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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수·동국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
불황타개 ‘블루오션 개발’서 해법을
대한인쇄문화협회와 한국이앤엑스는 프린코2007을 기념하여 지난 8월 22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코엑스 전시장 특별세미나실에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박인섭 B&S Law Firm 개인자산관리연구소장이 ‘인쇄 경영과 재테크’에 대해, 이재수 동국대산업대학원겸임교수(일진피엠에스 부사장)‘인쇄 블루오션 개발’에 대해 각각 강의했다. 다음은 이재수 교수의 강연 내용이다.<편집자 주>
요즘 우리사회는 양극화, FTA, 비정규직, 자산거품, 성장동력의 약화 등이 이야기되고 있다. 우리 모두가 피하고 싶지만 숙명으로 맞을 수밖에 없는 단어들이다. 인쇄산업의 경우 경기침체로 인한 인쇄단가 하락과 인쇄수주 경쟁이 이제 생존을 위협할 지경에 이르렀다. 인쇄산업의 발전방안에 대해 많은 대책들이 인쇄매체와 단체에서 논의되고 있지만 당장의 성과를 위해 장기적인 대책보다는 단기적인 구호에 치우친 사례도 많았다. 본고에서는 학자적인 관점에서 경영학적으로 우리나라의 인쇄산업이 처한 현실을 다른 산업과 객관적으로 비교해보고 이에 대한 대책을 논하기로 한다.
1. 경영에서 본 인쇄산업의 현황
가. 인쇄산업의 흐름
1970년대 섬유산업은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산업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섬유산업은 중국제와 같은 저가제품에 밀려 사양산업 취급을 받고 있다. 값싼 제품과 브랜드로만 경쟁했던 국내제품은 인건비와 원부자재의 가격상승으로 중국, 베트남 등 원가경쟁력이 있는 곳으로 생산 거점을 옮겼다. 그러나 섬유산업은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는 아직도 고부가가치의 명품산업이다. 정부에서도 이를 감안하여 1999년도부터 ‘밀라노프로젝트’라 하여 수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신소재와 디자인 개발, 마케팅 지원, 생산설비의 개조 등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크게 좋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973년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완공을 시작으로 본격화되었던 조선산업도 초기에는 값싼 노동력을 무기로 세계경쟁에 뛰어들었다. 그 후 어려운 구조조정과 LNG선, 육상건조기술 등 기술개발로 인하여 2002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부상한 이래 올 상반기에는 전세계 물량의 43%를 수주하여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제조산업이 21세기 지식기반산업으로 전환을 한 사례인 것이다.
“인쇄의 경우는 어떤 흐름일까?” 앨빈토플러는 ‘부의 미래’에서 “21세기의 부는 고객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차별적인 지식을 먼저 확보한 개인이나 기업, 국가가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전통적인 산업도 요즘과 같은 지식경제에서는 지식기반을 고도화하여야만 살아남을 수가 있다. “인쇄산업은 독자적인 기술개발을 위하여 어떠한 지식기반을 고도화 하였는가?” “60~70년대의 황금알을 낳는 고부가가치 산업이었던 인쇄산업은 다음세대를 위하여 어떤 준비를 하였는가?” 똑같은 인쇄기, 후가공기의 생산기술만으로는 다른 나라 또는 다른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대한인쇄연구소를 만들기는 하였지만 과감한 연구 설비나 연구 인력의 투입이 없는 연구소에서 고유기술 개발은 애당초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섬유산업의 경우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고도 아직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는 현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인쇄산업을 위한 인프라(infrastructure)가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는 과거의 찬란한 문화유산만을 강조한 측면도 있다.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조해가는 선진국의 대형 인쇄사와 원가경쟁력과 우리의 규모를 훨씬 추월한 중국의 인쇄업체 사이에 낀 샌드위치 위기가 우리의 인쇄산업에도 예외는 아닐 것 같다.
나. 인쇄산업의 브랜드 경영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인쇄물이 브랜드를 갖고 판매되는 비율이 얼마일까?” 인쇄산업을 전혀 모르는 사람의 질문이라고 대부분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인쇄회사의 경우 출판물의 브랜드는 있으나 인쇄물의 브랜드는 거의 없는 편이다. 잡지, 단행본, 포장재의 경우 작은 표시로 인쇄처를 표시한 것이 거의 전부이다.
브랜드가 없이 만든 제품을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이라 한다. 인쇄의 경우 발주자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어 가격하락 및 이윤감소가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또한 장치산업의 특성상 높은 투자비에도 불구하고, 납기 및 발주량의 문제로 공장의 가동율이 발주처에 의존되는 경향이 있다. 브랜드가 없는 기업의 제품은 신발 및 섬유 등 다른 산업의 경우를 보더라도 원가경쟁력이 떨어지면 거의 사양화되는 것이 현실이다.
브랜드의 개념은 기업에 있어서 기업의 철학(Mission)이며 핵심경쟁력을 나타내는 척도이다. 핵심경쟁력은 경쟁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뛰어난 능력을 말한다. 현재 대부분의 시장은 수요자 시장(Buyer’s Market)으로 변하기 때문에 경쟁기업간의 우열을 수요자가 결정한다. 물론 인쇄와 같이 수요자가 대부분 디자인이나 정보를 정하여 단순히 생산을 한다하더라도 브랜드는 있어야 한다. 파이프나 컴퓨터재료와 같은 B2B기업도 요즘은 브랜드 경영으로 경쟁력을 찾아가고 있다. 국내 인쇄회사 중에는 지나친 가격경쟁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쇄를 맛있게”란 슬로건으로 차별화 전략을 실행하는 회사도 있다. 브랜드 경영은 단순한 제품의 이미지를 벗어나 ‘사장의 행동’, ‘전화응대’, ‘공장화장실’ 등 기업의 이미지를 구축한 사례도 있고, 고객의 클레임이나 E-mail을 24시간 내에 응대하는 성실한 A/S로 시장을 석권한 사례도 있다. 국내 어디에서나 동일한 가격으로 보는 시각을 우리 모두의 힘으로 바꿔야 한다. 회사나 제품의 품질과 가치에 따라 다른 가격이 있어야하며 인쇄기업의 로고도 자랑스럽게 나타내야 한다.
다. 인쇄산업의 양극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의 자료에 의하면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우리나라의 책판매량을 보면 1, 2위인 ‘해리포터 시리즈’와 ‘만화로 보는 그리스 신화’는 2000만부가 넘게 팔렸지만 3위인 ‘why 시리즈’는 850만부로 판매량이 급격히 떨어지며 그 후엔 많은 책들이 다품종 소량판매가 된다고 한다. 이와 같은 현상을 ‘롱테일(The long tail)현상’이라고 한다. 아주 꼬리가 긴 공룡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이것은 인터넷 시대에 더욱 맞는 이야기 일 것이다. 양극화를 이야기 할 때 80 : 20의 파레토 법칙을 이야기해야 한다. 이탈리아의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Vilfredo Pareto)가 19세기 영국의 부와 소득의 유형을 연구하다가 발견한 부의 불균형현상으로, 전 인구의 20%가 전체 부의 80%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한다. 이는 다시 말하면 20%의 고객이 80%의 매출을 차지하는 것과 같다.
한국은행에 의하면 상위 2%의 고객이 총 예금액의 57%를 점유한다고 하고, 현대백화점의 경우도 5% 고객이 전체매출의 30%를 점유한다고 한다. 이러한 양극화의 현상은 인터넷과 글로벌화에 따라 전 세계에 통용되고 있다. 모두가 평등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경쟁력이 있는 곳으로 부는 이동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이제 양극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처절한 원가경쟁력 싸움에서 생존하거나 고부가치의 제품을 생산하거나 초고속 납기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남과는 차별되는 경쟁력이 있어야한다. 그렇지 못한 업체는 경쟁에서 점차 뒤쳐지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대형 인쇄회사, 미술품과 같이 다른 기업에 비해 2~10배의 인쇄단가를 받는 회사도 많이 탄생해야하며 또한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 인쇄산업의 글로벌화
인쇄산업의 장점은 내수 정보전달 산업이다. 따라서 다른 제조업이 공동화(空洞化)되거나 외국으로 급격히 이전하는 것과는 달리 산업이 포화되면 그 상태에 머무는 것이 큰 특징이다. 인건비나 원화가치 상승으로 신발, 봉제 등 많은 산업이 외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겼으나 인쇄산업이 아직도 건재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상식을 벗어날 조짐이 있는 사례가 있다. 2006년 일본의 경우 인쇄물 수입이 1120억엔으로 2005년 대비 5.4%가 늘었다. 1999년 대비 중국인쇄물 수입이 4.4배 신장하였다고 한다. 수입제품도 우리 예상하던 캘린더와 같이 납기가 여유있는 제품이 아닌 포장재, 사무용품, 출판물이 캘린더 물량보다도 많다는 점이다. <그림 1>참조
또한 더욱 놀라울 일은 인쇄디자인과 프리프레스 수입물량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일본의 인쇄디자인과 프리프레스를 하기 위해서는 일본어에 능통해야 하고, 이미지 파일과 프로그램을 처리하는 고급기술이 필요하다. 중국의 다렌(大連)에는 이런 회사가 40개사 이상이며 중국의 전문가들이 업무를 처리한다는 점이다. 한국의 경우 일본과는 달리 한국어를 잘하는 조선족이 중국 전역에 많이 살고 있기 때문에 한국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이와 같은 국제적인 경쟁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납기, 물류시스템 향상, 한국적인 복합 인쇄기능 개발 등에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마. 인쇄산업의 가치경영
최근 기업경쟁 패턴은 가격과 품질중심에서 가치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치공학(Value Engineering)에서 제품의 가치(Value)는 제품의 기능(Function)을 구현하기 위해 투입한 원가(Cost)로 나눈 것으로 정의한다. 따라서 제품의 가치는 기능을 올리거나 원가를 낮춘 만큼 올라간다. 지금까지 우리기업은 분임조활동, 6시그마, JIT시스템 등 원가절감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였다.
요즘의 기업들은 원가기획(原價企劃)을 하여 성공한 사례가 많다. 인쇄와 같이 수동적으로 원가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기업이 쫓아오지 못할 정도의 파격적인 가격을 사전에 기획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올해 코닥이 경쟁사보다 60% 싼 잉크젯 카트리지를 출시한다고 한다. 국내의 경우 명함과 전단지 인쇄시장이 이러한 경쟁으로 새로운 시장을 구축하였다. 이는 단순한 원가경쟁이 아닌 인터넷 활용과 컴퓨터시스템의 구축, 통합구매 및 배송, 인력감축 등의 노력의 결과가 한국적인 현실에서 성공한 사례라고 생각한다.
전통적으로 저가격전략은 값싼 임금에 의존하는 개도국 기업이나 노브랜드 기업들이 채택하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월마트, 델컴퓨터, 사우스웨스트 항공 등은 대중적인 수요와 필수적인 고객요구사항을 검토하여 독특한 브랜드전략으로 군더더기 없는 원가를 기획하여 성공하였고,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우리 인쇄산업도 우리가 필요한 가치가 아닌 고객의 가치를 생각하여야 한다. 인쇄업체에 근무하는 영업임원, 공장장, 관리임원이 기존에 생각하는 인쇄관점의 효율화가 아닌, 고객이 생각하는 제품을 가장 저렴하고 신속하게 고객에게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혁신노력, 디자인, 신뢰, 네트워크, 고객중심경영 등에 많은 혁신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지식사회로 전환되면서 과거의 재무제표와 같은 유형적인 자산으로 설명이 안 되는 무형의 가치경쟁에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인쇄자재, 환율 등에 대해서도 세계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자재는 가격의 변동이 있으며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 움직인다. 이를 객관적으로 보고 미리 준비하여 남보다 앞서는 구매나 영업이 이뤄질 때 우리의 경쟁력은 배가 될 것이다.
2. 인쇄산업의 시장창출의 사례
가. 인쇄와 포토마스크(Photo-mask)
반도체나 LCD공정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핵심소재인 포토마스크는 엔지니어가 설계한 전자회로를 노광시스템을 이용하여 유리판에 형상화한 제품을 말한다. 현재 <그림 2>와 같이 우리 생활에 친근한 생활용품이 이 기술에 근거한 것이다. 포토마스크는 인쇄와 유사한 공정으로 만들어진다. 원리는 PS판 노광과 인쇄공정과 유사하다. 동일한 화상의 필름으로 수많은 웨이퍼 위에 반도체 회로를 전사한다.
사진을 찍을 때 필름의 종류나 품질에 따라 사진의 품질이 결정되는 것처럼 포토마스크의 품질 또한 반도체 칩이나 LCD 패널의 품질을 좌우하게 된다. 포토마스크는 반도체 칩이나 LCD 등을 만들기 위한 사진 원판을 말한다. 보통 쿼츠(Quartz)라는 투명기판 위에 극히 미세한 형상을 만들어서 사진의 필름과 같은 용도로 사용하며 사진을 찍는 방법과 유사하게 웨이퍼 위에 복잡한 패턴을 형성시켜 수 많은 반도체 소자를 만들게 된다.
특히 포토마스크의 정확도와 미세한 패턴 형성 능력에 따라 반도체의 품질과 집적도가 결정되기 때문에 반도체 기술의 척도가 되기도 하는 중요한 원재료 이다. <그림 3>에 포토레지스트 공정을 나타내었다.
나. 인쇄회사의 포토마스크 시장 진출 사례
전산식자와 집적회로에 관심이 있던 일본의 돗판인쇄(TOPPAN)는 1975년 4키로 비트포토마스크를 개발한 이후 디스플레이와 관련된 컬러필터, 고기능성 필름, FC 스크린 등 인쇄를 이용한 전자재료 및 반도체 생산기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2006년 회기기준 현재 1조5480억엔의 매출 중 23%인 3430억엔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03년 회기를 기준으로 4년동안 기존 상업인쇄 15.5%, 패키지 인쇄 13.7%의 매출증가에 비해 전자부분의 매출은 108% 신장하였다. 이는 대일본인쇄(DNP)와 비슷한 양상으로 <그림 4>에 2006년 회기의 각 부문별 매출비중을 나타냈고, <그림5>에 년도별 매출액 변화를 나타내었다.
현재 성장을 거듭하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의 포토마스크 시장은 반도체의 경우 미국의 포트로닉스와 일본의 돗판과 대일본인쇄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본 돗판의 경우 한국의 이천에 사업장을 건설하여 90나노 공정의 포토마스크 양산에 들어갔다. 요즘의 기술경쟁은 재현되는 회로의 선이 마이크론(㎛, 백만분의 1미터)에서 나노(nm, 10억분의 1미터)로 변해가면서 기존의 고전적인 인쇄기술로는 한계가 있어 에멀젼 리소그라피를 이용한 액침노광(Liquid Immersion Lithography)기술 등으로 45nm이하를 재현하고 있다.
향후 인쇄기술을 이용한 전자분야의 응용은 프린터를 이용해 플라스틱, 금속 등의 재료를 직접 분사해 패턴을 인쇄하기 때문에 공정작업에 소요되는 시간이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현재 LCD 백라이트에 부착돼 빛을 화면에 골고루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도광판이나 LCD의 색상을 표시하는 컬러필터 등에서 기술적 한계가 해결되고 수율이 개선되면 각종 센서류, RFID, 태양전지, OLED, 메모리ㆍ비메모리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의 경우 디스플레이의 성능 구현과 수율 향상을 위해 프린팅 기술이 유망한 공정 기술로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이와 함께 기술활성화를 위한 최우선 요건으로 생산비 절감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RFID 분야에 적용돼 생산원가 절감에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 인쇄와 타분야 병행 사례
일본사진인쇄(www.nissha.co.jp)는 1929년에 창업되어 1946년에 설립된 회사로 고급 미술품 같은 상업인쇄를 해오다가 1962년 산업자재사업을 시작하였고, 1980년에 중앙연구소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인쇄와 산업자재를 병행하여 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이다. 2007년 4월 현재 자본금은 56억8479억엔에 915명의 직원이 있으며, 2007년 3월 결산 결과 매출액 887억엔, 경상이익 163억엔으로 매출의 18.4%가 경상이익이라는 놀라운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동사는 현재 22개의 자회사가 있으며, 세계 22곳에 관련 회사를 갖고 있다. 한국에도 NISSHA KOREA를 비롯한 3개 회사가 서울, 천안, 화성, 구미에 있다.
미술화보, 고급 카탈로그, 잡지, 통판지 등의 출판·상업인쇄는 물론 화장품과 같은 신상품 개발·발표·전시 등 종합적인 세일즈 프로모션을 대행한다. 또 문화재를 디지털로 촬영하여 데이터를 갖고, 고도의 기술을 접목하여 문화재를 복원하거나 고정세(高精細)를 이용하여 복제화를 제작하기도 한다.
산업재료의 경우 휴대전화기 등에 사용되는 장식 필름(decrative film), 자동차 내장재에 사용되는 인몰드(in-mold) 등에 세계적인 기술을 갖고 있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세계를 석권하고 있다. 또한 동사는 사진제판기술을 초정밀화한 회로가 인쇄된 터치스크린(touch screen)과 터치윈도우(touch window)를 개발하여 세계 시장을 상대로 경쟁하고 있다. 일본사진인쇄(주)의 성장을 보며, 우리나라의 상업인쇄회사에서도 좀 더 일찍 산업재료분야에 눈을 돌렸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3. 네트워크 시대의 인쇄산업
인쇄를 비롯한 모든 산업에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인터넷과 네트워크이다. IMF경제위기를 겪으며 우리나라의 화두는 단연 IT이다. 소프트웨어 진흥원에 의하면 국내 IT 산업생산액이 2001년 150조에서 2006년 276조로 연평균13%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인터넷은 이용자가 5000만명을 돌파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4년으로 라디오 38년, PC16년, TV13년에 비해 급격히 단축되었으며, 사업에 있어서 인터넷을 생각하지 않으면 향후 사업의 전개가 어려울 정도로 변하고 있다.
인터넷시대에 유명한 법칙 중에 메카프(Metcalf’s law)의 법칙이 있다. 이것은 “네트워크의 가치는 사용자수의 제곱에 비례하지만, 비용의 증가율은 일정하다는 법칙”이다. 이것을 다시 말하면 네트워크의 가치는 가입자의 수에 비례해 증가하며, 어느 시점부터 그 가치는 비약적으로 높아진다는 법칙으로 다음과 같은 사회변화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첫째, 네트워크 시대의 복잡성 해결에 대한 압력이 증대해서 단품 위주의 서비스 제공에서 토털 솔루션 제공에 대한 요구가 증대한다.
둘째, 제품 판매 후에도 지속적인 요금 징수가 가능한 장비(hardware)와 내용(contents) 그리고 서비스(service)가 결합한 Proto사업의 증가로 유지보수형 서비스의 발생을 촉진한다.
셋째, 멀티미디어 융복합 제품, 서비스의 필요성 증가에 따른 AV와 IT결합제품의 시장이 확대된다는 것이다. “모든 산업의 경영에 있어서 과거와 같은 정형화된 지식과 개발보다는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확률경영으로 변환되어야 한다”고 일본인쇄기술협회(JAGAT)의 부회장인 和久井孝太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창의적인 인재의 육성과 아이디어의 개발과 적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2005년 일본의 광고비는 5조 9625억엔으로 지속적으로 2~3% 성장하고 있다. <그림7>에 2003년을 100으로 하였을 때 2004년과 2005년의 광고비의 변화를 그림으로 나타내었다. 우리가 주로 생각하는 신문, 잡지, TV, 라디오 광고는 조금씩 줄고 있으며 특히 전화번호부 광고는 급격히 줄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광고는 매년 급격히 증가하여 2005년의 경우 2808억엔으로 라디오 광고를 추월하였다. 여기서 재미있는 현상은 크로스미디어가 등장한 것이다. 과거에는 TV광고는 TV에 국한하고, 인터넷 광고는 배너광고가 기본이었다. 요즘은 인터넷의 배너광고보다 검색광고가 획기적으로 증가하였으며 동영상광고가 혼재됨으로써 광고 효과가 더욱 증대된다고 한다. 따라서 과거와 같이 TV, 인쇄매체, 인터넷으로 구분된 광고가 아닌 모든 매체를 동시에 집행하는 크로스미디어 전략으로 전환되는 시점이다. 앞의 일본사진인쇄(주)와 같이 단순한 인쇄에서 벗어나 신제품의 광고 기획, 인쇄, 세일즈 프로모션까지 전 공정을 서비스하는 일관서비스(total solution)로 변화하는 것과 같은 방향으로 인쇄업체도 변화해야 한다. 디지털 혁명으로 대변되는 유비쿼터스(Ubiquitous)기반에서는 “인터넷을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하는 것이 비즈니스 성과는 물론 기업 이미지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명심하고 새로운 변화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과거 브라운관에서 LCD로 전환되면서 TV나 컴퓨터 모니터의 부피가 많이 줄었다. 요즈음 디스플레이 업체의 경우 현재의 LCD보다 동영상 응답속도가 1000배 빠르고, 휘도에 따라 명암비가 달라지지 않아 야외시인성에도 문제가 없고, 시야각도 넓은 AM 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의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의 경우도 2010년 이후에는 접는 디스플레이, 인쇄 방식 디스플레이가 나올 것이며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AM OLED를 이용한 대형 AM OLED TV생산에 주력하고 있다고 한다. LCD대비 두께와 무게를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이 패널의 기본기술은 인쇄기술이다. 일본의 돗판인쇄는 인쇄 제법을 이용한 컬러 OLED 패널, 대일본인쇄는 잉크젯으로 발광재료를 도포하는 방식의 OLED를 각각 개발하여 상용화 중이다. 우리의 경우 인쇄이론만을 외치는 사이에 외국의 업체들은 인쇄이론을 전자산업에 맞춘 전문화된 기술로 승화시켜 고부가가치를 찾고 있다.
우리 인쇄업계도 지금의 인쇄출판포장에만 국한하여 사업을 검토할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이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