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밀이 간증
목욕하러 왔어요
2007년 1월 24일부터 26일까지 영훈고 기독학생회 수련회를 하였다. 예년과 달리 야외 프로그램을 먼저 하고 이어서 교회에서 집회를 하기로 했다. 그래서 첫날 아침부터 움직인 곳은 의정부 스케이트장, 아이들은 무척 좋아했다. 두 시간 가량을 그렇게 스케이트를 타며 놀고 우리의 수련회 장소인 북서울교회 옆에 있는 찜질방에서 씻기로 해서 이동 중인데 전화 벨이 울렸다.
“선생님 저 수련회 장소에 와 있습니다.”
나는 의아했다. 그 전화의 주인공은 지난 1월초 영훈선교센터에서 기독교사모임 예배를 드릴 때 딱 한 번 만났던 박00 선생님이었다.
“선생님, 몇 시에 오십니까? 저 목욕 준비 다 해가지고 왔습니다.”
영훈기독학생들 수련회 때 참여하시겠다고 한 것은 연락을 받은 상태였지만, 저녁에 오실 줄 알았던 박선생님이 대낮에 나타나셨고, 더욱이 목욕 운운하시는 박 선생님의 상기된 음성을 듣는 나는, 약간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네, 선생님. 벌써 오셨군요. 곧 도착합니다. 15분가량 후에요. 죄송하지만 조금만 기다려주시겠어요?”
“네, 알겠습니다. 조심해 오십시오.”
호탕한 박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가운데, 차는 무사히 북서울교회에 도착했다.
하나님이 때 밀어 드리래요
나는 악수를 청하며 물었다.
“무척 빨리 오셨네요. 이제 우리 아이들하고 찜질방에서 씻은 후에 저녁에 교회에서 집회를 하려고 하거든요.”
박선생님은 그 말을 받으며 이렇게 말했다.
“네, 선생님. 그래서 제가 좀 일찍 온 겁니다. 목욕을 같이 하려구요. 아침에 일어나서 새벽기도하는데 하나님께서 그러시는거예요. 일찍 가서 선생님하고 영훈고 학생들 때밀어드리라구요. 그래서 순종하려고 다른 일들도 접고 좀 빨리 온 겁니다...”
때를 밀어드리라는 하나님의 명령과 순종하는 박선생님. 나는 순간 웃음이 마구 터져나오려고 했지만 억지로 멈추었다. 왜냐하면 박선생님의 얼굴은 무척 진지했고 그 말은 진심인 듯 여겨졌기 때문이다.
“아... 네. 그러시군요.”
아이들과 찜질방에 들어섰다. 그리고 목욕탕에 먼저 들어가 목욕을 했다. 아이들과 나는 가끔씩 목욕을 한다. 그러면서 남자들만의 대화를 나눈다. 아이들의 육체적 성장도 확인하면서 말이다.
나는 샤워를 하고 한쪽에 앉아 때를 밀고자 했다. 그런데 곧 박선생님이 큰 수건과 때밀이용 긴 타월을 가지고 옆에 와 섰다.
“선생님, 하나님께서 선생님 때를 밀어드리라고 하셔서 제가 순종해야겠습니다. 팔 이리 주시죠.”
저리 가서 누우셔요
박선생님의 단호한 한 마디에 나는 찍 소리도 못하고 팔을 맡겼다. 웃음도 나오고 재미있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고맙기도 했다. 누가 때를 박박 밀어줄 때의 그 쾌감을 나는 알고 있었고 또 그 순간도 느끼고 싶었던 것이다.
“아, 네! 선생님 잘 알겠습니다. 감사해요. 이렇게 하면 되나요?”
“네, 자... 시작합니다.”
박선생님은 자신의 한 쪽 다리를 버팀목 삼고, 나의 오른팔을 붙든 후 정말 능숙하게 타월을 쭉 밀고 당겼다. 순간 내 팔에서는 한 줄기 때가 쫘악 나오기 시작했다. 아무리 봐도 한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니었다.
박선생님의 얼굴이 목욕탕에서도 상기된다 싶었는데 이내 말씀하셨다.
“선생님, 저희들은 이럴 때가 제일 행복하답니다.”
“네? 저희들이라뇨?‘
박선생님은 웃으며 말했다.
“아, 참! 사실 저는 교사하기 전에 목욕탕에서 때밀이를 한 6개월 했거든요. 그럴 때 손님들 때를 밀어드리면 때가 쫙 나오면 그렇게 기분이 좋더라구요.”
결국 나는 때가 많아서 그 선생님을 즐겁게 해드린 손님과 같다는 생각을 하며 또 한 번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한 5분 남짓 나의 오른쪽 부분을 집중적으로 밀던 박선생님이 나를 보며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어차피 밀 거 저리 가서 누우시죠. 제대로 하게요.”
때미는 데 얼마예요
목욕탕에 가면 때밀이용 대(책상)가 있지 않은가. 나에게 그리로 가서 누우라는 것이다. 이런 황당한 일이... 좀 창피하기도 했지만 때를 밀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나는 순간 대답했다.
“그럴까요? 그럼...”
난생 처음 누워 보았다. 그런 자세로... 홀라당 벗은 몸을 발라당 누웠다고나 할까. 박선생님은 매우 즐거워보였다. 박선생님은 영업을 하는 장소에 허락없이 할 수는 없다며 진짜 때밀이 아저씨한테 허락을 받으러 다녀왔다.
“졸고 있네요. 그래서 그냥 왔습니다. 빨리 하면 괜찮을거예요.”
나는 박선생님이 요구하는 대로 누운 상태에서 왼쪽으로, 다시 바른 자세로 몸을 돌리곤 하였다. 이 때였다. 목욕하던 한 남자가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그러더니 대뜸 박선생님께 물었다.
“얼마예요? 때 미는데...”
순간 나는 웃음보가 터졌다. 내가 보아도 박선생님은 완전 때밀이 폼이었다.
“아, 네... 전 아니구요. 저기 벨을 누르면 진짜가 오실거예요.”
얼버무리는 박선생님을 이상하게 바라보던 그 아저씨는 벨을 눌렀다. 잠시 후 우리 앞에 진짜 때밀이 아저씨가 등장했다. 황당한 표정으로 우리를 잠시 보는 진짜 때밀이 아저씨에게 박선생님은 나를 보며 말했다.
“아! 저기... 제 선생님이라서... 잠시...”
설명할 새도 없이 아저씨는 말했다.
“이러시면 안 되거든요...”
나는 죄송하다고 하며 내려왔다. 좀 아쉽기도 했다. 박선생님은 나보다도 더 서운해했다.
“조금만 더 있다 오시면 다 닦을 수 있었는데...”
“괞찮습니다. 박선생님, 그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해요.”
이제 너희들 차례야
나의 마음은 진심이었다.
하나님께서 때를 밀라는 음성에 순종해 달려오신 박선생님, 그리고 때를 밀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나는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신실한 모습을 보게 된 것이 무척 기뻤다. 그러나 박선생님은 그것에서 멈추지 않았다.
“하던 일은 계속해야 합니다.”
그러더니 나의 왼팔을 붙들고 또 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뒤쪽 몸을 샅샅이 닦아주는 박선생님의 이마에서는 땀이 흐르고 있었다. 한동안 그렇게 때밀이로 섬기던 박선생님은 다 됐다고 하시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나에게 한 마디를 던지고는 기독학생들이 있는 곳으로 뛰어갔다.
“얘들아, 이제 너희들 차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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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 시키셨다며 때밀러 오신 선생님을 처음 만나고 얼마나 황당, 당황했는지요. 하지만 작은 음성에도 순종하려 애쓰시는 박선생님을 접하며 저는 하나님의 사랑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섬기고 봉사하는 귀한 선생님을 만났구요. 그날 전 호강을 했답니다. 그래서인지 그날 밤 집회도 하나님께서 더욱 큰 은혜를 주셨구요. 보잘 것 없는 저를 목욕까지 시켜주시는 하나님 참 감사합니다. 그리고 믿음으로 순종하신 선생님 깊이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순은.. 참 아름답습니다 ^^
순종 하는 삶.. 저도 배워야 겠습니다..
아이구 부끄럽지만 제가 순종한것은 주의 역사입니다.울보 선생님 나중엔 지대로 안마까지 해드릴게여.ㅎㅎ.샬롬.선생님 열정을 사모합니다.
선생님의 섬김 저도 본받아야겠군요,, 참 멋지십니다.. 조만간 함께 사우나해요 ㅎㅎ
네 호빵맨 샘! 쏘세요...봉사합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