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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주능선에서 일출의 장관에 도취하다
백무동-세석대피소-천왕봉-중봉-써리봉-치밭목대피소-유평-지리산국립공원 삼장분소
20211023
지난 7월 24일 천왕봉에 오른 이후 3개월만에 다시 천왕봉에 오르기 위해 서울을 떠난다. 산악회버스는 서울 양재역에서 밤 10시 10분이 넘어서 남쪽 백무동을 향하여 출발, 덕유산휴게소에서 한 차례 쉰 뒤 새벽 2시 15분쯤 백무동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산행 준비를 마치고 2시 28분 백무동탐방안내센터 앞을 출발하여 백무교를 건너 백무동탐방지원센터 앞에서 2시 35분 지리산 탐방에 들어갔다.
어둠 속에서도 낯익은 한신계곡, 환한 헤드랜턴 불빛을 비추며 차근차근 걸어 올랐다. 첫나들이쉼터, 가내소폭포를 지나서 위쪽 바위지대가 말끔히 정돈되어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지난번에는 위태한 너덜지대에 밧줄이 걸려있어 위태롭게 길을 찾아가다가 어둠 속에서 넘어져 손목을 다쳤었는데, 이번에는 잘 정비가 되어서 위태로운 너덜지대를 편안하게 통과하였다.
세석대피소 1.3km 지점의 이정목부터 한신계곡의 급경사가 시작되고, 한신폭포를 지나면서 급경사는 더욱 심해져 한신계곡 오르는 마지막 고통을 힘겹게 견딘다. 이 마지막 고통은 사다리계단 세 곳을 지나면 희열로 바뀌어 영신봉 안부를 넘어 지리산주능선 세석갈림목에 이른다. 멀리 거림골 민가의 불빛이 어둠 속에서 반짝인다. 세석대피소에 도착하니 5시 23분, 백무동탐방지원센터에서 2시간 48분, 백무동시외버스터미널에서 2시간 55분이 걸렸다. 나로서는 아주 빠르게 세석대피소에 오른 셈이다.
세석대피소 취사장에서 아침을 먹고 세석 샘에서 물을 보충하여 지리산주능선 세석갈림목으로 되돌아오니 30여 분이 흘렀다. 5시 52분, 세석갈림목에서 천왕봉을 향하여 출발한다. 20분이 걸려 촛대봉에 오르니 삼신봉 너머 남해 바다에서 해가 곧 솟아오를 듯 붉은 노을이 펼쳐져 있다. 아름답다. 뒤돌아서서 바라보니 바로 아래 세석대피소는 불빛이 환하고 서쪽으로 멀리 노고단과 반야봉 그리고 더 멀리 무등산이 여명 속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북쪽으로는 백무동과 추성동 마을, 그리고 더 멀리 운봉 일대의 불빛이 우리 삶의 희망처럼 반짝인다.
촛대봉에서 삼신봉으로 가는 도중에 남쪽 바다에 붉은 노을이 더 넓게 펼쳐진다. 삼신봉을 넘어서 전망대로 가는 도중, 해가 혀끝처럼 조금 내비치더니 급기야 이글이글 타오르며 솟았다. 눈이 부시다. 남해도 위로 떠오른 붉은 태양은 온누리를 새 세상으로 바꾼다. 새 세상은 이렇게 온다. 새 세상을 맞이하지 못하는 사람만이 새 세상을 한탄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리산 주능선에서 일출 광경을 보기는 처음이다. 가슴이 부풀어 뛰었다. 몸이 태양 속으로 들어가 함께 떠오르는 기분이었다.
전망대에서 동쪽 천왕봉과 서쪽 반야봉, 무등산을 조망하고 연하봉에 이르는 아름다운 길로 내려선다. 가을 아침의 싸늘한 바람 속으로 들어가 밝은 태양빛을 받으며 연하선경을 걸어간다. 바람이 밀려와 고요를 흔들고 지나간다. 마른 구절초 꽃들이 서걱이듯 바람이 소곤거리는 연하선경길에서 자꾸 멈춰섰다. 무엇일까? 밤새껏 버스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와 신새벽의 어둠을 뚫고 지리산 계곡을 걸어 아침의 싸늘한 바람 속에서 듣는 저 소리는? 고단한 삶이 아픔의 소리 지어내는가? 생활의 일탈을 환희하는 휘파람인가?
장터목대피소에 이르니 7시 40분, 세석갈림목에서 1시간 48분이 걸렸다. 장터목 샘으로 내려가 물을 보충하여 장터목 갈림길로 되돌아와서 7시 45분 천왕봉을 향한다. 지리산 천왕봉을 향하는 산객들도 많지만 천왕봉에서 장터목으로 하산하는 산객들이 더 많아 보인다. 아마도 천왕봉 일출 산행을 한 뒤 내려오는 듯하다. 힘겹게 제석봉 오름길을 올라섰다. 제석봉의 고사목 풍경은 주검의 아름다움을 지어낸다. 언제나 이곳을 지나면서 바라보는 저 고사목들은, "무덤 속 어둠에 하이얀 촉루(觸髏)가 빛나리. 향기로운 주검의 내도 풍기리.// 살아서 설던 주검 죽었으매 이내 안 서럽고, 언제 무덤 속 화안히 비춰줄 그런 태양(太陽)만이 그리우리.", 박두진의 시 '묘지송(墓地頌)'의 그 해골들이 하얗게 빛나고, 주검의 향기로운 내음이 풍기는 듯하다.
통천문을 지나면서 천왕봉에 이르는 최후의 고통이 시작된다. 고통은 환희에 이르기 위한 것, 그 환희를 위하여 중력의 고통을 이겨내며 지리산 천왕봉, 해발 1915m 정상에 올랐다. 시각은 8시 46분, 장터목갈림목에서 1시간 1분, 세석갈림목에서 2시간 49분, 백무동버스터미널에서 6시간 18분이 걸렸다. 3개월만에 다시 오른 천왕봉의 모습은 변함이 없다. 천왕봉 정상표석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기 위한 행렬도 마찬가지다. 다만, 바람이 고요하고 가을의 청명한 날씨 덕택에 가시거리가 좋아서 멀리 조망하는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이 다르다. 정상표석과 함께 기념하지 않아도충분히 행복하다.
천왕봉에서 사방을 충분히 조망하고 기념사진도 남겼다. 9시 26분 이제 하산한다.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오래간만에 중봉을 거쳐 써리봉-치밭목대피소-장당봉-유평마을-대원사-대원사 시외버스주차장으로 내려간다. 중봉(09:59)과 써리봉(10:56) 그리고 그 아래 바위봉(11:57)에서 조망하는 즐거움을 마음껏 누렸다. 12시 23분 치밭목대피소에 이르러 치밭목 샘으로 내려가 물을 보충한 뒤 지루하기 그지없는 유평마을까지의 산길을 힘겹게 걸었다. 도중에 만난 40대 초반의 산객과 함께 세상사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적당한 속도로 걸었다. 15시 04분, 유평마을에 도착하여 남은 간식을 먹으며 요기를 한 뒤 남은 3.5km를 걸어 지리산국립공원 삼장분소에 이르니 16시 27분이다. 25km, 14시간의 지리산 대장정을 이렇게 끝내고 추억의 갈피로 남긴다.
백무교를 건너서 지리산탐방지원센터 앞에서 트랭글지피에스를켜고 지리산 탐방 시작
한신계곡은 명승 제72호로 지정되었다.
백무동탐방지원센터에서 1.4km 지점, 세석대피소까지 5.1km
道를 닦던 스님이 자신의 道力을 시험하고자 이 폭포 앞 소(沼)에 밧줄을 매달고 밧줄타기를 시도하다가 실패하였다. 이에 스님은 도력의 한계를 깨닫고 크게 낙심하여 "나는 가네."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이후 "가네." 하며 떠났다고 하여 이 폭포 아래 소(沼)를 가내소, 폭포를 가내소폭포라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올해 7월 27일 이곳은 길이 유실되어 바위들 사이로 통과하는 위험지대였다. 그때 넘어져 팔목을 다친 곳이었는데 이번에 오니 잘 정비되어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편안히 통과한다.
이곳에서부터 급경사 오름길이 시작된다.
급경사는 더 가팔라진다.
백무동탐방지원센터 번호 11, 출발 지점에서 500m 거리마다 설치하여 12번째 위치한 11-12 이정목. 백무동탐방지원센터에서 6km(500mX12) 지점의 위치이정목. 이 이정목에서부터 급경사에 설치된 사다리계단 세 곳을 올라가는 게 가장 힘들다.
백무동탐방지원센터에서 2시간 55분이 걸려 세석대피소에 도착. 취사장에서 아침을 먹고 세석대피소 샘에서 물을 받아 지리산 주능선 세석갈림길로 되돌아간다.
약 30분을 세석대피소에서 소요한 뒤 이곳으로 되돌아와 장터목대피소 방향으로 진행
세석대피소 뒤 영신봉과 중앙 뒤 반야봉과 그 왼쪽 뒤 노고단이 여명 속에 모습을 보인다. 맨 왼쪽 뒤 무등산이 희끄무레하다.
왼쪽 끝에 불 밝힌 곳은 남원시 산내면 일대
이 산길이 아름답다. 오른쪽에 일출봉이, 중앙에 천왕봉이 솟아 있다.
연하봉 왼쪽 뒤 끝은 호남정맥 능선 도솔봉, 그 능선 왼쪽에 백운산이 우뚝하다.
제석봉(왼쪽)이 보이고, 천왕봉이 우뚝하다.
세석갈림목에서약 1시간 50분이 걸려서 장터목대피소 도착
오른쪽 유암폭포 방향으로 40m 내려가 장터목 샘에서 물을 보충하여 되돌아와서 천왕봉으로 향한다.
중앙 왼쪽에 우뚝한 산봉은 하동의 금오산인 듯, 그 뒤 능선이 호남정맥으로 광양의 백운산과 도솔봉이 눈에 들어온다.
오른쪽으로 촛대봉과 영신봉이, 맨 뒤 능선 왼쪽에 호남정맥의 백운산(왼쪽)과 도솔봉(전망대 정면 뒤)이 분명히 보인다.
노고단으로부터 영신봉과 촛대봉, 바로 앞 제석봉으로 이어지는 지리산주능선이 한눈에 잡힌다. 촛대봉 오른쪽 뒤는 왕시루봉, 오른쪽 맨 끝 뾰족한 산봉은 만복대이다. 반야봉 왼쪽 뒤 노고단, 노고단 왼쪽 뒤에 무등산이 눈에 들어온다.
마천면 추성리 칠선계곡에서 올라오는 입구. 이곳은 비법정탐방로로 봄과 가을철에 국립공원에서 개방하는 날에 신청하여 오를 수 있다. 예전에는 이곳보다 조금 위에 있었는데 출입구를 이곳으로 옮긴 듯하다.
정면 중앙 맨 끝에 무등산이, 반야봉 오른쪽 뒤에 만복대가 보인다.
맨 뒤 중앙의 산봉은 호남정맥의 도솔봉, 그 능선 왼쪽에 솟은 산봉은 광양의 백운산
왼쪽 아래는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 그 오른쪽 능선 너머는 시천면 내대리 거림계곡, 그 오른쪽 능선은 지리산 남부능선 삼신봉과 외삼신봉으로 이어진다. 왼쪽 위에 솟은 산봉은 하동의 금오산인 듯. 그 뒤는 남해도. 정면 중앙 맨 뒤 호남정맥 능선에 솟은 산봉은 광양의 백운산, 그 오른쪽에 뾰족 솟은 산봉은 도솔봉
오른쪽 아래는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 중앙에 진주 남강의 진양호, 그 왼쪽은 사천, 맨 뒤는 남해도
맨 왼쪽 산봉은 합천의 황매산, 중앙 앞 왼쪽 산봉은 웅석봉, 중앙 맨 뒤는 사천의 와룡산인 듯, 오른쪽 뒤는 남해도
앞 산봉은 중봉과 하봉, 중앙 뒤쪽 산봉은 가야산, 중앙 오른쪽 산봉은 황매산
왼쪽 아래는 함양군 마천면 강청리 백무동, 오른쪽은 마천면 추성리 칠선계곡. 맨 위 능선은 지리산 서북능선, 능선 오른쪽 끝에 살짝 솟은 산봉이 바래봉, 그 아래는 남원시 운봉 일대
오른쪽 위에 황매산, 중앙 맨 뒤에 가야산이 보인다.
오른쪽 위에 웅석봉, 맨 왼쪽에 가야산, 중앙 왼쪽에 황매산이 보인다.
오른쪽 제석봉으로 내리벋는 능선과 그 사이로 촛대봉이 보인다.
제석봉과 왼쪽 뒤 촛대봉, 중앙 오른쪽의 반야봉, 그 뒤 왼쪽 노고단, 그 뒤 왼쪽 맨끝의 무등산, 반야봉 오른쪽 뒤 만복대
왼쪽 중앙에 천왕봉을 올려보는 헬기장이 보인다. 중앙 아래에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마을, 중앙 오른쪽 뒤에 삼각형으로 솟은 산봉은 하동의 금오산인 듯, 그 뒤는 남해도. 왼쪽에 진주 남강의 진양호가 남해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
천왕봉에서 제석봉, 촛대봉, 명선봉, 반야봉,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맨 뒤에 무등산이 멋지다.
중앙의 바위가 뭉쳐 있는 써리봉 능선 아래에 치밭목대피소, 중앙에 솟은 웅석봉, 왼쪽 뒤의 황매산이 들어온다.
나뭇가지 뒹 왼쪽 바위봉이 써리봉, 정면 중앙의 산봉이 웅석봉, 왼쪽 뒤 산봉이 황매산, 능선 아래에 치밭목대피소
중앙 왼쪽에 천왕봉과 써리봉을 조망하는 헬기장(로타리대피소 직전)이 보인다.
맨 왼쪽 높은 산봉이 가야산, 그 오른쪽 구름 아래 솟은 산봉이 황매산, 중앙에 뾰족한 산봉이 웅석봉
치밭목대피소에서 100m 아래 이곳으로 내려가서 물을 보충하여 치밭목대피소로 올라왔다.
대원사까지 7.7km를 내려가야 한다.
지리산화엄사가 있어서 지리산의 옛 이름인 방장산을 붙여서 방장산대원사라고 한 듯
산청군 삼장면 평촌리 시외버스 주차장 입구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지리산국립공원 삼장분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