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세종 청소년 수련원에서 집단상담 중급반 교육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기꺼이 신청을 하고 기대반 설레임 반으로 교육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교육 날짜가 다가오자 참석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생기고 여러가지 갈등과 망설임 속에 며칠을 고민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울릉도에서 7명이 신청을 했는데, 다들 이런 저런 사정이 생겨서 못가게 되고
3명만 참석을 하게 되어서 더욱 망설여 졌다.
나보다 젊고 유능한 사람도 많이 있을 것인데, 나처럼 부족한 사람이 정말 제대로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또 얼마전 협심증 수술을 마치고 요양중에 있는 남편을 떠나있어야 한다는 불안함으로 참석 여부를 두고 망설이고 있는 내게 ,
용기를 준 사람은 바로 사랑하는 남편이었다.
"여보! 당신 건강도 챙겨야 되고 아직 상담에 대한 두려움도 있고, 이번 교육은 안갔으면 좋겠는데...
바람불어서 포항가는 배가 안떴으면 좋겠어!" 라며 투정 아닌 투정을 하는 내게
"이번 교육은 당신을 위해 준비된 교육인것 같은데, 왜 그러시오?
나 혼자서도 밥 잘 챙겨 먹고 잘 살고 있을테니까 걱정 말고 다녀 오시오!"
라며 내게 용기를 주었다.
교육은 1박2일이지만 울릉도는 가는데 하루, 오는데 하루, 교육 기간을 합치면 한주간을 다 투자 해야 할 형편이었다.
거기에다가 돌아오는 배는 주말 연휴인 관계로 관광객들이 많이 몰려 표를 구하기 조차 힘이들었다.
모든 여건이 좋지 않은 가운데 어쨌든 썬플라워 배를 타고 무사히 포항 부두에 내리니
바람도 불고 가랑비까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하양까지 도착하니 김범수 회장님과 김석길 소장님을 비록해 서울에서 오신 강사님들께서
우리를 픽업하시기 위해 기다리고 계시다가 우리를 보고 반갑게 맞아 주셨다.
지금까지 참석여부를 두고 고민했던 나의 모습에 부끄러움을 느끼며 세종연수원에 도착하니 밤이 많이 깊어 있었다.
첫날 김석길 소장님의 오리엔테이션을 들으면서 역시 오기를 잘 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각 분임으로 나뉘어 방을 찾아 올라갈 때 까지도 마음 한 구석에는 상담에 대한 두려움 즉 사람들 앞에서 나를 표현하는 것들과 조별 모임에 대한 어색함과 두려움 때문에 함께 간 선생님들과
"계속 가만히 앉아서 강의만 들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7분임방을 들어섰다.
벌써 많은 선생님들이 교육을 받기 위해 각자 지역이 표시된 명찰을 가슴에 달고 둥그렇게 앉아 있었다.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며 들어서는 내게 모든 시선이 쏠리면서
"와! 울릉도에서 오셨어요?"
라면서 모두들 반갑게 맞아 주셨다.
울릉도가 궁금해서 여러가지 질문들이 쏟아지고, 같은 뜻으로 모인 사람들인지라 자연스럽게,
강사 선생님이 오실 때까지 우린 벌써 서로 많은 친밀감을 가지게 되었다.
7분임조 강사로 오신 허정열 선생님의 강의는
어제 처음 뵈었을 때 보이셨던 모습 그대로, 겸손하심과 수줍은 듯 하시면서도 열정적이고 지적인 모습으로
무언지 알수 없는 강한 매력속으로 나를 끌어 들이셨다.
그리고 매사에 부끄럽고 수줍어 하는 나를, <별칭짓기> 시간을 통해 자연스럽게 나를 드러내게 하셨으며, 잔잔하고
다정하신 모습으로 자신감과 용기를 갖게 하셨다.
<이 것이 나 입니다> 시간에 자연스럽게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용기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원 안에 담은 마음> 시간에는 이렇게 해서 무엇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하지만 모두들 서로 협동해서 양보하고 배려하는 것을 배우게 되었고, 아무것도 아닌듯 하던 각자의 마음들이 모여서
<행복한 세상>을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우리들은 다시 하나가 되기도 했다.
개인과 집단 속에서 서로 필요한 존재로 수용되고 인정 되어 짐을 느끼게 해준 귀한 시간이었다.
이러한 여러가지 심성수련을 통해
내가 배워서 누구를 돕겠다는 것보다, 늘 내가 깨닫게 되고 많은 것을 느끼며,
여러가지 프로그렘을 하면서 나 자신이 치료되고 있음을 발견할 때가 많아
참 감사 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나의 어눌한 표현과 부족한 부분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랑과 관심으로 나의 이야기를 잘 들어 주시고
힘과 용기를 불어 넣어준 7분임조,
봉화에 푸른솔님, 상주에 피라칸사님, 영천에 여우님, 군위에 불새님, 영양에 청일점 작약봉님, 상주에 오 예스님,
김천에 아카시아님, 울진 도토리님,구미에 하니님, 구미에 홍무님, 김천에 해바라기님, 구미 샘물님, 카라 신정의님께
감사 드립니다.
우리 7분임조를 비롯해 모든 선생님들이 잘 훈련 받아서 정말 사랑이 넘치는 자원봉사자들이 되기를 원하며,
또 가정이 행복하고 이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일에 조금이나마 쓰임받는 아름다운 분들이 다 되셨으면 합니다.
이러한 프로그렘을 접할 수 있도록 여러모로 도움을 주시고 수고하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와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감사 합니다.
사랑합니다.
2008년 6월 울릉도에서 소망 정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