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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 연 : 츠루타 마유(고하기 역), 나카이 키이치 (츠즈라 쥬조 역),
야마모토 사토루 (지로 자에몽 역), 하즈키 리오나 (키사루 역)
전국시대 말, 강력한 카리스마로 혼란한 정국을 제압한 오다 노부나가는
숨어서 모든 정보를 장악하고 있는 닌자의 존재에 겁을 먹고 몰살을 명령한다.
몰살의 표적은 닌자의 최대 명문가인 '이가'. 무참한 살육전 속에서 가문의 후계자
쥬조(나카이 키이치)는 살아남아 홀로 산 속에
은거하고 닌자들은 뿔뿔히 흩어진다.
10년 후 어느 날 옛스승 자에몽(야마모토 사토루)이 나타나 쥬조에게 최고 권력자
히데요시의 암살임무를 맡긴다.
가문을 몰살한 수뇌부에 복수하기 위해 임무를 받아들인 쥬조는 히데요시의 거처인
교토로 향한다.
그는 자신에게
접근한 창녀 고하기(츠르타 마유)와 하룻밤을 보낸 후 그녀가
히데요시의 암살을 조종하고 있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심복이 잠입시킨 감시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올빼미의 성』은 시바 료타로의 원작소설을 영화로 만든 것입니다.
일본 전국시대를 가로지르는 정치사가 작품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가족을 몰살당한 닌자는 복수를 계획하고¸ 통치자에게 칼날을 들이대지만
그의 목을 베지는 못합니다.
그저 '복수로 세월을 보내게 해줘서 고맙다'라고 할 따름입니다.
교토와 오사카에서 촬영한 『올빼미의 성』은 CG의 능란한 도입이 눈에 띄는 시대극입니다.
드높은 성채와 고풍스런 중세 풍경을 재현해내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올빼미의 성』은 평소 심미안을 지닌 것으로 정평이 난 시노다 마사히로 감독의
영화 입니다.
특히 살의에 불타는 주조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성채에 잠입하는 시퀀스는 현란하기 그지없습니다. 미로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고¸ 온통 황금색으로 치장한 실내 세트는 그 휘황한 분위기만으로도
보는 이를 압도하는 힘을 발휘합니다.
'인간에게는 누구에게나 주어진 역할이 있다.
꼭 무대에 선 광대와 같이 최선을 다해서 자신의 역할을 할 뿐이다.
그 역할을 열심히 한것이 죄라면 나를 처라.'
잠입하여 자신의 앞에 칼을 뽑아 든 닌자 자객에게 담담하게
말하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말입니다.
이번 카고시마 여행을 마치고, 서남전쟁과 사이고 다까모리.
자신이 평생과 신념을 바쳐 사랑하고 애끼던 그 무사혼의 가치관과
되돌릴수 없도록 변해가는 시대의 흐름에 흔들림 없이 불속으로 뛰어들어
할복으로 정사(情死)하고 만 그 사나이를 다시금 생각하며, 우리 모두가
미처 깨닫지 못한 생의 흐름에 조종되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읍니다.
소설 원작자 '시바 료따로'가 '히데요시'의 입을 빌려서 말한 인생의 그 숙명.
아뭇튼 이번 카고시마 여행은 어쩐지 본전을 넘게 뽑은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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