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놈펜에서의 순두부 백반](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orldnet.kbs.co.kr%2Fbbs%2Fsystem%2Fdb%2Fw_vietnam_travel_1%2Fupload%2F7%2FPhoto-6.jpg)
▲ 사진 설명 :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의 시내에 위치한 아파트
6. 프놈펜에서의 순두부 백반
배로 두어 시간을 더 올라가 육지에 내렸다. 본격적으로 캄보디아의 수도인 프놈펜을 향하여 자동차로 달리기 시작한다. 베트남과 달리 차창 밖에는 꽤 큰 규모의 사원이 많이 보인다. 베트남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라 그런지 사람들이 자동차 지붕 위에 타고 다니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우리가 탄 중형 버스는 흙 먼지를 뿌리며 비포장도로를 매연을 내 뿜으며 질주한다. 길 옆에 조그마한 구멍가게를 차려놓고 먼지 속에 앉아 손님을 기다리는 주인과 길가 집에 살면서 먼지를 뒤집어쓰는 사람들에게 미안하다. 집들은 우기의 홍수를 피하기 위해서인지 높은 나무로 기초공사를 한 위에 올라가 앉아있다. 학교 끝나는 시간이 되어서 인가, 걸어서 혹은 자전거로 학교를 나서는 학생들이 보인다. 한 무리의 학생들은 경운기의 뒤편에 널빤지로 깔아 놓은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 집을 향한다.
버스는 베트남에서 안내원이 말해 준 도착시간인 오후 3시를 훨씬 넘긴 5시가 넘어서야 프놈펜에 도착했다. 이제부터는 일행과 떨어져 내가 알아서 내 일을 해야 한다. 베트남에서부터 같이 오던 한국인 일행은 배에서 내리면서 다른 버스를 탔었는데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것 같다.
먼저, 숙소를 찾는 것이 순서였다. 내리기 전에 안내원이 가르쳐준 골목을 들어서니 ‘게스트 하우스’라는 숙박 업소 몇 개가 줄을 서 있다. 숙박업소의 이름은 외국인들을 위해 영어 이름을 쓰고 있는데 그 이름이 좀 유치하다. "Hello Guest House", "Nice Guest House" 등등. 그 중 깨끗하다 생각하는 곳에 들어서니 방이 없다고 한다. 다음 장소를 찾았다. 역시 만원이다. 조금 다급하다. 한 골목을 지나 조금 떨어진 곳에 가 보니
카운터에 나와 같이 버스를 타고 온 일행 중의 하나인 일본인 젊은 남녀가 방 열쇠를 집어들고 방을 찾아 올라간다. 빈방을 알아보니 이곳도 만원이란다. 조금만 더 빨리 왔었으면, 후회를 하고 무거운 걸음으로 조금 가다 보니 카운터에서 젊은이가 달려와 방 하나가 있다고 알려준다.
새로 지은 여관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깨끗하고 유선 테레비죤까지 갖추어져 있다.
대충 때운 점심과 여행 때문에 허기가 진다. 저녁은 잘 먹기로 하고 큰 거리로 나섰다. 중국 음식은 기름 끼가 많아 싫고, 길거리 음식점은 조금 지저분한 것 같아 싫고, 배는 고프면서도 이것저것 따지니 갈 곳이 마땅치않다. 조금 걸으니 크지도 그렇다고 그리 작지도 않은 호텔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식당에 가 보니 저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없다. 나와 집사람 두 명뿐이다. 메뉴에는 놀랍게도 한국 음식이 있다. 팥빙수를 포함해서. 오랜만에 순두부 백반을 시켜놓고 기다리는데 한국인으로 보이는 가족이 식당에 들어선다. 이 호텔의 주인이란다. 몇 마디 인사를 나누었다. 캄보디아라는 나라까지 와서 사업을 하는 사람을 보며 참 대단한 사람이다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주인의 배려가 있어서인지 특별히 맛있게 나온 음식을 조금 과하도록 먹었다. 배도 부르다. 두 다리 피고 누워 잠을 청할 곳도 있다. 무엇을 더 바라는가?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자. 피곤한 몸을 침대에 눕혔다. 이런 것을 행복이라면 너무 유치한 것인가?
출처:KBS월드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