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5 지명과 인명 그리고 식도락
지명과 인명이 같은 곳이 있다는것을 중국 연변에서도 잘 알고 있었다. 룡정 명신에서 태여났다고 명신이라고 지은 이름을 가진 동료가 있다. 부친이 연변대학을 졸업하고 시골중학교에서 교원사업하며 여러곳에 조동하였는데 덕신마을에서 교원할때 태여난 아들한테는 덕신이란 이름 지어주고 명신이란곳에서 교육사업할때 태여난 아들한테는 명신이란 이름을 지어 주었다. 태여나는 자식이름과 고향마을 이름을 같게 한데는 자신이 태여난 고향을 더 사랑하라는 부모님 마음이 깃들어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번 한국방문에서 강원도 삼척 동해의 어느 한 어항지명이 대학동창이름과 같아서 인상깊었다. 그 어항이 바로 동해바다가에 있는 수많은 어항중의 하나인 임원항이다. 대학에 갔을 때 임원이란 학우가 있어 이름이 매우 인상적이였는데 그 동창은 고중때 벌써 문학지에 시를 발표하였는데 대학을 졸업하고 기자로 잘 활약해서 소문나기도 했지만 문단에서 젊은 나이에 작가협회부주석으로 활약하면서 아름다운 서정시를 많이 쓰면서 시인의 멋진 삶을 살아서 동창들한테서 인기가 높았다. 임원항에 도착하였을 때 중한문화교류대표단 단장인 방송산교장이 지나가며 꿀수박이라며 소리치는 차를 불러세우고 수박한개를 사가지고 왔다. 내가 가격이 얼마인가 하니 1만 5천이라나. 1990년도 8월에 부산에 갔을 때 외삼촌이 사온 수박한개 값이 5천이였으니 어느 나라나 물가는 하늘을 바라고 오르는가보다. 마침 정심시간이여서 찾아 들언간곳이 여정식당이다. 주문한것이 나오기전에 김영희작가님이 수박을 먹음즉스레 썰어 놓는다 더운날 여행길에 목이 컬컬한던차 꿀수박을 먹으니 별맛이다.
금강산구경도 식후경이라고 그 누가 그랬던가? 여정이란 여행 중에 거쳐가는 길이나 여행의 과정이 아니면 여행할 때 느끼게 되는 외로움이나 시름 따위의 감정을 말한다. 우리가 들린 여정식당은 여행객들에게 새로운 맛거리를 주고 잠시 쉬여갈수 있는 아늑한 곳이였다.
식당에 오래동안 걸려 있은것같은 유묵화 한점과 유묵화를 마주해 벽에 걸린 족자의 글귀에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갔다.
유묵화에는 흰모란 세송이에 두마리 꿀벌이 날아드는 모습인데 그림 한귀퉁이에 적어넣은 글귀가 그림과 묘하게 배합되면서 의미심장하게 안겨온다.
심사에 불타는 유혹이
바람인가 진홍빛 그 기품
3월 내 바람 잡네.
족자의 글귀는 상업적인 요소가 다분했지만 여정식당을 찾은 사람들의 마음을 푸근하게 하기에 족했다.
바람따라 오셨나요?
발길따라 오셨나요?
여정식당과 인연이 되여 찾아 주신 님이여
편안이 앉으십시오.
님이시여
오늘도 래일도 언제나
건강과 악수하시고 웃음과 친구되시길
그리고 님 곁에는
언제나 행복을 나눌수 있는 동반자가
늘 함께 하길 바랍니다.
식당에서 주문한 해물탕 맛도 일품이지만 반찬으로 들여온 꼴뚜기젓갈맛이 너무 좋았다.식도락이란 말이 있다. 여행중에 잘먹는것도 복이다. 내가 많이 먹어 접시가 비니 청광스님이 제꺽 주방에 여쭈어 또 한접시 청해 들여온다.
식당에서 나오니 임원항에서 푸른 동해바다가 한눈에 안겨왓다. 우리의 여정은 동해를 따라 강릉경포대로 이어진단다. 기분이 좋아진 나한테 시상이 떠올라 그 감수를 인생여정이라제목하고 이렇게 토로해본다.
8이라는 수자, 길한 인연으로
동해바다와 만나는 우리들
오십평생 살아온 인생여정
그 무거운 짐을 걸머진채
동해를 따라 굽이굽이 달려오니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임원항이 반겨주는데
머리에 손얹고 동해바다를 바라보니
인생이란 무엇인지
인생소망이란 무엇인지
내가 바라는 사랑은 무엇인지
처절썩이는 파도에 물어도 대답은 없다
내가 살아오며 남긴 자취가
백사장의 모래처럼 흔적 없다해도
조용히 마음의 창을 열면
새로운 세상이 손짓할것이니
동해바다여!
내 련인아!
임원항에서 보낸 정심시간은 봄날의 따사로움이 마음에 차분히 스며드는 좋은 시간이였다.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나날들을 꼽으라면 바로 임원항에서 있었던 날같이 마음이 푸근한 날들이 아닐가? 어제는 지나간 오늘이요 래일은 아직 다가오지 않은 오늘이니 말이다. 지금 나와 함께 흘러가는 오늘을 행복한 여정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행복한것이 아닐가?
식당을 나와 우리 일행들은 임원어물시장구경을 하다 흥정을 하면서 김이랑 사기도 했다. 강원도 삼척 임원항은 바다낙시명소로 유명하단다. 낙시를 모른는 나지만 그 언제인가 다시 임원항에 와서 강태공낙시질을 하면서 푸른 동해바다와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나는 그 언제 다시 찾을지 모를 임원항의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여러장 남겼다. 인생여정을 뒤돌아볼 때 남는것이 추억인데 그 추억을 떠올리는것이 사진과 글이 아닐가 생각하며 이번 여행에서 감기몸살로 피곤한것도 마다하고 사진담당을 기꺼이 맡아 수천장의 사진들을 훌륭하게 만들어낸 김기호님께 고마움을 전한다.
아래 사진은 김기호님이 찍은것임
바다가 백사장에서 조가비를 주으며 동년시절로 다시 돌아가본다
청광스님이 손수 간을 맞추며 최상의 서비스를 해주신다
임원항 건어물시장에서 바다로 나가는 어선과 건어물흥정을 하고 있는 모습을 배경으로 한장 찰칵!!
밤낙시하기 그렇게 좋다는 임원항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다!
파도는 반갑다고 막 소리치며 달려오는데 나는 파도너머 저멀리 수평선을 바라본다
하얀 물갈기를 날리며 밀려오는 푸른 파도를 배경으로 두팔 벌린 포즈로 기념사진을 남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