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장모님께서 등기우편으로 보내주신 부적.
우리 장모님은 올해 82세. 고향은 제주도. 결혼하시고 부산으로 오셨음.
절에 다니신지 60년이상인데, 그 절은 일제 때 지은 2층양옥, 좀 이상한 절이다.
고향친인척들과 모두 초읍동 (어린이대공원 근처)에 있는 이절에 다니셨다.
장인어른 49제 때 꽹가리, 바라춤도 추고 꽃상여 배도 띄우고, 슬픈사람 군중심리를 이용해 정말 엉엉 울도록 만들어 주었다.
이 부적은 해마다 그 절에서 직접 만들어 준다. 앨범에 장모님 이름을 탁 펼치면 나와 마눌, 우리 딸까지 사진이며, 주소, 생년월일 까지 다 있다.
자식들과 손자, 모든 이력이 전부 들어있다.
절에서 직접 처갓집도 방문, 부엌의 방위도 보고 그해 이쪽으로 절 하라고 가르친다.
신도를 위한 1:1 방문서비스와 고객관리가 철저하다.
몇년전 부터 절을 물려 받아 아들이 주지스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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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새벽 3시면 첫물을 긷고, 3배합장 후 다라니 등 주문을 외운다.
기도공덕으로 딸(마눌)을 살려서 방송도 탔다.(편지낭독)
더이상 골수기증자도 없고, 항암치료도 더는 받을 수 없었을 때!
그때 강원도 오대산 절에서 엄마와 딸이 관세음보살님을 부르며 기도에 매달렸다.
머리카락도 다 빠져버린 갓 시집간 딸과 그렇게...
난 그저 모셔다 주고, 오고... 그렇게.
이름난 전국 기도도량은 다 찿아 다녔다.
장인어른 산소호흡기를 뗄 때도 "내 말좀 들으소!!!"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하소"
나중에야 알았다.
파드마삼바바 티벳죽음의서와 다를바 없다는걸...
기도가 이루어 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죽을 때 까지 해야 된다고 하셨다.
처음엔 무속 같아서 너무 싫었다.
내가 옳다는 한생각 내려 놓으면, 모든게 허용 된다.
옳다는 생각이야말로 가장큰 어리석음이요, 마장이다.
더우기 깨달았다고 어디 유명한 스님께 인가를 받았다는 사람이야 말로 부처님을 빙자한 천하에 사기꾼이다.
모든 분별을 이용 해 내게 맞는 기도방법이 무엇인지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본다.
그리고, 가장 편안한 방식으로 기도한다.
장모님 고맙습니다.
도반님 고맙습니다.
최기호 합장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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