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진화하는 경기도 바다유료낚시터
시설・조황・서비스 몽땅 업그레이드
대부・영흥・영종・강화도 등에 26곳 성업
화성시에 이어 충남까지 확산일로
대부도와 제부도를 중심으로 수도권 바다유료낚시터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3년 전 11곳이던 것이 지금은 26곳으로 늘어났다. 시설과 서비스도 업그레이드됐다.
가족단위 출조객이 특히 선호하면서 패밀리피싱의 새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다.
▲“와! 신난다 신나! 이놈들 힘도 대단하고 회맛도 끝내줍니다.
” 대부도의 K2낚시터를 찾은 이태우, 배영곤, 안민준씨(왼쪽부터)가 병어돔과 점성어를 낚고 기뻐하고 있다.
▲ 휴일을 맞아 바다유료터를 찾은 낚시인들.
안산 대부도와 화성시의 바다유료낚시터에서 만난 낚시인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폭발적이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단돈 5만원을 내고 고급 바닷고기를 낚아 먹을 수 있다는 경제성과 함께 배를 타지 않고도 바다낚시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경기・인천 바닷가에 바다유료낚시터가 활성화된 지도 6~7년, 지금은 1년 내내 이곳만 찾는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다. 지
난 7월 31일과 8월 1일에 대부도와 화성시 일대 바다유료터를 둘러본 결과, 낚시터의 비수기라는 피서철임에도 많은 낚시인들이 가족과 함께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각각의 살림망 속엔 참돔, 점성어, 어름돔, 돗돔(동갈돗돔) 등의 바닷고기가 풍성했다.
▲화성시 제부도 입구에 최근 오픈한 국제바다낚시터.
▲국제바다낚시터를 찾은 이차복씨가 최고급 어종인 어름돔을 보여주고 있다.
‘고객선호 수시 맞춤형’ 운영이 성공비결
그러나 모든 낚시터들이 다 호황을 누리는 것은 아니었다. 처음엔 여러 사람이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명목으로 다양한
제한규칙들을 설정했지만, 낚시객들은 그런 제한을 귀찮아했다.
결국 낚싯대 숫자나 조과 제한 등을 대폭 줄인 ‘융통성 운영’을 시도한 낚시터로 사람들이 몰렸다. 그런 낚시터엔 이곳저곳 옮겨
다니지 않고 오로지 그 낚시터만 찾는 ‘붙박이꾼’들도 생겨났다. 자기 스타일에 맞는 낚시터를 단골로 삼는 것이다.
구봉도 바다랜드에서 만난 여창혁씨는 “한 곳을 오래 다니면 낚시터 특성을 손금 보듯 알 수 있어 허탕 칠 확률이 적어요.
사실 이 자리는 20m 앞쪽의 수심이 제일 깊은 명당인데, 그런 포인트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조과 차이는 크죠.”하고
말했다.
영흥도 영흥바다낚시터를 찾은 김창화씨(수원)는 “개장 초기엔 낚시터들이 규정을 얼마나 엄격하게 지키라고 닦달하는지 솔직히 거부감이 많았어요. 오로지 낚싯대 한 대에 외바늘채비만 써야 했지요. 부인이나 애들이 낚싯대를 한 대 더 들면 곧바로 달려와
추가 요금을 요구하구요. 그런데 요즘은 달라졌어요. 형식적으로는 규정을 지켜달라고 하지만 2~3대를 펴도 크게 말리지 않아요. 덕분에 가족들도 함께 낚시할 수 있어 좋죠.”
▲ “진짜 바다에 나가면 이만큼 잡겠습니까?” 화성바다낚시터에서 다양한 어종을 타작한 수원의 장춘산씨.
▲국제바다낚시터에 설치된 원두막. 가족과 함께 찾을 때 편리하다.
확실한 가족낚시터로 자리 잡았다
과거엔 12시간이 넘으면 퇴장해야 했지만 지금은 대여섯 시간 이상 더 해도 간섭하지 않는 곳이 늘었다고 한다. 대부도의 한 유료낚시터 업주는 이렇게 말했다.
“사실 손님 입장에서는 5만원이 적은 돈은 아니죠. 고기도 못 잡고 그냥 돌아간다면 얼마나 속상하겠어요. 손님이 많은 주말이나 휴일에는 어쩔 수 없지만 평일 같은 경우엔 낚시시간에 많은 ‘유도리’를 주는 편이죠.”
바다유료낚시터의 평균조과가 향상된 것도 손님몰이의 기폭제가 됐다. 낚시터가 많아지면서 경쟁적으로 많은 고기를 방류하게
됐고 결국 잘 낚이게 된 것이다.
과거엔 낚시터 특성을 모르는 초행자는 빈 살림망을 면하기 어려웠다. ‘바다유료터는 의외로 고기 잡기가 어렵다’는 인식도
퍼졌다. 그러나 지금은 ‘초보자도 한두 마리는 거뜬히 낚을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낚시터 중에는 특별한 입지조건과 각종 편의시설, 차별화된 서비스로 손님을 끄는 곳도 있었다. 구봉도 바다랜드는 낚시터가 해변과 맞닿아 있다. 해변엔 깨끗한 펜션과 모텔들이 몰려있어 피서와 낚시를 겸할 수 있다. 낚시하다가 가족들과 해변으로 나가 조개도 잡고 수영도 할 수 있다.
▲방류 시간에 맞춰 낚시터에 고기를 던져 넣고 있는 K2낚시터 김영수 사장. 이때가 가장 입질이 활발할 시간대다.
▲모텔과 펜션이 낚시터와 붙어있는 구봉도바다랜드낚시터에서 참돔과 파이팅을 벌이고 있는 낚시인.
대부도에만 17곳, 화성시와 송악에도 6곳 성업
지난 7월 17일에 개장한 화성 국제바다낚시터는 홍보를 위해 막대한 물고기를 방류하는 물량공세를 펼쳤다. 이제 막 낚시터에
방류한 어수룩한 고기들이 속속 낚인다는 소문이 퍼져 낚시객이 몰리고 있다.
김영근 사장은 “7천만원어치가 넘는 고기를 넣고도 아직 고기값의 삼분지일도 못 건졌지만 홍보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부도 코앞에 개장한 이곳은 맞은편에 화성시 최대의 숯가마찜질방과 야외 수용장도 있다. 낚시와 여행을 겸해 가족들과 함께
찾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또 서해안고속도로 비봉IC에서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대부도보다 가깝다. 수원, 오산, 안성, 화성 등지의 경기 남부지역 낚시인들에겐 지척이나 다름없다.
▲더위가 한창인 여름에는 밤낚시가 인기다. 평상에 앉아 케미라이트 찌를 응시하고 있는 낚시인들. 대부도 K2낚시터.
▲대부도 대부북동(대부도)에 있는 대부도바다낚시터(정면). 앞쪽 산과 산 사이에는 구봉도바다랜드,
오른쪽에는 대부도바다낚시터 등 3곳이 몰려있다.
현재 수도권 바다유료낚시터의 중심가는 대부도다.
대부도에만 17곳이 있고 대부도와 다리로 연결된 영흥도와 화성시에 5곳이 성업중이다. 또 서해대교 남쪽 송악면 복운리 바닷가에도 유료낚시터 2곳이 개장했다.
다가오는 가을은 바다유료낚시터의 피크시즌이다. 수온이 약간 내려간 상태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고기들이 왕성한 입질을 한다. 봄에는 찬 수온에 강한 몇몇 어종들만 잘 낚인다면 가을에는 유료터에 방류된 모든 어종들이 왕성한 입질을 해댄다.
취재협조
화성 국제바다낚시터 031-355-9050, 대부도 구봉도바다랜드 032-884-4488, K2낚시 032-891-0101,
영흥도 영흥바다낚시터 032-884-3508
바다유료낚시터에서 즐기는 생선요리
초스피드 생선회
K2낚시터는 낚은 고기를 즉석회로 먹고 싶어 하는 손님들을 위해 ‘회 뜨는 기계’를 도입해 인기다. 이 기계는 포만 떠서 기계에
올려놓으면 30여개의 칼날이 동시에 ‘쓱싹-’ 하고 순식간에 회를 쳐낸다. 면도날보다 훨씬 날카로워 회맛도 일품이고 금방 회가 준비돼 오래 기다리는 불편함이 없다.
▲낚은 고기로 회맛을 즐기고 있는 가족 낚시인들. 유료바다터에서는 횟집보다 훨씬 싼 가격에 많은 인원이
회맛을 즐길 수 있다. K2낚시터.
그릴에 갓 구운 생선 머리구이
‘생선 머리구이’도 인기다. 김수영 사장은 회를 뜨고 남은 생선 머리를 그릴에 구워 특별 메뉴로 선보이고 있다. 김 사장은 “회를 잘 못 먹는 여자들이나 아이들은 회보다 머리구이를 더 좋아한다”며 “한번 맛보면 어두일미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