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2005~2020]/정기산행기(2005) 2005-11-28 16:27:14
[49차] 마니산 후기 2005. 5. 23. / 박광용
산행일 : 2005. 5. 22. (일)
코 스 : 함허동천-7부능선-계곡-마니산-참성단-마니산-(정수사능선?)-계곡-원점.
참가자 : 신림, 광용, 문수, 인섭 (총 4명)
삼공산우회의 5월 정기산행이 지난 주 48차 산행(개인산, 대장 황문수)으로 조정되고 난 후, 이번 산행은 어디로 갈지 결정을 미루어 오다가 지난 목요일에야 마니산으로 결정하고 실행에 나선다.
전날 참가자들을 확인해 보니 좀 시원챦다. 길수는 장시간 출장에서 돌아오긴 했으나 어린 꼬마와 놀이동산에 가야 한다고 하고, 재봉 선사님은 마나님께 무슨 죄(??)를 지었는지 평소에 안 하던 짓을 하고 있다. 마나님께 등산복 사입혀서 등산에 입문 시킨다고 이번에는 못 온다 한다. 선사님, 다음 주에는 마나님도 뵐 수 있겠지요??
토요일 저녁 늦게 민영 쫄고님 전화, “테니스 마치고 마녀퀸과 함께 있는데 내일 등산 못 가겠다.” 하는데, 주변의 소리에는 요상한 음기가 흐르고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문수와 전화 통화하고, 분당에서 인섭이 태워서 7시에 수서역에서 만나 차 한대로 이동하기로 한다.
약속시간 오전 7시, 수서역으로 이동, 신림이와 김밥 집에서 만난다. 인섭이가 전화로 조금 늦겠다고 하고, 우리는 수서역에서 직진하면 기다리고 있겠다고 연락해 둔다. 7시 20분에 문수, 신림, 광용, 인섭, 이렇게 4명이 조촐한 드라이브를 시작한다. 88도로를 타고 끝까지, 행주대교 남단에서 김포 방향 48번 국도를 탄다. 구산삼거리에서 P턴하여 352번 지방도 타고, 초지대교를 난생 처음 건너본다.
해안도로를 따라 좌회전, 군데군데 비포장도로를 문수의 랜드로바 디스카버리는 거침없이 달린다. 목적한 함허동천 야영장 입구에 도착하니 8시 40분(맞나?). 1시간20분만에 당도한 것이다. 일찍 서둔 덕분에 이동 중에 아무 거리낄 것 없이 달려왔고, 주차장 빈 공간에 여유롭게 주차한다. 새로이 조성한 주차장인지 요금소를 지어놓긴 했으나 요금은 받지 않는다. 시험 중이란다. 아마도 다음 기회에 오게 되면 요금을 내야 할 듯.
입구에 설치된 등산안내도를 보고 오늘의 코스를 미리 그려 본다. 함허동천에서 시작하여 선수포구 쪽으로 하산할 것도 생각해 보았으나 차량회수 문제도 있고, 하산 시 길이 막히면 곤란하겠다는 생각에 원점 회기하기로 한다. 아무래도 능선으로 올라 계곡으로 하산하는 것이 좋을 듯하여, 정수사 능선으로 올라 함허동천 계곡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9시 55분, 등산 시작이다. 근데 정수사 능선으로 가는 초입을 찾기가 어렵다. 화살표 방향으로 진입해 보지만 7부 능선길만 계속되다가 곧바로 원래 계곡길과 만난다. 뭔가 안내가 제대로 돼 있으면 좋겠다 생각한다. 내려오면서 확인한 것이지만, 계곡길과 만나는 곳에서 계속 서쪽(왼편)으로 가야 정수사로 오를 수 있는 길이었다.
잔뜩 찌뿌린 날씨에 그나마 덥지는 않아 다행이다. 왠 일인지, 오늘따라 굉장히 힘든다. 다리도 무겁다. 선두에 서면서 속도 조절이 잘 못된 것 같다. 좀 천천히 가자. 신림이가 옆에서 거든다, ‘뭐가 그리 바쁘냐?’며… 사람들이 많지 않아 좋다. 적당한 곳에서 물 한 모금으로 갈증을 달랜다. 입고 있던 조끼도 벗어버리고 계곡길을 계속 오르고 지능선에 이른다.
지능선 전망바위에서 주변을 조망한다. 남쪽인지 서쪽으로 펼쳐진 개펄이 장관이다. 물이 완전히 빠진 상태인가 보다. 내 눈에는 논인지 염전인지 분간하기 어려운데, 신림이는 논이란다. 근데 바닷가 바로 옆에 논농사가 제대로 되는 것인가?? 염분 있는 쌀을 먹어야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네… 물론 수 백년간 염분을 제거하였기로 논농사가 가능하겠지만… 사진 몇 장 찍어두고 이동한다.
가끔 날카로운 바위길도 오르고, 로프에 의지하기도 하며 천천히 오른다. 산행안내판이 있는 곳에 이르자 마니산 정상에 거의 다 온 것 같다. 지나가는 아저씨는 아마 참성단이 정상으로 알고 있나 보다. 한참을 더 가야 한단다. 여기 안내판에도 정수사로 가는 길을 안내해 놓았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이 길은 계곡길로 우리가 생각하는 바위 능선길은 아니었다.
10여분을 오르자 정상인 듯 남서쪽으로 훤히 내려다 보이는 능선길 낭떠러지 구간에는 어김없이 로프를 매달아 놓았다. 정상인 듯한 곳에 삼각점 안내판이 있다. 지나가는 산님에게 부탁하여 사진을 찍었으나 셔터를 누르지 않은 모양이다. 안 찍혔다. 근데 삼각점 안내판만 있지 삼각점은 도망가고 없다. 없어진 곳에 시멘트로 발라 놓긴 했는데, 뭔가 조치가 필요할 듯... 너무 많은 산행객에 의해 파손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여기까지 와서 참성단을 보지 않을 수 없다 하여 참성단 쪽으로 간다. 물론 직접 안에 들어가 볼 수는 없겠지만 먼 발치에서라도 참성단을 보고 왔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싶어서다. 바위길을 오르락 내리락… 20여분 가니 참성단이 보이는 조그마한 봉우리다. 여기에도 장성 비슷한 놈을 세워 놓고 정상임을 알리는 듯하다. 하지만 이곳이나 참성단도 마니산의 정상이 아니다. 삼각점 부근이 마니산의 정상이고, 참성단도 정상보다는 낮다.
참성단 주변으로는 철책을 쳐 놓았기로 마니산 국민 관광지(화도 초교 방향)나 선수 포구 쪽으로 가려는 사람은 우회하여 돌아가야 한다. 네 명이 이곳에서 증명사진 하나 찍고 되돌아 선다. 11시 30분 경, 마니산 정상부와 참성단 사이 안부 적당한 곳에서 조촐한 점심상을 차린다. 준비해 온 김밥과 멸치, 포도, 토마토, 막걸리, 오이와 건빵, 그리고 ‘공부가주’… 요즈음 산행에는 갑자기 중국 백주가 유행인가 보다. 내가 준비한 복분자술은 공부가주에 밀려 한 잔으로 끝나버렸다. (공부가주를 만다린으로 우째 읽노?? 누구든지 한 번 읽어 주세요.)
적당히 배를 채우고 나니 내려가야지. 정수사 능선으로 가기로 하고 아까 봐둔 안내판 쪽으로 내려간다. 하지만 여기서 속은 것이다. 곧바로 바위능선을 타야 하는데 올라오면서 안내판 읽은 것이 죄가 되어 이곳으로 오고 말았다. 계속 급한 내리막을 가는데 정수사는 이미 멀어진 뒤였다. 계곡길도 올라올 때와는 다른 길로 내려간다. 경사가 조금 완만해졌다 싶은데 어느덧 올라올 때 보았던 길로 합쳐진다.
12시 30분 경, 주차장에 당도하여 오늘의 산행을 마친다. 이제 어디서 밴앵이를 만나볼까 궁리한다. 우리의 효용 고수님은 초지대교 지나 김포의 대명포구를 추천하였지만, 신림이가 선수포구가 밴댕이회의 발상지라는 설을 주장하여 선수포구로 이동한다. 해안도로를 따라 20여 분 동막 해수욕장도 지나고, 선수포구 입구에 도착한다. 적당한 곳에 주차하고 입항장으로 가보지만 배가 들어오지 않아 조용하다. 밴댕이 먹는 사람도 없고 수족관에도 없고 이상하다. 밴댕이는 수족관에는 없단다. 잡자 마자 얼음에 채워 저장한단다.
밖으로 나와서 아예 횟집으로 들어간다. 밴댕이 회와 무침을 한 접시씩 주문하고, 생전 처음으로 밴댕이를 맛본다. 인섭이도 상당히 미식가인가 보다. 뭔가가 있으면 찾아가서 먹는 모양이다. 밴댕이 회를 분당에서도 맛 본 적이 있는데 이 맛이 아니었단다. 물에서 나오면 곧바로 죽어버리고 내장이 억수로 작아서 ‘밴댕이 소갈머리’라 한단다. 그나마 싱싱한 밴댕이를 맛보고, 문수는 집사람을 위하여 밴댕이회를 추가 주문한다. 문수의 차 안에는 아이스박스도 준비되어 있다.
자~ 이제 출발이다. 나가는 길이 여의치 못할 거라고 우려하였던 터에 효용 고수의 한 수 가르침이 있었기로 그대로 따르기로 한다. 초지 대교를 지나 오른쪽으로 무슨 온천을 지나, 철조망이 쳐진 뚝으로 길을 찾아 간다. 울퉁불퉁 비포장 길을 문수의 차는 조금도 지치지 않는다. 아마도 다음에 강화도를 찾을 때면 뚝 옆으로 난 길은 포장이 완료되어 있을 것 같다. 간간히 뿌리는 빗줄기가 점점 굵어진다.
중간에 공사 중인 구간을 우회하고, 효용이가 일러준 길을 어김없이 찾아 간다. 출발한 지 30여 분, 공항고속도로의 북인천나들목 옆을 지나고, 계속 직진하여 계양나들목에서 순환고속도로로 진입한다. 분당에서 내려 지하철로 수서역에 도착하니 3시반이었던가…
최근 매주 수고해 주고 있는 문수한테 고맙다는 말을 잊어서는 안되겠지. “문수야, 고맙다.” 그리고 효용아, 고맙다. 너무나 정확한 지리 정보에 한치의 오차도 없이 일찍 가서 일찍 올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재봉선사가 신림이에게 전화 했단다. 지금 마나님과 함께 청계산에 와 있다고… 선사님, 다음주에는 마나님과 함께 광교산에서 뵙겠습니더.
그리고, 민영이는 불참의 원인이 전날 저녁에 얘기한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마나님이 미국으로 출발하자마자 마녀퀸과의 저녁 파티에 참석하더니만, 지금의 설명은 완전히 다른 이유를 대고 있네. 목요일 태국 출장 예정인데, 그 준비해야 한다나??? 내가 아는 민영이의 원래 모습이 예습복습 안 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었는데, 내가 잘 못 알고 있는 것인가?? 그리고 민영이 자신이 늘 주장하는 학교 때의 모습과도 완전히 다르고… 민영아, 뭔가 보충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 민영아, 일요일 새벽 도착하면 광교산에 함께 갈 수 있을라나??
한가지 첨언, 내가 늘 가지고 다니던 – 비닐봉지에 넣어 배낭 등받이 사이에 끼워 다니던 - ‘등산지도모음’을 잃어 버렸다. 문수에게 연락해 봐도 차 안에도 없다고 하니 잃어 버린 게 분명한데 여간 아쉬운 게 아니네… 우리 마눌이 옆에서 불 난 집에 부채질을 해 댄다. “그래 내가 뭐라 하더노? 내가 한 장씩 갖고 다니라 안 하더나? 뭐 한다고 그래 무겁게 다 넣어 다니노???”
혹시 기억에 담아두고 계신 분 연락 바랍니다. 후사하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