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 양말
크고 굵은 아저씨 발가락에 쫒겨
새벽까지 도망 다니는 꿈을 꾸었다
한발 한발 걸을 때마다
중지 발가락에 눌리는 약지 발가락
물집이 부풀어 오른다
입술에도 가시랭이가 일어난다
채송화 수놓은 발가락양말
풀지 못한 날들을 신는다
침대 모서리에 앉아
아픔 하나를 제 자리로 밀어 넣고
아파요 아파요
고장난 축음기처럼 같은 말만한다
또 하나
곰곰 밀어 넣는다
발가락마다 다른 무게를 가늠하는
오늘이 목울대에 걸린다
꼼지락꼼지락 발가락 넓히며
되돌릴 수 없는 날이 또 지나갈 것이다
카페 게시글
박영옥 시인
발가락 양말 / 박영옥
나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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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8
25.01.02 15:16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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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발가락 양말, 각각의 크고작은
한 세계를이뤄 받은 만큼의 질서대로 충성을 다하리라 기대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