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살이 되어 더불어 살아갑시다”
<광주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법일 스님>
부처님의 연기사상을 바탕으로 생명, 생태, 환경, 평화의 가치를 광주전남 지역에 실현하고자 하는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됐다.
지난 4월 19일 광주 무각사에서 출범식을 갖고 문을 연 광주불교환경연대(상임대표 법일스님)가 그것이다.
이날 광주불교환경연대는 창립발기문을 통해 “오직 자신과 가족만 잘 살면 된다는 논리에 허우적거리며, 갈수록 미망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이런 무지와 오만이 결국 부메랑이 되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며 “생명, 생태, 환경, 평화의 가치가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화두임을 인식하고 자각하는 일에 매진하겠다" 고 밝혔다.
광주불교환경연대 출범식에는 한반도 대운하 백지화를 위해 도보순례중인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수경스님도 참석했다.
수경스님은 광주불교환경연대의 출범을 축하하고 “불교환경운동은 단순히 자연 환경을 보전하는 차원을 넘어 생명 평화를 기원하는 해탈 지향적 결사여야 한다” 고 강조했다.
또한 스님은 “앞으로 불교환경운동은 생명 평화의 운동이어야 하며 미래 세대를 포함한 모든 인간이 정상적인 조건에서 살아 갈 권리를 보장하는 '인권' 운동, 인간이 중심이 아니라 생태계의 모든 구성원의 동등한 가치를 인정하는 공생운동, 궁극적으로 불교환경운동은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사는 해탈운동이어야 한다”고 운동방향을 제시했다.
고불총림 백양사 부주지와 완도 신흥사 주지를 겸하고있는 광주불교환경연대 초대상임대표 법일스님으로부터 광주불교환경연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 먼저 광주불교환경연대의 출범을 축하합니다. 어떤 인연으로 시작되었습니까.
- 오래전부터 불교와 환경을 생각하는 지역불자들이 체계적으로 실천행을 펴고자 뜻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인연이 성숙되었는지 어느 때보다도 불교운동단체의 필요성이 커졌고, 새정부의 한반도 대운하계획 등 환경파괴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어 더 이상 앉아있을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광주불교환경연대는 부처님의 연기적 사상을 바탕으로 생명, 생태, 환경, 평화의 가치를 광주전남 지역 내에 실현해 내는데 진력하고자 합니다. 특히 불교계 NGO로서 자기역할을 다함은 물론 젊은 불교활동가들을 배출해내는 창구로서, 그리고 지역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사업을 통해 불교계 위상을 높혀내는 일에 최선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 사회가 다양화 되면서 불교를 바탕으로하는 시민단체의 역할이 더욱 요구되고 있습니다.불교환경연대 출범의 의의는 무엇인가요.
- 광주 전남에는 다양한 불교 신행단체가 있기는 하지만 NGO 성격보다는 대부분 복지나 신행단체 중심으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광주불교환경연대는 지역불교의 NGO단체로서 명확한 자기정체성을 갖고 출발한 점이 무엇보다 큰 의의가 있다고 봅니다.
특히 광주불교환경연대가 출범한 날은 역사적으로 4.19 혁명 48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날 인사말에서도 밝혔듯이 광주불교환경연대가 출범을 하게 된 것은 역사적인 책무를 되새기고, 지금 이 시대의 화두인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지향하는 운동을 해나가라는 소명이라 생각합니다.
* 초대상임대표라는 중책을 맡게 되었는데 소감은...
- 지역의 젊은 활동가들이 뜻을 모으고 마음을 내는데 미력하나마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어 함께 하게 됐습니다. 스님들이 나서서 해야 할 일을 젊은 청년들이 나서서 해주니 고맙고, 그 뜻에 힘을 실어줘서 열심히 활동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줘야겠지요. 그래서 불교가 활발하게 살아있는 종교이고, 부처님의 좋은 법을 조금이나마 실천할수 있도록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하고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 부처님은 환경과 생명에 대해 어떤 가르침을 펼치셨습니까.
- 부처님이 깨달으신 바는 연기법입니다. 이 연기법은 나와 이웃, 세상, 그리고 자연, 온갖 미물에 이르기까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것이 진정으로 행복한 삶임을 일깨우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도 평생을 이웃과 세상의 아픔에 귀 기울이시고, 그 아픔을 나누며 자기라는 상(我相)에 갇혀있는 이들에게 연기적인 삶이 진정 행복한 삶임을 온몸으로 설파하셨습니다.
지금 이 시대는 다양한 대사회적 실천을 통한 포교만이 붓다의 근본정신에 부합하는 일이고 생명과 생태, 환경, 평화는 공업(共業)의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우리 모두의 과제이자 화두라고 생각합니다.
* 불자가 쉽게 할 수 있는 환경운동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 환경운동을 거창하게 생각해서 나와는 관계없는 일로 여기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선 가까이 나부터, 나아가 가정에서부터 실천해나가야 합니다.
쓰레기 분리수거와 세제 줄이기는 가정에서 꼭 실천해야할 환경운동입니다. 아무리 방생법회에 가서 죽어가는 고기를 살려준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고기가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합니다.
그리고 빈그릇운동이 있습니다. 자기가 먹을 수 있는 만큼만 음식을 덜어서 먹고 음식물 쓰레기를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 우선되어야겠지요.
지금 이 순간도 전 세계적으로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죽는 어린이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식량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우리가 조금씩만 실천한다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면서 경제적인 효과는 물론 환경보살로 살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 광주불교환경연대 조직과 활동은...
- 광주불교환경연대는 출범식에 앞서 4월 9일 창립총회를 열어 활동규약을 제정하고 대표단을 선임하였으며 향후 활동방향과 내용들을 확정했습니다.
조직은 이사회와 사무국, 집행위원회 및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저를 비롯해 지장스님(증심사 주지), 행법스님(선덕사 주지), 이성기 교수(조선대학교 환경공학부 교수)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또한 3월 31일 광주 산수동에 작은 사무실을 별도로 마련하였으며 현재 10여개 후원사찰과 스님, 재가불자 등 15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운영은 공동대표와 회원들의 중지를 모아 민주적인 절차와 방법으로 풀어갈 것입니다.
창립 후 짧은 시간이지만 그동안 불교환경연대는 다양한 활동을 펼쳤습니다.
4대종교지도자들이 모인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 순례단’과 함께 영산강도보순례를 펼쳤으며 한반도대운하반대 천만인서명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또한 5.18 민주화 28주년을 맞아 5월 17일 망월동 구 묘역에서 ‘시와 노래와 차가 어우러지는 <2008 꽃 진 자리 피어나는 희망>이라는 주제로 작은 음악회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음악회는 티베트 망명정부 어린이학교 및 인도 산티니케탄 고아원 후원을 위한 모금행사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이처럼 불교와 환경, 생명이 함께하는 활동에 불자님들이 마음을 모아 회원으로 참여해 주시고 사업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 광주불교환경연대의 향후 활동 계획은
- 창립 첫 해인 올해는 대운하 저지에 힘을 쏟고자 합니다. 대운하 사업은 기필코 막아내야 합니다. 이것은 자손만대 후손들에게 죄업을 짓는 일이기에 불자들은 물론 지역의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하여 막아낼 것입니다.
아울러 조직 안정화 사업, 빈그릇운동, 어린이생태캠프, 가족과 함께하는 생태기행 등 교육과 실천사업에 온 힘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또한 오는 9월경 (가칭)환경아카데미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생명, 생태, 환경, 평화를 아끼고 존중하는 분들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열린 대화마당으로 꾸려가고자 합니다.
이처럼 자체적인 교육과 실천을 통해서 각자의 삶을 환경보살의 길로 들어서게 하고, 생명 생태적 가치의 중요성을 널리 인식시켜 냄은 물론, 지역의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사업을 통해 불교NGO로서의 저변을 넓혀내고 그 위상과 역할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 지역불자나 환경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당부하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 생명을 존중하는 우리 불자들은 생활환경이나 주변 자연환경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어야 하겠습니다. 환경보살이 되어 작은 미물들에게도 자비로운 마음을 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마음이 부처님 마음이고 보살의 마음입니다.
초록의 공명을 실현해 갈 광주불교환경연대는 현재 스님과 재가불자, 일반인 등 다양한 분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불국토 건설을 위해 실천하는 불교환경연대는 후원사찰, 회원을 모집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동참바랍니다. (광주불교환경연대 062) 223-3623)
광주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법일스님은 고불총림 백양사 부주지와 완도 신흥사 주지를 겸하고 있다. 1999년부터 완도 불교와 인연을 맺은 스님은 포교뿐 아니라 지역발전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매년 여름방학을 이용해 교육환경이 열악한 관내 11개 섬 지역 초등학생들을 초청해 장보고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완도불교사암연합회와 완도민주사회시민연대를 조직해 대표를 맡고 있다.
<호남불교문화원 이준엽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