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 마태복음 5장 13~14절, 골로새서 4장 6절, 에베소서 5장 9절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소금이 짠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그 짠 맛을 되찾게 하겠느냐? 짠 맛을 잃은 소금은 아무데도 쓸 데가 없으므로, 바깥에 내버려서 사람들이 짓밟을 뿐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세운 마을은 숨길 수 없다. <표준새번역>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만일 소금이 짠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만들겠느냐? 그런 소금은 아무 데에도 쓸데없어 밖에 내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밟힐 따름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있는 마을은 드러나게 마련이다. <공동번역>
여러분의 말은 소금으로 맛을 내어 언제나 은혜가 넘쳐야 합니다. 여러분은 각 사람에게 어떻게 대답해야 마땅한지를 알아야 합니다. <표준새번역>
여러분은 언제나 친절하게 유익한 말을 하고, 묻는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적절한 대답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공동번역>
빛의 열매는 모든 선과 의와 진실에 있습니다.<표준새번역>
빛은 모든 선과 정의와 진실을 열매 맺습니다.<공동번역>
지난 주일 성경을 읽다가 정말 이마를 탁 치게 만든 한 구절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바로 마태복음 5장 13절입니다. 그것도 늘 읽었던 앞 부분이 아닌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이어나오는 뒷 부분에서 제 이마를 제 손으로 탁 쳤습니다. 그리고 곧이어 뒤통수도 한 대 탁 맞은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 구절은 바로 "바깥에 내버려져 사람들이 짓밟을 뿐이다" 라는 구절입니다. 참 아픈 구절입니다. 하지만 요즘 교회를 향한 세상의 발길질은 이것이 확실합니다. 세상의 소금으로 짠 맛 제대로 발휘하며 부패를 막고, 더 맛깔나게 만들어지도록 세워진 교회들이 그 짠 맛을 잃어버리고나니 정말 아무데에도 쓸데 없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 사람들은 외면하기 시작했고 이윽고 밖에 내버리기까지 하였습니다. 무관심의 영역에 들어선 것입니다. 그리고는 사람들이 귀하게 여긴 적이 언제였는지 잊어버리고는 짓밟고 다니는 순간까지 오고 말았습니다. 정말 짓밟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그리스도인들조차도 짓밟고 있는 현실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되었기 때문에 제 이마를 치게 된 것입니다.
생각해보니 '빛'이라는 말과 '교회'라는 말이 주는 어울림은 이제 옛 추억으로 사라지고 있는 것 같지 않으십니까? 드러나야 마땅할 교회의 아이덴티티는 이제 더이상 드러나지 않고, 차라리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도록 어둠과 손 잡은 것은 아닌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빛과 교회! 빛의 교회! 빛된 교회! 빛을 발하는 교회! 어둠을 사라지게 만드는 빛나는 교회! 더 이상 사람들의 뇌리 속에 존재하지 않는 단어는 아닐까 깊은 고민이 들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교회가 빛이 아니라 어둠에 더 가까워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둠과 교회..정말 생각하기도 싫은 조합이 바로 이 단어의 조합임에도 많은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조합이 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빛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은 모든 어두움을 몰아내시고 우리 가운데 영원히 지지 않을 빛이 되셨습니다. 그리고 그 빛을 계속해서 이 세상에 비추기 위해 교회들이 세워졌습니다. 하지만 어느샌가부터 그 빛을 특정인에게만, 특정한 곳에만 비추기 시작했고, 결국 교회에만 비추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레 온 세상을 밝히던 등대는 이제 스스로를 겨우 밝히는 아주 작은 촛불이 되어 그저 말 아래에 있는 등불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네. 인정하기 어렵지만 인정해야 하는 현실입니다. 더 이상 교회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지 못합니다. 그런데 오해하지는 마십시요. 그렇다고 교회가 빛과 소금이 아니라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교회만 비추는 빛이 되고, 짓밟힌 소금이 되어 있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빛을 거두어 가신 것이 아닙니다. 우리들은 여전히 빛입니다. 빛이 비추고 있는 방향이 등경 위가 아닌 말 아래이기 때문에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여전히 소금입니다. 하지만 짠 맛을 잃어버리고 아무 쓸모가 없어진 것 뿐입니다. 왜 짓밟는가 화 낼 필요가 없습니다. 이건 당연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소금이 그 역할을 못하면 짓밟히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이미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짓밟히는 이유는 소금으로서 그 역할을 못했기 때문입니다. 인정하기 어렵지만 인정해야 합니다.
이미 사람들은 교회에 대해서 실망할대로 실망한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단순히 이번 '코로나19'라는 긴 고통의 시간을 보내는 시기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화평하며, 화목하며, 손잡아줄 것이라고 생각했던 가장 첫번째 단체인 교회가 번번이 부딛힙니다. 번번이 이기적인 결단을 내립니다. 그리고 '핍박'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계속 빛과 소금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걸어가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교회가 말입니다. 일부의 교회가 아닙니다. 그러니 사람들이 짓밟고, 어둠의 시대가 되어가도 할 말이 없는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인들이 모여 있는 교회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골로새서 4장 6절이 들려주는 말씀에 한번 귀 기울여 보시겠습니까? "여러분의 말은 소금으로 맛을 내어 언제나 은혜가 넘쳐야 합니다. 여러분은 각 사람에게 어떻게 대답해야 마땅한지를 알아야 합니다." 과연 교회가 이 땅에 맛을 내어 언제나 은혜가 넘치게 하고 있는지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예수님처럼 세상이 더욱 사랑으로 살만한 세상, 소외와 외로움이 사라지고 더불어 함께 은혜가 넘치게 하는 세상으로 만들어가야 할 몫이 우리 교회,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쓴 맛을 내고, 분노를 자아내도록 부딪히지 말아야 합니다.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그렇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따라가야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무슨 이유가 필요하겠습니까? 짓밟힘 당한 것이 아픈게 아니라 짓밟힘 당할 때까지 우리가 맛을 잃어버린 것에 대해서 무감각한 했던 것에 우리는 진심으로 더 아파해야 합니다.
에베소서 5장 9절이 들려주는 말씀에 한번 주목해 보시겠습니까? "빛은 모든 선과 정의와 진실을 열매 맺습니다." 과연 교회가 선과 정의와 진실이라는 열매를 맺고 있는지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빛의 사자들이여' 찬송가를 부를 때마다 자꾸 고개가 숙여집니다. "죄로 어둔 밤 밝게 비춰라! 빛의 사자들이여"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악으로 가득찬 세상을 밝게 비추어 선이라는 열매를 맺고, 불의가 가득한 이 땅을 비추어 정의라는 열매를 맺고, 거짓과 불신이 가득찬 세상 속에서 진실이라는 열매를 맺는 그런 교회, 그런 그리스도인들이 되기를 꿈꿔야합니다. 하지만 우리안에 악이 있고, 우리 안에 불의가 가득하고, 우리 안에 거짓과 불신이 가득하다면 우리가 심고 있는 것이 빛이 아니라 어둠이었음을 우리는 깨달아야 하는 것입니다. 심는대로 거두기 때문입니다.
교회여! 그리스도인이여! 이제부터 진짜 교회가 빛과 소금이라는 것을 세상에 널리 알려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잊지 마십시요. 맛을 잃긴 했어도, 말 아래 두긴 했어도 우리는 예수님이 말씀하신 빛과 소금들입니다. 우리의 정체성에 대해서 흔들릴 필요는 없습니다. 나는 빛이 아니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요. 나는 소금이 아니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요. 우리는 빛과 소금입니다. 예수님이 우리를 그렇게 명하셨습니다. 예수님에게 우리는 그런 존재들입니다. 하지만 세상도 우리가 그런 빛과 소금이라는 존재임을 알게 하는 방법은 바로 예수님이 명하신 그 이름대로 살아내는 것 뿐입니다. 진짜 빛과 소금으로 살아내야 할 때라는 것입니다. 어렵다고 생각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의외로 간단합니다. 말 아래를 비추던 빛을 등경 위로 올리면 됩니다. 교회만을 비추던 빛을 세상으로 돌리면 됩니다. 특정인, 특정 지역이 아닌 다시금 전 세계를 비추는 빛이 되도록 빛의 방향을 수정하면 됩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돌릴 수 있습니다. 아주 쉬운일입니다. 그리고 소금은 더욱 더 간단합니다. 짓밟혔던 과거는 과감히 버리십시요. 지금부터 맛을 내면 됩니다. 소금답게 짜지면 됩니다. 그리스도인의 본분대로 말씀을 실천하면 됩니다. 가장 하나님의 소금다운 삶은 하나님이 말씀하셨던 것을 지키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누군가에는 성경을 읽는 일로부터 소금기가 돋아나기 시작할 것이고, 누군가는 옆 사람에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부터, 누군가는 손을 내미는 것부터, 누군가는 예배를 회복하는 것부터, 누군가는 용서를 구하는 것부터, 누군가는 감사기도를 하는 것으로부터 각자 소금기가 돋아나는 시작을 할 수 있습니다. 소금기가 돋아나기 시작하고 다시금 '한국'을 맛깔나는 '국'으로 만들 소금이 되어주십시요. 그래서 그 상에 둘러앉은 모든 이들에게 은혜가 넘쳐나게 해 주십시요. 그렇게 할 수 있는 빛과 소금이 될 그 사람이 바로 당신입니다. 바로 당신입니다.
마태복음 5장 13, 14절을 시작하면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단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우리에게도 오늘 동일하게 말씀하십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은 세상의 소금이고, 세상의 빛이십니다. 그러니 그렇게 살아주십시요. 왜 교회가 어둠이라고 하는지 화내실 필요가 없습니다. 왜 교회를 자꾸 짓밟느냐고 화내실 필요가 없습니다. 이러한 평가는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교회가, 그리스도인들이 빛과 소금으로 살아갈 때 말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저부터 시작합니다. 함께 시작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교회여! 그리스도인들이여! 이제 진짜 빛과 소금이라는 것을 알게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