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현대 인간 중심주의의 위기와 영향
115. 역설적으로 현대 인간 중심주의는 실재보다는 기술적 사고의 손을 들어 주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인 간은 더 이상 자연을 타당한 규범이나 살아가는 거처로 여기지 않습니다. 인간은 자연을 아무런 전제 없이 있는 그대로 물건을 만들려는 자리와 재료로 여기며, 그 결과 로 어떤 일이 발생하든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서 세상 의 고유한 가치가 떨어지게 됩니다. 인간은 이 세상에서 제자리를 되찾지 못하면 자기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결국 스스로 모순된 행동을 하고 맙니다. "인간 이 그 본래의 선한 목적을 따라 사용하도록 땅이 하느님 에 의하여 그에게 주어졌을 뿐 아니라, 인간도 인간 자신 에게 하느님에 의하여 주어졌으며, 이러한 이유로 인간 은 자신이 타고나는 자연적이고 윤리적인 구조를 존중 해야 합니다."
116. 근대에는 지나친 인간 중심주의가 있어 왔고, 이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또 다른 모습으로 위장하여 공 동의 이해와 사회적 결속 강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저해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실과 인간 중심주의가 불러온 한계에 새롭게 주의를 기울일 때가 되었습니다. 이는 개 인과 사회가 더욱 건전하고 풍요롭게 발전하기 위한 조 건이 됩니다. 그리스도교 인간학이 적절하게 제시되지 못한 것이 인간과 세상의 관계에 대한 오해를 낳았습니
다. 프로메테우스처럼 세상을 지배하려는 꿈이 퍼져 나 가면서, 자연 보호는 나약한 사람들이나 하는 일이라는 인식이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세상에 대한 우리의 '지배' 는 책임 있는 관리라는 의미로 올바르게 이해되어야 합
니다.
117. 인간이 자연에 끼친 해악과 인간의 결정이 환경
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데에 태만한 것은 자연의 구 조 안에 새겨진 메시지에 대한 무관심을 뚜렷하게 보여 줄 뿐입니다. 예를 들어, 현실에서 가난한 이, 인간 배아, 장애인이 지닌 가치를 인식하지 못할 때 자연의 울부짖 음 자체에도 귀를 기울이기가 어려워집니다.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인간이 현실에서 독립된 존재 임을 선언하고 절대적 지배자를 자처하면, 인간 삶의 기 초 자체가 붕괴됩니다. "인간은 세계에서 하느님의 협 조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대신, 부당하게 하느님의 자리에 자신을 올려놓으며, 이렇게 인간은 자연의 반항 을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118. 이러한 상황은 우리를 끊임없이 정신 분열로 이끌어 왔습니다. 여기에는 다른 존재들의 고유한 가치 를 부인하는 기술 지배에 대한 찬양부터 인간의 그 어떠 한 특별한 가치도 인정하지 않는 반응까지 있습니다. 그 러나 우리는 인간성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인간이 새로 워지지 않으면 자연과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없습니다. 올바른 인간학 없이는 생태론도 있을 수 없습니다. 인간 이 단지 여러 존재들 가운데 하나로, 우연이나 물리적인 결정론우 산물로 여겨질 때, 우리의 전반적 책임 의식은 약화될 것"입니다. 그릇된 인간 중심주의가 반드시 '생 물 중심주의'에 자리를 내어 줄 필요는 없습니다. 이러한 생물 중심주의는 오늘날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며, 문 제들을 가중시키는 또 다른 불균형을 일으키는 것을 의 미하기 때문입니다. 인간만이 지닌 고유한 지성, 의지, 자유, 책임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고 소중히 여기지 않는 다면, 인간이 이 세상을 책임 있게 대할 것을 바랄 수 없 습니다.
119. 그릇된 인간 중심주의에 대한 비판이 인간관계 의 가치를 떨어뜨리도록 해서는 안 됩니다. 오늘날 생태 적 위기가 근대성의 윤리적, 문화적, 영적 위기의 발발이 나 발현을 의미한다면, 모든 근본적인 인간관계를 치유 하지 않고는 우리가 자연과 환경과 맺은 관계를 감히 치 유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다를 모든 피조물에 견주어 인간이 특별한 가치를 지녔다고 주장하는 그리 스도교 사상은 우리가 모든 인간의 가치를 인정하고 다 른 이들을 존중하게 합니다. 알고 사랑하며 대화할 수 있 는 '너'에게 마음을 여는 것은 언제나 인간을 고귀한 존재 로 만들어 줍니다 . 따라서 피조물과 올바른 관계를 맺기 위해서 인간이 다른 사람들에게 마음을 여는 사회적 측 면은 물론, 하느님이신 '당신'께 마음을 여는 초월적 측면 을 악화시켜서는 안 됩니다. 사실 인간과 환경의 관계는 인간들 사이의 관계와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와 결코 분 리될 수 없습니다. 이는 생태적 아름다움으로 위장된 낭
만적 개인주의로 내재성 안의숨 막히는는 단절이 될 것 입니다.
첫댓글
지나친 잘못된 인간중심주의는 인간의 존엄성을 헤칠 수 있다는 생각이 글을 읽으면서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