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장백폭포 그리고 천지를 만나다 (下)
백두산 천지 올라 가는 길, 드디어 천지(天地) 표지판입니다.
나무 울타리를 둘러 안전을 위해 시차를 두고
몇명씩 순차적으로 통과 하고 있습니다.
통제지점을 지나고 나니 갑자기
속이 울렁이고 현기증이 납니다.
백두산 천지를 만난다는 벅참 때문인지,
고산 증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오른쪽 발 아래 건너로 수직 절벽이,
그 절벽 아래 계곡에서 안개인지,
수증기인지 피어 오릅니다.
속 울렁임도 현기증도 사라졌습니다.
11:45 아 ! 백두산 천지!
오늘 이 시간, 하늘이 제게
허락하셨습니다.
애국가가 떠 오릅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그리고, 이 순간 함께 하고픈 소중하고
그리운 얼굴들이 떠 오릅니다.
이 전경을 카톡으로 날립니다.
백두산 해발 2,750m 정상에서 날렸는데
압록강을 건넜는지, 두만강을 건넜는지,
서해를 건넜는지, 휴전선을 건넌는지는 몰라도
카톡 카톡 신기하게 답이 옵니다.
눈물이 납니다.
길게 줄울 섰습니다.
뒤 따라 오르다 보니 즉석 사진 찍는 곳,
이른 바 포토존입니다.
12:00 덕분에 저도 한장 건졌습니다.
백두산 천지에 올라서...
저기 가운데 돌탑(?)이 하나,
누구인지 얼마나 간절했으면
언제 바스라질 줄도 모르고
잘 못 미끄러지면 바로 천지인
아찔한 저기까지 내려가 돌탑을 쌓았을까요?
파란 하늘에 구름이 하얀 그림을 그립니다.
그리곤 인사도 하기전 그림을 지웁니다.
조금 내려왔습니다. 해발 2,660m
이제 내려가는 길
줄이 길게 이어집니다.
타고 온 차들도 보입니다.
아쉬움에 한번 더 보고
눈에 담고 가슴에 답습니다.
이제 올려다 보입니다.
백두산 정상에는 아직도 사람들이...
12:50 내려가는 차를 탔습니다.
맑던 하늘에 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합니다.
제게 특별히 배려한 게 맞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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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0 녹연담
백두산 천지에서 시작된 물이
장백폭포를 거쳐
이 곳까지 흘러
폭포가 있는 아름다운 호수가 되고 있습니다.
26m 낙차의 폭포가 떨어지는 호수는
에메랄드빛으로 아담하고 곱습니다.
동화 속의 한 풍경 같기도 하고요
숲속 데크를 따라 걷다가
큰길로 나오니 폭포수 흘러서된
강을 만납니다.
13:40 소천지
둘레가 250m인, 주변을 비추는
아담한 산정 호수입니다.
특별히 물이 나가는 곳이 따로 없이 자연적으로
스며 나가고 해서 더 잔잔한 모양입니다.
호수옆 기도처에서 소망을 기원하고
물이 검은 바위를 파고
깊이 굽이 쳐 흐르는 길 따라 걸어
출발지점으로 돌아와
14:00 점심을 즐깁니다.
14:50 장백산 천지화산온천
장백폭포 아래 유황온천수가 우리를 따라 와
저기 양쪽 통대나무로 흘러
유황 노천탕을 만들고 있습니다.
일행을 따라 들어 갔더니 글쎄 남녀 혼탕이랍니다.
그럼 올 누드로 온천 하는 겨?
살찍 당황되 되고 은근 기대로 되고...
앏은 나일론 팬티를 나눠 입고
탕 속에서 보니 너무 커서 헐렁헐렁합니다.
한 일행은 너무 달라 딱 달라 붙어서 민망스럽고,
그래서 서로 벗어 바꿔 입기로...
탈의실 가기 싫어 그냥 탕속에서
서로 팬티를 바꿔서 막 올리는 찰나!
여성분들이 우루루 몰려 들어 옵니다.
역시 우리는 찰나에 강합니다.
휴 ~~~
백두산 천지, 그리고 장백폭포 일정을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이 순간 순간들, 벅찬 감동 깊이
간직하고 살겠습니다.
오늘을, 이순간을 허락해 준 하늘님과
함께한 지기님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