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에 다녀왔습니다.
미술관에 방문하기 전, 해당 관에서 진행 중인 여러 전시를 알아보니 MMCA 이건희 컬렉션 해외 명작전과
디지털 스토리 : 이야기가 필요해 이 두 전시를 관람하였습니다.
먼저, 디지털 스토리 전시를 관람하였습니다.
김기라 작가의 '세상의 저편_표준화 된 시점' 이라는 작품입니다.
저는 이 날 관람한 작픔들 중 이 작품이 가장 인상이 깊게 남았는데요.
이 작품은 어린 남매의 사투를 통해 이주를 둘러싼 이념대립과 불안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이유는 긴 화면에서 영상 자료를 관람하는 것이었는데, 어린 남매가 남동생을 등에 업고 거센 바람을 이겨내려 앞으로 한 발자국씩 나아가지만 결국 너무 강한 바람 탓인지 계속해서 넘어지는 모습이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계속해서 넘어짐에도 불구하고 어린 누나는 일어나 다시 동생을 업고 또 한 번 바람에 맞서 싸우는 영상입니다.
저는 이 영상을 보면서, 대학에 입학한 저를 떠올리는 계기가 됐습니다.
새로운 환경과 새로 배우는 과목들을 익혀가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자주 생기지만, 저는 쉽게 포기하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해당 영상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일어나는 방법을 배운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화면에 재생되고 있는 영상이었습니다.
해당 영상은 실제로 보면 굉장히 밝고, 계속해서 반짝거리는 화면이었습니다.
이 영상은 자극만이 존재하는 장치를 통해 현대인의 공허한 삶을 표현하는 작품입니다.
저도 이 영상 앞에 꽤 오래 서있었는데.. 지금 해당 작품의 설명을 읽어보니 저 또한 과한 자극에 중독되어 밝게 빛나는 이 작품을 계속해서 바라보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그림들 또한 인상 깊었습니다.
옆에 있는 스크린에는 아파트를 밖에서 찍은 듯한 그림이 비춰지고 있었습니다.
오른쪽 밑 사진을 보면 우리가 흔히 아는 맥도날드, 스타벅스 같은 여러 프랜차이즈 매장의 내부 모습이 합쳐진 사진이었습니다.
그런데, 옆 작품이 사진에 반사 되면서 오른쪽 작품도 스크린 속 작품처럼 느껴졌습니다.
밑의 그림부터는 이건희 컬렉션에 전시되어있는 그림들입니다.
고 이건희 회장은 생전에 여러 미술 작품을 모아두고, 이 회장의 아내 홍라희 여사는 리움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어 이 전시를 보러 가기 전에 어떤 그림들이 전시되어있을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다른 전시들 처럼 가까이에서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멀리서 보아도 너무나 아름다운 그림들이었습니다.
여러 그림들이 있었지만 밑의 두 그림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번에 미술관을 가기 전에는 사실 무거운 마음가짐을 가지고 방문했습니다.
내가 이 전시를 이해할 수 있을지, 사진들로 이 전시의 내용들을 잘 담을 수 있을지..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미술관은 무거운 공기를 담고 있다는 생각을 버리는 계기였습니다.
내가 어떻게 이 전시를 생각하느냐에 따라 내가 어떻게 작품들을 이해하는 지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다음 미술관 방문때는.. 들어가기 전 지레 겁을 먹지 않는게 저의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