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집에 돌아온 아이들은 어김없이 배가 고프다고 한다.
특히 수한이는 한겨울에도 목이 마르다며 아이스크림을 사달라고 아빠를 조르곤 한다.
내가 선교원에서 늦게 오는 날이면 약국에 나와서 진을 치고 자기 맘대로 안되면
손님이 계신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약국 바닥에 뒹굴며 조르기도 한단다.
예전에 내가 어렸을 적에는 집에서 막걸리와 소다, 강낭콩을 넣어서 쪄 낸 빵이 참 맛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간식이란 말이 뭔지도 몰랐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간식 시간이 있고, 그 간식들 중에도 엄마가 만들어 주는 과일 쥬스나 먹거리보다 패스트푸드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약국 근처에 롯데리아가 있어서인지 우리 아이들은 요사이 날마다 양념감자 타령이다.
한 봉지에 1,200원인 걸 알고 방과후에 항상 1,200원을 줘야만 잠잠해 지는데...
오늘은 태권도 학원 차 올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도 양념감자를 사달라고 해서 사 갖고 친구들과 나누어 먹어면서 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감자를 다 먹기도 전에 차가 왔다.
우리 부부는 아이들의 먹다가 남긴 감자봉지를 들고, 아파트 입구 잔디밭에 앉아서 아이들처럼 오물거리며 새로운 맛을 감지하며 먹었다.
우리들의 어린 시절 간식과 그 풋풋한 냄새가 전혀 아닌 자극성과 기름기가 베어왔다.
요즘 아이들은 우리들의 어린 시절과 너무나 다른 것 같다.
우리들이 누렸던 여유도 없고, 자유도 줄었고, 클릭만 하면 쉽게 열리는 인터넷에서 조금의 기다림도 힘들어하고,
즐겨 먹는 음식도 일품요리로 자극이 심하다.
그러나 저러나 이 아이들이 세상보다는 교회를 더 사랑하고, 광란의 빠른 탬포 속 음악일찌라도 성령의 임재를 느끼는 찬양을 하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더라도, 그 느낌으로 잠자는 영혼을 자극시키는 말씀의 메시지를 전하는 자가 되었으면 좋겠는데... ...
ⓒ 김일숙 2001
카페 게시글
안방(김일숙)
강낭콩빵과 양념감자
김일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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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1.19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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