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 계 암도진창(暗渡陳倉)
“암도진창”은 정면에서 공격하는 듯 해서 적을 견제해 진지에 붙들어 두고는, 몰래 다른 병력을 동원해서 적을 우회해서 적 후방에 도달해, 빈 틈을 이용해서 결정적으로 급습하는 것이다.
示之以動 (시지이동)
공격하는 듯 하면서 고의로 아군의 행동을 드러내어 적으로 하여금 한 곳에 병력을 집중해서 고수하도록 만든 다음, 몰래 우회해서 다른 곳을 급습하여 빈 틈을 이용해서 적이 예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승리를 얻는다.
원 문
示之以動, 利其靜而有主, 益動而巽(시지이동, 이기정이유주, 익동이손)
번 역
고의로 아군의 행동을 드러내어 적으로 하여금 한 곳에 집결해서 진지를 고수하게 한 다음, 아군은 우회해서 적의 배후를 급습하여 적이 방비가 안 된 곳을 공격함으로써 적이 예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승리를 거둔다. (역자 주: 익동이순(益動而巽)은 주역 “益”괘에서 나온 말이다. “익”은 증가시키거나 활발하게 하는 것을 의미하고 “손”은 팔괘의 하나로 바람(風)을 상징한다. 바람은 구멍이 없으면 들어 올 수 없고 틈이 있으면 파고 든다. 그래서 익동이손의 뜻은 군사 행동에 있어서 민첩성과 신축성을 충분히 발휘해 바람과 같이 틈을 타서 들어 가, 우회해서 급습한다는 것이다.)
해 설
이 계의 전체 명칭은 “明修棧道, 暗渡陳倉(명수잔도, 암도진창)”인데 그 이름은 <사기:고조본기(史記:高祖本紀)>에서 나왔다.
초 나라와 한 나라가 서로 싸울 당시, 한신(韓信)이 장한(章 邯)을 공격할 때 일이다. 한신은 겉으로는 한중(韓中)에서 관중(關中)까지 산간 도로를 닦는 듯 하면서 몰래 진창(역자 주: 오늘 날 섬서성(陝西省) 보계산(寶鷄山)에서 샛길로 빠져 나와 장한을 대패시켰다.
“암도진창”은 정면에서 공격하는 듯 해서 적을 견제해 진지에 붙들어 두고는, 몰래 다른 병력을 동원해서 적을 우회해 적 후방에 도달한 다음, 빈 틈을 이용해서 결정적으로 급습하는 것이다.
이 계는 “성동격서”의 계와 비슷한 점이 있는데 두 계 모두 상대를 미혹시켜 은밀히 공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두 계의 다른 점은, “성동격서”는 공격지점을 헷갈리게 하는 데 비해서 “암도진창”은 공격 루트를 헷갈리게 하는 것이다.
생활에서의 활용
<36계>와 군사-등애(鄧艾), 음평(陰平)을 몰래 지나 촉한(蜀漢)을 멸하다
삼국시대 말, 위(魏) 나라의 사마소(司馬昭)는 대장 등애와 종회(鐘會)를 보내 촉 나라를 정벌하게 했으나 검각(劍閣)에서 촉의 장수 강유(姜維)에게 막히게 되었다. 등애가 보기에 검각은 공격해서 무너뜨리기가 무척 어려운 곳이었다. 해서 그는 사마소에게 음평의 천연 해자를 넘어 가는 계책을 제의했다. 사마소는 한 편으로는 종회에게 계속해서 정면에서 검각으로 진공해서 강유의 주의를 끌게 하고는, 다른 한 편으로는 등애에게 군사를 데리고 음평을 몰래 건너도록 했다.
이리 하여, 등애는 자기의 아들 등충(鄧忠)을 선봉으로 하여, 5,000 정병을 이끌고 산을 만나면 길을 뚫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으면서, 자신은 본진을 이끌고 뒤에서 따라 갔다. 촉으로 가는 길은 험난하기가 하늘에 오르는 것 보다 힘들었다. 그들은 여러 차례 절망적인 상황에 부딪쳤으나 끝까지 밀고 나갔다. 강유성(江油城) 북 쪽의 마천령(摩天嶺)에 도달하였을 때는 깊은 계곡과 절벽이 가로 막아 인마(人馬)가 앞으로 나아 갈 수가 없었다. 등애는 군사들에게, “비록 칼 산과 불 바다가 가로 막는다 해도 우리는 전진해야 한다. 반 발 자국도 후퇴란 있을 수 없다.” 라고 말하면서 스스로 먼저 몸에 담요를 두르고는 깊은 계곡 밑으로 굴러 내려 갔다. 그러자 다른 군사들도 생사를 버리고 등애를 따라 굴러 내려 갔다. 그들이 갑자기 강유성에 나타나자 촉군은 그들을 신병(神兵)인 줄 알고 싸우지도 않고 항복했다. 등애는 승기를 잡고 전진해 곧 이어 면죽(綿竹)을 공략했다. 촉 황제 유선(劉禪)은 대세가 기울었음을 보고는 중신들과 함께 성을 나와 투항하였고 이로서 촉한은 멸망하게 되었다.
<36계>와 비즈니스-마시다 남은 술 보관해 주는 상술
기업의 관리자는 “암도진창”의 계를 비즈니스 경쟁에 도입해 여러 가지 방법을 쓸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자기 제품과 기업 이미지에 대해 선전을 잘 해야 하지만, 내면적으로는 시장을 쟁취하고 이윤을 추구해야 한다. 비즈니스계의 수 많은 성공의 핵심에는 배울 만한 가치가 있는“암도진창”과 유사한 사례가 많다.
근래, 홍콩의 주점에는 새로운 서비스가 유행하고 있다. 바로 마시다 남은 술을 보관해 주는 서비스이다. 즉, 고객들이 마시다 남은 술을 보관해서 아주 멋진 유리 진열장에 진열해 두어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하고, 병 목에는 예쁜 이름표를 걸어 두어 주인의 신분을 나타내게 하는 서비스이다. 이 서비스는 무슨 효과가 있을까? 이 서비스는 보기에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사실은 깜짝 놀랄 만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고객이 술을 주문할 때 반 병만 마시고 싶다고 하면, 점원은 상관 없다고 말하면서 한 병을 시키고 남은 술은 고객을 위해 보관해 드릴 테니 다음에 아무 때라도 와서 마셔도 상관없다고 말한다.
고객은 그러한 서비스에 감동하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들이 마시다 남긴 술 병이 고급 진열장 안에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고는 자기 술 병도 마찬가지로 거기 진열될 것이라는 생각에 일종의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고객이 갈 때에는 반지나 손목 시계, 또는 가슴에 패용하는 뱃지 같은 조그만 예물을 선사하게 된다. 이러한 조그만 예물은 고객이 주점 내에 아직도 남은 술을 보관하고 있다는 증명이 되기도 한다. 또한, 고객들이 그 것을 볼 때 마다 조만간 다시 가서 한 잔 해야겠다는 생각을 일깨워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 것이다.
다음 번 한 잔 하러 갈 때에는 십중팔구 그 집으로 가지 다른 집에 가지는 않을 것이다.
이 서비스는 고객들을 다시 자기 주점으로 돌아 오게 하는 역할 뿐 아니라 그 주점에 대한 무료 광고 효과도 있다. 술을 보관 한 후, 고객들은 그 주점에 대해 마치 자기 집에서 술을 마시는 느낌을 갖게 되어 그 주점의 충성도가 높은 고객이 되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주점이나 호텔들이 그저 새로운 경영 방식을 도입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훨씬 효과적으로 고객을 끌어 들이기 위한 목적이 숨어 있는 것이다.
<36계>와 처세-형제는 서로 짜고 쳤다
“암도진창”의 계는 “명수잔도, 암도진창”을 줄인 말이다. 그것을 운용하는 사람이 능숙하게 가짜의 상을 만들어 표면상으로는 상대방과 자질구레한 것은 다투지 않고 심지어는 늘 상대에게 양보하는 듯이 보이게 함으로써, 정면으로는 상대를 미혹시키고 측면 또는 암암리에는 정성을 들여 계획을 세우고 주도 면밀하게 포석을 놓아 조심스럽게 행동에 옮겨야 한다. 그래서 자기가 세운 목적에 도달했을 때에도 상대방은 아직도 무슨 일이 일어 났는지도 모르게 하는 데 이 계책의 묘미가 있다.
미국의 어느 도시에 한 사람이 상점을 열고는 상점 이름을 “뉴욕무역상점”이라고 지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한 사람이, 마치 먼저 가게를 연 사람과 의도적으로 대적이라도 하려는 듯이 바로 옆에다 같은 종류의 상점을 열고는 “미주무역상점”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원수는 외 나무 다리에서 만난다고, 두 집은 시작하자 마자 서로 경쟁해 멀지 않아 서로 비난하는 사이가 되고 말았다.
“뉴욕무역상점”이, “새로 도착한 아이랜드 산 아마 침대 시트, 품질우수, 가격저렴, 매 장 $6.5”라고 가게 앞에 써 붙이면, “미주무역상점”은 막 바로 첨예하게 대립하듯이, “우리 가게 시트만이 진품이며 가격도 저렴함. 매 장 $5.95 모두들 두 눈 크게 뜨고 보세요 가짜에 속지 않으려면.”이라고 써 붙이는 것이었다. 이어서 서로 비난하다가 또 서로 가격을 낮추고, 마침내 “뉴욕무역상점”은 견디지 못하고 물러 섰다. 그러면 사람들이 “미주무역상점”으로 몰려 들어 마지막 한 장 시트까지 삽시간에 다 사가는 것이었다. 모두들 가장 싼 가격의 제품을 샀다고 여겼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 그 중의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고 다른 한 사람도 가게 문을 닫고 이사를 갔다. 사람들은 무척 이상하게 생각했다: 원래의 경쟁 상대가 없어 졌으니 이제 시장을 독점할 수 있을 텐데 왜 가게 문을 닫을까? 그 후 사람들은 그 두 사람은 서로 친형제였으며, 그들이 서로 비난한 것은 모두 연기였고, 경쟁적으로 가격 싸움을 한 것도 사람들을 속이기 위한 것이고, 따라서 한 쪽이 경쟁에서 지게 되면 다른 한 쪽의 물건들이 다 팔리게 되니 손해 볼 것이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형제는 겉으로는 서로 경쟁했지만, 숨겨진 목적은 고객을 끌어 모으는 것이었다. 다시 말하면, 서로 경쟁한 것은 “명수잔도”였고, 고객을 끌어 모으는 것이 “암도진창”이었던 것이다.
첫댓글 점점 어려워저요. 수고하셨읍니다
비록 칼 산과 불 바다가 가로 막는다 해도 우리는 전진해야 한다. 반 발 자국도 후퇴란 있을 수 없다.” 라고 말하면서 스스로 먼저 몸에 담요를 두르고는 깊은 계곡 밑으로 굴러 내려 갔다. ..삼국지 그 옛날 재미지게 읽으며 이 장면도 기억하지....수고 다 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