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4일 사막으로 떠나는 날
“ 사막은 신성하고 아름답다 ”
많은 사람들이 사막을 대할 때 이런 말을 하였다. 나는 사막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신성하
다고 할까하고 의문시하여 왔다. 그런데,그러한 사막 중에 최고의 사막으로 일컫는 백사막
과 흑사막으로 오늘 떠날려고 한다.
독일 사람들에게 이집트에 가서 무엇을 보실려고 합니까? 질문을 한다면 그들은 거의 다가
백사막이라고 대답한다고 한다. 나는 다소 의아해했다. 스핑크스나 피라미드가 아니고 백사
막이라는 말에 말이다. 그런데,그런 백사막에 오늘 아침에 갈려고 하는 것이다.
아침 8시에 약속을 하고 버스가 올 시간에 기다리는데 버스는 오지 않고 우리팀은 줄을
서있는데, 너무도 즐거운 모습들이었다. 아마도 여행은 이런 즐거움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닌
가 한다. 그런데 9시경에야 온다고 한다. 그 사이에 이승곤선생님께서는 그림을 그리시고,몇
분은 과일주스를 사드시고,나는 볼 일을 보고 등등 기다리는 시간을 보내신다. 이집트에 와
서 첫 번째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시는 듯하다. 그러나, 노혜리 선생님께서 계속 안좋으셔서
걱정이다. 약샘이 잘 돌보아야 하는데 말이다.
오늘은 9시경에 버스를 타고 바하리야 마을로 가서 지프차로 갈아타서 사막으로 떠나는
일정이다. 버스를 타고 카이로 중심가에 이르자 아메리카 대학이 나오는데, 한 할머니께서
투피스 치마를 입고 지나가신는데, 그 모습은 이번 여행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투피
스차림의 여성분이었다. 그 모습은 이 엄격한 회교율법의 이집트에서의 변화의 조짐을 느껴
지는 듯 했다. 한비야가 쓴 여행기에서 카이로의 여자들은 다 머리에 검은 두건으로 얼굴
을 가리고, 데이트를 하는 남녀는 부모가 보는 앞에서만 데이트를 할 수 있다고 읽었는데,
2004년 1월의 이집트를 보니, 여자가 얼굴을 가리지 않고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을
쉽사리 발견할 수가 있었다.
그 속에 회교국가 이집트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었다.
바하리야로 가는 길에서 이집트 국토의 구성과 기후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가도 가도 쓸모없는 사막의 연속이었고, 아침에는 추웠다가 점심에는 너무 덥고 하는 기후
때문이다. 이집트에서 도대체 쓸모 있는 땅은 얼마 정도이며, 땅이 사람들의 성격을 만든다
고 하는데, 이런 국토 속에 사는 이집트 사람의 성격은 어떠할지 마냥 궁금하였다.
그런데,갑자기 이천우 선생님께서
“홍샘, 한국은 참으로 좋은 나라인 것 같다”고 하신다.
“왜요”하고 물으니,
“한국은 어디를 가도 먹을 것이 있지 않냐면서” 말이다. 그렇다. 한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좋은 나라 중에 하나인 것 같다. 옆에 계신 이승곤선생님도 그렇다고 거드신다.
다들 몇일 되지 않았는데,한국이 제일 좋다는 것을 느끼시는 듯하다.
얼마를 갔을까? 소변을 보고자 잠시 쉰다고 한다. 그 사이 모두들 사막 한가운데로 나와서
사막바람을 맞으니, 웬 걸 생각했던 것이 아닌 즉 더운 바람이 아닌 시원한 바람이 분다.
사막에는 시원한 바람이 분다. 좀 이상했지만 좋았다. 그런데, 애들은 어느새 모래를 만지
작 거리며 놀다다 말라 비틀어진 뱀의 거죽을 가지고 논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뱀이 차에
치여 죽어서 말라버린 것이다. 아이들은 참으로 신기하다. 별 것을 다 찾아내니까? 말이다.
문득 나도 어릴 적에는 그랬는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호기심이 줄어든다는데 그 말이 사실인 것 같다.’는 느낌이 와 닿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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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4일 사막으로 떠나는 날
금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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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2.26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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