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3일 부터 5일까지 2박3일의 벗들과 함께한 울릉도 여행. 불쑥 떠나버림이 나의 여행습관이건만 이번에는 조금은 다르게 여행의 시발이 되어 버린다.
울릉도 여행의 시작은 이러했다. 모 TV방송국 '세상의 아침'에서 이틀동안 울릉도가 소개되었는데 이를 본 절친 벗이 갑자기 울릉도를 가고 싶다고... 친구따라 여행방식도 바뀌는가 보다. ㅎㅎ^^* 유경험자인 내게 안내를 부탁하면서 결국 '독수리오형제 모임' - 知天命이 지난지가 언제인데 아이들처럼 모임 이름이 좀 유치하다 싶기는 하다만 ㅋㅋ - 의 7월 정기모임으로 의견이 모아지면서 여행일정을 구상해 나간다.
조금 늦은 준비라 생각했었는데 역시나 선표와 숙소를 구하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구하라 그리하면 얻을 것이요~"의 신념으로 백방으로 수소문하여 뜻대로 이룸을 얻었으니 곧 울릉도로 떠남이다.
여행이란 모처럼 찾아오는 기회이기에 치밀한 계획과 많은 준비도 필요하지만 이처럼 충동적으로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는 겁없이 달겨들어 불쑥 떠남도 많은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드디어 D일 새벽 04시30분 사는 연고지가 각각이라 일단 여행 전 날, 또는 당일 새벽, 모이기 쉽고 가까운 곳으로 집결한 두 팀은 여명이 밝아오는 새벽녘 영등포와 인천에서 각각 출발 뻥뚫린 도로를 질주하고, 06:00 여주휴게소에서 접선하니 늘 만나는 벗들이지만 새삼 여행의 일정에 만남이 더욱 반갑다. 간단하게 배를 채우고 여유롭게 영동고속도로를 달려 동해IC를 빠져나와 묵호여객터미널 - 묵호항과는 따로 떨어져 있다 -에 도착하니 08시30분이 채 안 되었다. 울릉도로 출발하는 한겨레호는 10시출발이라 여럿이 모인자리는 이른아침부터 한 잔 걸치자는 의견이 모아지고 결국 출항까지 곰치국에 소주로 목을 축인다. 이 놈의 술타령은 돌아오는 날까지 이어졌다함이 좀 문제지만 함께 하는 벗들이 있음에 모든것이 즐거움이다.
묵호여객선터미널 전경
08시30분, 멀미가 걱정되는 이들은 멀미약을 먹고 귀밑에도 붙이고...혹시나 하는 마음에 얼굴엔 즐거움반 수심 반이다. * 참고 : 파고가 그리 높지 않을 때에는 왠만큼 건강한 이는 약을 먹지 않는것이 편히 뱃길을 다닐 수 있으니 가급적 음용금지!!. 예약된 표를 구매하려 매표소로 가니 터미널일대는 09시에 출발하는 한겨레호를 탑승하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결국 시간이 남아 유료주차장을 관리하는 아저씨에게 뭘 하면 좋겠냐고 물었더니 시원한 곰치국에 아침을 하라며 터미널 옆 식당을 추천해 주신다. 순진무궁한 50대의 아줌, 아저씨들은 시키는대로 go~
묵호여객터미널 옆 곰치국에 소주 일잔 걸치며 잠시 머물렀던 곳.
김치에 곰치를 넣은 국물이 시원,담백한 곰치국은 이전 속초나 주문진에서 먹어 보았던 멀건 곰치국과는 또 다른 맛이었다. 주인 아주머니 왈, '아 글쎄 자리는 좁은데 곰치국 하나 시켜놓고 하루종일 버티는 술꾼들 때문에 화가 치민다나?' ㅎㅎ 우리보고 하는 얘기는 아니라는데 얼른 자릴 비우라는 장사 속인지... 어차피 시간도 얼추 되어가고 30여 분 머물다 짐을 챙겨들고 승선을 위해 서두른다.
울릉도로 태워다 줄 한겨레호
09시30분 부터 승선이 시작되었고 승선을 하여 자릴 차지하고 옆을보니 텅 빈 좌석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어느 새 단체여행객이 들어오자 빈 좌석이 하나없이 채워져 버린다.
10시 묵호항을 떠나면서...
빈 좌석 하나 없는 공간은 덥고 답답하다. 딱히 뭐 할 일도없고 누워자자니 불편하고...선창 밖은 망망대해의 푸르른 파도만 넘실대고...일부는 자고 일부는 선실TV를 보고... 그래도 파고가 높지않아 울릉도로 향함에 있어서는 큰 불편함도, 멀미도 없이 두 시간 반 만에 도동항에 이른다. 멀리 울릉도가 배 앞으로 다가오는가 싶더니 곧 도동항 선착장에 무사안착. 출구를 찾아 수백명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려는 혼잡은 성질급한 우리 민족성의 고쳐야 할 부분이 아닐까? 한다. 선창밖에는 아줌마 대열에 들어온지 얼마되지 않은 듯한 분이 민박집 이름과 내 이름을 쓴 피켓을 들고 손님을 맞으려는 꽤나 많은 피켓들의 들썩임 속에 얌전히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이것이 울릉도에 첫 발을 내딛을 때의 도동항 풍경이다.
12시40분 드디어 도동항에 발을 디딛고...
피켓앞으로 다가가 인사를 하니 살포시 미소를 지으며 ' 왜 전화기가 꺼져 있어요? ' 하고 물으며 따라 오란다. 위치를 다 알고 왔는데 왜 나왔냐고 되물으니 손님에 대한 예의라고 한다. 참고로 예약자(숙소, 선박, 렌트카 등)들은 반드시 전화기를 켜 놓아야 계속 연락이 유지됨을 필히 지켜야 한다. 망망대해에서 혹시나 밧데리라도 방전되지나 않을까 해서 켜 놓는 것을 깜박 잊고 있었다. 휴~ 나이가 들수록 이놈의 건망증이...
숙소에서 내려다 본 도동항 풍경 우리가 타고 온 한겨레호와 좁은 공간 속에 주차한 차량들로 넘쳐난다. 여객선이나 유람선 이라도 들어오고 나가는 시간이면 사람들 마져 북적여 늘 혼잡한 곳이 이곳 도동항이다.
우안 해안산책로 끝 부분 잠가놓은 철문을 무단으로 넘어 지나가면 아직 개통되지 않은 낚시꾼들의 이용로인 듯 한 해안로가 있다. 산 꼭대기엔 노송인지, 향나무인지는 모르지만 굳센의지로 절벽끝봉을 지키고 있다.
숙소에 짐을 풀어놓고 정리하는 사이 2층 식당이 있길래 홍합밥을 미리 예약한 후 시간이 되어 찾아가 점심으로 울릉도의 별미라는 홍합밥을 먹는데 역시나 맛을 떠나서 육지에서 이미 손님으로 접대받기에 길들여진 손객들과 이에 비해 주인의 서비스가 못 따라감이 하나의 불만으로 다가온다. 야채의 추가, 주메뉴 나오기전 미리나온 음식 먹고 또 주문 등... 아마도 서로간의 이해와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점심 식사 후 일행들이 좀 피곤했는가 보다 각자의 방에서 널부러져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단잠을 또는 달콤한 휴식을 깨트린다. 오후 세 시 죽도관광을 위해 민박집주인이 10% 할인된 티켓을 끊어다 주어 받아들고 배를 타기까지 시간이 여유가 있어 도동항일대와 우안해안산책로를 30여 분 돌아 본다. .
우안산책로의 자연터널
죽도관광은 해상관광과 마찬가지로 오후 세 시 포항으로 떠나는 씨플라워호가 떠난 자리에서 올라타는데 두 척의 선박이 정박해 있어서 선박명칭을 잘 보고 승선해야 한다. 줄서있는 사람들이 무척 많길래 두 척 모두 죽도에 들어가는가 생각했지만 대부분 해상관광을 위한 사람들의 줄이었다. 죽도로 향하는 일행들은 우리 11명과 이방인을 포함 5-6명의 관광객으로 소수의 인원이 배 한 척을 차지하고 있었다.
죽도로 향하는 바닷길 멀리 오른쪽 희미하게 죽도가 보이고 왼편으로 북저바위 그 뒤로 관음도가 희미하게 다가온다.
죽도까지의 항해시간은 약 20분, 그리고 죽도일주관광 약 1시간 20분, 돌아오는 시간 20분 해서 약 두 시간 정도 소요된다.
죽도로 향하는 도중 갈매기들과의 새우깡 먹이 놀이 손에도 들고 있고(윗 사진) 모자위에도 올려놓고...(아랫사진) 선상 내 매점에서 새우깡을 판다.
선상에서 울릉도의 해안 절벽의 기암과 해안산책로를 구경하고 갈매기와 놀다보면 어느 새 죽도에 다다른다.
죽도로 향하는 뱃길에서 바라 본 행남등대, 사동항, 북저바위 일대의 경치
선착장으로 다가가면서 바라 본 죽도
15시25분 함께 온 갈매기들과 죽도에 다다른다. 선장님의 마이크에서는 죽도를 돌아보고 16시 30분까지 승선하라는 외침이 허공에 맴돌고 울릉도의 첫 여행지 죽도에 발을 딛는다.
참고로 죽도는 울릉도의 부속섬 중 가장 큰 섬으로 땅의 주인은 산림청이라고 하며 대나무가 많이 자생하고 있고 너른 공간 대부분의 밭은 더덕재배를 하고있으며 외곽으로 후박나무로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죽도를 돌아보기 위해서는 유일한 관문인 365개의 나선형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계단을 오르는데 이 곳에서 일하고 있는 듯한 분이 의미없는 웃음을 지으며 '뭐 그리 볼 것도 없는데 이 더위에 이 곳까지 오느라 고생이 많습니다' 라며 말을 건네시는데 듣는 우리는 땀을 내어 오르며 호기심보다는 혹 실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로 죽어라 하고 올라간다.
나선형계단을 올라서면 조형물이 있고 이어서 매표소가 있어 입장료를 별도로 끊어야 한다.
죽도주민(혼자인지, 둘인지는 잘 모르겠다)이 살고 있는 집, 매점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울릉도에 자생하고 있는 돼지풀(일명:섬바디)과 더덕밭 사이의 산책로
매표소에서 마이크로 주의사항이 흘러나온다. "아~아~ 전망대까지 포장도로가 이어져 있으니 전망대까지만 다녀오고 다른 곳으로 들어가지 마세요'라며... 헌데 2년 전에는 이런 통제가 없었는데 하며 신설된 전망대에 올라 섬목과 삼선암의 비경을 감상 한 후 이어지는 죽도 외곽으로 난 비포장을 따라 한 바퀴 돌아 내려 -가지말라는데 꼭 가는 못된 버릇ㅎㅎ-오니 다시 매표소로 이어진다. 군데군데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고 야영장, 피크닉장, 헬기장, 목재데크전망대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려 노력하고 있는 흔적이 보이지만 사람의 발길이 끊어진지 꽤 오래된 듯 하다.
전망대에서 바라다 본 섬목, 삼선암 그리고 무인도인 관음도의 경치가 아름답다.
조형물과 어우러진 섬목과 관음도 일대의 경치 날씨가 많이 흐려지고 있어 시계가 좀 멀지만 은은함이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이 곳 죽도에는 아직 식수원이 없기에 여름철에는 죽도에 들어가기 전 개인이 식수를 휴대하여야 한다.
죽도에 있는 섬목과 관음도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
죽도 외곽으로 형성된 비포장길을 따라 한 바퀴 돌면서 ... 전망대와 섬목, 관음도 일대의 풍경 그리고 무수한 돼지풀(섬바디)
산책로 중간 중간의 조형물들...
죽도에서 바라 본 울릉도 본섬일대의 풍경 멀리 왼편으로 아늑하게 행남등대가 보이고 오른편 내수전 전망대가 구름에 살짝 가리워져 있다.
죽도에 동편에 있는 후박나무군락지
후박나무 잎과 열매
달팽이모양의 계단과 물감을 뿌려 놓은 듯한 바다빛깔이 너무 맑고 아름답다.
달팽이계단 왼편으로는 물건을 오르내리는 삭도가 설치되어 있다.
16시35분, 전망대에 올라 비경을 감상하고 산책로를 돌으며 죽도의 정취를 카메라에 담다보니 정확하게 1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다. 선착장에서 조금 떨어져 있던 배가 시간이 되자 다시 선착장을 우릴 실러 들어온다.
배에서 본 행남등대와 저동 해안산책로
돌아오는 길은 다시금 섬목으로부터 도동까지의 해안 절벽과 산책로등을 구경하는 약식 해상관광이다. 가까운 거리 짧은 시간이기에 죽도관광을 하기위해 배를 타는 시간은 멀미걱정은 뚝!!
때 맞추어 함께 출발했던 해상관광 유람선이 울릉도를 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돌고 함께 도동항으로 향한다.
배에서 바라 본 좌안 해안산책로
유람선에서 본 도동항 풍경
16시55분 죽도관광을 마치고 도동항에 들어와 이어서 좌안해안산책로를 따라 저동까지 트래킹을 실시한다.
이어지는 기행은 저동까지 이어지는 좌안해안산책로 풍경. |
출처: di5162 원문보기 글쓴이: 디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