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오입도요문론 강의 (진명스님)
2007. 8. 10
〔우리들의 이야기〕- (1)
마니주님 : 반가운 소식 전합니다. 우리들이 공부를 마치고 이렇게 나누는 이야기들을 큰스님께서 권하셔서, 염화실 카페 (도반들의 광장)에 있는 (문수원 사랑방 이야기) 란에 올라갑니다. 어제 오후에 첫 번째 공부한 옥야경 공부내용을 올렸는데 많은 법우님들이 조회하여 주시고 댓글도 많이 달아주시는 등 아주 인기절정입니다. 오늘 우리들이 하는 이야기가 전국으로 또 세계로 나간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좋은 의견 많이 나누면 좋겠습니다.
진명스님 : 염화실 카페 회원 수가 만 명인가 그렇답니다. 염화실은 인기 연예인 카페보다 더 조회 수가 많은 듯합니다. 굉장한 일입니다.
우담화님 ; 지난 시간에 배운 금강경의 약위인경천(若爲人輕賤)하면 그 사람은 선세죄업으로 응타악도(先世罪業 應墮惡道)이나 경천으로 죄업이 소멸된다는 말씀이 있는데, 대주스님은 달리 해석하신 바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설명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진명스님 : 금강경에 나오는 輕賤을 전통적으로는 만약 어떤 사람이 전생의 죄업으로 나를 깔보거나 가벼이 여기는 업보를 받음으로써 내가 지은 전생의 업장이 금생에 다 소멸되어 다음 생에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된다는 해석이 첫째 해석이고, 금생이나 오백생 후에 업장이 소멸할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업장을 소멸하면 다음 생에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가 두 번째 해석입니다. 그러나 대주스님의 해석은 당장에 지금이라도 자신의 진여 자성으로 무명과 번뇌를 깨뜨리면 바로 그 자리에서 삼먁삼보리를 얻을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부처님의 법을 제대로 알려면 경전의 글자만 따라갈 것이 아니라 그 숨은 뜻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보운화님 : 그런데 스님, 대주스님 말씀은 어렵고 이해가 잘 안 되는 점이 있습니다.
진명스님 : 어록은 어려운 점도 있지요.
수일행님 : 깨달음을 얻고저 애쓰기보다 번뇌망상을 끊는 수행이 우선 아닙니까?
진명스님 : 대주스님 입장에서는‘수행하지 말라’하셨습니다.
수행을 논하는 그 자체도 경계에 떨어집니다. 그러면 영원히 번뇌망상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헤일문님 : 내용이 이해는 되지만 단박에 깨닫는 경지는 저희들의 근기로는 힘들다고 생각됩니다.
진명스님 : 아니 더 쉽지요. 복잡하게 생각하니까 어려운 것입니다.
보운화님 : 보편적인 금강경해석과 다른 대주스님 해석이 저희들에게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 과보는 어떻게 됩니까?
진명스님 : 깨치면 바로 그 자리에서 과보가 없어집니다. 地獄空空입니다.
예를 하나 들어 보겠습니다. 백장스님의 수제자인 황벽스님께 불법의 대의를 세 번이나 물은 임제스님의 경우를 봅시다. 그 분은 경전이라는 경전은 모두 다 섭렵하고 나름대로 불법을 체계적으로 공부한 후에 수행의 마지막 단계다 생각하고 황벽스님을 찾아갑니다. 그 회상에는 목주스님과 같이 내로라는 쟁쟁한 스님들이 많았지요. 자신이 공부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분위기 속에서 삼 년 동안 열심히 공부합니다. 그 모습을 본 목주스님은 임제스님이 적손이 될 만한 그릇임을 아시고는 황벽스님께 불법의 대의를 여쭈어보러 가라고 합니다. 목주스님의 생각으로는 임제스님이 금강경과 같이 경을 보는 방법으로 도를 깨치려 하다가는 어느 하 세월에 도를 이루겠는가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목주스님의 말씀에 용기를 내어 황벽스님께 불법의 대의를 물었으나, 20방씩 세 번이나 방망이로 맞았을 뿐 입니다. (三度發問 三度被打) 황벽스님께서는 불법의 대의를 대주스님처럼 돈오법으로 바로 가르쳐주신 것입니다. 60방을 맞은 임제스님은 황벽스님과는 인연이 없다고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대우스님께 찾아가 황벽스님께 불법을 물으러 갔다 맞은 일을 모두 다 말씀드립니다. 대우스님께서는 그렇게 친절하게 불법을 얘기해 줬는데, 하시며 임제스님을 황벽스님께로 돌려보냅니다. 이것은 불법의 대의를 바로 일러준 것입니다. 임제스님이 황벽스님의 문하에 오기 전과 같은 방법으로 수행하다가는 도와는 10만 8천리로 멀어진다는 것입니다. 금강경에서 我相, 人相, 衆生相 이런 식으로 경전에 얽매이듯 하는 방식으로는 금생에 깨치기 어렵다 판단하시고 방망이를 세 번이나 내리친 것입니다. 불법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안하시고 방망이를 내리칠 때 그 당시 임제스님은 몰랐지만, 얻어 맞을 때는 이미 아프다라는 그 이전의 소식이잖아요. 아프다 하면 경계의 소식에 떨어집니다. 몽둥이가 번뜩일 때나 칼에 찔렸을 때 그 순간에는 아픔을 못 느끼다가 한참 있으면 아픔을 느끼는 것과 같습니다. 맞을 그 당시에는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부처의 자리가 바로 그런 자립니다. 본래 淸精한 自省의 자리를 바로 나타내는 것 그게 바로 부처입니다. 그럼 진짜 부처의 寂寂한 大意가 무엇이냐? 내가 말하고 행동하는 그 이전의 소식, 그게 바로 부처인데 복잡하게 할 게 뭐 있나? 거기에 무슨 경전과 말이 더 필요하냐 이거죠. 이와 같이 대주스님도 그런 차원에서 말씀하시니 여러분들이 혼란이 오는 것입니다. 어록을 잘 보면 경전은 재미없어서 못 봅니다. 경전은 부처님께서 중생을 위해 방편을 설하신 것이잖아요. 그와 달리 어록은 부처의 자리를 바로 드러내기 때문에 어찌 보면 어렵지만 거기에 맛들이면 경전은 시시합니다. 어록은 直 說입니다. 대주스님의 말씀을 경전과 어록을 이해하는 차이로 아시면 되겠습니다.
마니주님 : 황벽스님이 임제스님을 때릴 때 아픈 것을 느끼는 그 본체를 알아라. 무엇이 아픔을 느끼게 하느냐, 아픔을 느끼는 바로 그것을 깨달아라. 이렇게 이해하면 되겠습니까?
진명스님 : 그렇습니다. 부처의 자리는 不生不滅이요, 不垢不瀞이며, 不增不 減 바로 그 자리를 일러주는 것인데, 네가 아픔을 느끼든 못 느끼든, 네가 느끼는 그것이 무엇이냐? 부처 아니냐? 아픔, 슬픔, 기쁨 등을 느끼는 그것이 진정한 부처의 자리가 아니냐? 그것을 바로 일러주는 것입니다. 아니면 그 이전의 소식, 청청한 근본 마음자리, 번뇌 망상이 다 한 자리, 때리기 이전의 소식, 맞은 그 순간은 아프다, 아프지 않다는 소식이 없지 않느냐? 바로 그 자리, 원초적인 佛性의 그 자리. 때 묻지 않은 청청한 그 자리입니다. 보살님(마니주님)말씀처럼 맞았을 때 아픈 그 놈이 도대체 어떤 놈이냐? 둘 다 맞는 말씀입니다. 그것은 言說인 것이고, 말 이전의 소식을 알게 하기 위함입니다. 이와 같이 황벽스님도 임제스님이 이러한 이치를 깨닫게 하기 위해서 방망이로 세 번이나 때리신 것 아닙니까? 대우스님에게 가서 황벽스님께 방망이로 세 번이나 맞은 것을 말씀드렸을 때 "황벽스님께서 노파심으로 친절하게 하셨건만 무슨 잘못이 있다고 물어보는가"하는 말씀에 임제스님이 크게 깨닫습니다. 대우스님과의 문답에서 임제스님은 대우스님의 옆구리를 주먹으로 세 번 쥐어박고는 다시 황벽스님께로 가지 않습니까? 황벽스님께 대우스님과의 일을 자초지종 다 말씀드리니 황벽스님께서 대우스님을 만나 한 방망이 단단히 때려줘야겠다는 말씀에 손바닥으로 황벽스님을 후려치게 됩니다. 그 때 황벽스님께서 "이 미친놈이 또 다시 와서 호랑이 수염을 뽑는구나" 라고 하셨지요…. 전심법요도 다 그런 내용입니다. 그 이전의 소식 본래 우리가 가지고 있는 佛性자리에 바로 들어가는 것, 복잡하게 이러니저러니 장구한 말이 필요 없는 바로 그 자리‥‥
그 이전의 소식인 진여자성의 자리로 바로 들어간 경지입니다.
혜일문님 : 그럼 그 자리에 딱 들어가는 순간 8만 4천 번뇌 업장이 다 녹아 없어집니까? 聞思修하고 수행하여 닦아나가는 것이 아니고 단박에 업장이 다 녹아 사라지는 것입니까?
진명스님 : 바로 그렇습니다.
혜일문님 : 그러면 닦을 필요가 없습니까?
진명스님 : 그렇지요. 漸修 수행법처럼 몸이 아프면 수술하고 약을 먹어 치료하고 회복하는 기간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것 아니냐 하는 그런 차원의 이야기는 頓悟法과는 맞지 않습니다. 우리가 하는 이야기는 그런 이야기가 아닙니다. 맑은 구슬이 본래부터 맑게 갖춰져 있는 것처럼 본래 건강한 몸(佛性,眞如自性)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그 아프다는 마음(번뇌망상과 무명)만 제거하면 지금 당장에 본래부터 튼튼한 몸을 가지고 있는 것이지, 요양해서 튼튼한 몸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漸修에서는 몸이 낫도록 요양해서 완전한 몸이 되는 것이지만 頓悟에서는 본래 정상적인 몸, 원만구족한 몸(佛性, 眞如自省)을 다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본래 우리들은 원만구족한 불성을 가지고 있 기에 몰록 깨달으면 수행이 필요가 없습니다.
혜일문님 : 그 말씀이 잘 이해가 안 됩니다.
첫댓글 _()()()_
고맙습니다._()()()_
덕분입니다 _()()()_
_()()()_
_()()()_감사합니다.
_()()()_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