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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베스트셀러 ◇ 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개미>, <뇌> 등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온 베르베르의 신작. 2002년 프랑스에서 발표된 직후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베르베르가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인간 세계에 대한 독특한 시각과 유연한 필치가 여전하다.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해주는 기발하고 환상적인 이야기 스무 개가 담겼다. '나무'라는 제목은 책에 수록된 한 이야기('가능성의 나무')에서 따온 것으로, 미래의 모든 가능성들을 나무처럼 계통도로 그려서 검토해 본다면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은유한 것이다. 수록된 이야기들 하나 하나가 그러한 예측의 나무 그림을 위한 작은 가지들이라 할 수 있다. 프랑스 최고의 만화가 뫼비우스가 한국어판을 위해 특별히 그린 28점의 컬러 삽화가 실려 있다. 옮긴이인 이세욱 씨에 따르면 '베르베르의 작품을 나름대로 소화한 바탕 위에 그린 훌륭한 삽화들'이라고. 여기에 실린 단편소설들은 어찌 보면 내 장편소설들의 생성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 이야기들은 저마다 하나의 가정을 극단까지 몰고 갔을 때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만일 태양으로 로켓을 보낸다면, 만일 별똥별 하나가 파리 뤽상부르 공원 한복판에 떨어진다면, 만일 인간이 투명한 살갗을 갖게 된다면 하는 식으로 말이다. 나는 독자들 곁에 앉아 그런 이야기를 가만가만 들려주고 싶은 기분으로 여기 이 글들을 썼다. - 베르나르 베르베르 ◇ 내 생애의 아이들 가브리엘 루아 지음, 김화영 옮김 / 현대문학
"천사들의 합창" 가난한 집 몇채가 고작인 쓸쓸한 마을이지만, 푸르른 자연과 그보다 더 푸른 아이들에 둘러싸인 그녀는 외롭지 않다. '학교'라는 낯선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아이들의 모습도 각양각색. 어떤 아이들은 부모와 떨어지지 않으려 버둥거리고, 세상에서 가장 명랑한 아이는 깡충깡충 뛰며 책상으로 향한다. 아이들 하나하나의 묘사가 그림처럼 아름다우면서도 현실감이 넘친다. '가장 새롭고 가장 섬세하며 가장 쉽게 부서질 수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마음 한가득 따뜻한 온기를 지닌 감정이 차오르는 것을 느낀다. 드라마 '천사들의 합창'처럼 시끌벅적하지는 않지만, 보다 깊이있고 묵직한 감동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봄날 해질 무렵의 안온한 대기처럼 고요하고 아늑한 느낌의 울림... 우리 모두의 과거이자 미래인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발견하고 사람을 발견한다. 생에 대한 찬미와 긍정, 영혼에 대한 깊은 신뢰가 흘러넘치는, 훌륭한 소설이다. -알라딘문고 박하영 나는 한 줄기 작은 오르막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거기에, 아이들이 하늘 저 밑으로 가벼운 꽃장식 띠 같은 모양을 그리며 하나씩 하나씩, 혹은 무리를 지어 나타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는 매번 그런 광경을 바라보면서 가슴이 뭉클해졌다. 광대하고 텅빈 들판에 그 조그만 실루엣들이 점처럼 찍혀지는 것을 볼 때면 이 세상에서 어린 시절이 얼마나 상처받기 쉽고 약한 것인가를, 그러면서도 우리들이 우리의 어긋나버린 희망과 영원한 새 시작의 짐을 지워놓는 곳은 바로 저 연약한 어깨 위라는 것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절감하는 것이었다.-책속에서 ◇ 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 김주영 지음 / 문이당 지은이는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을 '나'와 '아우'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풀어간다. 가난한 시골 마을의 풍경과 미지의 세계를 동경하는 소년의 섬세한 내면이 이 작품의 배경이다. 수많은 이별과 그로 인한 아픔을 경험하게 되는 주인공의 성장기이다. 이 소설에는 서민들의 가난하고 비참한 생활상, 어머니의 긴 세월 동안 쌓여 온 한과 슬픔, 정치적 이념 때문에 숨어 살아야 하는 사람들의 고통, 힘과 권력의 무자비한 폭력 등이 주인공의 성장기와 함께 그려진다. 지은이는 아버지 없는 시간과 공간속에서 주인공이 어떻게 어른이 되어가는지를 보여준다.
"이놈이 마신 것이 분명한데도 시치미를 잡아떼는 걸 보면, 이건 또 술주정이렷다." 지금의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결정적인 타격은, 짝사랑일지라도 돌파력을 가졌다고 생각했던 그 시절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현실적 확인이다. 어린 시절에 있었던 모든 것을 애틋한 심정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지만, 그 시절을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은 참담한 회한이다. 그러나 다시 한 번 반추해 볼 수 있는 능력과 여백이 아직도 내게 있다는 확인은 참으로 아름답다. 어린시절 그토록 아름다웠던 것을 아름다움 그대로 재구성할 수 있는 능력이 어떻게 내게 있을 수 있을까. - 작가 김주영 ◇ 메모의 기술 - 머리보다 손이 먼저 움직이는 사카토 켄지 지음, 고은진 옮김 / 해바라기 항상 '메모해 둘걸'하고 후회하는 사람, 메모를 통해 업무의 효율을 높이고 풍부한 아이디어를 얻고 싶은 사람, 메모에 익숙해지고 싶은 사람들에게 유용한 메모 방법을 알려준다. 수첩에 일단 적어두면 뇌용량에 여유가 생긴다.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수시로 기억을 더듬어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메모는 한 권에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용도별로 나누다보면 정작 어디에 적었는지 찾아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주로 비즈니스 상에서 메모를 적극 활용하는 법을 알려주는데, 얇은 책자라 쉽게 손이 간다. 메모의 기술을 익히는데만 두꺼운 책 하나를 마스터해야 한다면 그 습관을 익히기도 전에 질려버리고 말 것이다. 부담없는 분량 덕에 컴팩트한 느낌을 주는 이 책은 메모를 하는 이유에서부터 메모에 필요한 도구를 선택하는 방법, 업무/일상/자기관리에서 메모를 적극 활용하는 법 등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나는 메모광이고 메모 예찬론자다. 이 책은 메모를 제대로 못해서 손해 본 사람, 메모를 해왔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메모 성공 기법을 터득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메모를 하면 머리가 살아난다. 그래서 메모 예찬론자인 나는 늘 이런 말로 주위 사람들에게 메모를 권유하고 있다.
"메모는 돈이다" 하루에도 수십 건의 메모를 하고, 다시 그 메모를 버리고 지우는 일상을 반복하고 있는 나로서는 '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메모를 활용하지 못할까?'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마음속 불꽃처럼 남아 있던 메모의 기본 체계에 대한 갈증이 일순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이 책에는 메모의 기술과 활용에 대한 모든 것이 사려 깊게 담겨 있다. 부디 이 책을 읽고 많은 분들이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제대로 메모하고 활용하여 새로운 지식과 가치를 창조해 내고, 이를 통해 성공적인 인생의 목표를 이뤄가기를 바란다. - 송태한 - 웹다이어리 '타임글라이더' 대표 ◇ 해변의 카프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춘미 옮김 / 문학사상사 하루키의 신작 장편소설 <해변의 카프카>가 출간됐다. 23년 하루키 문학을 집대성하는 소설이며, 하루키 스스로 "심혈을 기울여 완성했고 자신이 지닌 모든 것을 쏟아 부은 작품이며 지극히 만족스러운 작품"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이원적 구성과 자아의 분리, 탈속적 이공간)와 <태엽감는 새>(집나간 아내, 고양이의 실종)의 중심 모티브들이 한층 심화되었다. 익명의 사람들과 익명의 고양이들이 얽혀 살아가는 도쿄의 나카노 구 노가타, 이 고즈넉한 동네에 훌쩍한 키와 단단한 근육, 차가운 눈동자를 가진-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열다섯 살짜리 소년이 살고 있다. 오이디푸스의 비극을 예언한 아버지의 저주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에서 탈출하기로 결심하는 소년. 그는 열다섯 살 되던 생일날 자신에게 '카프카'란 새로운 이름을 붙인 후, 집을 떠난 어머니와 누나를 뒤쫓아 멀고 낯선 곳을 향해 떠난다. 잡지에서 한 번 본 적이 있을 뿐인 고무라 도서관을 찾아간 그는 까닭 모를 충격을 받아 의식을 잃은 뒤 어느 신사의 경내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 깨어난다. 같은 날 밤 아버지가 살해됐다는 신문기사를 본 카프카는 아버지의 저주를 떠올리며 불안과 공포에 시달린다. 그러면서도 아버지의 저주대로 자신의 어머니처럼 느껴지는 고무라 도서관의 책임자 사에키 상의 소녀 시절 생령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한편 어렸을 적의 기묘한 사고 이후 모든 기억을 잃은 대신 고양이와 대화를 할 수 있게 된 나카타 상은 길쭉한 모자를 쓰고 장화를 신은 채 위스키를 마셔대는 고양이 킬러 '조니 워커'와 만나게 된다. 영혼의 피리를 만들기 위해 고양이를 죽이는 그 잔인한 남자와의 대면 이후, 나카타 상은 계시를 따라 서쪽으로 향하게 되는데... 그는 세계의 끝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게 됩니다. 그리고 돌아왔을 때는 이미 그는 지난날의 카프카가 아닌 또 다른 소년으로 탈바꿈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는 다음 성숙한 단계로 진입한 이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계가 얼마나 터프한 것인가를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세계는 참으로 근사하고, 우아한 대상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해변의 카프카>는 열다섯 살 소년의 눈을 통해서, 그와 같은 세계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그려보려고한 것입니다. 되풀이 말하는 것 같지만, 다무라 카프카 군은 곧 나 자신이며, 독자 여러분 자신이기도 합니다. 당신이 그와 같은 눈으로 이 작품을 보아줄 수 있다면, 작가로서 그보다 더 소망스러운 일은 없다고 하겠습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 ◇ 칼의 노래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이순신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적선들 앞에 초라한 숫자의 배를 몰고 나가 세계 해전사에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대승을 거둔 명장이다. 한 국가의 운명을 단신의 몸으로 보전한 당대의 영웅이며, 정치 모략에 희생되고, 장렬히 전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소설은 당대의 사건들 속에 이순신이라는 개인을 다루며 이순신을 인간적인 존재로 표현한다. 지은이는 이 소설을 통해 공동체와 역사에 책임을 져야 할 위치에 선 자들이 지녀야 할 윤리, 사회 안에서 개인이 가질 수 있는 삶의 태도, 문(文)의 복잡함에 대별되는 무(武)의 단순미, 4백 년이라는 시간 속에서도 달라진 바 없는 한국 문화의 혼미한 정체성 등을 이야기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