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산행은 지난번 금정산성 4대문 종주산행(상)의 후속편으로 금정산성 서문입구에서 시작하여 북쪽으로 약간 벗어난 대천천(일명 화명천)변에 위치하는 서문으로 간다. 서문은 금정산성 4대문 중 유일하게 계곡에 세워져 있는 것으로 동문보다는 규모는 작지만 훨씬 견고하고 아름답다. 서문의 누곽과 성벽은 예술적이며 대천에는 아치형 수문을 만들고 수문위로 성곽이 통과하게 되는데 좌우편 험준한 산이 솟아 있어 천연요새 협곡에 서문과 수문을 설치한 선인들의 지헤가 탄복스럽다.
서문 성곽을 밟고 북쪽 숲속으로 들어간다. 예상대로 산길이 없어 산성을 밟고 오르면 약10분 뒤 큰바위 앞에선 좌측으로 우회하여 급경사 길로 오르다가 다시 산성을 넘어 우측 산길로 들어간다. 한구비 돌아 올라서면 갈림길. 개발제한구역 표시석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면 잠시후 도원사에 도착하며 직진하면 큰 바위군이 길을 막고 있는데 등로는 우측으로 돌아서 올라섰다가 다시 내려서면 산성을 따라 길은 희미하게나마 있으며 중간 중간에 국제신문 안내 리본이 있어 길 찾는 데는 큰 애로사항이 없다. 묘지 2기를 지나 묵은 산길을 따라가며 지능선을 자연스레 넘으면 전망대에 닿는다. 왼쪽으로 낙동강이, 발밑에는 학생교육수련원과 산성이, 정면 12시 방향 철탑 좌측으로 암봉인 496봉이 보인다. 이 암봉에서 우측으로 소위 석문 능선이라 불리는 마루금을 따라가면 고당봉을 만난다.
전망대에서는 내려서면 산딸기천지이며 등산로가 불분명하여 잘 정비된 산성을 밟고 지난다. 다시 숲으로 들어서면 철탑을 지나 정면으로 암봉이 보일 무렵 성벽을 넘어서 좌측으로 휘돌아 마침내 주능선. 화명동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다시 한구비 돌면 석문(石門) 하나가 황량하게 옛 모습 그대로 서 있다. 물리재 끝에 있어 흔히 물리재 석문이라 불리는데 금정산성 축조의 비밀이 얽혀 있는곳이다. 향토 학자들은 이 곳을 장골봉이라 부른다. 이 석문은 건물이 없는 일종의 망대다. 석문과 함께 세웠을 건물이나 다른 시설은 오간 데 없다. 바로 옆에는 '고당봉 3.6㎞'라 적힌 이정표가 보인다.
이때부터 산성과 함께 부드러운 오솔길이 기다린다. 금정산에 이처럼 한적하고 운치있는 환상의 워킹코스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냥 걷고 싶은 길이다. 주변엔 송림이 울창하고 좌측으로 낙동강도 조망된다.
이어 성 쪽에 석문을 빼닮은 문이 하나 보인다. 암문(暗門) 또는 야문이라 한다. 적군 몰래 아군이 드나들던 문이란 뜻이다. 이 문을 지나면 이내 사거리. 왼쪽은 금곡동, 오른쪽 학생교육원 또는 정수암 방향이다. 잠시 교육원 가는 길 우측 소나무 사이로 가면 물이 제법 고여 있는 바위가 눈에 띈다. 일명 "장사바위"라고 불리는 제2금샘이다. 큰바위가 복숭아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하여 "도암(桃岩)"이라고도 한다. 주변의 크고 작은 형상의 기암괴석들도 눈길을 끈다.
직진하여 금곡동 갈림길을 지나 8분 뒤 두갈래길을 만나며 우측은 미륵사가 불과 300m 거리에떨어져 있다. 의상 대사가 범어사를 세웠던 신라 문무왕 18년인 678년 바로 그 해에 원효대사가 창건한 기도 도량인 천년고찰 미륵사 뒤편의 미륵바위는 웅장한 기개에 힘이 넘친다. 염화전 좌측 미륵바위 아래 위치한 독성각 한쪽에는 원효가 왜적에 맞서 신라 장군기를 꽂았다는 전설의 구멍이 바위에 그대로 남아 있다.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전망대를 지나면 갈림길. 이제 고당봉이 손에 잡힐 듯하다. 우측은 고당봉을 거치지 않고 북문 가는 길, 직진하면 고당봉이다. 눈앞에 보이는 고당봉은 좌측으로 입석을 경유해 올라간다. 8분 뒤 고당봉 직전 갈림길. 곧바로 오르는 것은 무리라서 왼쪽으로 우회해 수차례 험로를 거쳐 상봉을 향한다.
고당봉은 마지막 갈림길에서 12분 걸린다. 북으로 장군봉과 저멀리 원효산과 천성산, 동으로 계명봉과 계명암, 남으로 원효봉 의상봉, 서쪽으로 낙동강과 강건너 신어산 동신어산 오봉산 등 주변의 봉우리는 모두 확인할수 있는 거칠 것 없는 조망이다.
고당봉이냐? 고담봉이냐?
우리나라의 모든 산신은 여신으로 지리산의 최고봉 천왕봉도 마고할미의 전설이 깃들어 있듯이 금정산의 고당봉도 할미산으로 할미 고(姑) 집 당(堂)의 고당봉(姑堂峰)이 옳은 표현이다.(문화재 전문위원 정중환 박사 의견) 그러나 향토사학자(부산교육원 연구사) 주영택씨는 원효봉, 의상봉같이 불국정토이므로 "부처님의 법문을 높은 깃대에 세웠다."는 의미에서 높을 고(高) 깃발 당(幢)의 고당봉(高幢峰)이 옳다는 의견도 있다.
동래부지도에는 고암(姑岩)으로 표시되어 있고 고모영신(姑母靈神)을 모시고 있는 고모당(姑母堂)이란 당집이 숩백년동안 금정산 정상 바로 밑에 자리하고 있음이 우연의 일치일까?
하산은 최근에 공사를 마친 계단을 통하여 고모당을 지나 10분이면 고당샘에 닿는다.
북문으로 가도 되지만 왼쪽으로 400m 거리에 제1금샘(金井)이 있다. 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금빛 물고기(梵魚)가 하늘(梵天)에서 내려와 놀았다는 바로 그곳이다.
고당샘에서 북문까진 10분이면 닿는다. 북문에서 왼쪽은 범어사로 내려가는 길, 오른쪽은 옛 천주교 목장. 산상 종주팀은 직진하여 오르면 동문(4㎞)으로 간다.
이제 성곽을 따라 걸으면 15분뒤 삼각점이 있는 원효봉(687m)이다. 표지석 대신 나무가지에 매단 조그마한 안내판이 외로히 맞아준다, 원효봉에서 내려와 우측 너른 등산로 대신 왼쪽 성벽 능선을 택하면 제4망루에 닿기 전 뾰족한 의상봉(641m)에 닿는다. 멀리서 보면 사자가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닮아 사자봉으로도 불린다.
그 옆(동쪽)으로 금정산 최대 암장인 무명암이 뻗어있다.
이어 산불초소를 지나면 제4망루. 7분 뒤 너른 터에 닿는데 소방서에서 구조를 위하여 세운 '현 위치번호 808'이라 적힌 팻말이 있는 무명안부로 북문에서 동문까지의 중간 지점이다
무명안부에서 한 굽이돌면 부채바위 가는 길. 멀리서 보면 하나의 암장이지만 막상 다가가서 보니 두 개로 갈라져 있다. 앞쪽이 동자바위, 뒤쪽이 부채바위다. 여기서 좀 더 걸으면 제3망루가 기암절벽 위에 절묘하게 얹혀 있다. 다시 왔던 길을 돌아 나오면 나비가 춤을 추는 듯한 형상을 한 나비암. 이곳을 지나면 갈림길. 왼쪽 구서동, 우측 너른 등산로 쪽으로 간다. '현 위치번호 809'라 적힌 팻말이 서 있는 나비안부다.
이곳에서 동문까진 20분 정도 걸리고, 동문에서 성곽을 따라 다시 8분 뒤면 산성고개에 닿는다.
# 교통편
지하철 2,3호선 덕천동역에서 내려 10번 출구로 나오면 삼성자동차 앞 버스정류장이다. 여기서 마을버스 1번(산성여객)을 타고 서문 입구에서 내린다. 1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날머리 산성고개나 남문 입구 정류소에선 203번 시내버스를 타고 지하철 1호선 온천장역 맞은편에서 내린다.
테마빌리지 |주|가온감정평가법인
첫댓글 발 아래 보물이 있는데도 무심코 지나쳤습니다. 이틀에 걸쳐서 하신거 같군요. 언젠가 일박2일로 한번에 해 보고 싶네요. 무명암 정상에 있는 바위는 흔들바위입니다. 혼자서 밀어도 흔들립니다. 설악산 흔들바위보다 큰거 같더라구요.. 금정산장은 대한산악연맹에서 세웠는데 왠 사람이 불법 점거를 해서 장사를 하고 있던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군요. 대산련에서 쫓아 낼려해도 흉기 들고 저항해서 어쩌지 못하고 있던데 10여년전 이야기입니다만...
새삼스런 변명이지만 금정산성의 장대함을 들어서 알고 말로서 자랑만 했지 실지 종주나 그 사실을 알음이 너무나 미미했습니다. 등잔 불밑이 어둡다고 정말 요번 기회땐 혼자서라도 선배님의 내용과 타 정통 산행기록을 수집하여 정말 탐닉을 한번해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