조, 팔랑, 답파, 설리 앞바다이다.

이 점점 섬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여기다. 남해 제일의 조망포인트라 해도 손색이 없다.

섬의 모양이 새를 닮아 '새섬'이라 불리기도 하는 조도는 큰 섬과 작은 섬이 제방으로 연결되어 있다.

 

조도,목과도,고도,범섬,애도(쑥섬),사도,떼섬(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밤섬,목섬,소치도(사진에서 안 보임)

 

하늘이 바다에 눈물을 뿌린 것처럼 이 아름다운 섬풍경에 여행자는 한동안 말을 잃었다.

새가 되어 날아 오르는 새섬, 금새 범이 달려올 것 같은 범섬, 뱀이 스르르 기어 가는 것 같은 뱀섬, 밤톨같이 앙증맞은 밤섬

  우리말로 섬이름을 대하니 한층 정겹다.

 

밤섬과 소치도(?)

 

섬이름을 아는 데에는 설리에서 만난 염소할아버지의 도움 덕분이었다.

보는 위치에 따라 달라 보이는 섬 이름을, 그것도 무더기로 있는 섬 이름을 아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리저리 궁리를 하고 있는데, 언덕배기 비탈에 노인 한 분이 염소 대여섯마리를 몰고 있었다.

"할아버지" 아무 대답이 없다. "할배요" 목소리를 힘껏 올리니 그제서야 돌아 보신다.

귀가 약간 먹으신 할아버지여서 큰 소리로 바다에 떠 있는 섬이름을 하나씩 물어 보았다.

 

송정해수욕장 앞바다 조선시대 금산, 대곡산 등의 산림을 감시하기 위한 감시초소인 정자가 있어 '송정'이라 불리운다.

 

16번 해안도로는 송정에서 아쉬운 작별을 하고 19번 국도와 합류한다.

그 허전함을 달랠 수 있는 것은 금산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상주해수욕장이다.

바닷가 해변에 바추 붙어 있는 초등학교와 짙은 솔숲이 긴 해안을 감싸고 있는 호수같은 해수욕장이다.

 

 

차에서 내려 잠시 해변을 거닐어 본다. 인적 드문 저녁 무렵의 겨울바다는 쓸쓸하기보다는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멀리 바다에는 나무섬과 돌섬이 어렴풋이 보인다. 이 두 섬은 남해 먼 바다의 거센 파도를 달래어 호수같이 잔잔한 해수욕장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날이 맑고 시야가 좋은 날에는 석가세존이 돌배를 타고 금산의 쌍홍문과 세존도의 바위섬을 뚫고 나갔다는 전설의 섬을 멀리 볼 수 있다.

 

 

해는 넘어 가고 날이 저물어 간다. 포구마을에는 저녁등이 하나 둘 불을 밝히기 시작하였다.

'여기서 그만둘까'하다 다시 길을 와야 한다는 부담과 하나라도 더 보고 싶은 마음에 두모마을로 차를 몰았다.

원래는 '드므개'라는 이름이었는데, 마을 이름을 한자로 표기하면서 '두모'로 바뀌었다.

'드므'는 물을 채우는 큰 항아리를 뜻한다. 즉, '큰 항아리처럼 담긴 바닷가'의 마을인 셈이다.

옛날 어떤 도사가 길을 지나다 두모라고 부르면 부귀할 것이라고 한데서, 혹은 마을이 콩 모양을 닮았다하여 두모라 이름지었다 한다.

 

노도 옛날 이 섬에서 배의 노를 많이 만들어 붙여진 이름이다. 서포 김만중이 '사씨남정기'와 '구운몽'을 쓴 유배지였다.

서포는 '한양에서 천사십오리', 남해바다 섬 안의 섬에서 56세의 나이로 쓸쓸히 생을 마쳤다.

 

 

남해섬 해안도로 2차 여행기는 두모마을과 노도에서 다시 출발하여 남면해안도로를 목적지로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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