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로역정(11)
겸손의 골짜기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시편23:1-6
무거운 죄의 짐을 지고 가던 크리스천이 십자가 언덕에서 모든 짐을 벗고 기뻐합니다. 그러나 십자가 언덕에서 내려오자마자 고난의 언덕을 만납니다. 길 가운데 곧게 뻗은 좁은 길을 오르다 중턱에 있는 정자에서 쉬다가 잠에 빠져 두루마리를 잃어버립니다. 다시 찾은 후 뒤늦게 출발하여 어두운 시간에 아름다운 궁전에 들어가려고 하였지만 입구에 두 마리의 사자가 있어 두려워하였습니다. 그 사자는 사슬에 묶여 있었으며, 우리의 믿음을 시험하기 위하여 있었습니다. 크리스천이 믿음을 가지고 두 사자들 사이로 지나가자 사자들이 크리스천을 해하지 못하였습니다. 아름다운 궁전 문 앞에 도착하자 네 자매가 환영합니다.
아름다운 궁전은 교회를 의미합니다. 크리스천은 그곳에서 지금까지 자신이 살아온 삶을 나누고, 저녁식탁 교제를 나눈 후 평안의 방에서 하룻밤을 보냅니다. 이와 같이 교회는 어떤 죄인이라도 회개하고 돌아오면 환영하는 곳이며, 서로 격려하며, 사랑의 교제를 나누는 곳입니다. 이튿날 크리스천은 도서관으로 안내를 받아 기록된 책을 통하여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 것과, 그의 사역자들이 행한 일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배웁니다. 다음으로 무기창고로 안내를 받아 그곳에서 하나님의 전신갑주로 무장한 후 아름다운 궁전을 떠나 계속하여 길을 나섭니다.
겸손의 골짜기로 내려가다
크리스천이 아름다운 궁전에서 나오자마자 겸손의 골짜기를 만납니다. 그 골짜기는 계속하여 내려가는 곳입니다. 우리가 기적을 체험하고, 은혜를 받고, 능력을 받았을 때 자칫 교만하여 넘어지기 쉽습니다. 사도 바울의 경우 엄청난 영적 체험을 하였고, 지극히 큰 계시를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바울이 교만하지 않도록 그에게 육체의 가시를 주셨습니다.(고후12:1-7) 그래서 “그런즉 선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고전10:12) 하였습니다.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대적하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십니다.(벧전5:5, 약4:6-7)
그렇다면 진정한 겸손이란은 무엇일까요? 그 해답을 복음성가 “겸손” 찬양 가사에서 찾아봅시다. (♬겸손♬ 찬양동영상) 그렇습니다. 진정한 겸손은 “어떠한 자기주장도 버리고 오직 모든 것을 주님 뜻에 맡기며 내가 강한 것이 아니라 주가 강함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에 자기주장을 내세우지 않는 것입니다. 오히려 “우리가 행한 일을 다한 후에 나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을 한 것뿐이니라”(눅17:10) 고백하고 모든 영광을 오직 하나님께 돌려야 합니다.
마귀 아볼루온과의 대결
크리스천이 겸손의 골짜기를 내려가다가 마귀의 왕 아볼루온을 만납니다.(계9:11) 그의 흉측한 모습에 크리스천도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결코 뒤로 물러가지 않고 맞서서 싸웁니다. “나의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또한 뒤로 물러가면 내 마음이 그를 기뻐하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 우리는 뒤로 물러가 멸망할 자가 아니요 오직 영혼을 구원함에 이르는 믿음을 가진 자니라”(히10:38-39)
아볼루온이 크리스천에게 말합니다.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느냐? 너는 과거에 내 신하가 아니었는가” 그러자 “맞다. 그러나 지금은 하나님의 자녀이다. 내가 한때 당신의 신하였던 것을 몹시 싫어하고 있다” 대답했습니다. 아볼루온은 “지금이라도 다시 내게 돌아오면 큰 상과 함께 높은 벼슬도 주겠다. 그러나 거절하면 죽음이 있을 뿐이다.” 이와 같이 마귀 아볼루온은 크리스천을 한편으로 달래고, 한편으로 위협하면서 복종을 강요했습니다.
크리스천이 거절하자 이번에는 크리스천이 한때 절망의 수렁에 빠진 것, 잘못된 교훈을 믿고 율법의 언덕에 오른 것, 고난의 언덕 중간의 정자에서 깊은 잠에 빠졌던 것, 아름다운 궁전 입구에 두 사자를 만나 뒤로 물러가려고 했던 것들을 언급하면서 너의 죄는 결코 용서받지 못한다 하였습니다. 크리스천은 이 모든 사실을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네 말이 맞다. 그러나 내가 섬기는 주님은 내 모든 죄를 용서하셨다”
그때부터 아볼루온은 크리스천을 무자비하게 공격합니다. 불붙은 화살을 쏘자 크리스천은 믿음의 방패로 막아내고, 하나님 말씀의 검으로 저항하였습니다. 크리스천이 죽을 힘을 다해 싸우다 쓰러졌지만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아볼루온은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도망쳤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복종하고 마귀를 대적하면 마귀가 우리를 피할 것입니다.(약3:7)
여기에서 마귀의 전략이 드러납니다. 마귀는 우리를 넘어뜨리기 위해 유혹과 박해라는 두 가지 전술을 주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과거 실패한 삶을 생각나게 하여 죄책감을 일으켜 하나님의 자비와 사랑을 의심하게 합니다. 최후에는 무자비하게 공격을 합니다. 마귀는 욥의 재산과 자녀, 건강을 뺏었습니다. 그러나 욥은 그 입술로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사도 요한을 밧모섬에 귀양 보냈습니다. 그러나 사도 요한은 그곳에서 하나님의 계시를 받아 요한계시록을 남겼습니다. 사도 베드로를 거꾸로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고, 사도 바울의 목을 베었습니다. 그러나 그 순교의 피는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한 알의 씨앗이 되었고, 그 결과 수많은 사람이 구원을 받았습니다. 마귀의 계략은 반드시 실패합니다.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롬8:37)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통과하다
크리스천이 겸손의 골짜기를 내려오자 이번에는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가 있습니다. 천국으로 가는 길이 골짜기 한가운데 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피할 수 없습니다. 반드시 통과해야만 하는 과정입니다. 예레미야는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광야 곧 사막과 구덩이 땅, 건조하고 사망의 그늘진 땅, 사람이 그곳으로 다니지 아니하고 그곳에 사람이 거주하지 아니하는 땅”(렘2:6)이라고 하였습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모습은 사람마다 다양합니다. 질병, 가난,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실망, 계획에 대한 좌절과 실패입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이 나에게서 떠나신 것 같고, 구원의 감격과 기쁨을 잃어버리고, 천국에 대한 소망이 시들고, 심령은 두려움으로 가득차고, 모든 것이 불확실하며 중압감을 주는 심령의 상태입니다. 시편 기자의 고백처럼 “사망의 줄이 나를 두르고 스올의 고통이 내게 이르므로 내가 환난과 슬픔을 만나는 것”(시116:3)입니다. 이 골짜기에서 많은 성도들이 영적 침체에 빠집니다.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의심이 들고, 영적 뜨거움이 식어지고, 교회생활과 봉사가 형식적이 됩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하나님을 떠나게 됩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 지옥의 입구가 보였습니다. 그곳에서 끔찍한 비명소리와 뜨거운 불꽃, 연기가 솟아나옵니다. 크리스천은 너무 두려워 자신이 들고 있던 칼을 집어넣고 기도라는 다른 무기를 의지했습니다.(엡6:18) “오, 주님. 제가 주님께 간절히 구합니다. 내 영혼을 구원해 주십시오.”
그때 지옥의 문 입구에서 마귀 하나가 뒤를 쫓아왔습니다. 마귀는 크리스천이 천성으로 가는 길을 포기하도록 하려고 끈질기게 공격합니다. 과거에 그 마귀는 40일 금식한 예수님을 세 번 시험하였습니다. 가룟 유다에게 예수님을 팔려는 생각을 넣었습니다.(요13:2) 베드로에게 들어가서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을 막으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마귀의 모든 시도는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크리스천은 있는 힘을 다하여 “나는 주 여호와의 능력 안에서 걸어가겠나이다” 부르짖자 귀신들은 도망쳤습니다.
크리스천이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자 동이 트기 시작하였습니다. 크리스천은 너무 기뻐서 “하나님께서 사망의 그늘을 아침으로 바꾸셨다”(암5:8) 외쳤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자신이 지나온 골짜기가 얼마나 위험한 길이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구원의 은혜를 베풀어주셨음을 깨달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모든 어려움과 환난에서 건짐을 받게 하십니다. 그러므로 끝까지 인내하여야 합니다. 머잖아 어둠이 걷히고 아침이 올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크리스천이 겸손의 골짜기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통과하면서 참된 겸손을 배웠습니다. 자신의 힘과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게 되었습니다. 마귀와 싸우는 과정을 통하여 영적으로 더욱 성숙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구원의 능력을 인정하면서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어렵고 힘든 길을 우리 혼자만 가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않으실 것이라(요14:18) 하셨고,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28:20) 약속하셨습니다. 그리고 다윗은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닐찌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로 나를 안위하시고 원수의 목전에서 상을 차려주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시23편)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잘 믿는 성도에게도 고난은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족히 비교할 수 없습니다.(롬8:18) 십자가 은혜를 체험한 후 고난의 언덕과 겸손의 골짜기, 그리고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통과해야 합니다. 그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지금 여러분 가운데 사방으로 우겨쌈을 당한 분이 계십니까? 죽음의 공포가 여러분을 엄습하고 있습니까? 하나님의 말씀을 더 묵상하고, 듣고, 부르짖어 기도하고, 힘차게 찬송하십시오. 악한 사탄과 흑암의 세력이 떠나갈 것입니다. 우리 인생에게 주어진 시간은 결코 길지 않습니다. 그나마 수고와 슬픔뿐이고, 후에는 심판이 있습니다.(시90:10) 우리가 세상의 것을 얻기 위하여 하나님을 배반하면 우리의 몸과 영혼이 영원한 지옥의 형벌을 받게 됩니다.(마10:28) 세상으로부터 오는 걱정과 두려움을 천국에 대한 소망으로 승리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