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가 화사한 자태를 피워내는 춘사월 늦은 저녁, 술꾼들이 모두 집으로 가서 한가해진 시간에 취중천국 문을 열고 규호가 들어 선다 미선을 먼저 보내고 규호는 소주 한 병을 잔에 따라 마시며 침묵을 지키다가 광희에게 묻는다
"어떻게 된거야. 강기호를 죽였어?" 광희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인다 다시 소주잔을 입에 털어 넣고 규호가 근심서린 목소리로 말한다 "모텔에 들어가기까지 아는 사람을 만나거나 마주친 사람들은?" "염려마세요. 진하게 화장을 했고 털모자까지 깊숙히 눌러 쓰고 고갤 숙이며 움직였으니 날 알아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예요?
"모텔에 남아있을 광희의 흔적들이 문제야" 규호가 더욱 신중해진 목소리로 말하자 광희가 빙긋이 웃으며 말한다 "염려말래두요. 사람 처음 죽여봤지만 당황되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나는 짐승을 죽였거든요..... 그리고 내 흔적은 침착하게 다 지우고 나왔으니 걱정마세요"
짐승을 죽였거든요....짐승을 죽였거든요.....광희의 그 말에 규호는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며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릿발이 내린다더니..... 그 말을 되뇌이며 새삼 광희의 달라진 모습에 적잖이 당혹감을 느꼈다
"알겠어, 서울에 있었던 동안 광희를 알아본 사람이 단 한명도 없다면 이 사건은 미궁에 빠질 소지가 다분해. 그러나 광희는 당분간 서울엔 얼씬도 말고 이곳에서 일만해주길 바래" "네. 그럴거예요.....규호오빠....."
여기까지 말한 광희가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눈물을 떨구었다 광희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짐승을 죽엿다고는 하지만 엄연히 사람을 죽인 살인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거기에 생각이 미치자 자신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측은하고 안따까워서 눈물을 떨구었음을.......
규호는 광희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려고 취중천국 문을 닫고 택시를 타고 해운대 호텔로 가서 방을 잡고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광희를 꼬옥 안아준 규호가 속삭이듯이 말했다
"막내 기호가 모텔에서 난자당한 채 죽었으니 첫째와 둘째 놈은 더욱 행동을 조심할거야 참, 둘째 놈은 며칠 전에 교도소에서 출소했더군" 그 말을 듣자 광희의 눈이 번쩍 떠지며 호텔 방 한곳을 응시한 채 오래동안 둘째 강기석의 얼굴을 떠올리며 조용히 이를 갈았다
앞으로의 행동에 대해 새벽 4시 까지 이야길 나눈 두 사람은 나란히 침대에 누웠다 그러나 몸은 피곤했으나 쉽사리 잠이 들지 않은 두 사람 이었다 규호가 가만히 손을 뻗쳐 광희를 끌어당겨 안아주었다 광희도 규호의 품을 파고들며 길 잃은 한 마리 벌새처럼 가느다란 날갯짓으로 파닥이고 있었다
규호가 가만히 광희를 바라보다가 이마에 키스를 했다 그리곤, 눈, 코, 입...... 광희의 입술을 빨면서 한손으론 옷의 단추를 풀어내며 사랑스럽게 애무하여 주었다 마지막 한겹 남은 팬티를 끌어내리며 '나는 이 여자를 사랑하는 것일까' 한동안 그렇게 중얼거리며 규호의 입술은 미지의 신대륙을 탐험하는 모험가처럼 정성스럽게 광희의 목에서 유방으로 유방에서 배꼽으로 미끌어지고 있었다
이윽고 울창한 원시림을 발견하곤 신대륙을 발견한 양, 잠시 호흡을 고르는 탐험가처럼 광희의 밀림지에서 입술을 멈춘 규호가 작정을 한 듯, 거침없이 파고들며 숲을 온통 헤집어 놓자 광희의 입에서 아...하는 비음이 새어나왔다 '나는 이 여자를 사랑하고 있는가 사랑하고 있는가..... ' 규호는 그 밤 내내 광희라는 한 여자를 생각하며 알 수 없는 운명의 이정표로 끌려가는 자신을 발견하고 이미 던져진 주사위라며 다시 생각을 고쳐먹고 광희를 더욱 힘주어 끌어안았다 창밖으로 희뿌연한 여명이 밝아오고 있었다 ** 서울 청량리 **
강기철의 소재를 알아보기 위해 모처럼의 화창한 주말에 청량리에 들린 규호는 어슬렁 거리면서 광희가 몸담고 있었던 가계로 가보았다 그리고는 안면이 있는 낮익은 깔치들을 붙잡고는 천연덕 스럽게 물어보았다
"요즘도 광희 소식은 모릅니까?" 화장을 하고 있던 깔치가 규호를 보자 반색을 하며 말한다
"어머.월요일마다 광희를 찾아오던 오빠 아냐? 호호호 오랜만에 오셨네요" 규호가 머릴 긁적이며 게면스럽게 말한다 "아. 네...... 하하핫......광희 소식 좀 알아볼까 해서요" "광희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우리도 몰라요 다만, ......." "네. 다만 뭡니까?"
"아 글쎄 말예요. 광희를 인신매매 한 살모사 삼총사라고 있는데요 그 놈덜 중에 막내놈이 여관에서 난자당한 시체로 발견되자 남은 두 놈이 눈이 시뻘개져서 뭔가를 찾기 위해 대구와 이곳 청량리를 이잡듯이 쑤시고 다닌데요"
"네? 뭘 찾는다는데요?" '그야 그건 우리도 모르죠. 하여간에 그 두 놈이 막내가 죽어나가자 극히 행동을 조심하는게 눈에 보이더라고요 예전엔 안하무인 격으로 놀았는데 말에요"
" 아. 네 알겟습니다 여하튼 광희씨를 보거나 소식을 들으면 저에게 몰래 연락좀 해주세요 사례는 섭섭치 않게 해드릴게요" 아무런 낌새도 보이지 않으려고 무심코 전화번호를 적어 건네준 행동이 나중에 엄청난 재앙으로 다가오리라는 걸 그때 규호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어느 화창한 오월의 어느날, 규호는 잠결에 따르릉~울리는 전화기를 들고 꿈속을 헤메는 목소리로 말했다 "네. 이규홉니다 말씀하세요" " 아. 오빠 저 미란인데요 기억하세요? 며칠 전에 가게에서 광희 이야길 했는데......." 광희라는 말이 튀어나오자 규호는 긴장감을 느꼈다 혹시나 경찰이.....하는 생각이 들자 정신을 가다듬고 수화기에 바짝 대고 말했다
" 아 미란씨... 물론 기억해요 근데 어쩐일로?" "광희에 대해서 말못해준 비밀이 있는데 그걸 알려줄려고 하는데 지금 나올 수 있어요?" "비밀? 비밀이라...... 전화로 말하면 안되나요?"
"아이 오빤 참......뭐 시원한 거라도 사줘야 이야기할 맛이 나죠.여기 우리 가계 건너편에 있는 조은다방 이거든요" "흠,, 좋아요 곧 갈테니 기다리시오" 지적 호기심이 왕성한 규호에게 '비밀'이라는 단어는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었지만 이것이 천추의 한으로 남게 될 줄은 그땐 몰랐을 것이다
다방 문을 열고 들어선 규호가 사방을 두리번거리자 저만치 혼자 앉아 있는 미란의 모습이 보였다 "갑자기 웬 비밀 이야기를.........." 하면서 미란의 앞자리에 앉은 규호는 의외로 미란이 안절부절 하는 모습을 보자 불현듯이 불길한 예감이 솟구침을 느끼고 자리를 털고 일어서려는 순간
다방 문을 철컥 잠그며 다섯 명의 사내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강기철과 강기석 이었다 규호는 함정에 빠졌음을 직감하고 등줄기가 서늘해짐을 느꼇다 규호 자리로 다가온 강기철이 말했다 "어. 네놈은....?" 강기석이 대꾸했다
"형. 아는 놈이야?" "대구에서 기호하고 한바탕 했던 바로 그놈이다 이것봐라 재밌게 되어가는구먼...." "그러면 이놈이 우리가 납치해 팔아먹은 광희라는 년과 알고 있는 놈이다?" 강기석이 쇳소리를 내며 흉흉하게 말했다 규호는 재빨리 생각을 굴렸다 강기철 저놈을 아는척 하면 끝장일 것이다 죽는다 해도 저 놈을 안다고 하면 안되리라고......
"무슨 말입니까? 저를 아십니까?" 규호가 시치미를 떼고 한마디 하는 순간 강기철이 냅다 발길질을 했고 규호는 얼굴에 정통으로 맞고는 옆자리로 쓰러진다 " 쌍놈의 쌔끼.내가 사람 얼굴 알아보는 건 귀신이다 이 개쌔꺄" 강기철이 핏발선 목소리로 말했다 " 이 다방에서 경찰에 신고할 사람은 아무도 없어 니 놈, 솔직히 불지 않음 저 미란이년과 니 놈은 오늘 시멘트로 묻어버린다 그러니 알아서 개겨 씹쌔꺄"
강기석이 잭나이프를 꺼내며 쇳조각 소리로 말한다 "형, 우선 손부터 봐놓고 하나하나 물어보자고. 반쯤은 죽여놔야 직성이 풀릴 것 같응게" 규호가 벌떡 일어서며 택견 자세를 취하고 다섯 명을 노려보지만 전의가 꺽인 상태임을 규호는 잘 알고 있었다 상대는 회칼로 무장한 깡패 다섯명 이었다 택견을 하는 규호라 해도 중과부적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군. 바로 그 자세야 대구에서도 그런 자세를 취했지" 강기철이 풀썩 웃으며 말하자 강기석이 똘마니 세 명을 보고 말한다 "뭣들해! 저놈 반쯤 타작해버려라" 말이 끝남과 동시에 한 똘마니가 공격해 오자 규호도 같이 맞서 싸우지만 시간이 흐르자 힘의 한계에 다달음을 느끼곤 점점 수세에 몰리고 있음을......
똘마니 두 명을 해치웠지만 헐떡거리는 규호에게 다가온 강기석이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규호를 구석에 쳐박는다 순간, 규호는 두 다리에 묵직한 쇠파이프를 맞고 비명을 토하며 주저앉는다 그리고 이어지는 무수한 타작질들..... .규호는 차라리 기절하고 싶었다 그 때 강기철이 말했다
"그만!" 규호에게 다가온 강기철이 규호를 내려보며 묻는다 "넌 광희라는 년과 어떤 사이냐?" "..........." 넌 말을 안하면 여기서 시체로 나가게 될 것이다 다시 묻겠다 광희라는 년이 우리 막내를 죽였나?" ".............."
"기석아 ,아무래도 이자식 병신 만들어줘야겠다 아킬레스 하나 끊어줘라" 횟칼을 빼들고 다가온 강기석이 똘마니들을 보며 음산하게 말한다 "이자식 붙잡앗!"
규호는 절망감을 느꼈다 어떻게 해야 이 위기를 타파할까......그러나 어디서도 구원의 손길은 보이지가 않았다 강기철이 표독스럽게 말했다 "마지막으로 묻는다 넌 광희라는 계집과 어떤 사이냐? 그리고 광희 년이 지금 있는 곳은?"
규호가 타들어가는 목소리로 간신히 말을 했다 "난....... 광희라는 아가씨가 좋았을 뿐이오....그녀가 어딨는지는 모르오" 강기석의 횟칼이 규호의 오른쪽 다리를 훑고 지나가자 규호가 단발마의 비명을 질렀다 "아악....내 다리.....크흐흑......" "대구에서 나를 미행한 것도 우연이라고 말하겟지? 씨팔놈 좋아 어디까지 말 안하는지 두고보자 기석아 일단 이놈 쳐 넣어둬 상처는 수건으로 묶어두고" 규호는 몸을 부들부들 떨어댔다 아 이건 꿈이야......절망감을 느낀 규호는 아득한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 아찔함을 느끼면서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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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신 눈가를 훔치는 어머니 모습이 눈에 들어왓고 눈동자를 굴리자 의자에 앉아 천장을 응시하는 아버지 모습도 보였다 그리고 죽마고우이자 대학동기인 세경이와 택견사범 김인철의 모습이 보였다 세경이와 김인철이 동시에 입을 열어 말했다
"규호야. 대체 어떻게 된거야? 무슨 일이 있었어?" 그러나 그 말에 대꾸할 생각도 못하고 규호는 눈을 아래로 내려 다리부터 살펴보았다 오른쪽 다리는 무릎 아래로 완전 붕대로 감겨 있었다 규호는 이를 악물고 눈을 감고는 악마같았던 강기철과 강기석을 떠올리며 두 주먹을 움켜쥐었다 ** 2년이 흐른 後, 동대구역 광장 **
한 사내가 역전 다방 문을 열고 들어오자 규호 앞에 앉으며 상기된 목소리로 소근거리듯 말한다 "틀림없어, 엇그제 신문 사회면에 난 독극물을 먹고 죽은 놈은 강기철 이라는 작자가 맞아" "아......."
규호는 낮게 탄식을 토했다 그리고 가만히 눈을 감고 2년 전의 일을 떠올려 보았다 기절한 규호를 구석방에 감금하고 깔치 미란이에게 입을 열면 반드시 찾아내서 사지를 갈갈이 찢어 죽인다고 협박을 하고 풀어준 것이 규호를 살려낸 계기가 되었다 미란은 밖으로 나오자마자 경찰서로 달려가 자기가 본대로 다 말하였고 곧 경찰이 들이닥쳤지만 간발의 차이로 살모사 일당은 밖으로 나가 빠져 달아낫고 규호만 구해서 병원에 입원시킨 것이엇다
강기석의 횟칼이 조금만 더 깊이 들어갔어도 규호는 절름발이로 지내야 했지만 다행히 상처는 깊지 않앗고 약간 발을 저는 정도로 끝냈으니 천우신조였다
두달의 입원 기간을 끝내고 규호는 부산으로 차를 몰았지만 이미 취중천국은 다른 사람이 매입해서 장사를 하고 잇던 처지였다 광희와 미선의 행방은 오리무중 이었다 규호는 쓸쓸히 발길을 돌리며 어두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두 달의 입원 기간 동안 그렇게도 보고팠던 광희였는데.......아마, 소식을 들었겠지..... 그리곤 나에게 부담을 안주기 위해 숨었겠지.......그래도 난 포기하지 않고 널 찾겠다 광희야......
독극물로 죽은 강기철...... 아마도 광희가 저지른 일인 듯 싶었다 직감이 왔다 광희는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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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말한 금순댁은 막걸리 한 사발을 들이키곤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랬었군요....." 나 역시 웬지 모를 답답함을 억누를 길 없어 연거푸 막걸리만 들이키고 있었다 내가 침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혹시 그러면............어젯밤 금순댁 안방에 침범한 놈은 혹시...?" "그렇습니다 선생님 직감대로 그놈은 둘째 강기석 이었습니다" "아.."
내가 길게 탄식을 토하며 신음을 뱉듯 중얼거리자 금슨댁이 말을 이었다 "나는 강기철을 어렵사리 찾아내서 조신한 숙녀로 변신하고 한 두어달 동안 강기철과 사귀었습니다 물론, 나의 모든 것을 철저히 감추고요" '으음..." 내가 다시 막걸리 한사발을 비우자 그녀도 비우며 말을 이었다
"그 당시 나는 쌍꺼풀 수술과 코도 높이는 등 얼굴을 모조리 뜯어 고쳤지요" 당연히 강기철은 광희를 몰라보앗을 것이다 금순댁이 말을 이었다 "난 기회가 오자 멀리 드라이브좀 하고 오자고 강기철을 데리고 뚝섬 유원지로 갔지요 그리고 강기철과 숲속으로 들어가서 술을 퍼먹이고 취한 강기철이 소변 보러 간 사이 청산가리를 놈의 술잔에 넣엇고......"
금순댁이 눈물을 하염없이 쏱았다 나는 연거푸 담배만 피워대며 한편의 소설이나 영화같은 이 이야기를 어찌 해석해야 할지를 몰라 심란한 마음을 다져줘야만 했다 내가 조용히 말하였다
"그 후, 규호씨와는 해후하지 않았습니까?" "네. 나를 찾다찾다 포기한 규호씨는 부모의 성화에 못이겨 캐나다로 유학을 떠낫다고 들었습니다" 금순댁이 '규호'라는 이름이 나오자 서럽게 오열하며 눈물을 쏱아냈다 "금순댁,강기철을 독살 한 후 지금까지 몇년이 흘렀나요?"
"아마.......20년 정도가 지나지 않앗나 싶습니다만...." "20년이라....... 나의 법지식이 짧아서 알 수는 없지만 20년이면 공소시효는 끝난것 같습니다만....." "그나저나 강기석이 이곳을 알아냈으니 이곳을 떠나야 겟군요?"
내가 재차 말하자 그녀가 침착하게 말했다 "그래야 하겟습니다 곧 이사를 가야겠군요" "으음....." "알겠습니다 이제 한숨 자두십시오 제가 당분간 이곳에서 함께 머물며 지켜드리도록 하겟습니다" "아.아닙니다 선생님께 폐를 끼칠 수야 없습니다" "하하...괜찮습니다 그건 그렇고 금순댁이 월요일엔 일체 말을 안한 연유가 살모사 형제에게 납치당한 월요일이라서 그랫군요?"
"네에....그것도 있지만 좋아하던 시인 릴케가 죽은 날도 월요일 이라서요..... 월요일은 제게 있어서 악마같은 날이었어요 그래서 죄많은 몸 씻어달라고 기도하는 차원에서 묵언을 했던 것이지요"
"네. 그러셨군요....." 이미 날은 환하게 밝아오고 있었다 금순 댁을 재우고 밖으로 나온 나는 사람들이 당천계곡으로 몰려가는 모습을 보고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이 때 뒷쪽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동네 선배 규식이 형이 나에게 말하는 것이었다
"여보게 갑돌할아범이 당천계곡에서 시체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를 했데 함께 가보세" "넷? 시체요 우리 마을 사람인가요?" "아니네 전혀 모르는 얼굴이라던데 한번 가보세"
나는 퍼뜩 짚이는 게 있어서 조심스레 금순댁을 깨우고 현장으로 가보았다 현장에는 이미 경찰과 백차가 와서 조사를 진행중에 있었다 갑돌 할아범은 뭔가 혁혁한 전공이라도 세운 사람마냥 경찰 질문에 근엄한 표정으로 응답하고 있었다
"아...." 금순댁이 짧은 비명을 내질렀다 '금순댁, 혹시 저사람이...." 금순댁은 내 상상이 맞다는 듯. 고갤 가만히 끄덕였다 다음날 아침, 지역신문 사회면 하단기사에 짧게 기사가 나왔다
-- 주소지가 대구로 되어 있는 50대 초반의 남자 당천계곡 에서 의문의 실족死 -- ** 대단원 **
그동안 릴케의 자화상을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소설은 일제가 35년 동안 우리의 국보급 문화재와 보물들을 약탈해간 것들을 우리의 신비스런 세 주인공들이 쪽바리 수사반장과 치열한 두뇌게임을 펼치며 되찾아오는 일련의 과정들을 정의로운 양상군자에 대비시켜서 연재 해보겠습니다 젊은 양상군자들의 국가관과 세계관 그리고 사랑과 낭만에 대하여 우리들은 조국이 나에게 무엇을 해줬는가가 아닌, 내가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해주었는가 라는 화두를 갖고 다시한번 ‘조국’ 이 무언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시길 바랍니다 카페를 팢아주시는 모든 님들께서도 평화로운 7월을 맞이하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 진악산 자연주의 건강원 무심코 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