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부모님을 용미리 서울시립 납골당에 모셨습니다. 그래서 명절 때나 열반기념제때 찾아 뵙고 독경 올릴 때 염불 7편 대신 대산종사님께서 내려 주신 '염불십송(念佛十頌)'을 독송합니다. 뜻이 좋고 감동이 더 진하게 오는 느낌 때문입니다. 그 느낌이 좋아 요즈음은 하루에 한번 또는 두번 염불십송을 독송하고 있습니다(윽, 자랑이 되었군요, 죄송합니당).
그런데 '나무아미타불'하고 호념할 때 다른 생각들이 자꾸만 끼어 들어서 일념에 방해가 되곤 합니다. 우리 원불교에는 '서방정토'나 극락사상이 없는 데 왜 '아미타불에 귀의합니다'라고 염불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그것입니다. 물론 대종사님께서 염불법을 주시면서
"염불의 문구인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은 여기 말로 무량수각(無量壽覺)에 귀의한다는 뜻인 바, 과거에는 부처님의 신력에 의지하여 서방 정토 극락(極樂)에 나기를 원하며 미타 성호를 염송하였으나 우리는 바로 자심(自心)미타를 발견하여 자성 극락에 돌아가기를 목적하나니, 우리의 마음은 원래 생멸이 없으므로 곧 무량수라 할 것이요, 그 가운데에도 또한 소소영령(昭昭靈靈)하여 매(昧)하지 아니한 바가 있으니 곧 각(覺)이라 이것을 자심 미타라고 하는 것이며, 우리의 자성은 원래 청정하여 죄복이 돈공하고 고뇌가 영멸(永滅)하였나니, 이것이 곧 여여(如如)하여 변함이 없는 자성 극락이니라."
"염불을 할 때에는 천만 생각을 다 놓아 버리고 오직 한가한 마음과 무위의 심경을 가질 것이며, 또는 마음 가운데에 외불(外佛)을 구하여 미타 색상을 상상하거나 극락 장엄을 그려내는 등 다른 생각은 하지 말라." (正典 修行編 念佛法)
고 하셨습니다만 저는 아직 입교한지 5년밖에 되질 않아서인지 이 '다른 생각'을 놓기가 쉽질 않습니다.
공식적으로 염불을 하는 경우가 주로 상례때이기 때문인가 봅니다. 상례(喪葬, 재, 열반기념제)때 주로 염불한다는 것은 결국 서방정토 극락에 가시기를 기원하기 때문이 아닌가요?
전세계적으로 알려지길 아미타불(阿彌陀佛), 무량수불(無量壽佛, Amitayus Buddha), 무량광불(無量光佛, Amitabha Buddha)은 서방 극락세계(西方極樂世界)를 만든 부처이며, 아는 없음, 미타는 수량, 불은 깨달음의 뜻입니다. 우리나라 안에서도 원불교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이렇게 알고 있습니다. 상례때 외부인이 참석한 경우 불교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한편, 법신불(法身佛) 호칭에 대해서도 자꾸 다른 생각이 들어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삼신불로서 법신불(비로자나불), 보신불(노사나불), 화신불(석가모니불)이 크리스트교의 삼위일체설(성부, 성자, 성령)과 힌두교의 삼주신(브라흐마, 비슈누, 시바)과 자꾸만 겹쳐 연상되는 데다, 우리가 보신불, 화신불을 따로 호념하지 않고 있는데 굳이 법신불 호칭을 꼭 써야 하는가 라는 생각이 그것입니다.
그러다 어느날 서울회관에 가 보니 입구에 '一圓佛'이라고 새겨져 있는 모습을 보고는 '일원불'로 통일해서 호념해도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리내어 발음해 보니 'ㄹ'받침이 앞뒤 연결시에 자꾸만 걸리는 느낌입니다(제가 혀가 짧아서 그런가요?).
그래서 생각해 낸 문단이 '일원부처 한마음'이었습니다. 집에서 염불십송을 독송한 다음 마지막에 이 문단을 발음해 보니 느낌이 아주 좋았습니다. 자심미타(自心彌陀)를 찾기에도 더 가까운 방식이라 생각되기도 하구요. 요즈음은 자주 '일원부처 한마음'이라고 혼자 염불하고 있습니다.
이제 입교한지 만5년밖에 되지 않는 초짜가 너무 헛소리를 내는 것이 아닌지 오르겠습니다. 어여삐 보아 주시고 질책하여 주시면 공부에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원기 93년 9월 24일
吳正圓 합장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