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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포화 속으로(71-in to the fire, 2010)
· 장르 - 전쟁, 드라마
· 국가 - 한국
· 상영시간 - 120분
· 개봉일 - 2010. 06. 16
· 감독 - 이재한
· 배우 - 차승원(북한군 진격대장), 권상우(학도병 구갑조), T.O.P(학도병 중대장 오장범), 김승우(국방군 강석대 대위) 등
· 스탭 - 이만희, 김동우, 이재한(각본), 정태원(각색) 등
· 관람등급 -12세 관람가
· 공식싸이트 - http://www.remember-71.co.kr/main/re_gate.html
· 평가 - ☆☆★★★
· 批評
일주일전쯤, 영화를 보러 갔다.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볼만한 한국전쟁 영화가 없었는데, 마침 이번에 괜찮은 영화가 나왔다고 해서 보러 갔던 것이다.
아! 그 전에 이 얘기를 한번 해야겠다.
포화 속으로 첫 장면에 한국전쟁에 대한 개략적인 인트로 부분이 삽입되어 있는데, 그중 한국을 그린 고지도에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된 부분이 있었던 것이다. 그걸 미국 상영회때 한 유학생이 지적을 했고, 거기서 생긴 오해(?) 혹은 진실(?)로 인해 문제가 발생했다. 그에 대해서는 다음 2개의 글을 한번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프리챌 기사 동영상(http://qtv.freechal.com/Viewer/QTVOutViewer.asp?docid=2794882&srchcp=N&playtimePos=&q=포화%20속으로%20일본해)
이재한 감독에 대한 비판글(http://impossibleproject.tistory.com/2047)
이 영화가 애국적인 내용을 담은 영화이며, 외국에 수출되는 것인만큼 한국 감독이 만든 한국 영화에 이런 민감한 사안이 걸리는 부분에 문제가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걸 알고 있기에 실제 영화를 보면서 뭐라고 써 있나 주의깊게 봤어야 하는데 미처 제대로 보지 못 해 주인장도 지금 뭐라고 얘기는 못 하겠다. 암튼, 그런 사소한 부분에도 신경을 좀 썼으면 하는 바램이 들긴 한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이 문제는 다시 한번 살펴볼 문제이긴 하다. 당시 한국전쟁에 사용된 군사용 지도에 실제 어떻게 표기되어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순전히 역사 고증의 차원에서 그렇게 한 것인지, 그렇다 하더라도 민감한 사안인만큼 수정이 필요했던 것인지 등의 문제 말이다. 뭐 주인장이 볼때 감독이나 제작진이 그 정도의 역사 고증을 하려고 노력하지는 않아 보이긴 했지만 말이다. 암튼 사족은 이만 접고 영화 얘기 좀만 하고 자련다.
먼저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포항전투에 대해서 실화라고 하는데 그간 왜 알려지지 않았을까 궁금했다. 그래서 주인장이 갖고 있는 한국전쟁 관련책 1권(육군사관학교, 2005,『수정판 한국전쟁사 부도』, 황금알)을 들춰봤다. '낙동강 방어선의 형성'이라는 챕터가 있어 잠깐 원문을 실어보도록 하겠다.
(전략) … 유엔군 각급 부대는 낙동강으로의 철수작전을 8월 1일을 전후로 하여 각각 개시하였다. 이때 서부전선에 배치되어 있던 미 제24사단 34연대는 7월 30일 거창을 출발한 후 합천과 낙동강의 연안을 감제할 수 있는 산제리에 위치하여 있었으며, 제21연대는 산제리의 후방에, 배속된 국군 제17연대는 산제리 북쪽에 배치되어 있었다. 철수 명령을 받은 미 제 24사단은 제34연대, 제21연대, 국군 제17연대의 순서로 철수하였는데, 국군 제17연대는 최후까지 엄호진지에 남아 있으면서 미군의 영산방면으로의 철수를 엄호하고 마지막으로 8월 3일 06:30에야 철수하였다.
한편 미 제24사단의 바로 북쪽에 위치한 미 제1기병사단도 철수명령을 받고 김천을 떠나서 왜관 지역으로 집결하였다. 8월 3일까지 이 사단은 거의 전병력이 낙동강 남안으로 철수하였으며, 이후 왜관철교와 인도교를 폭파하는 문제가 남아 있었으나 수천명의 피난 군중이 적의 점령지역을 벗어나서 왜관철교 쪽으로 쇄도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대혼란이 일어났다. (중략)
아군은 8월 3일 왜관철교와 인도교를 폭파한 다음 이튿날 아침까지 낙동강상의 나머지 교량을 모두 폭파했다. (중략)
적은 8월 공세의 주공을 대구 정면으로 지향하는 동시에 영산~밀양 방면을 돌파하여 경부선을 차단하려 하였다. 이에 따라 미군 정면의 북한군 제1군단은 남으로부터 제6, 4, 10, 3 등 4개 사단을 투입하여 대규모 도하작전을 개시한 결과, 적 제4사단은 영산까지 진출하였고, 적 제3 및 10사단은 현풍 방면으로부터 대구 서남방을 공격하여 대구를 고립시키려 하였으며, 적 제6사단도 마산 서부로 진출하였다. (중략) 한편 국군 방어정면의 적 제2군단은 서쪽으로부터 제15, 13, 1, 8, 12, 5 등 6개 사단을 투입하여 총공세를 전개한 결과, 8월 20일 현재 왜관~다부동~신령~기계~포항선까지 진출하였으나 당초 목표로 했던 대구 점령에 실패하였다. 즉, 국군 제1사단은 미 제8군 예비인 미 제27연대의 지원을 받아 왜관~다부동 일대에서 적 3개 사단의 공격을 저지하고 대구를 확보하였으며, 포항 일대에서는 8월 10일 급편된 포항지구전투사령부 예하부대 외에 국군 제17연대와 브레들리 특수임무부대를 투입, 적을 격퇴하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적의 8월 공세는 좌절되었다. (후략)
이는 좀 큰 시야에서 본 것이고, 보다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자.
(전략) 동해안의 북한군 제5사단은 8월 5일 영덕을, 8월 9일 강구를 점령하였으며, 8월 10일에는 적의 일부 부대가 포항 북쪽의 흥해를 차단함으로써 국군 제3사단은 장사동을 중심으로 남북 11㎞, 동서 1~2㎞의 교두보 안에 고립되었다. 8월 11일 04:00 포항 시내로 침입한 적은 학도병과 경찰대의 완강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12:30 포항을 점령하였으나, 아군의 함포와 공중폭격으로 큰 피해를 입고 철수하였다. 한편 8월 10일 오후 미8군은 연일비행장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하여 미 제2사단 9연대 3대대를 주축으로 하고, 전차중대, 야포 1개 포대, 4.2인치 박격포소대, 공병소대 등으로 편성된 브래들리 특수임무부대를 연일비행장으로 급파, 8월 11일 오후에 도착시켰다. (후략)
이상이다. 아마 영화를 보신 분이라면 주인장이 위에 적은 전쟁 경과가 영화의 어느 부분과 맞물리는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마 영화 초기 국군과 북한군이 혈전을 벌이는 도심지는 영덕 혹은 강구, 아니면 산제리 일대가 아니었나 싶다. 김승우가 맡은 강석대 대위는 아마 제17연대에 속한 장교였을테고, 8월 3일 포항을 떠나면서 피난민이 몰린 다리를 폭파하는 장면은 실제 역사 속의 왜관철교 및 인도교 폭파에 해당하는 것이었을 것이다. 이후 영화는 학도병 71명이 모이고(그 중 3명은 선임병으로서 이후 중대장 및 소대장의 역할을 맡으면서 전투의 주축이 된다), 그들 사이의 혼란과 대립, 화합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실제 국군은 8월 3일에 떠나고, 북한군이 포항을 공격한 것은 11일이지만 영화에서는 며칠 터울로 일어난 일로 그려지고 있다. 아마 시간상 그런 것이겠지만 그 사이의 학도병에 대한 묘사는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실제 역사상에서는 학도병 뿐만 아니라 경찰대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나와 있는데, 영화 속에서 그 부분을 그려내지 않은 것은 조금 아쉬웠다. 물론 경찰대가 같이 포함되어 있었다면 권상우나 T.O.P가 맡은 학도병의 지위가 줄어버렸을테고, 당연히 영화의 극적 감동도 덜 했을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런 부분이 삭제되어 있었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실제로 학도병 71명이 북한군을 맞아 저렇게 훌륭히 싸웠는지 의아심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총 한번 안 쏴본 학생들이 갑자기 화염병을 만들고, 수류탄과 바리케이트를 이용해 1차 저지선을 만들며, 1~2소대가 번갈아가면서 적에 대한 화망을 형성하는 장면 등은 전문적인 교육과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들로서는 쉽게 하기 힘든 것들인데, 영화에서는 이것을 너무 쉽게 그려내고 있었다. 최근 '로드 넘버 원'이라는 드라마에 출연한 소지섭이 근육질 몸매는 당시와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근육을 뺐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었다. 즉, 당시 한국전쟁은 몇몇 람보나 코만도와 같은 전쟁 영웅이 판을 치던 곳이 아니라 우리가 아는 옆집 형이나 아저씨들이 수행했던 전쟁이라는 소리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서는 2명의 학도병을 무슨 람보처럼 만들어 버렸다. 영화 초반부에 자신을 살리면서 용감히 싸우다가 죽게 된 장교를 미처 살리지 못한 죄책감에 괴로워하던 T.O.P가 영화 끝날 즈음 람보로 변한다는 것은 너무 억지 설정 아닌가. 중간 과정을 너무 극적으로 뛰어 넘긴 것은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아쉬운 부분이었다.
물론 포항여중 앞을 지나가던 북한군 정찰대를 우연찮게 공격해 사살하는 장면은 어느 정도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화 중반 학도병들이 도망가는 북한군을 쫓아가 싸우거나 본격적으로 적의 공격에 맞서 전투 준비를 하는 장면들은 영화의 현실감을 떨어뜨리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런 아쉬움은 120억원이라는 엄청난 제작비와 화려한 출연진들의 연기력 때문에 어느 정도 상쇄되었다. 다소 밋밋할 줄 알았던 권상우의 연기는 T.O.P의 약간 어설프지만 영화 내내 성장하는 캐릭터 때문에 빛을 발했고, 그 둘의 대립과 화합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밑바탕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학도병을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군인의 본분을 다하려던 김승우의 역할도 여유로우면서도 군인의 자세를 잘 보여준 차승원의 역할과 잘 맞았다. 특히 차승원을 어느 정도 젠틀하면서도 여유롭고, 그러면서도 교활하며 냉정한 북한군 장교로 그려낸 것(특히 그가 도망치던 학도병을 그들에게 다시 돌려주러 간 장면은 아주 적절한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은 영화 속의 북한군 전체를 묘사하는데 있어 아주 중요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러한 차승원이 영화 마지막에는 냉정함을 잃고 전쟁에 광분한 광전사와 같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런 극과 극의 설정은 당시 전쟁을 묘사하는데 있어 더 치열함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에 반해 김승우의 다소 높낮이가 약한 침착과 흥분이라는 패턴 역시도 차승원과 대비를 잘 이룬 것 같았고 말이다. 그 밖에 여러 학도병들의 모습은 당시 전쟁이 우리 선조들에게 얼마나 큰 아픔으로 다가왔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매스컴이나 언론에 나머지 학도병들의 모습은 잘 그려지지 않았지만, 영화를 보면 전반적으로 수십명의 학도병들에 대한 묘사가 잘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당시 전투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는 단 2명, 즉, 69명의 학도병들이 산화했다는 소리가 된다. 여기에서 또 의문이 들었다. 영화에서는 당시 학도병들의 희생으로 11시간동안 북한군의 진격을 저지할 수 있었고 20~30만명의 피난민이 형산강 이남으로 대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주인장이 본 책에서는 새벽 4시에 포항에 진입한 적군이 12시 30분에 포항을 점령했다고 한다(물론 주인장이 다른 책들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차후 다시 살펴보도록 하겠다). 즉, 11시간이 아니라 7시간 30분이라는 소리가 되며, 당시 20~30만명에 해당하는 피난민이 형산강 이남으로 제대로 탈출한 것이 맞는지도 의문이다. 왜냐하면 북한군의 8월, 9월 대공세를 낙동강 방어선에서 막아낸 이후, 국군 제2군단이 영천에 침입한 적 제15사단을 포위섬멸하는 등 대승을 거둔 9월 중순 이후까지도 북한군은 포항 등지에서 완전히 철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포항을 학도병(및 경찰대)들이 오랜 시간 사수하다가 빼앗기고, 이내 다시 되찾았다가 빼앗기는 등 일진일퇴 공방전을 벌였다는 소리가 된다.
포항전투에 대한 한국전쟁 관련 서적들을 더 찾아봐야 겠지만, 대략적으로 살펴본 지금으로서는 영화가 당시 상황을 제대로 고증하지는 않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싶다. 이게 뭐 중요하냐, 영화니깐 좀 뻥튀기가 있어도 되는거 아니냐...고 말하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다. 하지만 주인장이 생각하기에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성공적으로 내놓은 이 영화가 흥행하면 흥행할수록 잘못된 내용을 알고 있는 사람이 더 많아지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어떻게 보면 민족주의적인 색채가 짙게 깔린 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고 말이다. 분명 학도병이 당시 포항전투에서 큰 활약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학도병이라는 신분 때문에 이 영화의 감동 포인트가 배가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당시의 전적을 있는 그대로만 보여줘도 충분히 사람들은 감동을 받고 슬픔을 느끼며 다시는 이런 전쟁이 되풀이되서는 안 된다고 느낄 수 있다고 주인장은 생각한다. 오히려 그들의 영웅적인 면모를 부각시키기 위해서 극적인 전투력의 업그레이드 장면을 집어넣고, 실제 역사와 다소 맞지 않는, 다소 과장된 내용들을 담는 것은 오히려 그 분들을 상업적으로나, 언론적으로 이용해 먹겠다는 심보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잊혀진 그 분들에 대한 내용을 이렇게 영화로 만들어 세상에 널리 알려준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고, 또 주인장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영화 제작진들이 조금만 더 세심하게 생각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암튼 단순한 전쟁 영화로 끝나지 않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준 영화인 것은 분명하다.
요즘 북한과의 긴장 관계가 급속도로 높아지는 지금...우리가 새삼 보고 느낄만한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권상우의 차량 사고에 의한 조사, 일본해 표기 지도와 관련된 분란 등은 영화에 대한 호감도를 떨어뜨리는데 일조했던 것 같다. 영화의 비현실성이나 역사적 과장 부분까지 더 해 영화의 전체적인 포인트는 별점 3개를 주고 싶다. 단순히 킬링 타임용 영화로 보고자 한다면 분명 재밌다고 말할 수 있고, 괜찮은 영화라고 말할 수 있지만 이런저런 의미 부여를 하다보니 이런 점수가 나온 것 같다. 암튼 자세한 내용은 직접 영화를 보시고, 각자 평가하셨으면 좋겠다. ^^
p.s) 아! 혹 영화를 보신 분이 계시면 영화 초기 일본해 부분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알려주셨으면 좋겠고, 혹여나 한국전쟁에 대한 자세한 책이나 자료를 접하신 분이 계시다면 포항전투에 대한 실제 역사적 사실을 좀 소개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입니다. ^^
포화속으로 (2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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