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그림 찾기와도 같았다. 볼보 XC90 페이스리프트의 ‘Before’와 ‘After’의 차이를 가늠하는 것은. 이름 뒤에 붙은 부제(賦題), ‘페이스리프트’는 막연한 기대를 부채질하기에 충분했다.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영화 ‘페이스오프’에서처럼 얼굴을
송두리째 바꾸진 않았을지언정 뭔가 낯선 분위기를 풍기려니 싶은 기대가 컸다. 그런데 웬걸, 전혀 낯설지 않다. 한참을 살피자 차이점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앞뒤 범퍼와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이 ‘살짝’ 바뀌었고, 크롬 몰딩이 ‘다소’ 늘었다. 또한 차체 옆면을 가로지르던 패널과 도어 손잡이를 보디 컬러로 단장하면서 한결 깔끔하고 산뜻해졌다. 앞뒤 램프, 심지어 뒤 와이퍼까지 바뀌었다.
완성도 높이기 위한 마이너 체인지 XC90 페이스리프트엔 쉬 드러나지 않을 뿐 꽤 많은 변화가 담겼다. ‘페이스리프트’의 타이틀을 달 당위성은 충분했던 셈이다. 아울러 볼보는 XC90에 238마력을 내는 직렬 6기통 3.2ℓ 자연흡기 엔진을 처음 얹었다. 반면 D5와 2.5T는 안팎 화장을 고쳤을 뿐 파워트레인의 변화는 없다. 느릿느릿한 시선으로 실내 곳곳을 훑었다. 이젠 보디 컬러에 상관없이 화사한 베이지 톤의 가죽 인테리어를 고를 수 있게 됐다. 선연한 광택을 머금은 알루미늄 패널을 더하고, 우드 그레인의 패턴과 컬러에 변화를 준 점이 눈길을 끈다. 그 밖에 다소 투박해 보이는 스티어링 휠, 정갈한 스위치, 흠잡을 데 없이 깔끔한 계기판은 눈에 익은 모습 그대로다.
실내엔 공간 활용의 달인, 볼보다운 지혜와 마음 씀씀이가 가득하다. 동반석은 등받이를 납작하게 접을 수 있다. 뒷좌석의 가운데 자리는 엉덩이 받침을 높여 앞좌석 뒤에 바짝 붙일 수 있다. 어린이를 위한 배려다. 뒷좌석은 40/20/40으로 나눠 접을 수 있다. 7인승인 2.5T, 3.2와 달리 D5는 5인승. 2열 시트 뒤로 허허벌판처럼 널따란 짐 공간이 펼쳐졌다. 밤사이 싸늘하게 식은 볼보 XC90 D5를 깨웠다. 거친 숨소리가 얼어붙은 아침 공기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윈도를 내리자 달뜬 호흡이 귓전을 파고든다. 윈도를 다시 올렸다. 숨소리가 먼발치로 물러선다. 엔진에 재갈이라도 물린 것처럼. 실내엔 주기적인 울림만이 희미하게 스민다. 그나마 오디오를 켜면 슬그머니 자취를 감춘다. 시승차의 심장은 D5. 4천rpm에서 최고출력 185마력을, 2천~2천750rpm에서 최대토크 40.8kgㆍm를 뿜는다. 볼보의 차세대 5기통 디젤 엔진 가운데 가장 강력한 성능을 낸다. 터빈은 공기가 아닌, 냉각수로 식힌다. 따라서 고속으로 달린 뒤 굳이 뜸들이다 시동을 끌 필요가 없다. 또한, 특수 코팅 미립자 필터(CDPF)를 갖춰 유해 물질의 95%를 걸러낸다. 볼보 XC90 D5의 동력 성능은 무난하다. 가슴 뭉클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가슴 답답할 정도도 아니다. 제원에 따르면
XC90 D5의 성능은 0→시속 100km 가속 11.5초, 최고속도 시속 190km. XC90 휘발유 모델의 성능은 2.5T가 9.9초, 시속 210km, 3.2가 9.5초, 시속 210km. 휘발유 모델과의 성능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은 편이다.
편안한 운전 감각과 경제성 돋보여 엔진과 변속기의 반응은 더없이 빠릿빠릿하다. 운전자의 조작을 놓치지 않고 반영한다. 민첩하게 오르내리는 타코미터의 바늘이 그 증거다. 하지만 파워트레인의 반응이 차의 움직임에 반영되기까진 반 박자 정도의 기다림이 필요하다. 2톤이 넘는 무게에 비해선 파워가 넉넉지 않은 까닭이다. 직렬 5기통 2.4ℓ의 D5 엔진은 흠잡을 데 없다. 문제는 엔진을 담은 그릇인 XC90이 너무 크고 무겁다는 데 있다. 게다가 평소 앞바퀴에 집중하다 필요에 따라 최대 50%까지 뒷바퀴에 구동력을 전하는 AWD 시스템까지 갖췄다. S60 D5의 등골 서늘한 ‘토크빨’을 XC90 D5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는 이런 데 있다. 한편, 활기차게 움직일 때 엔진의 존재는 좀처럼 느끼기 어렵다. 시속 100km에서 엔진 회전수는 1천950rpm. 고속도로에서 자주 넘나들 속도대인 시속 120km에서도 2천300rpm을 넘지 않는다. 톱 기어비 0.69의 자동 6단 변속기를 갖춘 덕분이다. 급가속을 할 때 엔진은 직렬 5기통 특유의 음성으로 낮게 그르렁댈 뿐이다. 운전은 굉장히 편안하다. 시원시원한 시야, 218mm의 넉넉한 최저지상고 등 SUV의 장점은 오롯이 살리되, 휘청거리거나 출렁이는 SUV의 단점은 열심히 지워낸 결과다. 애당초 볼보는 세단 같은 운전 감각의 SUV를 만들고자 했다. S80의 뼈대를 쓰고, 로 기어나 키 높이 기능 에어 서스펜션에 욕심 내지 않은 건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과욕만 부리지 않으면 XC90 D5는 소란 피우지 않고, 매끈하게 코너를 헤집는다. 설령 가슴 철렁한 순간을 맞이한들, 주행안정장
치와 전복방지 시스템이 방패를 자청하고 나선다. 여기에 에어백과 경추보호 장치, 측면충돌 보호시스템이 배수진까지 쳤다. XC90의 안전장비는 가짓수도 많거니와 각각의 역할이 뚜렷하고, 기능이 구체적이어서 더욱 믿음직스럽다. 볼보 XC90 D5의 공인 연비는 10.2km/ℓ. 값은 이전보다 60만 원 오른 6천690만 원. 여전히 국내에 판매 중인 유러피언(혹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디젤 SUV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 지난해 판매 대수는 136대. XC90 전체 판매의 46%를 차지했다. 볼보 매니아를 선택의 기로에 서게 했던 한 지붕 식구, XC70 D5가 올해 국내 시장에서 단종될 예정이라 독주가 더욱 유력해졌다.
은 그림 찾기와도 같았다. 볼보 XC90 페이스리프트의 ‘Before’와 ‘After’의 차이를 가늠하는 것은. 이름 뒤에 붙은 부제(賦題), ‘페이스리프트’는 막연한 기대를 부채질하기에 충분했다.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영화 ‘페이스오프’에서처럼 얼굴을
송두리째 바꾸진 않았을지언정 뭔가 낯선 분위기를 풍기려니 싶은 기대가 컸다. 그런데 웬걸, 전혀 낯설지 않다. 한참을 살피자 차이점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앞뒤 범퍼와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이 ‘살짝’ 바뀌었고, 크롬 몰딩이 ‘다소’ 늘었다. 또한 차체 옆면을 가로지르던 패널과 도어 손잡이를 보디 컬러로 단장하면서 한결 깔끔하고 산뜻해졌다. 앞뒤 램프, 심지어 뒤 와이퍼까지 바뀌었다.
완성도 높이기 위한 마이너 체인지 XC90 페이스리프트엔 쉬 드러나지 않을 뿐 꽤 많은 변화가 담겼다. ‘페이스리프트’의 타이틀을 달 당위성은 충분했던 셈이다. 아울러 볼보는 XC90에 238마력을 내는 직렬 6기통 3.2ℓ 자연흡기 엔진을 처음 얹었다. 반면 D5와 2.5T는 안팎 화장을 고쳤을 뿐 파워트레인의 변화는 없다. 느릿느릿한 시선으로 실내 곳곳을 훑었다. 이젠 보디 컬러에 상관없이 화사한 베이지 톤의 가죽 인테리어를 고를 수 있게 됐다. 선연한 광택을 머금은 알루미늄 패널을 더하고, 우드 그레인의 패턴과 컬러에 변화를 준 점이 눈길을 끈다. 그 밖에 다소 투박해 보이는 스티어링 휠, 정갈한 스위치, 흠잡을 데 없이 깔끔한 계기판은 눈에 익은 모습 그대로다.
실내엔 공간 활용의 달인, 볼보다운 지혜와 마음 씀씀이가 가득하다. 동반석은 등받이를 납작하게 접을 수 있다. 뒷좌석의 가운데 자리는 엉덩이 받침을 높여 앞좌석 뒤에 바짝 붙일 수 있다. 어린이를 위한 배려다. 뒷좌석은 40/20/40으로 나눠 접을 수 있다. 7인승인 2.5T, 3.2와 달리 D5는 5인승. 2열 시트 뒤로 허허벌판처럼 널따란 짐 공간이 펼쳐졌다. 밤사이 싸늘하게 식은 볼보 XC90 D5를 깨웠다. 거친 숨소리가 얼어붙은 아침 공기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윈도를 내리자 달뜬 호흡이 귓전을 파고든다. 윈도를 다시 올렸다. 숨소리가 먼발치로 물러선다. 엔진에 재갈이라도 물린 것처럼. 실내엔 주기적인 울림만이 희미하게 스민다. 그나마 오디오를 켜면 슬그머니 자취를 감춘다. 시승차의 심장은 D5. 4천rpm에서 최고출력 185마력을, 2천~2천750rpm에서 최대토크 40.8kgㆍm를 뿜는다. 볼보의 차세대 5기통 디젤 엔진 가운데 가장 강력한 성능을 낸다. 터빈은 공기가 아닌, 냉각수로 식힌다. 따라서 고속으로 달린 뒤 굳이 뜸들이다 시동을 끌 필요가 없다. 또한, 특수 코팅 미립자 필터(CDPF)를 갖춰 유해 물질의 95%를 걸러낸다. 볼보 XC90 D5의 동력 성능은 무난하다. 가슴 뭉클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가슴 답답할 정도도 아니다. 제원에 따르면
XC90 D5의 성능은 0→시속 100km 가속 11.5초, 최고속도 시속 190km. XC90 휘발유 모델의 성능은 2.5T가 9.9초, 시속 210km, 3.2가 9.5초, 시속 210km. 휘발유 모델과의 성능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은 편이다.
편안한 운전 감각과 경제성 돋보여 엔진과 변속기의 반응은 더없이 빠릿빠릿하다. 운전자의 조작을 놓치지 않고 반영한다. 민첩하게 오르내리는 타코미터의 바늘이 그 증거다. 하지만 파워트레인의 반응이 차의 움직임에 반영되기까진 반 박자 정도의 기다림이 필요하다. 2톤이 넘는 무게에 비해선 파워가 넉넉지 않은 까닭이다. 직렬 5기통 2.4ℓ의 D5 엔진은 흠잡을 데 없다. 문제는 엔진을 담은 그릇인 XC90이 너무 크고 무겁다는 데 있다. 게다가 평소 앞바퀴에 집중하다 필요에 따라 최대 50%까지 뒷바퀴에 구동력을 전하는 AWD 시스템까지 갖췄다. S60 D5의 등골 서늘한 ‘토크빨’을 XC90 D5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는 이런 데 있다. 한편, 활기차게 움직일 때 엔진의 존재는 좀처럼 느끼기 어렵다. 시속 100km에서 엔진 회전수는 1천950rpm. 고속도로에서 자주 넘나들 속도대인 시속 120km에서도 2천300rpm을 넘지 않는다. 톱 기어비 0.69의 자동 6단 변속기를 갖춘 덕분이다. 급가속을 할 때 엔진은 직렬 5기통 특유의 음성으로 낮게 그르렁댈 뿐이다. 운전은 굉장히 편안하다. 시원시원한 시야, 218mm의 넉넉한 최저지상고 등 SUV의 장점은 오롯이 살리되, 휘청거리거나 출렁이는 SUV의 단점은 열심히 지워낸 결과다. 애당초 볼보는 세단 같은 운전 감각의 SUV를 만들고자 했다. S80의 뼈대를 쓰고, 로 기어나 키 높이 기능 에어 서스펜션에 욕심 내지 않은 건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과욕만 부리지 않으면 XC90 D5는 소란 피우지 않고, 매끈하게 코너를 헤집는다. 설령 가슴 철렁한 순간을 맞이한들, 주행안정장
치와 전복방지 시스템이 방패를 자청하고 나선다. 여기에 에어백과 경추보호 장치, 측면충돌 보호시스템이 배수진까지 쳤다. XC90의 안전장비는 가짓수도 많거니와 각각의 역할이 뚜렷하고, 기능이 구체적이어서 더욱 믿음직스럽다. 볼보 XC90 D5의 공인 연비는 10.2km/ℓ. 값은 이전보다 60만 원 오른 6천690만 원. 여전히 국내에 판매 중인 유러피언(혹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디젤 SUV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 지난해 판매 대수는 136대. XC90 전체 판매의 46%를 차지했다. 볼보 매니아를 선택의 기로에 서게 했던 한 지붕 식구, XC70 D5가 올해 국내 시장에서 단종될 예정이라 독주가 더욱 유력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