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남테우른이 올라와 영동지방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을 알면서도
친구와의 산행기대로 일요일인 1일 오전 6시 30분 주문진으로 출발.
주문진에서의 반가운 해후.
그리고 오색으로.
비가 온다니 그래도 안전한 오색길로 들머리를 잡았다.
오후 2시경 오색출발.
떨어지는 빗방울도 반가운 음악으로 들리고 밀린 수다로 힘든줄도 모른다.
설악폭포즈음 바위아래 자리잡고 칼국수에 햇반으로 아침겸 점심을 하고 내리는 빗방울 바라보며 커피까지 한 잔하니 정말 부러울 것이 없다.
비가 오는 탓에 올라가는 사람들은 손꼽을 정도.
휴가철이어선지 거의 가족산행팀이다.
몇 년만의 오색길은 나무계단을 잘 정비해놓아 오르기 수월하고 자연보호차원에서도 그만인듯.
친구는 올 봄 희운각산장에서 안좋은 추억이 있다며 봉정암에서 자야한단다. 소청산장도 싫고.
오가며 2시간은 걸린다해도 좋단다.
친구를 잘 사귀어야하는데...
비내리는 궂은 날씨에 저녁공양하라는 스님들의 말씀도 아랑곳없이 겨우 세수만하곤 법당으로 들어서니 불을 피워 주신탓에 온기가 포근히 감싼다.
태풍이 온다했는데도 법당안엔 기도오신 신도분들로 가득하다.
설핏 잠이 들었는데 새벽 3시부터 도량천을 시작으로 새벽기도.
새벽기도 끝나고 5시 서둘러 나섰다.
이 곳 봉정암도 변화가 많다. 화장실도 거금들여 개축불사하였고
자판기 커피도 공짜다.
맛있는 커피 한 잔씩으로 속을 다스리고 출발.
비만 내리지 않는다면 사리탑도 가봐야하는데 궂은 날씨에 담을 기약했다.
어제 내려오며 가파른길을 걱정했는데 잘 쉬어서인지 생각보다 수월타.
소청산장에서 죽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나선다.
다행히 희운각산장에 가까워지자 빗발이 그친다.
하지만 가야동 계곡물 소리가 우뢰소리같다.
비가 와서 공룡능선은 위험하니 그냥 천불동으로 내려가자 해도 친구에겐 도통 먹히지 않는다.
별러서 온길인데 예서 말수는 없다나 어쩐다나..
하여튼 공룡길로 들어섰다.
비가 내린후여서 계곡길은 별천지다. 여기 저기 물길이 생겨난것이.
초입의 내가 공포스럽게 기억하는 밧줄 걸어놓은 곳.
친구는 가볍게 오르더니 날더러 빨리오란다. 후들후들 떨리는 다리를 부여잡고 겨우 오르는데
그걸보곤 떨고있냐며 매주 산에 다닌다는 말 하지 말란다.
사람들이 웃는다고.
하여튼 어찌어찌 올라서 떨리는 가슴 쓸어내리며 추슬렸다.
내려다보며 웃고있는데 밉상이다. 친구를 잘 만나야하는데...
시계가 좋지 않아 공룡길을 열어주진 않았어도 농무낀 한적한 산행도 멋이 있었다.
앞이 하나도 뵈질 않아 가다보니 1275봉고개.
이곳도 물길로 마치 다른곳인 듯 하다.
그동안 한 사람도 못봤는데 1275봉을 지나니 몇 사람 마주한다.
사람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쉴때마다 간단히 과일과 물로 목을 축이고 비선대길로 1시간 정도 내려선 후 컵라면을 끓여먹었다.
거의 다왔다는 생각에 금강굴을 목전에 둔 너덜길에서 탁족도하고 암벽하는 사람들도 구경했다.
비가 오니 이곳에 물길이 다 생기고 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끝까지 설악의 비경을 보여주진 않았지만 다음에 오라는 초청장으로 생각하라고 하니 친구는 너무 좋아한다.
다시 오겠다고.
설악동 소공원에 4시30분경 도착.
이 후엔 이곳 출신인 친구의 안내로
동명항에서 회로 포식하고, 강릉 사천쪽 카페에서 차 한 잔하고
교동 택지개발지구의 찜질방으로.
3일 오전 10시30분경 각자 헤어져 서울로 울산으로.
설악에서 받은 이 가득 충만한 기.
1년은 가겠지요.
첫댓글 즐거웠겠네요 1275봉의 맑고 아름다운 모습이 보이질 않죠.갈때마다 새로운 모습일꺼에요
우와,,정말 좋으셨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