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연옥광물의 광물학적 특성

[옥산가]

요약

 백운암질 대리암의 다변성·교대 작용에 의해서 생성된 춘천 연옥은 산출 상태, 광물상 및 조직상의 특정에 따라 연녹색 연옥, 녹색 연옥, 암녹색 연옥, 및 회색 연옥으로 구분된다. 연옥은 주로 극미립상(대개 2um 이내의 결정폭)의 침상 내지 섬유상(결정의 길이/ 폭 비>1O)투각섬석 결정들로 구성되고 미립의 투휘석, 방해석, Mg-녹니석, 스핀 등이 불순물로서 극소량 수반된다. 연옥 특유의 강한 인성은 면향·결정화된 연옥질 투각섬석 결정들이 다소 만곡된 형태로 섬유상의 치밀한 조직을 이루는 것에 기인한다. 춘천 연옥 특유의 녹색은 발색소로서 Cr이나 Ni보다 Fe 함유 정도에 보다 의존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연옥의 다양한 색깔과 색조는 그 외에 연옥의 결정도 및 조직 그리고 불순 광물의 종류 및 함유 정도에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난다. 연옥질 투각섬석은 주요 성분들의 함유도에 있어서 다소 산포되는 양상을 나타내고, 녹색의 색조가 상대적으로 짙은 연옥일수록 Al과 Mg/Ca의 함유 정도가 보다 높은 경향올 보인다.또한 Fe의 함유 정도는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암녹색 연옥에서의 투각섬석이 상대적으로 다소 높게 함유되는 특징이 있다. 연옥질 투각섬석은 고분해능 투과 전자현미경 하에서 주로 3중의 쇄형 격자 단위가 불규칙하게 정상의 2중 쇄형 격자들 사이에 개재되어 소위 피리볼 구조형을 이루는 현상이 흔히 관찰된다. 이와 같은 일종의 혼성 격자 구조는 모든 유형의 춘천 연옥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3중 쇄형 격자 이외에 5중 쇄형 격자와 드물게 4중 쇄형 격자(회색 연옥)도 정상적인 2중 쇄형 격자들 사이에서 불규칙적으로 다양하게 혼재한다. 연옥질 투각섬석의 2중 쇄형 격자에서 보다 폭이 넓은 쇄형 구조 단위들의 불규칙한 혼재 양상은 연옥의 녹색이 짙을수록 심화된다. 이는 투각섬석의 결정 화학적 측면에서 Al과 Mg/Ca의 함유비 증가, 화학적 일정성의 저하, (110) X 선 회절선의 강도 저하, 및 b축 단위포 격자 상수 값의 증가와 밀접히 연관된다. 춘천 연옥에서 관찰되는 혼성 격자 구조의 존재 형식과 빈도 추이는 연옥의 생성이 Mg이 풍부한 광화 용액의 급격한 확산과 이에 따른 높은 준안정도 조건에서 이루어졌음올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서언

 연옥(軟玉, nephrite)은 인류가 석기시대부터 귀중하게 사용해 왔었던 광물질로서, 또 다른 형태의 옥(玉,jade)인 경옥(硬玉,jadeite)과 더불어 옥 광물의 주종을 이룬다(DamollI;1846;Chest- erman, 1973). 경옥이 휘석류인 제다이트(jadeite)로 구성되는데 비해서, 연옥은 각섬석류 광물인 투각섬석-양기석(tremolite-actinolite)계열의 광물상을 갖는다는 점에서 광물학적으로 서로 판이하다. 일반적으로 단결정 형태를 이루는 보석들과는 달리, 연옥은 투각섬석-양기석 계열의 광물들이 은미정질 집합체를 이루는 일종의 광석의 형태로서 산출되는 것이 특징이다. 고대국가 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중국 및 한국 등의 극동 지역을 비롯하여 유럽, 중남미 및 북미 등지에서 연옥이 보석으로 평가되어 온 이유는 이 광물질이 특유의 (1)미려한 녹색, (2)뛰어난 인성 (tougm1ess)과 경도, 그리고 (3)영롱한 반투명성 (translucency)과 같은 물리적 특성을 보유하기 때문이다.
 유일한 국내산 연옥인 춘천 연옥은 현재 강원도 춘천군 동면에서 활발히 개발되어 그 세공품들이 국내외의 보석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 이 춘천 연옥은 최근에 노진환 둥(1993)에 의해서 백운암질 대리암(dolomitic marble)이 편암과의 접촉부에서 변성 교대 작용(metasomatism)이 중첩해서 관여되는 과정에서 생성된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또한 춘천 연옥은 주로 극미립질의 투각섬석으로 구성되고 매우 치밀한 조직을 이룬다는 사실도 이미 보고된 바 있다(Kim et al.,1986; 노진환외,1993).
 Mallinson 등(1980)에 의해서 발견된 바 있는 연옥질 투각섬석(nephritic tremolite)의 소위“피리볼(pyribole)”구조가 춘천 연옥에서도 발견된다(노진환외, 1993). 이는 광물학적으로 매우 흥미있는 사실로서, 투각섬석의 구조적 특성은 물론 연옥의 보석학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에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으로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각섬석류 광물들의 섬유상(fibrous)결정형과 이들의 생성 과정이“피리볼”구조와 밀접한 연관 관계를 갖는다는 최근의 보고들을 고려하면(Chishorm, 1975; Mallinson, 1980; Veblen, 1980; Zoltai, 1981), 춘천 연옥에서의 이혼성 격자 구조는 연옥의 조직과 생성 과정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연옥에서 수반 광물의 내용과 결정 입도와 형태는 연옥의 인성 및 경도에 영향을 미친다(Evans, 1976). 또한 연옥의 특정적인 연녹색은 Cr과 Ni의 존재에 의해서 발현되고 Fe은 별로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Tan et al., 1978; Kim et al., 1986). 따라서 연옥의 광물상, 결정형, 화학 조성, 및 광물 화학적 특징들은 연옥의 생성 과정은 물론 보석학적 특성을 이해하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필자들은 이 연구를 통해서 춘천 연옥의 광물학적 특성을 밝히고자 한다. 이 논문에서는 특히 연옥질 투각섬석의 구조적 특성, 즉 혼성 격자 구조의 발달 양상과 결정 화학적 특성 사이의 연관 관계를 규명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연구 방법

 연옥을 산출 상태와 색깔에 따라 분류하고 이들의 광물 조성과 조직을 파악하기 위해서, 연마·박편(polished thin section)을 제작하여 편광현미경과 주사전자현미경(SEM) 하에서 면밀히 관찰하였다. 연옥을 구성하는 극미립상의 투각섬석들의 결정상의 해석과 기타 공생 광물들의 감정을 위해서 X-선회절분석(XRD)을 시행하였다. 연옥을 구성하는 투각섬석과 기타의 불순 광물들의 감정과 화학 조성을 구하기 위해서 전자현믹분석(electron microprobe analysis)을 실시하였다. 연옥의 광석 단위에서의 화학 조성을 구하기 위해서, 주성분과 희유 성분들을 각각 X-선형광분석(XRF)과 플라즈마유도방출분광분석(ICP/MS)을 통해서 별도로 분석하였다.
 연옥을 구성하는 광물들의 미세 조직과 각섬석에서 혼성 격자 구조를 조사하기 위해서 200kv 조건에서 고분해능 투과전자현미경(HRTEM) 관찰을 시행하였다. 투과전자현미경 시편은 편광현미경 하아ㅔ서 인지된 부분을 미세한 구리 망(copper grid)을 부착하여 떼어내어 Ar 이온으로 박막화시키는 방식(ion milling)으로 준비하였다.

연옥의 산출 상태와 유형

 춘천 연옥의 광상학적 부존 상황과 산출 상태에 대해서는 노진환 등(1993)에 의해서 이미 상세히 보고된 바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보석으로서의 산출 상태를 중심으로 이 논문의 성격상 필요한 내용만을 간략히 기술하고자 한다.
 연옥은 강원도 춘천군 동면 지역에서 용두리 면마암 복합체의 최상부에 개재되는 백운암질 대리암층과 상부의 각섬석 편암과의 접촉부를 따라 산출된다. 중첨된 변성·교대 작용(polymetasomatism)에 의해서 대리암을 원암으로 하여 생성된 이 연옥은 30-70cm 정도의 두께를 이루며 주로 투휘석(diopside)으로 구성된 석회·규산염대와 함께 발달한다. 연옥은 이 석회·규산염 암석을 교대하는 형식으로 산출되고 각섬석 편암과의 접촉부에서는 녹니석에 의해서 교대·변질되는 양상을 나타낸다 (Fig. 1).
춘천 연옥은 그 색깔과 산출 상태에 따라(1) 연녹색 연옥, (2)암녹색 연옥 그리고(3)회색 연옥으로 구분된다. 연녹색(pale green 또는 emerald green)연옥은 춘천 연옥의 전형적인 형태로서 이 연옥 광상에서 가장 흔히 산출된다. 이 유형의 연옥은 경우에 따라 색조가 변화되어 녹색 또는 황녹색(olive green)을 띠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암녹색(dark green)연옥은 연녹색 연옥보다 후기에 생성된 것으로 녹니석대를 수반하면서 각섬석 편암과의 접촉부에 국한되어 산출 된다(노진환 외,1993).회색(gray)연옥은 위의 녹색 연옥들과는 별도로 드물게 산출되는 특이한 연옥으로서, 색상과 색조의 변화가 심하여 암회색, 담회색, 녹회색(olive gay)등의 다양한 색깔을 나타내지만 전체적으로 회색의 색상을 공통적으로 갖는 것이 특징이다.
 그밖에 연녹색 연옥과 암녹색 연옥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은미정질(cqptocrystalline) 석회·규산염대는 일종의 유사 연옥(semi→nephrite) 의 형태로 산출된다.이 유사 연옥은 특징적인 우백색의 색깔과 전형적인 연옥보다도 오히려 견고 치밀한 물리적 특성을 나타내고, 흔히 암녹색 연옥과 회색 연옥의 원물질(precursor)로서 산출되는 양상을 나타낸다.

연옥의 광물상 및 조직

 연옥의 생성은 주로 대리암의 1차적 변성·교대 물질인 석회·규산염대의 주된 광물인 투휘석의 결정들이나 또는 이에 수반되는 투각섬석 결정들을 교대·변질 또는 재결정시키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Fig. 2). 춘천 연옥의 주된 형태인 연녹색 연옥과 회색 연옥이 주로 이와 같은 방식으로 생성된다. 그 이외에 암녹색 연옥과 회색 연옥의 일부는 유사 연옥 형태를 이루는 은미정질 석회·규산염대를 교대하는 방식으로 생성된다(노진환외, 1993). 백운암질 대리암의 주된 구성 광물인 백운석(dolomite) 결정들로부터 직접 연옥이 생성되는 양상이 전혀 관찰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연옥은 소위 '연옥질 투각섬석(nephritic tremolite)'이라는 극미립상의 투각섬석들로 주로 구성되지만, 광석의 유형에 따라 투휘석, 미립의 석명형(asbestiform) 투각섬석, 방해석, 녹니석 및 스핀(sphene)이 극소량 수반된다. 이들 부성분 광물들은 일종의 불순물로서 연옥의 보석으로서의 품질 저하의 요인이 된다. 외국의 연옥 광상에서 불순 광물로서 흔히 수반되는 활석(talc)이 춘천 연옥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극미립상을 이루는 연옥질 투각섬석들의 입도, 결정도 및 조직은 연옥의 유형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Fig. 3). 연녹색 연옥은 다른 연옥들 보다 상대적으로 큰 입도를 나타낸다(Fig. 3) . 연녹색 연옥은 다른 연옥들 보다 상대적으로 큰 입도를 나타낸다 (Fig. 3A). 연녹색 연옥은 흔히 분결 세맥상(segregation veinlet)으로 정출된 방해석 또는 미립의 석면형 투각섬석들과 연옥질 투각섬석들이 미세 분대(fine-scale zoning)를 이루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에는 육안으로 일종의 편리 구조와 같은 양상을 띠고 색깔도 보다 퇴색되어 보이는 경향이 있다. 대체로 다른 연옥들 보다 연녹색 연옥의 투각섬석들은 편향 결정화된 양상이 현저하다. 암녹색 연옥은 연녹색 연옥에 비해서 은미정질 결정화 양상이 심화되고 보다 치밀한 조직을 나타낸다(Fig. 3B) . 흔히 투휘석의 미립이 잔존되거나 녹니석이 연옥질 투각섬석을 치환하는 형태로 미량 존재하는 것이 암녹색 연옥의 광물 조성상의 특징이다. 간혹 석면형의 투각섬석 미립들이 방해석을 극미량 수반하면서 이 연옥 내에서 분결되는데, 이 경우에는 색깔이 다소 옅어지면서 전형적인 녹색을 띠게된다 (Fig. 3C). 회색 연옥은 연옥들 중에서 가장 미세한 결정도를 보이고 불순물도 거의 함유되지 않는 조성상의 특징을 나타낸다. 이 연옥은 연옥질 투각섬석들의 미세한 결정들이 마치 모자이크상의 구획을 이루며 편향 결정화되는 특이한 조직을 나타낸다(Fig. 3D). 입상 원물질 (granular precursor)의 결정립들의 윤곽에 규제된 연옥 결정화 작용을 시사하는 이와 같은 모자 이크상 조직은 간혹 압쇄된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입상의 투휘석 결정들의 벽개면이나 쌍정면에 규제된 연옥질 투각섬석의 선택적 결정화 양상도 이 연옥에서 흔히 관찰된다. 우백색의 유사 연옥은 주로 투휘석과 투각섬석이 은미정질 집합체를 이루고 여기에 극미립의 방해석이 미량 함유되는 조성을 갖는다. 이 유사 연옥은 조직에 있어서 암녹색 연옥과 흡사하지만,투휘석을 위주로 한 광물 조성을 갖는다는 점에 있어서 연옥들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주사전자현미경(SEM)하에서 연옥질 투각섬석들의 섬유상 결정형과 마치 실타래가 얽혀져 있는듯한 치밀한 조직이 잘 관찰된다(Fig. 4). 연옥질 투각섬석의 결정의 폭은 대개 2 um 이내의 값을 나타내고 결정의 길이와 폭의 비(length/ width ratio)는 대개 10 이상이다.연옥질 투각섬 석 결정들의 길이 선장된 정도는 연녹색 연옥에 서 보다 심화되는 경향이 있다.연옥질 투각섬석 들은 흔히 만곡된 결정 형태를 이룬다 (Fig. 4A, 4B).암녹색 연옥에서는 녹니석과 투휘석이 불순 물로 흔히 함유되고 이들이 이 연옥의 치밀한 조 직을 저해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난다(Fig. 4C).연옥질 투각섬석들은 미세한 섬유상 또는 침상의 결정들이 방사상으로 성장되는 과정 에서 서로 겹쳐지거나 투입되어 소위“massive- fibrous texture(Zoltai,1981)”를 이룬다(Fig. 4D).이와 같은 조직상의 특정이 연옥의 강한 인 성(toughness)을 유발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연옥의 화학 조성 및 발생 요인

 춘천 연옥은 주요 성분들의 화학 조성에 있어서 전체적으로 투각섬석과 비슷한 분석치를 보이지만, 그 유형에 따라 다소 차이를 나타낸다 (Table 1) . 방해석을 불순불로서 미량 함유하는 연녹색 연옥은 다른 연옥들에 비해서 Ca0/Mg0 함유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반면, 녹니석을 주된 불순물로 갖는 암녹색 연옥은 상대적으로 높은 Al ₂ 0 ₃ 와 Fe ₂ 0 ₃ 함유 정도를 보인다. 사문석화 작용과 연관되어 생성되는 외국의(미국, 대만, 뉴질랜드 등) 연옥들에 비해서 (Dana, 1920; Tan et al., 1978), 춘천 연옥은 전반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의 Fe 함량을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회색 연옥은 전체적으로 암녹색 연옥과 유사한 화학 조성을 보이지만, Fe ₂ 0 ₃ 와 Al ₂ 0 ₃의 함유 수준은 이에 비해서 훨씬 낮다(Table 1). 우백색 유사 연옥은 투휘석이 주된 광물상을 이루기 때문에 연옥들에 비해서 CaO의 함유 정도가 훨씬 높게 나타난다.
연옥의 특정적인 연녹색의 발색소로 알려져 있는 Cr과 Ni을 비롯한 희유 원소들의 함유 수준을 플라즈마유도방출분광분석법(ICP/MS)으로 분석하였다 (Table 2). Table 2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연옥들은 Cr, Ni, 및 Zn을 다른 희유 원소들에 비해서 특별히 많이 함유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춘천 연옥에서 이 희유 원소들의 함유도는 외국의 사문석 기원의 연옥들에 비해서 전반적으로 낮은 값을 나타낸다.
 연옥 특유의 연녹색을 발현시키는 주요 발색소로 알려져 있는(Tan et al.,1978; Kinl et al., 1986) Cr이 연녹색 연옥보다도 오히려 회색 연옥에 보다 높은 수준으로 함유된다는 것은 특기할 만한 사실이다. 이는 연옥의 녹색이 전적으로 Cr 이나 Ni과 같은 특정한 전이 원소들의 함유 수준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시 사한다. 연옥들 중에서 암녹색 연옥이 가장 낮은 Cr과 Ni의 함유 수준을 보인다는 것도 위와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암녹색 연옥의 경우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Fe의 함유도와 녹니석 위주의 불순물이 이 연옥의 짙은 녹색을 발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회색 연옥이 녹색을 띠지 않고 마치 단백석(opal)과 같은 회색조를 발현하는 것은 위와 같이 전이 원소들의 함유 정도나 특정 불순물의 존재로서 설명될 수 없다. 이는 아마도 연옥 특유의 모자이크상의 조직, 즉 은미정질 투각섬석 집합체들이 서로 구획되어 편향 결정화되는 것에 따른 광학적 산란 효과에 의한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연녹색 및 암녹색 연옥들에서 연옥질 투각섬석의 입도가 클수록 다소 색조가 옅어지는 경향도 관찰된다.따라서 연옥의 색깔은 특정 희유 원소들(즉,Cr과 Ni)의 함유 정도로만 설명될 수 없고, (1)연옥의 입도 및 조직, (2)불순 광물의 내용 및 함유 정도, 그리고 (3)화학 성분상 특징 등에 의한 복합적인 현상으로 인식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연옥질 투각섬석의 광물 화학

 춘천 연옥을 구성하는 연옥질 투각섬석은 전체적으로 Na+K의 함량이 0.05 이하이며 Leake (1978)의 분류에 따르면 Fe가 거의 없는(Fe=0.02-0.09) Mg-단종에 가까운 투각섬석에 해당된다(Table 3, 4 , 5, 6). 연옥의 유형에 따라 이를 구성하는 연옥질 투각섬석들은 Al, Ca 및 Mg 조성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를 나타낸다(Fig. 5 와 Fig. 6 ).
Al의 함유도에 있어서 연녹색 연옥이 가장 낮은 수준(Al=0.016-0.031)을 보이고 녹색과 암녹색 연옥은 이보다는 상대적으로 다소 높은 함유 정도(Al=0.077-0.119)를 나타낸다. 이에 비 해서 회색 연옥은 가장 높은 Al 조성(Al=0.105 -0.131)을 보여준다. Ca은 연녹색 연옥에 가장 많이(Ca=1.995-2.103)함유되는 반면, 암녹색 연옥은 상대적으로 낮은 함유도(Ca=1.846-2. 017)를 보여준다. 회색 연옥은 연녹색과 암녹색 사이에 겹치는 중간 범위(Ca=1.973-2.052)의 함유도를 나타낸다. 이에 반해서 Mg 조성의 경우, 암녹색 연옥이 상대적으로 가장 높은 함유도 (Mg=4.780-4.900)를 나타내고 연녹색 연옥 (Mg= 4.751-4.834), 회색 연옥(Mg=4.667-4.792)의 순으로 그 함유 정도가 낮아진다. 이와 같이 연옥질 투각섬석의 화학 조성상의 변화는 전반적으로 연옥의 전암 단위의 화학 조성(bulk chemical composition)에서 보여 주는 원소들의 함량 변화 추이와 부합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연옥질 투각섬석의 화학 조성이 기본적으로 광석 단위의 화학 성분계에 의존되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생각된다.그러나 Ca과 Mg의 상대적인 함유비가 동일한 연옥 내에서도 상당히 산포되는 것으로 보아( Fig. 6), 연옥질 투각섬석의 생성이 화학적 평형(chemical equilibrium)을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연옥질 투각섬석의 결정도 및 결정상

연옥질 투각섬석의 조직과 결정 구조와의 관련성을 규명하기 위하여 회색, 연녹색, 녹색 및 암녹색 연옥에 대하여 각각 X-선 회절 분석(XRD) 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를 연옥의 유형별로 비교하기 위해서 회절선 변화 추이를 Fig. 7에 나타내었다. 또한 회절선들의 측정치들은 물론 App-leman과 EVance(1973)가 설계한“LSUCRIPC(Least Squares Unit cell Refinement with Indexing on the personal Computer)”의 컴퓨터 프로그램(Bemit,1987; Garvey,1986)을 이용하여 보정한 값 및 이들로부터 구해진 격자 상수들을 Table 7에 제시하였다.
Fig. 7에서 보듯이 연옥의 유형별로 연옥정 투각섬석들의 회절도들은 회절선의 누락이나 첨가가 없이 거의 같은 양상을 보여주고 Table 7에 제시한 표준 투각섬석(JCPDS#13-437)과 비교하여도 완전하게 일치한다.이는 각 연옥들이 현미경에서 보여주는 조직상의 차이점이 X-선 회절 실험에 의해 구분될 정도의 구조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결정상의 차이점은 없는 것으로 해석되고 모두 좁고 예리한 회절선들로 이루어져 결정도는 우수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음으로 각 연옥 회절선들의 강도를 상호 비교하여 특정 결정면의 발달 정도를 비교해 보았다. 단사정계인 투각섬석은 복쇄상(double chain)구조를 갖고 극단적으로 신장된 결정형을 이루기 때문에, X선 회절 분석을 위하여 분말 시료를 장착시킬 때 일정한 방향성을 띠면서(pre ferred orientation) 배열하므로서 회절선의 강도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분말을 사용하지 않고 연옥 절편을 그대로 사용하기도 한다(Tan et al.,1978). 그러나 춘천 연옥들은 광석 내에서도 연옥질 투각섬석들이 편향되어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실험 방법을 적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편향성 효과를 균일화 시키기 위해 분말 시료를 동일한 조건에서 처리 및 분석하므로서 연옥의 조직상의 차이에 따른 회절선 강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였다.
 그 결과, Table 7에서 보여 주듯이, 색깔별에 따른 연옥들의 회절선 강도는 상대적 세기는 다소 다를지라도 전체 회절선들의 강도 순서에는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서 특기할 만한 사실은 (110)의 회절선에 있어서 표준 투각섬석 (JCPDS#13-437)의 회절선에 비해 연옥질 투각섬석의 회절선들의 강도가 현저하게 저하된다는 점이다(Table 7) . 이는 이 연옥질 투각섬석들이 표준 투각섬석과는 달리 b축 방향으로 격자 간격 (chain width)에 있어 정상적인 복쇄형(double chain)구조 외에 보다 격자 간격의 폭이 넓은 쇄상 구조가 불규칙하게 혼재되는 것에 기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노진환 외,1993). 이와 같은 b 축 방향으로의 격자 간격의 불균일성은 격자 상수값의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견되어, Table 7 및 Fig. 8 에 나타낸 바와 같이 투각섬석들의 격자 상수값들을 비교해 보았다. 표준 투각섬석과 비교해 보면, 연옥질 투각섬석들은 a 축과 c축 방향의 단위포의 길이에 비해서 b축 방향의 격자 상수값이 상대적으로 큰 값을 나타낸다. 또한 연옥의 유형별로는 녹색의 색상이 짙어질수록 그 값이 일정하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Fig. 8). 이와 같은 X-선 회절 분석 결과는 다음 장에서 상세히 논의될 이 연옥질 투각섬석들의 혼성 격자 구조의 존재를 시사한다.

  연옥질 투각섬석의 혼성 격자 구조

지질학적으로 중요한 고체 상태에서의 광물 생성 반응은 흔히 불완전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반응에 참여한 광물상들이 준안정(metastable) 상태로 새로이 생성된 광물 내에 일부 잔존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반응 과정을 거쳐 생성된 규산염 광물중에서 흔히 관찰되는 현상이 일종의 혼성 격자 구조인“바이오피리볼(biopy-ribole)”구조이다. 이 용어는 Johannsen(1911)이 야외에서 감정되지 않는 흑색의 규산염 광물에 처음 사용한 것으로 흑운모(biotite), 휘석(pyroxene), 및 각섬석 (amphibole)을 통칭하는 합성어이다. 그리고“피리볼(pyribole)”은 운모류를 제외한 쇄형(chain) 규산염 광물(휘석과 각섬석)을 지칭하는데 편의상 사용되었다. 그 후에 Thompson(1970, 1978)은 이 용어들을 휘석, 각섬석, 및 층상 규산염 광물들이 규칙적 또는 불규칙적으로 구조적으로 혼재되거나(biopyribole) 또는 운모류, 활석 등과 같은 층상 규산염 광물들의 구조 단위를 수반하지 않으면서 단쇄형(single-chain)과 복쇄형(double-chain)의 구조 단위들이 혼재되거나 불규칙한 격자 간격을 갖는 쇄형 광물들(pyrbole)에 대하여 일종의 결정 구조적인 명칭으로서 재정의하여 사용하였다. 그러나“wide-chain pyribole”, “mixed-chain pyribole”등 아직도 많은 유사한 개념의 용어들이 혼용되고 있는 실정이다(Veblen,1981). 이와 같은 용어상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 필자들은 이 논문에서는 편의상 바이오피리볼과 피리볼 광물들이 갖는 독특한 구조형식을“혼성 격자 구조”라고 통칭해서 기술하고자 한다.
 혼성 격자 구조의 관찰과 생성 메카니즘에 대한 해석은 최근에 주로 고분해능 투과전자현미경 (HRTEM)연구를 통해서 활발히 이루어져 왔었다(Veblen et al.,1977; Veblen and Buseck, 1980; Veblen,1981, 1991, 1992; Buseck and Veblen,1988; Ahn et al., 1991). 혼성 격자 구조는 기본적으로 Si0₄ 사면체 구조 단위가 2차원적 으로 단쇄형, 복쇄형, 또는 삼쇄형(triple-chain)을 이루며 무한히 연결된 형태를 갖는다 (Fig. 9). 또한 3차원적으로는 이 사면체 구조 사이에 양이온으로서 Mg²⁺,Fe²⁺ ,또는 Al³⁺이 들어 있는 팔면체 구조 단위를 개재함으로써 c축 방향으로 소위“I-beam”구조를 이룬다(Buseck and Veblen, 1988). 이들 폭이 다른 쇄형 구조 단위들이 규칙적 또는 불규칙적으로 반복 배열되거나, 여기에 층상 규산염 광물의 구조 단위들이 소위“polysomatism(Buseck and Veblen,1978; Veblen et al., 1977; Veblen,1991)”형식으로 개재됨으로써 격자 간격의 결손(chain-width defects)이 유발된다. 이와 같은 격자 간격의 결손 현상은 많은 각섬석류 광물들에서 인지되었고(Veblen,1992; Dorling and Zussman,1987), 연옥에서도 이미 보고된 바 있다(Dorling and Zussman,1985; Mallinson, 1980; Mallinson et al., 1980).
 춘천 연옥의 연옥질 투각섬석은 X-선회절분석 결과에서도 이미 예견되었듯이 다양한 형태의 혼성 격자 구조가 고분해능 투과전자현미경 하에서 관찰된다. Fig.10은 연녹색 연옥에서 c 축에 평행하게 입사된 전자빔에 의해 형성된 격자상(lattice image)으로서, 연옥질 투각섬석의 격자 간격 결손를 극명하게 나타낸다. 또한 이를 컴퓨터로 화상 처리하므로서 소위“I-beam”구조가 뚜렷하게 인지되도록 격자 구조를 재현시켰다 (Fig. 10). Fig. 10에서 알 수 있듯이, 9Å의 격자 간격을 갖는 복쇄형 구조 단위들 사이에 13.5Å의 3중 쇄형 구조(triple chain)단위가 불규칙하게 혼재된다.
 일반적으로 각섬석처럼 c 축을 따라 길게 신장되는 즉, 침상이나 주상의 결정들에서는 c 축에 평행하게 입사된 전자빔에 의해 관찰되는[00ℓ] 의 격자상을 관찰하기 어렵다. 따라서 혼성 격자 구조의 관찰은 주로[h0l]투영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연옥질 투각섬석 결정들이 주로 {110} 결정형을 잘 이루기 때문에(X-선 회절상 에서 (110)면의 회절 강도가 매우 높게 나타남), c 축과 b 축 방향으로 각각 28。와 15。씩 회전시켜 [100]투영을 얻을 수 있었다. Fig. 11은 각각 연녹색 및 암녹색 연옥질 투각섬석의 [100] 투영에서의 SAED(selected-area electron diffraction) 회절상으로 전자빔이 a 축 방향에 일치되어 입사되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이 투각섬석들의 격자 간격의 불규칙성과 그 빈도를 시사하는 소위 b^* 축 방향의“streaking”현상(Veblen,1981)은 폭이 넓은 쇄형 구조 단위들이 상대적으로 빈번하게 혼재되는 암녹색 연옥의 투각섬석에서 미약하나마 관찰된다 (Fig. 11B).
Fig. 12, 13, 14 및 15는[100]투영에 의한 연옥질 투각섬석들의 격자상으로서, 다양한 형태의 불규칙한 혼성 격자 구조를 나타낸다. Fig. 12는 연녹색 연옥에서의 격자상으로서, 주로 3중 쇄형 격자(triple chain; jimthompsonite, Jt)와 5중 쇄형 격자(quintuple chain; chesterite,Ch)구조 단위들이 부분적으로는 규칙적이지만 전체적으로는 불규칙적으로 복쇄상의 각섬석 구조(amphibole, Am)내에 개재되는 양상을 보인다. Fig. 13은 녹색 연옥에서 관찰된 혼성 격자의 유형으로 혼성 격자 구조가 일정한 구간에 집중되면서 반복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즉, 복쇄형의 각섬석 격자상이 바탕을 이루는 가운데 3중 쇄형의 구조 단위(Jt)가 놓여 있으며 또한 5중 쇄형 구조 단위(Ch)도 끼어 있다. Fig의 왼쪽 끝 부분에서는 특이하게 c 축을 따라 격자 간격의 배열 순서가(stacking sequence) 353 쇄형에서 2333 쇄형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 관찰된다.
 Fig. 14는 암녹색 연옥에서 볼 수 있는 연옥질 투각섬석의 격자상으로서, 연록색 연옥에서와 같이 3중 및 5중 쇄형 격자가 어느 정도 규칙적으로 발달한다 (Fig. 14A). 그러나 자세히 관찰하면 3중 및 5중 쇄형 구조 단위들이 다소 불규칙적이면서 간헐적으로 혼재되고, Fig. 14B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동일한 쇄형 격자 내에서도 격자간격이 약간 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회색 연옥에서의 격자상은 전체적으로 불규칙적인 양상이 다른 유형의 연옥들 보다 현저하다 (Fig. 15). 전반적으로 3중 쇄형 구조 단위가 불규칙하게 끼어있는 가운데 간혹 5중 쇄형 구조 단위가 혼재되는 양상을 보인다. 특히 동일한 쇄형의 격자 간격이 c 축을 따라 변하고, 특이하게 다른 녹색 계통의 연옥에서 관찰되지 않았던 4중 격자 구조 단위(quadruple chain)가 혼재되기도 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c 축을 따라 33→34→25로 변화는 과정에서 격자 간격이 한 쇄형 단위 만큼씩 늘어나기도 하고 또는 줄어들기도 하는 현상이 관찰되는데, 그 결과 여러 곳에서 소위“stacking fault”가 형성된다 (Fig.15의 화살표).

고 찰

 춘천 연옥을 구성하는 연옥질 투각섬석들은 전술한 바와 같이 피리볼 형태로서 산출되고 연옥의 유형에 따라 서로 다른 혼성 격자 구조 양상을 나타낸다. 이와 같은 혼성 격자 구조의 존재는 X 선 회절 분석에서 (110)의 상대적인 회절 강도의 저하와 b 축 방향의 격자 상수 값의 증가에 의해서도 인지된다. 또한 이 혼성 격자 구조의 투과전자현미경 관찰에서 인지되는 보다 간격이 넓은 쇄형 구조 단위들의 불규칙한 혼재 정도는 연옥질 투각섬석들의 화학 조성상의 변화와도 연관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즉, 녹색 계통의 연옥들에서 색깔이 짙을수록 3중 및 5중 쇄형 격자 구조 단위들의 혼재 정도가 심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이에 따른(110)의 X-선 회절 강도 저하와 Al과 Mg/Ca의 함유 수준의 증가 및 이들 조성의 일정성의 감소 등과 같은 연관성을 갖는다. 그러나 회색 연옥은 이들 녹색의 연옥들과는 달리 혼성 격자 구조 유형에서도 특이하게 4중 쇄형 구조 단위와 c 축 방향으로도 격자 간격이 달라지는 등 광물학적 특성에서 현격한 차이를 나타낸다. 이는 전술한 연옥의 산출 상태에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이 연옥의 생성은 별도의 생성 조건(특히 생성 단계와 원물질의 조건이 다름)에서 이루어졌음을 시사한다(노진환 외,1993).
 Veblen(1981)은 바이오피리볼에서 혼성 격자의 생성 반응 과정(polysomatic reaction mechanism) 을 그 반응 형식에 따라(1)“bulk reaction”, (2) “lamellar reaction”및(3)“ledge reaction”으로 구분하였고 이중에서(2)의 반응 메카니즘은 매우 급속한 확산(ultrafast diffusion)에 의해서 진행되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춘천 연옥에 존재하는 혼성 격자 구조는, 전술한 바와 같은 투과 전자현미경 관찰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대개“lamellar reaction”에 의해서 형성된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이미 보고된 것처럼 춘천 연옥의 생성이 Mg 부화를 수반하는 광화 용액의 빠른 확산을 통한 준안정도(metastability)의 증가에 의해서 조장된 것이라는 해석(노진환외,1993)은 위의 결과와 부합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춘천 연옥의 생성이 열역학적으로 준안정 상태에서 이루어졌고, 이는 연옥 특유의 극미립 결정 상의 형성의 주된 영향 요인이 된다는 해석은 이미 보고된 바 있다(노진환 외,1993). 여기서 혼성 격자 구조의 존재와 혼재 정도의 변화 추이는 연옥 생성에서의 준안정 조건의 개연성을 더욱 높여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즉, 연녹색 연옥에서 암녹색 연옥으로 색깔이 짙을수록 보다 극미립화 되면서, Mg의 부화 및 투각섬석의 화학적 일정성의 저하,그리고 폭이 넓은 쇄형 구조 단위의 혼재 정도의 심화라는 일관된 성향을 나타낸다. 또한 암녹색 연옥에는 Mg-녹니석(clinchlore)이 불순물로서 약간씩 혼재되고 암녹색 연옥이 Mg-녹니석에 의해서 교대되는 현상도 전술한 바와 같은 폭이 넓은 쇄형 구조 단위의 혼재 경향과 잘 부합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요컨대, 연옥의 생성에서 Mg의 급격한 부화와 빠른 확산에 따른 준안정도의 증가는(노진환 외, 1993) 연옥질 투각섬석에서 혼성 격자의 혼재 정도의 심화, 결정도 및 화학적 평형도의 저하를 유발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결 언

 앞에서 논의된 연구 내용들을 토대로 춘천 연옥의 광물학적 특성에 관해서 밝혀진 연구 결과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춘천 연옥은 산출 상태,광물상 및 조직상의 특징에 따라 연녹색 연옥, 녹색 연옥, 암녹색 연옥, 및 회색 연옥으로 구분된다. 연옥은 주로 연옥질 투각섬석이라고 불리우는 극미립상(대개 2μm 이내의 결정폭)의 침상 내지 섬유상(결정의 길이/폭비>10) 결정들로 구성되고 미립의 투휘석, 방해석, Mg-녹니석, 스핀 등이 불순물로서 극소량 수반된다. 편향 결정화된 이 투각섬석 결정들은 부분적으로 약간 만곡되면서 서로 얽혀져 전체적으로 섬유상의 치밀한 조직을 형성하므로서 연옥 특유의 강한 인성이 유발된 것으로 여겨진다.
   
2. 연옥 특유의 녹색은 종래에 그 발색소로서 알려진 바 있는 Cr과 Ni과 같은 희유 원소들의 함유 정도에만 의존되는 것이 아니라 Fe의 함량에 보다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춘천 연옥에서는 녹니석과 방해석 같은 불순 광물의 함유 정도와 결정도 및 조직에도 그 색깔의 변화가 다소 지배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회 색 연옥에서 나타나는 색깔은 이 연옥에서만 볼 수 있는 모자이크상으로 구획되어 편향 결정화되는 특별한 조직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연옥의 색깔 발현은 특정 희유 원소의 존재에 의한 것으로 간주하기 보다는 연옥의 결정도 및 조직, 불순 광물의 내용과 함유 정도, 화학 조성상(특히 Fe, Cr과 같은 전이원소들)의 특징 등에 의존되는 복합적인 현상으로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3. 연옥질 투각섬석은 알칼리와 Fe의 함량이 지극히 낮고 Al, Mg, 및 Ca의 함유도에 있어서 다소 산포되는 화학 조성을 나타낸다. 이 투각섬석들의 화학 조성은 광석의 색깔별로 다소 차이을 나타내는데, 녹색의 연옥들의 경우에 색깔이 짙을수록 Al과 Mg/Ca의 함유 정도가 높은 경향을 보인다. 이에 비해서 회색 연옥은 Al 조성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반면 Ca과 Mg 조성은 낮은 것이 특징이다. Fe의 함유 정도는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암녹색 연옥에서의 투각섬석이 상대적으로 다소 높게 함유된다.
   
4. 연옥을 구성하는 투각섬석들의 X-선회절 분석에서 (110) 회절선의 강도가 표준 투각섬석에 비해 현격하게 저하되는 현상이 인지된다. 이는 연옥질 투각섬석에 흔히 존재하는 혼성 격자 구조에 의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같은 해석은 b 축 격자 상수 값에 있어서 표준 투각섬석에 비해(18.02Å)연옥질 투각섬석의 값(18.035-18. 046Å)이 상대적으로 큰 값을 갖는다는 사실에 의해서도 확인된다. 색깔별로는 연녹색에서 암녹색으로 갈수록 b 축의 길이가 일정하게 증가하는데, 이는 암녹색으로 갈수록 혼재의 정도가 다소 심해지는 것에 기인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5. 연옥질 투각섬석은 소위 피리볼 구조 형태로서 존재하며 투과전자현미경 하에서 주로 3중의 쇄형 구조 단위가 다양한 형태로 불규칙하게 개재되는 양상이 관찰된다. 이와 같은 혼성 격자 구조는 모든 유형의 춘천 연옥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3중 쇄형 격자 이외에 5중 쇄형 격자와 드물게 4중 쇄형 격자(회색 연옥)도 정상적인 이중 쇄형 격자들 사이에서 불규칙적으로 혼재한다. 혼성 격자 구조의 개재 빈도는 연녹색 연옥에서 녹색을 거쳐 암녹색 연옥으로 갈수록 다소 심해지는 경향을 보이는더l, 이는 전술한 연옥질 투각섬석의 색깔별로의 X-선회절분석 결과 및 화학 조성상의 변화 추이와 잘 부합된다. 즉, 2중 쇄형 격자에서 상대적으로 폭이 넓은 쇄형 구조 단위들의 불규칙한 혼재는 화학 조성면에서 Al과 Mg /Ca의 함유비 증가, 화학적 일정성의 저하, (110) X-선 회절선의 강도 저하, 및 b 축 단위포 격자 상수 값의 증가와 연관된다.
   
6. 춘천 연옥에서 관찰되는 혼성 격자 구조의 존재 형식과 빈도 추이는 연옥의 생성이 Mg이 풍부한 광화 용액의 급격한 확산과 이에 따른 높은 준안정도 조건에서 이루어졌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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