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젯밤에 자료를 좀 찾을 일이 있어서,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누리집(홈페이지)에 들어갔습니다. 그 누리집에 제 눈을 의심할 문구가 있더군요.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누리집에는 학과소개, 교육과정, 사람들, 자료실 따위의 꼭지가 있는데, 그 중, '사람들'에 들어가 보면, '스무 살의 설레이는 순간에서부터, 학사모를 쓴 졸업식장에서의 너와 나......' 라는 글이 흘러나옵니다. http://plaza.snu.ac.kr/~ed705/ed705/people/f-people.html
뭔가 이상하지 않아요?
'설레이는'이 아니라 '설레는'이 맞습니다. "마음이 가라앉지 아니하고 들떠서 두근거리다."는 뜻의 단어는, '설레다'가 맞습니다. '설레이다'가 아닙니다.
백 보, 천 보 양보해서, 시에서 '설레이다'를 썼다고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운을 맞추기 위한 것입니다. 맞춤법에 따르면 '설레다'가 맞고, 이 명사형은 '설레임'이 아니라 '설렘'입니다.
비슷한 경우로, '헤매이다'가 아니라 '헤매다'이고, '목메이다'가 아니라 '목메다'입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학부라는 서울대학교. 그것도 나중에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가 될 학생이 다니는 사범대학, 그 많은 과 중 국어교육과...
국어교육과의 누리집에 떡 하니 버티고 있는 엉터리 맞춤법 '설레이는'...
설마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에서 틀리지는 않았겠죠?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거겠죠? 지방대 농대 졸업한 제가 뭘 알겠어요...... 쩝...
우리말123 ^^*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내로라, 내노라]
표준말의 정의가 뭐라는 말씀을 드렸던가요?
표준말은,
한 나라에서 공용어로 쓰는 규범으로서의
언어와 의사소통의 불편을 덜기 위하여
전 국민이 공통적으로 쓸 공용어의 자격을 부여받은 말로,
우리나라에서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합니다.
따라서 표준말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지위가 높건 낮건,
돈이 많건 적건,
잘생겼건 못생겼건
그 사람은 교양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
저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습관적으로 텔레비전을 켜고
여기저기 옮겨다니면서 뉴스를 보는데요.
사건을 보는 시각을 비교하거나,
같은 내용이라도 설명하는 방법을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
KBS와 SBS는 다른 나라 소식을 전할 때,
해외뉴스라고 합니다.
그러나 MBC는 나라밖소식이라고 합니다.
당연히 그렇게 말해야 하는데...
얼마나 좋아요. 나라밖 소식...
해외라는 말은 일본말 찌꺼기로,
일본에서 봤을 때 바다 밖이니까 해외지 우리는 해외가 아니잖아요.
그냥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고, 외국이지...
어쨌든 MBC에서 나라밖 소식이라고 하는 것은 참 좋습니다.
근데, 아침에 독일 특파원이 그 좋은 감정에 찬물을 확 끼 얻더군요.
무슨 긴 빵인가를 설명하면서,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독일에서 ‘내노라’하는 사람들이 다 참여해서 만든 빵이라고 호들갑을 떨었어요.
‘내노라...’
뭘 내 놓으라는 소린지...
오늘은 그 ‘내노라’ 이야기 좀 할게요.
‘-노라’는 움직임·행동을 나타내는 말 뒤에 씁니다.
“스스로 잘했노라 뽐내지 마라.”
“열심히 하겠노라 말했습니다.” 따위의 경우에 쓰이는 말입니다.
한편,
‘-로라’는 말하는 이가 자신의 동작을 의식적으로 쳐들어 말할 때 쓰는 말입니다.
예를 들면,
‘내로라 하는 사람들은 그 회의에 모두 참석했습니다.’
‘내로라 우쭐거린다고 알아줄 사람은 없습니다.’처럼 쓰죠.
내로라 하는 사람들이,
말끝마다 영어나 일어 단어를 섞어 쓰는 것을 보면...
쩝... 머릿속에 뭐가 들었는지......
오늘부터 출장 갑니다.
금요일까지 부산, 대전, 익산을 다녀올 예정입니다.
출장 기간 동안
제가 공부하고 연구하는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분들을 많이 만나고 오겠습니다. ^^*
오늘도 좋은 하루 만드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