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만들어진 신 (리처드 도킨스 지음) -장문의 댓글토론들

출처 : <A href="http://cafe.daum.net/naneoneonaism/Jw2l/3130?docid=1HA8a|Jw2l|3130|20091017235216&q=%B8%B8%B5%E9%BE%EE%C1%F8%20%BD%C5&srchid=CCB1HA8a|Jw2l|3130|20091017235216&re=1">http://cafe.daum.net/naneoneonaism/Jw2l/3130?docid=1HA8a|Jw2l|3130|20091017235216&q=%B8%B8%B5%E9%BE%EE%C1%F8%20%BD%C5&srchid=CCB1HA8a|Jw2l|3130|20091017235216&re=1</A>   시간이 널널한 주말에 읽어볼만한 댓글토론으로 보여 이것 역시 펌해봅니다. '만들어진 신'이란 책을 읽지 않고도 말그대로 '읽은척' 할 수 있는 댓글토론으로 보여져서...길지만...^^   <펌> <A name="[문서의 처음]"></A> 종교卽만악지왕 이라는 내용이 어찌 저리 착한 내용으로 변한거지..   에필러스 | 2009-10-16 오후 8:11:44 도킨스의 다른 책에 비해 좀 더 원초적이고 좀 더 척수를 쪽쪽 핥아빠는 책이 바로 ‘만들어진 신’이다. 애초에 집필 목적 자체도 평소에 과학자의 탈을 쓰고는 쓸 수 없는 철학적 심리적 내용을 토대로 하여 신랄하고도 확실 단호하게 자신의 입장을 표명해, 지가 만악(萬惡)근원이라 칭한 종교를 무참히 박살내고 그 위에 광명과학(illuminative science 종교계에서 과학을 신격화하는 자들의 '과학신'을 칭하는 scientology와는 미묘하게 다른 개념. 좀 더 선선하고 쾌적하다고 보면 된다)의 기치를 높이 세우자, 더불어 다윈 까면 디진다 라는 절체절명의 빠심 작렬 글이 바로 이 글 아니던가. 욕만 안썼지 사실상 뒷동네 드잡이질만도 못한 저열한 공격적 어투로 '니놈 못난 걸 보니 니놈 애미애비(다른 말로 신神이라고 한다)를 비롯해 니놈 사돈에 팔촌의 마누라까지도 못난건 매 한가지로구나 ㅉㅉ 넌 어찌 아직도 목숨부지하고 밥만 축내고 앉았냐' 라는 내용을 약 500 페이지.. 맞나? 오래돼서 가물가물하지만 그보단 적은 분량으로 서술하는 책을 저렇게 착하고 온건하고 좋은 내용으로 표현해 낸 파토에게 일단 박수를.... --------------------------------------------------------- 개인적인, 책에 대한 읽은 척 매뉴얼 겸 리뷰 일단 닥치고 내용 함축부터 하자. 1. 인간의 지고지순한 이성에 비해 너무나도 취약했던 기반사항(진화론에 따르면 인간의 조상은 동류인 침팬지보다 신체적으로 하등했다. 그 외에도 먹을 게 없다던지 춥다던지 돈이 딸린다던지 순결35년 보전중이라던지 하는 최악의 환경은 많다)에 반작용으로 나타난 일종의 현실도피이자 집단적 망상구현체이다. 화려하고 세련됐으며 섬세하기 그지없는 인간이성은 악조건과 악환경에서 쉽게 붕괴하는 편보단 어느 기둥에라도 기대서 살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이를 종교, 신으로 규정하며 인간을 좀먹는 마약 또한 이것이다. 2. 한번 기댄 이성은 기댄 자세 그대로 눌려버린 찰흙처럼 다시는 홀로 설 수 없다. 때문에 인간은 환경이 나아진 이후에도 끊임없이 기대 살게 되는데 이는 마약 역시 동일한 효과를 지닌다. 한번 맞본 현실도피성 쾌락은 절대 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모든 걸 남탓으로 돌려버리면 인간이성은 그 섬세함에 상처를 입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너무나도 간단히 모든 걸 '신'의 탓으로 규정하며 모든 것을 신에게 맡긴 채 잉여인생을 살게 된다. 3. 실제 책에선 종교를 마약에 비유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이는 마약이 종교와 상당히 유사하기 때문인데, 위의 두 가지, 현실도피성과 의존중독성이 그렇고 또 하나는 어디에나 있는 마약상처럼 종교 역시 절대 혼자 끝나지 않고 동지를 끌어모으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또 바이러스 라고도 비유했는데, 이걸 이해하기 위해선 도킨스의 역사를 뒤바꿀 이론인 '밈 (meme 문화유전자, 지성으로 구축된 문화 역시 지성과 감성이라는 언어로 짜여진 특정한 코드의 문화구조가 유전된다는 이론이다. 사회과학계의 다시없을 혁명중 하나다)'을 이해해야 하는데, 종교는 바이러스처럼 문화공동체라는 세포에 신이라는 악성유전자코드를 삽입해 종교행위로 재탄생되어 근처 다른 세포에 전염된다는 것이다. 4. 수많은 잉여인생체의 결말에는 파국이 기다리고 있으니 이것이 바로 깽판이다. 인간이성의 의존이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인간은 그것이 오직 전부인줄로 착각하게 되어, 결국 그것의 이름 아래 '평소에 할 수 없던 모든 짓'을 자행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게 진리인 줄 알게 되는 것이다. 물론 평소에 할 수 없던 짓에는 '평소엔 닥치고 잠수 탔지만 종교적 관점에서 난 이제 불의에 순응하지 않겠다'는 식의 선(善)한 반응도 찾을 수 있지만, 그런 쪽의 반응을 저지를 존재는 어떤 다른 동기-의존성이 없고 건전한 다른 방아쇠- 예를 들면 교육과 건전한 문화공동체에서의 육성 등에 의해서도 충분히 저지를 수 있다. (이건 ‘눈먼 시계공’에 나오는 성선 성악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야 이해될텐데, 읽은 척이니 만큼 그냥 얼버무려라) 책 내용은 대강 요약하면 저쯤 된다. 저런 이유로 도킨스는 ‘선한 신도 악이다’ 라는 말을 주절거리며 종교 즉 만악지왕이라 당당히 칭하는 건데, 반박은 간단하다. 인간이성이 기댐 없이 얼마나 오래 가나를 밝혀주면 된다. 뭐, 나는 '과학자'로서의 도킨스는, 생물학도로서 볼 때 상당히 캐안습이라고 본다. 다윈도 몸서리 칠 '신다위니즘' 다른말로 도킨시즘을 주창하고 깝치는, 게다가 요즘 것들에게 겉멋만 뿌려서 세를 넓히는 사이비교주지 과학자라기엔 좀 그런 것이다. 하지만, 교주로 놓고 본다면 도킨스는 정말 존경할 만 한 가치가 있다. 사이언톨로지가 100년 걸려 이룩한 교세를 도킨스는 30년만에 추월했으니까. 123 의 요청에 의한 추가서술   에필러스 | 2009-10-16 오후 9:37:26 윗글의 4. 에 대한 추가적 서술 도킨스는 아주 예전부터 '인간의 심리 역시 유전자에 씌인 프로그램을 기반한다'라고 제시했다. 이에 대한 첫 해답이 바로 ‘이기적 유전자’이다. 이 이론은 ‘이기적 유전자’ 이후 짧은 책에서 못다룬 내용에 대한 추가설명의 서적을 여러 권 발간하며 더욱 확장되고 거의 성경에 필적하는 분량이 되었는데 일단 다음과 같다. ‘이기적 유전자’에서 못다룬 부분들과 그 제목 네이쳐 프로그래밍 이론의 본질과 유전자 만능설 제창 - ‘확장된 표현형’ 정확한 자연선택의 개념정리, 그리고 유전자가 진짜 이기적인 이유 - ‘눈 먼 시계공’ 앞 두권에서 설명한 모든 개념이 가능한 이유와 그 기전 - ‘에덴의 강’ + ‘불가능한 산을 오르다’ 별편으로 조상이야기도 있지만 별 쓸모는 없다. 그 뒤로는 잡스러운 철학+종교책 ‘무지개 해체하기’ - 과학 숭배 ‘악마의 사도’ - 종교 비판 그리고 ‘만들어진 신’ - 결정판 9권의 책으로 도킨스가 종교계의 수장이 됐는데, 이쯤 하면 뭐 거의 도킨스 리뷰같으니 빨리 본질로 넘어가자 123이 물은데 대한 대답은 '그렇다' 이다. 도킨스는 이미 종교를 대체할 수단을 증명했다. ‘눈먼시계공’에 나오는 예를 들면, 사람을 치여 죽일 놈은 유전자가 그렇게 프로그래밍 된 거다. 때문에 그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할 저해효소가 필요한데, 그걸 ‘밈’으로 규정하는 거다. 도킨스는 비록 문화학자가 아니라 그냥 야메 진화학자이기 때문에 밈 이론을 확립하진 못했지만 도킨스의 제자 쯤 되는 많은 사람들이 밈 이론을 정리 발전했는데, 자세하게 설명하는 건 귀찮고 또 나도 그냥 평범한 생물학도이니 그냥 아론 린치의 글을 찾아보자. 뭐 여튼, 정립된 밈 이론은 성선 성악의 이론을 '원천무효'화 하는 강력한 저해제 inhibitor로 작용한다. 유전자가 어떻게 프로그래밍 됐건 이제 인류의 진gene은 더 이상 진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연하지만 ‘진’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은 ‘밈’에게 넘어가게 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여지껏 진은 자신의 번식 보존 증가를 위해 다른 진과 야합을 맺기도 하고 기생하기도 하고 성격을 포악하게 만들기도 하며 살아남았다면 이제 다음 차례로서 ATGC의 틀을 벗고 밈으로 전사 transcript 하여 보존된다는 거다. 때문에 도킨스가 더욱 종교 철폐에 열을 올리는 것이다. 이제 곧 밈이 진을 대체할 텐데 종교같은 악성이면서 우성인, 주근깨스러운 바이럴 밈 viral meme 이 남아있으면 후손 대대로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설명이 됐나 모르겠다. 결론은 밈을 잘 정제하면 진이 프로그래밍한 성선 성악 이런 걸 원천무효화 시킬 수 있으니 그 당사자의 밈을 잘 관리하자 라고 도킨스는 이미 떠든 적이 있다. 코헬렛님께서 2009-10-17 오후 1:26:17무렵에 윗글에 0점을 날리시며 왈,  [삭제]  밈에서........깨달음이라는 것이 취향의 문제를 넘을 수 있는가? 어떤 것이 더 합리적인지 깨닫는다 해도 내 취향이 아니라서 거부하는 일은 흔한 것인데? 에필러스님께서 2009-10-17 오후 1:30:56무렵에 윗글에 0점을 날리시며 왈,  [삭제]   코헬릿의 취향이 어린애에게 성욕을 느끼는 것이라고 가정하자. 그러면 너는 놀이터에서 어린애를 덮칠텐가. 아니면 남들 다 안하는데 혼자 하긴 좀 그러니까 '숨어서' 할텐가. 밈은 이런 깨달음의 집합이다.  다위니즘식 생활 윤리?!   Lezzy | 2009-10-16 오후 9:43:32 '다위니즘을 기초로 한 사상을 종교 대신 삶과 생활의 윤리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자연 선택'은 유전자 레벨에서의 방식이지 다위니즘을 기초로한 적자생존식의 인간사회를 옹호하는 것 같지는 않았슴다. 인간이 거의 유일하게 그런 자연의 속성에 거스르는 이타적 성격을 가진 존재라는 걸 강조했던 것 같은데... 에필러스님께서 2009-10-16 오후 9:46:20무렵에 윗글에 0점을 날리시며 왈,  [삭제]  그건 오리지널 다위니즘, 도킨스의 네오다위니즘, 혹은 도킨시즘은 자연선택이 십계명보다 강력하다 믿는다.  Lezzy님께서 2009-10-16 오후 9:56:56무렵에 윗글에 0점을 날리시며 왈,  [삭제]   틀린 얘기는 아닌 것 같은데요.^^ 십계명이야 "효도해라, 남의 껏 훔치지 마라(여자까지 포함), 죽이지 마라, 그리고 나는 존나 질투의 화신이니 절대 넘의 말 믿지 말라 앙그면 쥑이삔다." 니깐요.  에필러스님께서 2009-10-16 오후 9:59:13무렵에 윗글에 0점을 날리시며 왈,  [삭제]   십계명 제 1항목은 나 이외의 다른 신을 믿지 말라다. 착하게 살자는 후반 5장의 이야기고 전반 5장은 오직 '자신을 믿는' 종교적 이야기이다. 그리고 자연선택은 저것보다 강하다는 이야기다.  종교를 믿는 사람이 이해가 안갈 때.    허리 | 2009-10-16 오후 10:03:08   자아가 확실하고 행동원리가 논리적인 사람은 종교에 매이지 않는다. 종교를 믿을 수는 있어도 그에 마구 흔들리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그러나 자기 안에 자아가 확실치 않거나, 자아를 타인의 평가에서 찾게 되는 사람의 경우에는 종교에 쉽게 빠져든다. 종교는 그 특유의 비논리와 절대성으로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이것은 지능이나 교육수준과 크게 관련이 없다. 단지 자라온 가정환경과 개인의 성격, 등의 영향을 받게 된다. 여성이 종교에 쉽게 의지하게 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여성은 자아를 타인의 평가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교를 믿는 사람에게 자꾸 그걸 부정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그가 종교를 부정 할 수 있을 때는 그 종교가 자신을 직접적으로 배신하고 또 본인이 그것을 절감할 때 뿐이다.  Lezzy님께서 2009-10-16 오후 10:24:56무렵에 윗글에 0점을 날리시며 왈,  [삭제]   글쎄여...잘 나가시다가 쇼비니스트로 커밍아웃 하시면... 순서가 뒤바뀐게 아닌지...신을 부정해야 자아가 확실해지지 않던 가요? 논리 뿐 아니라 용기도...'깡'도 연습이 필요했던 것 같슴다, 제 경우엔.  허리님께서 2009-10-16 오후 10:32:34무렵에 윗글에 0점을 날리시며 왈,  [삭제]   쉬밤.. 저도 여자얘기 한건 지금보니 좀 병맛이네요. 근데 종교믿는 사람은 지 자아를 종교에 의지하는데 자꾸 그걸 부정하면 그 사람이 너무 힘들게 갈등하더라구요..  Lezzy님께서 2009-10-16 오후 10:55:26무렵에 윗글에 0점을 날리시며 왈,  [삭제]   스스로 깨쳐야죠. 옆 사람은 그때까지 얕은 지식으로라도 잔소리를 해대고요..종교가 배신해도 간혹 어떤 이는 자기부정을 통해 진정한 맹신으로 거듭나는 걸 보면 결국, '절감'하는 방법 밖엔 없는 것 같슴다.  에필러스씨의 접근에는 고개가 갸우뚱해.   눈이 꼬인다. | 2009-10-17 오전 10:57:12   이 책은 ‘눈먼 시계공’이나 ‘이기적 유전자’와는 다른 서가에 꽂혀야 한다는 거지. 과학 서가가 아니라 인문 사회과학 서가에. 종교의 뿌리 챕터에 밈 등의 도킨스적 방법론을 쓴 부분이 있지만 그게 이 책의 전부가 아니잖어. 이 책은 대중들을 타겟으로 한 라이트한 대중서야.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인간은 왜 이상한 것을 믿는가’나 생각의 오류같은 서적과 비슷한 범주의 책이란 말이지. 도킨스의 전작이 모두 관련있다는 에필러스씨의 생각은 의외였어. 접근방법이 참신하긴 해. 종교가 탄생하고,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리는 흥미로워. 도킨스 책의 반절은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에필러스씨 말 듣기 전에는 연결할 생각을 전혀 안했어. 그렇지만 이야기를 듣고 곰곰 생각해봐도 그 틀에서 보는 건 무리가 있을 것 같아. 정말 이 책에서 도킨스가 논의하는 것을 에필러스씨가 제대로 보고 있는가 의문이 드네. 이 책에 나오는 논증은 이 책 안에서 해결된다고. 그러려고 굉장히 노력하며 책을 썼다고 생각했었어. 다양한 논증 방법이 동원된 것은 필드에서 실제로 토론한 상대들이 과학자들만이 아니었기에 가능했겠지. 다양한 상대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해온 흔적들이 있잖아. 도킨스의 30년간에 걸친 다른 서적들에 기초한 분석은 흥미롭지만, 타겟팅을 도킨스 개인에 해버리는 부작용이 생겨. 기독교계가 지금 그러고 있지. 도킨스의 논증보다 도킨스 개인에 집중하잖아. 마치 반박을 위한 반박을 하는 듯한 분위기라고 할까. 도킨스 개인을 부정해서, 도킨스의 논증을 부정하는 마타도어랄까. 자칫 그런 식으로 이해하면 옆길로 새는거지. 책에 나온 논증과는 멀리 떨어져서 도킨스 개인의 생각으로 이해의 틀을 그어버리는 느낌이야. 저서를 다 읽어라, 그러나 결국 사이비 교주나 다름없다고 평가하는 에필러스식의 글을 보면 불편해. 더군나나, 종교에 기댐없이 인간은 얼마나 오래갈 수 있는가가 이 책에 대해 어떤 반박이 될 수 있는지 이해를 못하겠어. 교황을 씹어댈만큼 탈종교화한 유럽은 역사상 어느 때보다 평화롭잖아? 여느 때보다 종교적이었던 당시 미국과 비한다면 말이야. 뭔가 못적은 말이 있는건가? 에필러스님께서 2009-10-17 오후 1:00:25무렵에 윗글에 -1점을 날리시며 왈,  [삭제]   생물학계에서의 도킨스의 위상이 거의 절반즘 그러하다 보면 된다. 그리고 나는 반 네오다위니즘 일파라 더욱 도킨스를 교주 이상으로 봐주긴 힘들다. 일단 그걸 전제로 해두고 아래 달 리플을 마저 읽자. 책이 인문사회 장르임은 옳다. 그리고 이 책의 주장은 이 책에서 해결되는 것도 옳다. 나는 단지 이 책의 주장을 해결하는 과정을 '좀 더 자세히, 그리고 좀 더 쉽게' 바라보고 싶은 이들 중 하나일 따름이다.  도킨스는 그의 논문들과 그의 서적 '전부'가 오직 자신의 이론을 밑바탕에 깔고 서술된다. 까기 위함을 제하곤 남의 이론을 한번도 인용하지 않는 것이 도킨스의 암묵적 원칙이다. 물론 그 이론이 도킨스가 최초인 것은 아니다. 도킨스는 충분히 선배를 공경하는 이성적인 과학자로서 선배의 말씀을 가끔 받아적지만, 자신이 '정립'한 범위를 벗어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이는 역사가 다른 과학에 비해 더럽게 짧은 생물학계에선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고 참으로 힘든 일인데 도킨스가 대단하긴 대단한 이유는 저걸 30년도 넘게 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말한 관점의 당위성과 기독교적 관점과의 차이가 설명된다.  도킨스의 저런 암묵적인 원칙은 도킨스가 과학서적을 쓸 때까지만 대단한 것이다. 허나 도킨스는 자신의 생물학 기반 이론 biological theory 를 아주 엉뚱한 사회문화에 쑤셔박았다. 그리고 그걸 참이라 주장했다.  그것이 밈 이론과 무교無敎원론이다. 문제는 사회문화계에선 저 색다른 침입자를 까거나 비판할 수단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당연하다. 과학이론은 그들의 전공이 아니니까. 때문에 반反 네오다위니스트들이 나서는 것이다.  이쯤만 하면 왜 만들어진 신을 밈 이론과 기타 도킨스식 자연선택을 '베이스로 하고' 그 위에 사회인문적 접근해야하는지 또한 '평범한 종교인'인 기독교도들의 시각과 어떻게 다른지도 이해가 될거라 믿는다.  그리고 그 마지막문장이 모두에게 상당히 문제를 일으키는 것 같은데, 그 문제에 대한 답을 도킨스는 하지 못했다. 과학은 수치화되는 학문이고, 도킨스는 그 평형값을 아직 찾지 못했다.  때문에 과학적으로, 그 한계가 바로 내일 일지, 아니면 천만년 뒤일지, 이론을 근거한 수치를 제시하지 못했다. 도킨스는 오직 밈이 진을 앞설 때까지 버티는 중이다. 딱 거기까지가 그의 한계니까.  개인으로 집중하게 되는 것은 도킨슨이 과학자라면 고대 그리스 과학자식이라서 철학자에 가깝다고 생각되기 때문인거 같은데...(맞나?) 그리고 이성의 한계에 대해서는 2차 대전이 증명하지 않았나?  비슷하다. 아니 정확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수비학을 생각하면 도킨스의 사이비 종교가 이해될 지도 모르겠다. 당시 아리스토텔레스는 진짜 '교주'였음을 상기하자.  이성의 한계 이야기에 2차대전은 좀 애매하다. 그 전쟁에 이성은 없고 감성은 풍부했으며, 자아는 없고 본능은 넘쳤고, 무신교도들은 없지만 유신교도는 차고 남았다는 관점이 아직 너무 많다.  이런 책 필요없다..   류크 | 2009-10-17 오후 3:25:53 책은 예전에 읽었지만 그다지 새로울게 없는 게, 까놓고 요새 제정신 박힌 사람중에 정말 신(스피노자의 신 말고 인격신)을 믿는 사람이 있나? 처녀가 애낳고, 홍해가 갈라지고, 죽었다 살고 이딴 기적 믿는 사람 있어? 전지전능하다면서 신은 사람을 사랑하기도 하고 가끔 화도 내고 그런대. 전지전능과 저런 감정이 양립할 수 없다는거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잖아. 정말 하나님이 있고 예수를 보내 죄값을 대신 치르게 하고.. 잘못한 인간은 영원히 불구덩이에 구워지고.. 머 이딴거 믿는 사람 있기는 있나? 정신나가서 불신지옥 외치고 다니는 소수 아픈 사람들 빼고는 다들 그냥 교회, 인간관계 때문에 나가고 집안식구 다니니까 그냥 다니고 이런거 아닌가? 류크의 말 나온김에    에필러스 | 2009-10-17 오후 4:09:39   살아있는 성현 3인은 다음과 같다. 1위는 언어학자 노암 촘스키, 언어분석론의 하나인 ‘변형생성 문법론’의 창시자다. 문법은 우리가 쓰는 관용적인 것들을 집대성해 만든 게 아니라 고도의 생성 메카니즘이 존재한다는 이론인 걸로 알고 있지만, 나는 촘스키의 책은 정치, 철학쪽밖에 읽지 않아 모르겠다. 뭐 여튼 촘스키는 정치계의 절대적 존재로서 정부의 모든 권리와 의무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지닌, 아나키스트에 근접한 극좌파다. 자세한 건 알아서 찾아 읽어보자. 촘스키는 이외에도 현대철학의 절대적 아성이라 불리는 '인지철학'의 선구자다. 달리 인지과학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사람의 지성의 '메커니즘'을 정확히 파악하고자 하는 걸 목표로 삼는 학문이다. 촘스키는 이 방법으로 언어, 특히 문법을 통한 것을 강조한다. 2위는 움베르토 에코다. 뭐 다들 아는 유명한 인사인데, 작가이자 기호학자이다. 교황청의 숨겨진 비밀을 죄다 까발려서 파문당할 뻔 했던걸로 기억한다. 아니다 파문당했나? 키케로 이후 가장 아름다운 이탈리아어를 구사한다는 평을 들을 만큼 에코가 구사하는 이탈리어는 미학적으로 뛰어나기 그지없는데 이는 에코가 기호학 이외에도 미학을 전공했기 때문이다. 로버트 랭던이라는 가상인물은 사실 에코를 모티브로 땄다는 설이 있는 이유도 이와 같다. 소설을 통해 은유적으로 자신의 이론을 펼치는 걸로 유명한데 장미의 이름이나 푸코의 진자 둘 모두 기호학 논문이라 봐도 무방하다. 읽어봤더라도 나중에 재독 삼독해볼 가치는 충분하다. 3위가 바로 진화학자 리처드 도킨스다. 생물학계의 거성이자 왓슨 크릭 이후 최고의 생물학자라는 칭호를 받음과 동시에 과학계의 극우주의자 라는 불명예 칭호도 떠안고 있다. ‘이기적 유전자’와 ‘확장된 표현형’, 그리고 ‘눈먼 시계공’의 3부작을 통해 자연선택을 완전히 재정립시켰으며 후일 이기적 유전자를 보완 확장해 '밈'이론을 제창함으로서 사회문화학계에 신드롬을 일으켰다. 도킨스의 자연선택은 신다윈주의, 네오다위니즘, 혹은 도킨스주의 도킨시즘등으로 불리는데, 이는 이유가 있다. 내가 생물학도니까 자세히 설명이 되는거다. 다윈의 자연선택은 엄밀히 말해 30%밖에 완성되지 않은 미완작이니 여기서 언급하기엔 좀 가치가 떨어진다. 다윈은 유전을 몰랐기 때문이다 (멘델은 다윈 사후에 등장했다) 그 이후 100여년에 걸쳐 정립된 현대진화이론이 우리가 흔히 아는 다윈주의다. 다위니즘의 자연선택의 핵심은 무질서론이다. 세상의 유전형은 랜덤하게 퍼져있는데, 가장 자연에 살기 적합한 유전형 조합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은행나무 같은 것은 무려 3억년이나 자연에 순응하며 형질을 보전했으니 이런 거야 말로 '진화'의 결정체라는 뜻이다. 신다위니즘은 이와는 미묘하게 다르다. 자연선택의 기본은 비슷하지만 유전자에 극도로 의존한다. DNA -> RNA -> Protein 으로 이어지는 센트럴 도그마에서, 자연선택은 오직 DNA 에만 나타난다는 뜻이다. 최종표현형을 감안하는 일반 다위니즘이랑은 다르다. 신다위니즘이 이 정도에서 마무리되면 좋겠지만 더 심하다. DNA의 자연선택은 '오직' 진화의 전부 라는 주장에서부터 악영향이 시작되는 것이다. ATCG의 4개의 염기를 어떻게 길게 배열하느냐에 따라서만 진화가 결정되며 DNA는 자신의 서열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 일정부분을 돌연변이하거나(mutate) 다른 DNA와 합치하고(viral infect) 혹은 자신의 일부를 아예 버림으로서(degenerate) 자신의 표현형을 '조정'한다는 이야기인데, 그 범위는 만능에 가까워 성격, 문화 등 보이지 않는 영역까지도 포괄한다. DNA의 잘못 때문에 성격이 더럽거나, DNA가 그런 모양이라 카니발리즘 문화가 생성되거나, DNA가 그랬기 때문에 세계 지성인 3위에 뽑혔다는 식으로 DNA만능론을 설파하며, 그러니까 DNA는 그게 '최선'이라고 보았기 때문에 그리한거다 라는 무책임한 책임회피까지 마무리를 지은 게 바로 네오다위니즘이다. 생물학계에선, 저래도 안깔텐가? 이기적 유전자가 여타 다른 생물학 책에 비해 극도로 쉽고 재밌고 자극적으로 씌여져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네오다위니즘이 상당히 세력이 넓은 줄 아는데, 진화론을 설명하는 이론은 네오다위니즘을 제하고도 '세력이 된 것만' 8가지가 더 있으며, 그 세력은 아직 네오다위니즘이 더 작다. 주류는 아니란 이야기. 네오다위니즘의 자연선택 정립 자체도 아직 맞나 틀리나가 정립도 안된데다 그걸 적용하는 '선택단위론' 역시 아직 고정된 '론'이 아니다. 오히려 진화론의 대세는 현재 '창조론的 관점을 어떻게 우리가 포용해야 하나'에 있다. 창조론이 몹시 허황되고 뜬구름잡는 이론임엔 분명하나 진화론과 창조론은 엄연히 60:40의 비율을 지닌 굉장한 '강적'이다. 이를 무시하고 무조건적인 진화론, 특히 극자연선택을 제창하는 도킨스는, 정치에 대입해보면 알겠지만 이쪽세계의 극우주의자다. 게다가 그런 이론을 문화사회에 적용하겠다고 나서는 꼴까지, 마치 이명박이 황우석대신 줄기세포 배양하겠다고 나서며 난자에다 운하를 파겠다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나따위가 깔 군번은 아니라고 류크가 그랬는데, 맞다. 나따위가 만나뵈어 오류를 수정해주기엔 내 짬밥이 너무 바닥이다. 그런데 여기 어디 '네오다위니즘'이 다른 다윈주의와 다르고 주류가 아니었단 사실을 아는 사람이 있긴 하냐 이거다. 책을 잘 써서 유명해졌고, 또 이론이 파격적이라 지성으로 불리긴 하지만, 그게 주류인 건 아니며 또한 옳은 것 역시 아니란 것만 알아두자. 에필러스씨의 오류들.    눈이 꼬인다. | 2009-10-17 오후 5:12:54   윗글의 질문의 취지를 이해 못한 것 같네. 책 외연으로 프레임을 왜 옮겨가는가하는 질문에, 아저씨는 좀 더 자세히, 좀 더 쉽게 바라보고 싶어서라는 답을 하잖아? 근데 아저씨가 적는 글을 보면 심화 혹은 이해의 측면이 아닌 거야. 아저씨 글이 하나씩 더 붙어 갈수록 점점 읽기가 불편해지네. 지금 에필러스씨의 입장이 어떻게 보이는지 알어? 아저씨 글을 읽는 사람은 다음처럼 느끼게 될 거라고. "이 책을 안읽어봐서 뭐가 뭔지 모르겠는데, 신을 부정하는 이 도킨스라는 사람은 과학적 권위도 부족하며, 자신의 소수 이론만으로 논증하려드는데, 그 소수 의견자체가 문제가 있다. 뭐 이 책도 일방적인 소리만 해댔겠지. 어쨌든 어렵고 재미없을 것 같다.". 원하는게 이런건가? 아저씨 글은 지금 물타기를 하고 있어. 의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보여. 그 논증방법도 과학하는 사람으론 안보인다니깐. 권위에의 호소. - 나는 생물학을 하는 사람으로 도킨스의 전 서적을 다 이해하고 있다. 인신공격의 오류. - 도킨스는 학계 소수파로 극우적이며, 교주나 마찬가지다. 논점일탈의 오류. - 도킨스가 지금껏 해온 이론과 이책은 밀접하니 도킨스가 다른 책에서 했던 이론을 보자. 결국 도킨스가 굉장히 대중적인 시야에서 쉽게 쓴 이 책에서 어떤 논증을 했으며, 어떤 답을 찾고 있는가하는 프레임에서, 도킨스 개인과 그가 연구하는 어려운 학문의 이야기로 옮겨와 버려. 이건 책을 오독하는 방법일 뿐이야. 그걸 아저씨 혼자만 그렇게 생각하면 모르겠는데, 책을 안읽은 사람들에게 아주 적극적으로 푸시하잖아? 그게 불편해. 아저씨 전공이 생물학이니, 이 책에 나온 어떤 논증은 문제가 있다거나하면 흥미롭게 읽을 것 아냐. 지금 아저씨 포지셔닝이 어떤 줄 알어? 주일날 유일신을 부정하는 걸 보면 교인이 아니겠지만, 그 글을 보기 전까진 아저씨가 물타기하러나온 전도사쯤 되는 줄 알았다니깐.  에필러스님께서 2009-10-17 오후 6:42:45무렵에 윗글에 0점을 날리시며 왈,  [삭제]   나는 이 책을 깔 생각도 없다. 난 실제로 도킨스는 깠지만 만들어진 신 자체를 깐 적은 없다. 책 자체의 논지는 맘에 든다. 단지 그걸 받치는 기반이 상당히 맘에 안들고, 난 그걸 깠을 뿐이다.   일단 보자. 다 쓴 글 맞다   에필러스 | 2009-10-17 오후 6:38:11 문체가 아저씨스러웠는지는 몰라도 아직 학생이다. 넷상에서 상대를 존중은 하되 존대말을 쓰는걸 안좋아하나 원한다면 말하라. 존중받고 싶어하는 어른으로 대접하는 기본은 안다. 이래뵈도 가정교육을 판타지로 받진 않았다. 윗글의 질문의 취지를 이해 못한 것 같네. >윗글의 목적은 어째서 ‘만들어진 신’ 이외의 책의 이야기가 나와야 하는지 라고 이해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리플로 도킨스 책은 유기적 구성을 띄었으며 논지상 최근작 일수록 앞선 이론에 대한 과감한 생략이 섞여있어서 라고 대답했다. 책 외연으로 프레임을 왜 옮겨가는가하는 질문에, 아저씨는 좀 더 자세히, 좀 더 쉽게 바라보고 싶어서라는 답을 하잖아? 근데 아저씨가 적는 글을 보면 심화 혹은 이해의 측면이 아닌 거야. 아저씨 글이 하나씩 더 붙어 갈수록 점점 읽기가 불편해지네. >어째서 그리 보였는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사과한다. 지금 에필러스씨의 입장이 어떻게 보이는지 알어? 아저씨 글을 읽는 사람은 다음처럼 느끼게 될 거라고. "이 책을 안읽어봐서 뭐가 뭔지 모르겠는데, 신을 부정하는 이 도킨스라는 사람은 과학적 권위도 부족하며, 자신의 소수 이론만으로 논증하려드는데, 그 소수 의견자체가 문제가 있다. 뭐 이 책도 일방적인 소리만 해댔겠지. 어쨌든 어렵고 재미없을 것 같다.". 원하는게 이런건가? 아저씨 글은 지금 물타기를 하고 있어. 의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보여. 그 논증방법도 과학하는 사람으론 안보인다니깐. >물타기 의도는 전혀 없지않아 있다. 누차 말했지만 난 반 도킨스주의자다. 그걸 기본전제로 했다. 논증방법은 과학하는 사람은 어째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권위에의 호소. - 나는 생물학을 하는 사람으로 도킨스의 전 서적을 다 이해하고 있다. 인신공격의 오류. - 도킨스는 학계 소수파로 극우적이며, 교주나 마찬가지다. 논점일탈의 오류. - 도킨스가 지금껏 해온 이론과 이책은 밀접하니 도킨스가 다른 책에서 했던 이론을 보자. 는 아닌게 확실하다. 나는 내가 생물학 하는 사람이라고 했으나 전 서적을 다 이해했다곤 하지 않았다. 나는 도킨스가 도대체 왜 그런 생각을 주장하는 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다. 그의 이론은 이해할 건덕지가 있다기엔 너무 논리정연하지만 납득하고 넘어가기엔 상당히 에러가 있기 때문이다. 인신공격을 한 적은 없지만 설명에 있어 사실은 맞다. 부탁인데 '아는' 부분에 대해서는 안되면 위키라도 뒤져보고 오자. 한국어위키 진화론 부분에서 도킨스에 대한 항목은 네댓줄 나온다. 영문위키의 자연선택에서 도킨스의 언급은 사회과학적 자연선택의 적용 부분과, 그의 고유이론 중 하나인 선택단위에만 잠깐 등장한다. 그의 일반적인 유명도에 비해 그의 논문은 '인용지수'가 상당히 떨어지는 편이다. 촘스키는 생존자중 논문 인용지수가 1위이며 역대 8위이고, 에코의 인용지수 역시 유명도에 맞게 높은 편이지만 쓴 논문 자체가 몇 개 안돼 순위는 그다지 높지 않다. 하지만 도킨스는 그 유명도가 저 둘과 동일한 수준임에 비해 논문인용지수는 처참한 편으로 일반적인 학자들에 비하면 약간 높지만 '절대치'가 높다고는 절대 할 수 없다. 본인의 이름을 딴 '학파'를 설립한 것 치곤 실제로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소수이론이란 뜻이다. 또한 극우적인 시각때문에 30년 넘게 아직도 정론에 채택되지 못하고 '그 유명세'에 못미치게 정론적 부류와 어울리지 못했다. 사실을 언급한 이상 인신공격이라 할 수 없으며 단지 정보다. 물론 교주에 비유하며 사이비라 매도한 점은 인신공격이 맞긴 하다. 논점일탈은 없다. 이 부분은 밑에 '아주 자세히, 과학적으로' 접근해주겠다. 결국 도킨스가 굉장히 대중적인 시야에서 쉽게 쓴 이 책에서 어떤 논증을 했으며, 어떤 답을 찾고 있는가하는 프레임에서, 도킨스 개인과 그가 연구하는 어려운 학문의 이야기로 옮겨와 버려. 이건 책을 오독하는 방법일 뿐이야. 그걸 아저씨 혼자만 그렇게 생각하면 모르겠는데, 책을 안읽은 사람들에게 아주 적극적으로 푸시하잖아? 그게 불편해. >어려운 학문으로 넘어가진 않는다. 실제로 어렵지도 않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푸시하긴 했지만 읽는데 해를 끼칠 정도는 아니라 생각한다. 불편했다면 사과한다. 아저씨 전공이 생물학이니, 이 책에 나온 어떤 논증은 문제가 있다거나하면 흥미롭게 읽을 것 아냐. 지금 아저씨 포지셔닝이 어떤 줄 알어? 주일날 유일신을 부정하는 걸 보면 교인이 아니겠지만, 그 글을 보기 전까진 아저씨가 물타기하러나온 전도사쯤 되는 줄 알았다니깐. >자. 그럼 원하는데로 진짜 전공지식에 맞춰 썰을 풀어주겠다. 적어도 생1 생2정도는 떼우고 와서 덤비는 거라 믿고 그 이상의 지식만 설명을 해주겠다. 원하는 과학적 해석이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일단 도킨스의 주장하는 바를 쭉 설명해보기로 하겠다. 참고로, 진화학은 특성상 '분석' 보단 '가설의 확실성'에 더 크게 의존한다. 다시 말해 물리학이나 화학처럼 계산으로 떨어지기 보단 논리 그 자체에 의존한단 뜻이다. 때에 따라 비과학적으로 보일 수 있으니 유념하자. 도킨스의 30년 내공의 이론은 크게 네가지쯤으로 요약 가능하다. 1. 진화에 있어 유일한 생물의 진화법은 자연선택 뿐이다. 2. 자연선택에 있어 적용되는 부분은 DNA 에 한정된다. 3. 또한 DNA는 자연선택에 조금 더 유리하게 스스로를 조정할 줄 안다. 4. 이러한 DNA 의 자연선택적 메커니즘은 인류에 이르러 정신사회문화 전반에도 적용된다. 이게 도킨스의 이론의 전부다. 그리고 이 중 4는 사회문화계에서 어찌 받아들이고 있나 나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밈 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책이 많은 걸로 보아 이쪽방면에선 인기가 많다고 추측만 하고 있다. 보다시피 1번부터 4번까지는 '전부 연속된 이론의 각 항목이다.' 보통 1까지는 많은 학파가 수용한다. 용불용따위를 받아들이는 학파는 없으며 전능진화론(유신진화를 포함한다)이 40, 자연선택이 60쯤 되는 판도이니 뭐 이견달기도 힘들다. 문제는 2부터 작용한다. 생물학의 기본에 이르는 이론에 센트럴 도그마 라는 게 있다. 생명의 발현은 DNA -> RNA -> 유기발현 이라는 이론이다. 왓슨과 크릭이 제창했다. 많은 분자생물학적 연구가 C.D.가 진실에 가까운 이론이란 것을 증명해서 거의 공리에 가깝다. 일반적으로 생각해보자. DNA가 잘못되면 당연히 뒷단계도 잘못된다. 여기까진 납득할 수 있다. DNA에서 전사된 RNA가 잘못될 확률은 없을까. 당연히 넘쳐흐른다. 그로 인해 유기발현이 잘못된 예도 한도끝도 없이 많다. 우리가 잘 아는 H1N1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유기발현 자체가 변질되는 경우는 없나. 이것 역시 많다. 물론 앞 둘에 비하면 그 예가 압도적으로 적지만 확률을 무시하진 못한다. 이 셋 모두가 자연선택의 대상으로 받아들여지는 게 일반적인 자연선택이고 일반 다윈주의다. 도킨스는 이 중 오직 DNA 만이 자연선택의 영향을 미친다고 제창한거다. RNA 변형에 의한 돌연변이나 유기발현의 변형은 그 확률상 말할 가치가 없고 또한 별달리 신경쓸 게제도 없다. 라고 하는 것이다. 2번의 내용이다. 도킨스는 자신의 논문과 책 전체에 걸쳐 여기까지 '공리'로 삼고 항상 이야기를 진행한다. 때문에 그의 책을 읽어본다고 왜 그가 저런 생각을 하는 지 알 수 있는 건 아니다. 뭐 괜찮다. 어차피 생물학계엔 저런 식으로 전제를 당연시해버리는 식으로 이론을 전개하는 자들이 꽤 되니 그냥 그렇다 치자. 하지만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는 점만 기억하면 된다. 그 다음 3에서 고유이론중 하나인 선택단위가 나온다. 이는 진화론을 좀 설명해줄 필요가 있다. 진화는 보통 '생명체 단일개체'가 진화하냐, '그 엄마 아빠 아들딸' 까지 범주에 넣냐, 아님 '그 무데기'까지 넣냐, 혹 '행성'까지 넣냐의 차이에 따라 학파가 갈린다. 이런 그룹 분류를 fitness 라고 한다. 자연선택 일파 중 가장 유명한 단속평형설에선 '종'과 타 종간의 커뮤니케이션까지를 진화의 그룹으로 본다. 도킨스는 이 그룹을 '비슷한 서열을 가진 DNA들'이라고 규정한다. DNA가 자신의 서열을 온전하게 replicate 하여 후대에 전달하기 위해 그 형질을 꾸민다는 2번의 전제에 더해 3에선 자신과 비슷한 서열을 지닌 다른 DNA의 복제 역시 자신의 DNA 와 동일하다고 보고 그를 위해 희생까지 불사한다. 라고 규정한다. 이를 '선택단위'론이라고 한다. 그가 한 비유 중 몇 가지는 이거다. 인육(人肉)문화가 억제된 이유는 그 과정에서 DNA가 손상을 입기 때문이지 인육이 나빠서가 아니다. 근친상간 역시 순수하게 DNA가 더 많이 섞일 가능성을 제거하기 때문에 근친상간을 억제하는 문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페도파일, 네크로파일, 쥬톨로지아가 억제된 이유도 번식과 상관없는 성욕이기 때문이며 SM 과 TORTURE 역시 임신가능성이 정상에 비해 현저히 적기 때문에 그 비율만큼 소수성문화인 것이다. 하지만 그 문화들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그 DNA가 희생함으로서 다른 DNA의 번식률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성격이 격하고 흉폭하여 죄를 저지르고 어린나이에 사형에 처해져 아이를 남기지 못했다 치자. 그럼 그 DNA는 복제에 실패한 셈 아니냐. 라고 한다면 그건 아니라는 거다. 악질의 범죄를 저질러 희생함으로서 다른 자들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동일한 죄로 인한 피해를 줄이게 스스로 개선해 나가고, 이로 인해 전반적으로 세상이 좀 더 나아지면 더욱 많은 DNA가 복제될 수 있으니 그룹 단위에선 성공이라는 거다. 이를 재는 개념으로 진화도 라는 개념도 주창했는데, 사실 별로 새로울 게 없는 이론이니 생략하자. 결론적으로 DNA는 DNA 전체 그룹의 진화도를 높이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유기체같은 건 오직 그 목적을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는 이론은 심정적으로나 논리적으로나 반박할 여지가 넘친다. 심정적으로는 저건 신이 아닌 또다른 의존적주체에 지나지 않는다. 조두순이가 어린애를 걸레로 만들어놨어도 인류 전체의 진화도가 올랐으니 딱히 나쁜 짓을 한 건 아니며 2차대전을 일으켜서 수억이 죽어났지만 반작용적인 과학의 발전으로 DNA의 진화도는 크게 상승했으니 좋은 게 좋은 거다. 논리적 관점에서, ‘이기적 유전자론’은 박테리아에서 아키박테리아가 분과된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며 인간의 눈보다 오징어의 눈이 더 진화된 이유 역시 말하지 못한다. 이는 모두에게 유명한 예고, 더 어려운 전공분야의 몇가지 현상역시 이기적유전자로는 '절대' 설명할 수 없다. 다른 학파에선 전부 증명 가능하다. 이정도면 과학적 증명까지 되었는가. 만족 못했다면 진심으로 바라건데 나한테 묻기보다 더 디벼보길 추천한다. 한국에 도킨스의 팬이 유달리 많다는 점은 알고 있지만, 그래서 더 안타깝다. 자 그럼 이쯤 해서 왜 ‘만들어진 신’이 저런 걸 알아야 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겠다. 도킨스는 신을 믿는 문화 역시 DNA에서 나온 문화라 믿는다. 그게 초반엔 번식에 도움이 됐을 거라고도 믿는다. 토테미즘 등이 그 예이다. 하지만 그 뒤 인간 문화가 극단적으로 발달해 밈을 형성하게 된 이후로 더이상 신은 필요없다. 버릴 때도 됐으니 버리자. 가 그 책의 '전제'다. 그리고 그를 뒷받침하는 여러 전개내용을 살펴보면 '이미 예전에 전개했던 내용'들은 과감히 생략해버렸다. 도킨스의 책 전체를 통틀어봐도 그렇고, 항상 다섯문장 이상 나오는 말은 '이전 책에 말했었지만' 이다. 이 책 역시 그 문장을 반복하는데, 주요 지점이 인간의 이성은 이제 충분히 신(神)따위의 기둥에 기대지 않고 살아있을 수 있다. 라는 부분과, 종교의 선행성은 기실 교육을 통한 자기발전으로 충분히 뗌질 가능하다. 는 부분, 그리고 악을 저지르는 기본인 집단이기주의가 유달리 종교적인 구심점을 가지는 이유엔 종교가 집단성과 의존성 그리고 번식성을 모두 지닌 바이러스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라는 부분의 세가지 부분에서 나온다. 그리고, 저 세 부분은 ‘만들어진 신’의 핵심이라고 생각하는데, 틀렸나? 책의 핵심이론을 '이미 설명했다는 이유'로 과감히 축소해버리고도 말이 되는 책을 쓴 도킨스의 필력도 감탄스럽긴 하지만 감탄으로 끝내야 정상이다. 그 이유는 '빈약하기 때문'이다. 윗글들 중에 ‘만들어진 도킨스’ 라는 책을 추천해준 분이 있다. 그 책같은 허섭한 책이 쓰여진 이유 역시 핵심이론의 축소로 인한 논리의 허점들 때문이다. 적당한 뗌질과 더불어, 더 깊고 쉬운 이해를 위해 전작을 읽을 필요, 이젠 이해됐나?/     <A name="[문서의 처음]"></A> 도킨스에 대해 다시 공부하길 권합니다    느긋하게 | 2009-10-18 오전 8:07:26 폐일언하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도킨스를, 진화생물학을 더(혹은 다시) 공부하셔야겠습니다. 시간이 없어 자세히 설명하진 못합니다만, 님의 도킨스에 대한 이해는 편견과 오해를 넘어 극심한 왜곡으로까지 치닫고 있습니다. 님이 반도킨스주의자로서 입장을 가지고 있을 순 있겠죠, 하지만 도킨스를 (마치 코미디가 생각나게 할 만큼) 이렇게까지 오해하고 왜곡하다니 참 놀랍습니다. 님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내가 생물학 하는 사람이라고 했으나 전 서적을 다 이해했다곤 하지 않았다. 나는 도킨스가 도대체 왜 그런 생각을 주장하는 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다." 네 그렇습니다. 님은 도킨스가 왜 그런 주장(제가 보기엔 대부분, 나름 확고한 근거를 가지고 합리적으로 펼치는 주장들입니만)을 하는지 대부분 이해를 못하고 있습니다. 핵심적인 논지는 말할 것도 없고, 주변의 사소한 얘기들 역시 그렇다고 보입니다. 님이 얘기한 '도킨스의 이론이 논리정연하지만, 납득하고 넘어가기엔 상당히 에러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신 거, 물론 그의 이론에 오류가 있을 순 있겠죠. 도킨스가 완벽한 신도 아니고, 그가 기대는 이론은 지금 현재도 발전해나가고 있는 과정중에 있는 과학적 이론이니까요. 하지만 님이 말씀하는 표현처럼 '상당한 에러'가 있다는 건 심히 과장된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아직은 어떤 면에서 상당히 미비한 점이 있다, 정도로 표현했다면 모를까 말입니다. 그리고 위키 운운하며 말씀 하신 거, 그게 '도킨스가 별거 아니다'는 님의 주장에 충분한 근거가 된다고 보시나요? 설마 과학적 사실이 다수결이라 생각하시는 건 아닐 테니, 도킨스에 대한 항목이 네댓줄 밖에 안 된다고, 소수이론이라고 그의 주장들을 그렇게 도매급으로 넘겨버리는 님의 사고를 스스로 되돌아보길 바랍니다. 도킨스의 30년 내공을 네 가지로 요약한 거, 그건 '도킨스가 도대체 왜 그런 생각을 주장하는 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인 님께서 도킨스에 대한 이해보다는 편견을 주로 가진 채 잘못되게, 편향적으로 요약하신 거라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거 자세히 하나하나 얘기하자니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 것 같고.. 또 이런 지면을 통해 님을 설득할 자신도 없고(일정 정도의 지식을 갖춘 사람을 설득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또 그런 설득이 왜 그렇게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는 건지 이제는 좀 알 듯해서 그렇습니다.), 그렇게 하고 싶은 의욕도 없습니다만, 다만 님의 글을 읽고 도킨스를 오해할지 모를 일군의 딴지스들을 위해 대체적인 면만이라도 얘기해야 할 압박감에 말씀드립니다. 님의 자세한 글에 구체적인 반박 없이 싸잡아 말씀드리게 돼 대단히 미안합니다만, 한 마디로, 님의 도킨스를 극단적인 사람으로 몰아가려는 태도 (아니, 도킨스를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사람으로 이해하고 있는 님의 생각) 가 약간의 사실과 부합되는 내용들을 뒤덮고 있는 형국입니다. DNA, RNA, Protein 운운하며 도킨스가 DNA에만, 유전자에만 집착하는 극단적인 사람으로 묘사한 부분도 제가 보기엔 사실의 왜곡, 명예훼손에 가깝습니다. 선택 단위에 대한 논의도 수박겉핥기 식의, 이러저러한 이론들이 있고 그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얘기에 대해선 앞서 말한 '진실이 다수결이 아니다'는 말을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도킨스의 얘기라며 님이 예로 든 얘기들, 그 말들은 님이 도킨스가 설명한 것들을 얼마나 피상적으로 이해했는지, 님이 얼마나 도킨스를 악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증거할 뿐입니다. 거기다 도킨스를 극우 운운하며, (비록 맥락을 달리해 표현했다는 건 알지만) 이명박과 줄기세포 운운하는 건 정말 어이없는 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도킨스라는 과학자, 그가 님이 얘기하듯 그렇게 부정적인 의미로 극단적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자신의 (합리적) 신념에 투철한 지성인이자, 과학적 사실에 철저한 뛰어난 과학자일 뿐입니다.     <A name="[문서의 처음]"></A> 기독교의 까임에 대해    하몽하몽 | 2009-10-19 오전 1:53:14 기독교를 까는 데에는 두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기독교를 인정하면서도 그들의 잘못된 관습을 까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독교 그 자체를 까는 것이다. 기독교가 까이기 시작한게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시작과 동시에 까이기 시작했다면 정확하지 않나 싶다. 독자에 따라서는 믿을만한 자료가 되지 못하겠지만 성서(중립적 표현으로는 기독경)의 신약에서 예수는 자신이 신의 아들이라는 주장을 믿지 않는 사람들로부터 까이던 중 죽다 살았고, 역사적 자료를 통해서는 초창기 기독교가 엄청난 박해를 받다가 로마에 의해 공인된 것을 통해 알 수 있다. 전자의 이 두개는 기독교 그 자체를 까는 것이라 할 수 있고, 루터가 종교개혁을 통해 신교를 만든 것은 기독교를 인정하면서도 그 관습을 깐 예라 할 수 있다. 기독교를 깔 때 좀 더 주목해봐야 할 것은 '기독교 그 자체를 까는 것'이다. 왜 기독교 그 자체를 까는 것이 중요하냐면, 기독교가 주류의 문화를 형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관습도 아니고 그 자체를 까는 것은 굉장한 손해를 감수해야하는 동시에, 주류 문화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며, 그것을 공공연히 드러낸 다는 것은 자신의 신념에 반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기독교에서는 순교자급이랄까..) 여태껏 구구절절하게 되지도 않은 역사지식까지 늘어놓은 이유는, 갑자기 요 글을 반박하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역사라는 학문을 어마어마하게 좋아하지만, 이라크 전쟁을 이야기할 때 마다 십자군 원정까지 들먹이며 '문명과 문명의 충돌'이니 '역사적으로 서로를 증오하던 사이'이니 하는 것에는 그다지 동조하기 힘들다. 그런 요소가 아주 없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라크에 석유가 없었어도 조지고 부쉬는 그 친구가 굳이 이라크를 조지고 부수러 날아갔을까? "인간은 종교니 역사니 하는 형이상학적인 이유만으로 전쟁을 벌일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하게 단순하진 않다.">> 인간은 종교니 역사니 하는 형이상학적인 이유로 전쟁을 벌일 수 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인간은 종교라는 형이상학적인 이유로 전쟁이라는 나쁜 것에 제 몸을 던질 수 있을 만큼 단순하다는 얘기이며 지금도 그러는데 중세엔 그것이 더했을 것이다. 위정자들은 이것을 알고 있고, 전쟁을 벌일 때 사기를 진작시키거나 명분을 대는 이유로 종교를 이용해왔으며, 종교는 그 목적에 훈늉하게 부합해 다수의 무지몽매한 군중 포함 식자들까지 전쟁으로 내몬 전적이 있다. 내가 이 속에서 경계하고자 하는 것은, 이렇게 '합리적인 사고'를 마비시키는 종교의 힘이다. 종교가 주류문화를 형성하고 있음에도 본격적으로 까이기 시작한 것은 근대 계몽주의를 통해 '합리적인 사고'가 발달한 이후부터 이다. 데카르트적으로 말하면 '확고한 진리'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으나 그것이 나올 때까지 불확실한 것은 다 의심해보는 미덕, 그 미덕 덕택에 종교가 까이기 시작한 거다. 왜 종교가 위험한고 하니, 종교는 합리적 사고에 기반한 과학적 세계관 및 가치를 사뿐히 무시해주시고 무조건 '믿으라' 하기 때문이다. 종교에서는 이해하기 위해 의심할 필요가 없다. 믿으면 하느님이 알아서 이해로 선도해주신다. 어떤 모순도 하느님을 통해 설명되며 온 우주가 하느님을 중심으로 굴러간다. 제대로 믿으려면 아예 다른 세계관을 가져야 한다. 의심을 허락하지 않는 교리는, 신도들이 다른 길로 새지 못하도록 딴 생각 할 여지를 봉쇄한다. 불신(不信)은 불신(不神)이고 악마가 조작한 방심이다. 과학적 세계에선 껄쩍지근한 것을 의심없이 믿는 것을 '맹신'이라 부르고, 이 맹신은 광신으로 가는 지름길이며, 광신은 좋은 것 나쁜 것 구분 못하고 방향이 잘못된 행위에 저돌적인 에너지를 쏟아붓기 때문에 지탄받는다. 쉽게 말하면, 종교는 신도를 무식하게 만들고, 이 용감한 무식자들은 종종 아무렇지도 않게 재난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갑자기 생각나지 않는가? 한나 아렌트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언급했던 순전한 무사유(sheer thoughtlessness)가. 이 집단 무사유가 어떤 참극을 벌였는지. 요즘 우리나라에서 종교를 깔 때엔 종교 그 자체를 까는 경우가 많다. 종교를 까는 데에는 저마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전도하면서 귀찮게 구니까, 스님한테 헤코지 하니까, 해외로까지 전도하며 거국적 민폐를 끼치니까, 등등. 근데, 무서운 것은, 이 사람들은 자기들이 하는 것이 남에게 피해주는 일이라는 걸 모른다는 것이고, 오히려 칭찬받을 행위로까지 생각한다는 것이다. 하느님의 은총을 나누기 위해 발벗고 뛰는 것이고, 하느님 말고 다른 신을 섬기는 저놈은 미신을 조장하는 놈이며, 아프리카 멀고 먼 곳에까지 가면서 식량과 믿음을 맞바꾸는 것(이건 일부 이야기에 한정한다. 난 한비야씨를 굉장히, 매우 존경하며 월드비전과 같은 다수의 단체는 순수하게 인명을 구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은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벌인 일이다.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하게 하는 합리적 사고력을 앗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기독교가 가진 위험성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므로 이 부분에서 기독교의 까임은 정당하다.) P.S 이리 긴글 쓰다보니 중간엔 내가 뭔 말을 하고 싶었는지 까먹겠더라. 여하튼 나는 기독교를 까고 싶었다.   <A name="[문서의 처음]"></A> 샘 해리스- 종교다원주의에 대한 비판    그냥 | 2009-10-19 오후 6:52:08    <IMG border=0 src="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ddanzi.com%2Fimages%2Fboards%2F1%2F2009101980.jpg" width=270> 샘 해리스(1967년생)는 미국인 논픽션 작가이자 과학적 무신론 지지자이기도 하다. ‘종교의 종말’(The End of Faith, 2005)로 2005년 펜/마사 알브랜드 상을 수여했으며, 기독교 국가에 보내는 편지(Letter to Christian Nation, 2006)에서는 첫 번째 저서에 대한 비판에 대하여 대답하였다. 사회자: 우리 사회는 점점 더 빨리 세속화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진짜 종교인이라고 할만한 이들은 몇몇 광신도들 밖에 없는 듯 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그들에게 이제 질려 버렸습니다. 오늘날 세계에서 증오와 잔인한 폭력이 표출하는 곳이면 거의 어김없이 경전 말씀을 외우고 다니는 멍청이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믿음'이라는 망토를 걸치고 다니는 이 자들은 죄없는 이들을 심판하고 저주하고 체벌하고 또 심지어 거리낌없이 죽이기까지 합니다. 입으론 사랑을 외치면서도 실제론 사람들을 소외시키고, 다른 의견을 배척하고 적대시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신의 의지를 대변한다고 외치는 자들이야말로 오만함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부터 샘 해리스가 강연하겠습니다. 끊임없는 갈등을 부추기는 이 종교들에 대해 할 말이 아주 많은 듯 합니다. 샘 해리스: 고맙습니다. 제 목소리가 잘 들리나요? 지금부터 저는 믿음, 특히 종교적 믿음에 대해 얘기하려 합니다. 우리가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 지가, 다른 이들의 믿음을 제대로 비판할 수 있느냐가 우리 문명의 존속을 좌우할 요소 중 하나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문제는 그런 요소들 중 우리의 영향권 안에 있는 가장 큰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앞에서 다른 이가 지적한대로, 지금 세계는 발칸반도처럼 갈갈이 찢어져 있습니다. 공존 불가능한 종교적 도그마들이 그 원인입니다. 기독교인들은 무슬림과, 무슬림은 유대인들과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그들의 경전 자체가 서로 화해할 수 없는 교리들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책들 중 하나는 진짜 신의 손에 의해 쓰여진 것으로 믿었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자기야말로 바로 그 '진짜'경전이라는 책들이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이단적 공격'을 시작하기 전에, 우선 여러분께 양해를 구하고 싶습니다. 여기 오신 분들은 대개 종교문제에 열린 마음을 가지신 것으로 압니다만 ... 저는 아시다시피 여러분의 남쪽에 있는 미국에서 왔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과 다를 바 없는 황당한 종교세력이 판을 치는 곳이죠. (이곳은 다르겠지만) 그래도 혹시 상처를 받을지 모를 몇몇분들께 신경이 쓰이는군요. 그래서 저의 의도는 누굴 상처주려는 게 아니라는 걸 미리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의 말이 공격적으로 들리더라도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닙니다. 저는 걱정이 될 뿐 입니다. 앞으로 20분 동안 저는 큰 소리로 제가 무얼 걱정하는지 말할 작정입니다. 왜냐구요? 인류가 이 서로 대립하는 종교들의 틈바구니에서 언제까지 살아남을 수는 없다고 보니까요.. 이건, 적어도 저에겐, 너무나 당연한 결론입니다. 21세기 첨단기술이 종교전쟁과 만나는 상황을 가정해 보십시오. 그게 꼭 핵이나 생화학무기, 혹은 오전에 소개된 최첨단 컴퓨터 기술일 필요는 없습니다. 몇년만 지나면, 아프가니스탄의 동굴속에서 싸구려 노트북만 가지고도 자기증식하는 강력한 악성코드를 전 세계에 퍼뜨리는 게 가능한 세상이 올 겁니다. 우리가 이 '종교의 발칸반도'와 같은 상황을 해결해야 하는 이유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서로를 독립된 개인으로 취급하는 대신, 이슬람 혹은 유대교라는 딱지를 붙이는 상황 말입니다. 이렇게는 더 끌고 갈 수 없는 겁니다. 그럼 대체 '믿음'이라는 게 뭔가요? 무엇을 '참'이라고 믿는 게 무슨 뜻일까요? 일단 믿음은 외부 세계에 대한 인식 행위의 하나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예컨데, '믿음'과 '희망'은 서로 다른 것입니다. 당신이 복권에 당첨되기를 '희망'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건 외부 세계, 정확히는 현실이 될 가능성이 있는 어떤 세계에 대한 인식입니다. 하지만 이미 복권에 당첨되었다고 '믿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제부턴 온갖 흥분과 어처구니없는 행동이 이어질 것입니다. 백화점에 가서 명품을 사 모은다거나, 친구들에게 돈을 뿌린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까요? 뭔가를 믿는다는 건 그 일이 현실 세계에서 실제로 일어났다고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얘기가 추상적인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신다면, 이런 상황을 가정해 보십시오. 만약 지금 당신의 자녀가 납치되었다는 전화를 받았다면 당신의 몸이 생리적, 신경학적, 또 심리적으로 어떤 변화를 겪을지 상상해 보십시오. 물론 이런 믿음이 성립하려면 몇가지 전제가 필요할 겁니다. 우선 당신에게 아이가 있어야 하고, 내전 등의 이유로 치안이 불안한 곳에 살아야 하겠죠. 아뭏든 이런 전제조건이 갖추어진 당신이 그런 전화를 받는다면... 전화기로 들려온 단순한 말만으로도 당신의 삶은 순식간에 바뀔 수 있습니다. 그런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고 믿는다는 인식으로 인해 온갖 공포가 밀어 닥칠 것입니다. 이건 '믿음'이 우리를 얼마나 강하게 지배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은 예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이런 과정에 이르는 뇌의 작용 기전에 대해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합니다. 신경과학자인 저는 대뇌의 이미지를 통해 이런 과정을 추적하고 있습니다만. 지금은 그런 수준이 아니라 우리의 대화나 생각의 수준에서 이런 믿음이 언어를 통해 소통되고 획득된다는 점을 말하고 싶습니다. 자 그럼, 사람들은 지금 뭘 믿고 있나요? 저의 조국 미국에선 22%의 성인들이 앞으로 50년 이내에 예수가 재림할 거라고 믿습니다. 상징적인 의미가 아닙니다. 글자 그대로 구름을 타고 내려온다고 '확신'하는 겁니다. 또 다른 22%는 '아마도'그런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합쳐서 유권자의 44%가 이런 걸 믿고 있는 겁니다. 근데 이런 분들이 의원이나 대통령을 뽑을 뿐 아니라, 그런 자리에 뽑히고 있습니다. (웃음) 우리는 이 문제를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당연하지만 이런 믿음들이 사적 영역에 한정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역시 44%의 사람들이 학교에서 진화론을 빼고 창조설만을 가르쳐야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이건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사실 창조설을 지지한 응답은 62%였습니다. 44%는 창조설만 가르쳐야 한다는 사람들이었구요 ...... 여러분, 우리 문명은 지금 무지의 기반위에 서 있습니다. 역시 44%의 미국 성인들이 하나님이 유대인들에게 이스라엘 땅을 약속하셨다고 굳게 믿습니다. 복덕방에서 땅문서에 도장이라도 찍으셨나 봅니다. (웃음) 이런 종교적 믿음들이 지정학적, 정치적 영향을 미치는 것 또한 자명합니다. 그냥 일요일마다 모여 신이나 성경말씀에 대해 얘기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 겁니다. 겉으로 보기엔 그렇게 과격하지 않은 것 같은 종교, 예컨데 가톨릭은 어떨까요? 가톨릭 교회는 콘돔 사용을 죄악으로 여깁니다. 제 생각에 이건 종교에 의해 도덕법칙이 완전히 왜곡된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종교적 도그마의 폐해중 하나는 윤리에 관한 물음을 현실의 고통 -인간이든 동물이든- 과 동떨어진 무엇으로 둔갑시키는 겁니다. 언뜻 보기엔 콘돔을 금기시한다고 해서 당장 누군가 고통을 받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어떤가요? 사하라 남부 지역에서만 수백만의 사람들이 AIDS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의견을 들을 기회나 수단이 아무 것도 없는 마을 사람들에게 가톨릭 사제들이 콘돔 사용은 죄악이라며 설교하는 것을 목격합니다. 이제 이런 종교적 신념들을 존중해주는 걸 그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아니 그럴 때가 한참 지났습니다. 저의 조국에선 종교적 도그마의 폐해가 드러난 사례가 더 있습니다. 대학 교육을 받은 정치인들이 인간배아줄기세포 연구를 가로막고 있는 겁니다. 예산지원을 끊거나 혹은 교묘한 제한을 두는 방식으로 말입니다. 이 연구가 새 치료기법을 개발할 수 있는 가장 유망한 의학분야라는 것도 소용이 없습니다. 이들의 이런 행동은 모두 체외 수정란, 혹은 시험관 속에서 배양된 배반포 세포 덩어리에 인간의 '영혼'이 들어있다는 중세적 미신에 근거합니다. 아직 분화도 안된 세포들이, 과연 이 세포들이 '고통'이란 걸 느낄 수 있는지조차 의심스럽지만, 당뇨병을 앓는 8살 소녀나, 파킨슨씨 병에 걸린 40살 남자의 고통보다 중요하다는 겁니다. 그런데도 이런 문제제기는 도덕적 수준은 고사하고 정치적인 수준에서도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다른 이의 종교적 신념을 건드리는 건 무조건 터부의 대상이니까요. 종교적 믿음이 이성적 대화를 가로막는 확실한 장애물로 역할하는 것입니다. 자, 이런 문제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 많은 좋은 의도를 가진 이들이 대책을 내놓습니다. 현대사회에 맞추어 타협하기 위해 나온 결과가 이른바, '다원주의적'종교관입니다. 우리는 모두 서로 각자의 신을 믿을 자유가 있고, 또 너무 표를 내지만 않는다면 서로 만나 자기의 신에 대해 얘기도 나눌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사후세계나 도덕 법칙에 대한 판단도 서로에게 강요해선 안되구요. 하지만 핵심을 놓치진 맙시다. '다원주의'란 결국 정치적 예절(Political Correctness)에 불과합니다. 모두가 뭐든 원하는 대로 믿을 권리가 있고, 사적 영역에 한정되는 한, 해가 될 건 아무것도 없다는 논리입니다. 여러분, 저는 이게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첫째로 다원주의자들은 근본주의자들의 보호막 구실을 합니다. 종교적 근본주의자들, 경전 문자주의자들을 비판할 수 없게 만드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건 정치적인 터부이고, 한마디로 예의없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규칙을 무엇보다 강조하는 이들이 다원주의자들입니다. 근본주의자들이라고 자기 종교와 다른 모든 종교를 다 공격하는 건 아닙니다. 아시다시피 미국의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특히 이슬람을 악의 종교라고 부릅니다. 다원주의자들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든 피하려고 합니다. 부시 대통령이 '상식을 수호하는 판사'을 뽑겠다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기자 회견에서 그가 한 말입니다. "전 앞으로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부여한 권리를 수호할 판사들을 지명하겠습니다." ... 회견장에 있던 기자들은 당연히 이렇게 물었어야만 합니다. "대통령님, 그럼 포세이돈 신이 주신 권리를 지켜줄 판사도 있어야 하지 않나요?" 야훼은 진짜지만 포세이돈은 가짜라는 건 3세기경 누군가 멋대로 내린 결정에 불과합니다. 제 얘긴, 양쪽 다 증거가 없긴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그런데도 이런 질문을 던진 기자는 아무도 없었고, 또 그걸 당연하게 여깁니다. 우린 지금 기역자를 보고 기역자라고 부르지 못합니다. 종교는 절대 비판하면 안되는 성역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다원주의자들이야말로 이런 상황을 만든 주범이라고 보는 겁니다. 이 터부를 지탱하는 가장 큰 버팀목인 것입니다. 다원주의자들에겐 또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그들의 논리가 전혀 맞지 않다는 겁니다. 잠깐만 '우리가 다른 이들의 신앙을 존중해야 한다'라는 말이 뭘 뜻하는지 생각해보십시오. 다른 어느 학문분야에서 이런 희한한 논리를 볼 수 있습니까? 누가 역사나 생물학, 물리학에서 다른 이들의 '믿음'을 무시한다고 비난하는 걸 본 적이 있습니까? 우리는 다른 이들의 믿음을 '존중'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그들의 주장이 이치에 맞는지 그렇지 않은지 합리적 기준에 맞춰 판단합니다. 제 주장이 합리적이고 설득력이 충분하다면, 당신은 싫어도 내 주장에 동의해야 합니다. 나는 내 주장을 사람들에게 펼치고, 그게 맞는 주장이라면 사회에 퍼져 나가는 겁니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인간으로 산다는 건 그런 게 아닙니까? 여기선 '존중'이나 '관용'이란 건 끼어들 여지가 없는 것입니다. 종교대신 그냥 허풍섞인 억지얘기 아무거나 골라서 대입해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제 책에도 나온 예지만... 제가 제 집 뒷뜰에 냉장고 크기만한 다이아몬드가 묻혀있다고 주장한다고 합시다. 여러분들은 아마 이런 주장을 쉽게 믿지 않을 겁니다. 근데 제가 종교적 온건파 혹은 다원주의자들이 드는 식으로 근거를 대면 어떨까요? 그러니까 그렇게 믿는 게 제 삶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식 말입니다. 가령 '이런 다이아몬드가 묻혀 있다고 믿으니 내 인생에 목적이 생겼다' 혹은 '냉장고만한 다이아몬드가 묻혀있지 않은 세상은 의미가 없다'라고 말한다면요.. (웃음) 이런 대답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것인지 보십시오. 사실 그것보다 더 나쁩니다. 이런 식의 대답은 정신병자나 바보나 하는 겁니다. 이런 얘길 하고 다닌다면, 문명국가에서 책임있는 자리를 맡기는 불가능할겁니다. ..... 물론 주제가 종교일 때만 빼고 말입니다. 눈에 안 보이는 어떤 초지성적인 존재가 도덕 지침을 내려 주었다거나, 사후세계에선 이런저런 일이 생긴다거나.. 등등요.. 아무 제한도 없습니다. 생각나는대로 아무 얘기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가 생긴 겁니다. 그런데 다원주의자들은 이렇게 논리적으로 엉터리일뿐 아니라, 그들 자신의 교리에 비추어봐도 파산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실제로 자기네 경전을 읽고 글을 남긴 이들은 근본주의자들입니다. 경전을 읽어 보십시오. 오사마 빈 라덴이나 제리 팔웰의 세계관과 무엇이 다릅니까? 이단이나 이교도에 대해 똑같이 잔인하고 똑같이 비타협적입니다. 물론 빈 라덴과 팔웰 목사가 꼭 도덕적으로 같다는 얘기는 아닙니다만. 요점은, 여러분이 이런 경전, 즉 바이블이나 코란의 권위를 일단 인정하기 시작하면 거기 쓰여진 내용의 포로가 되고 만다는 것입니다. 이 책들은 셰익스피어의 희곡이나 일리아드같은 문학작품과는 다릅니다. 스스로를 도덕 문제에 관한 최고의 지침서라고 주장하는 책들입니다. 경전에 뭐라고 나와 있습니까? 우주의 창조주께선 정말로 동성애자를 미워하십니다. 남자끼리의 동성애는 죽여 마땅한 수치스런 행위입니다. 레위기에 분명히 쓰여 있고, 바울이 로마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다시 확인했습니다. 많은 기독교인들은 신약이 구약 -- 레위기, 신명기, 사무엘 2장, 출애급 등등 -- 의 야만성을 감추고 다 해결했다고 착각합니다.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예수의 가르침 중에서 아주 고귀하고 도덕적인 것을 예로 들지도 모릅니다. "너희는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주어라."와 같은 황금률이 그 예입니다. 하지만 그 예수조차 루가서 19장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왕이 되는 것을 반대하던 내 원수들은 여기 끌어내다가 내 앞에서 죽여라" 거의 5세기 동안 사람들을 산채로 불에 태워 죽였던 이들이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이 종교 재판관들은 신약, 산상설교를 다 읽어본 이들입니다. 그리고 거기 적힌 내용에서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시켜줄 근거를 찾아냈던 겁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나 아우구스티누스와 같은 위대한 교부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이 사람들은 지금도 미국에선 학교, 세미나, 관련 서적에서 빠짐없이 거론되는 인물입니다. 아퀴나스는, 이단자는 그 자리에서 바로 죽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그런 자들은 잡아다 고문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실 아우구스티누스야말로 중세의 종교재판에 이론적 기반을 제공한 인물입니다. 현대의 시점에서 이런 일들을 돌아보면... 사람들을 산채로 화형시키거나, 천문학자들을 고문해서 거의 정신병자로 만들었다는 얘기를 보곤 그 사회 전체가 통제 불능의 야만 상태였던 것으로 치부할지도 모릅니다. 다시 말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이것들은 모두 당시의 기준으로는 완벽하게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행위였습니다. 그들이 믿고 있던 종교의 교리에 비추어 본다면 말입니다. 이단에 대한 탄압이요? (당신이 종교의 교리를 굳게 믿고 있다면) '이단에 빠진' 이웃이 여러분의 아이를 유혹해 '잘못'에 빠뜨리는 걸 두고 보겠습니까? 차라리 아동 성 추행범이 옆집에 사는 게 낫다고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이 아이가 '영원한 고통'을 겪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다른 신을 섬기거나 혹은 아예 무신론자가 됨으로써 말입니다... 그럼 (이 이단자를 쫓아내거나 죽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뭐가 있겠습니까? 또 다른 문제는, 종교를 믿건 안 믿건 다원주의자들은 자신들의 논리에 매몰되어 현실을 바로 보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이 사람들은 누군가가 "나는 무엇을 믿는다"라고 말할 때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시아파 테러리스트가 비디오 화면 속에서 "이교도들은 삶을 사랑하지만, 나는 알라를 위해 죽으려는 소망이 더 크다"라고 선언하고 자살폭탄을 터뜨려 그 말을 실천에 옮긴다고 상상해보십시오. 근본주의자와 달리, 온건파들은 진짜 원인은 그게 아닌 다른 무엇이라고 생각합니다. 종교적 믿음이 아니라 경제적 빈곤, 교육기회의 부족 등등을 이유로 댑니다. 도대체 고등교육을 받은 기술자나 건축가들이 몇명이나 더 자살 비행기를 돌진시켜야, 이게 단순한 교육의 문제가 아니란 걸 깨달을까요? 사실 우리가 지금 처한 상황은 그것보다 훨씬 더 심각합니다. 어떤 사람이 핵무기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지식을 갖추고도 순교자로 죽으면 알라가 72명의 처녀를 상으로 준다고 정말로 믿는 게 가능합니다. 우리 세계도, 사람의 마음도 이 정도로 분열되는 게 이만큼 쉬운 겁니다. 그런데도 "이건 모두 헛소리야! 이런 건 믿지마!!"라는 목소리는 듣기 힘듭니다. 이제 얘기를 접어야 겠군요. 시간이 모자랍니다. 저는 이걸 다시 강조하고 싶습니다. 도덕적 가치든 영적 경험이든 무엇이 됐건 참된 의미가 있는 거라면 그건 문화의 경계선을 초월해서 보편적인 것이어야 합니다. '기독교 물리학'이나 '이슬람 수학'과 같은 말이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어떤 실험이 여기서 A란 결과가 나왔다면 바그다드에서도 그렇게 나와야 하니까요. 그게 자연의 보편 법칙이 아닙니까? 도덕적, 영적 가치도 다르지 않습니다.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대화의 문을 진정한 의미에서 활짝 열어놓고, 세계에 대한 자신의 믿음이 대화를 통해 언제든 수정 가능함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개인이든 사회든,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이성적이고 솔직한 대화와 폭력 중 하나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 선택에 너무 많은 것이 달려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말씀드리지만, '정치적 관용' 혹은 '공존'이라는 미명 하에 이 황당한 억지들을 모두 끌어안는 건 결코 우리 문명의 최종 목표가 될 수 없다는 겁니다. 오직 가능한 길은 이성입니다. 이성적 태도, 열린 마음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