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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강]
4월 21일, 오후 7시. 11명의 수강생이 모인 가운데 큰숲 3층에서 SMD '가족다큐영상제작' 교실이 열렸다. 부모님 환갑이나 칠순 기념 영상, 조카나 형제들의 모습, 또는 지금까지 자신의 삶을 담은 기록물이나 소속된 단체의 홍보물을 만들고 싶어하는 분들까지 수강생들이 '가족다큐영상제작' 교실의 문을 두드린 이유는 다양했다.
첫날 오리엔테이션에는 질문과 답변을 통해 향후 수업 일정과 방식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서 각자 주제를 선정하고 어떤 방식으로 영상을 구성해 나갈지 발표하기도 했다.
수업이 끝나고 주제에 맞는 영상(사진, 동영상)을 시소미(SMD) 카페에 올리는 과제가 주어졌다. 다음 시간에는 본인이 올린 사진과 영상을 보며 수강생들에게 이야기로 풀어보는 시간이다. [4월 22일]
[2강]
2강은 1강 과제를 보고 이야기를 만들어 보는 시간이다. 과제는 주제에 맞는 사진이나 동영상 자료들을 모으고 이야기를 만들어 보는 것이었다. 영상은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고 이야기를 만드는 것, 즉 이야기 구조를 만드는 작업이다. 영상을 편집기에 넣는다고 컴퓨터가 자동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
따라서, 영상은 자료가 많아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자료를 얼마나 요리를 잘 하느냐이며, 결국 자신의 영상에 얼마나 시간을 들이느냐에 따라 잘 나올 수밖에 없다. 영상 하나를 준비하고 마칠 때까지 머리속에서 계속 주물럭 거려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준비한 자료들을 나열하면서 이야기를 만드는 작업이 곧 대본 작업과도 연결된다. 지금까지 주제와 구조를 만드는 작업이었다면, 2강에서는 속성, 형식을 정해야 했다. 영상의 주 뼈대인 내레이션을 주관적인 입장으로 갈 것인가, 타자의 객관적 입장에서 설명해 나갈 것인가. 또, 대상에 따라 구어체로 갈 것인가, 문어체 혹은 합쇼체 등으로 갈 것인가를 정해야 했다.
사람의 시각이 가장 피로감을 빨리 느끼는 기관이다. 영상이 2초만 같아도 우리의 눈은 새로운 영상을 요구한다. 청각 또한 시각보다 무디지만 역시나 같은 패턴의 소리가 이어지면 피로감이 전해 온다. 따라서 시각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주제나 내레이션에 맞는 다른 영상들을 보여 주어야 한다. 결국 자료가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향후 배경 음악도 소리의 고조, 리듬의 변화를 고려해서 영상 전개에 반영해야 한다. 결국, 이 작업은 감각이 뒤따라야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걱정할 일이 아니다. 자신이 영상 소비자라면, 누구나 그 피로 지점, 요구지점을 찾아 낼 수 있다. 단, 자신의 영상에 매몰되지 않는다면 말이다.
다음 주차까지 과제는 내레이션 대본을 써 오는 것이다. 3주차 5월5일은 어린이날 휴일로 그 다음주 5월 12일에 수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3강]
3강에서는 내레이션을 채널에 얹히고 그에 따른 영상을 찾아 입히는 작업을 시연했다. 영상의 전체적인 흐름을 끌고 가는 건 이야기, 즉 스토리다. 스토리는 내레이션으로 뼈대를 잡는다. 음악을 어떤 포지션에 넣어야 하는지 사전에 음악의 흐름을 잘 익혀 두어야 한다. 다음시간부터는 자신의 내레이션 대본에 맞춰 영상을 배열하는 편집 작업을 할 예정이다.
[4강]
지금까지 수업은 자료수집, 대본작성, 음악선곡 등 준비작업이었다면, 4강은 이 자료들을 버무리는 작업이다. 여러 자료들을 하나의 콘텐츠로 작업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편집기술을 요한다. 4강에서 수업한 기술은 1. 스마트폰이나 다른 녹음된 파일을 하나의 속성으로 랜더링하는 작업(음성파일은 mp3로 만든다). 2. mp3Gain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나레이션 음성파일과 배경음악 파일의 볼륨을 일정하게 맞춘다. 이는 어떤 작업을 하더라도 음성 볼륨을 표준화하는 작업이다. 3. 최근 통합 사운드 카드는 STREO MIX 기능이 막혀 있어 컴퓨터의 소리를 녹음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유튜브에서 음악을 찾아 mp3를 추출하는 방법을 익혔다.
영상 편집 기능에서는 페이드인-아웃(영상이 점점 환해지거나 어두워지는 기능)방법, 오버랩(겹치는 방법), 자르는 방법과 채널을 옮기는 방법, 채널의 제목을 명시하는 방법, 배경음악을 구간 별로 조절하는 방법 등을 익혔다. 외에도 사진의 줌-인 이벤트 기능도 잠시 익혔으나 이 기능은 배치가 완성된 후에 적용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다음 시간에 좀더 자세히 익힐 예정이다.
이제 수강생들이 다음시간까지 각자 자신들이 준비한 영상과 나레이션, 음악을 맞추는 작업이다. 나레이션 속도와 음악을 편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영상의 길이를 감지하게 되고 그에 맟게 편집을 하게 된다. 이는 수업시간만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이제부터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일이다.
단, 주의사항은 수업시간에 강조했듯이, 편집은 나열이 아니라 '압축'의 과정이다. 편집자는 모든 걸 넣고자 하는 자신의 욕구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객관적인 편집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코 그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처음엔 무조건 자신이 넣고 싶은 영상을 배치하고 나레이션과 맞춰 배열하는 것이다. 아마 긴 영상이 만들어질 것이다. 한숨 짓지 마라.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프로들도 그렇다. 일종의 가편인 것이다. 그 과정에서도 일부 가위질(영상과 나레이션 등)이 나올 것이다. 한 번에 하려고 하지 말자. 시간이 나는 대로 만지작 거려 보자. 만질 때마다 중복되는 영상, 없어도 되는 영상, 오히려 이야기에 방해가 되는 영상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압축과정이다. 미디어는 노가다다. 농부의 손길이 가는 만큼 수확이 이루어지듯 편집도 손 한 번 더 갈 때마다 군더더기 없는 영상이 만들어진다.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영상편집에 대한 오류: 사진만 넣으면 기계(컴퓨터)가 자동으로 편집해준다. 간편한 앱이나 보편적인 편집기에 많이 노출된 탓이기도 하다(그런 앱은 교육이 필요치 않다. 아이들도 몇 번 만지다 보면 기능을 쉽게 익힐 수 있다). 사람들은 영상편집, 혹은 미디어를 간단한 영상 효과(사진과 사진의 연결기법, 혹은 음악과 사진의 배치 정도)로 한정되어 생각한다. 마셜 맥루한이라는 학자는 1964년 '미디어의 이해'라는 저서에서 [미디어는 메시지]라는 유명한 명제를 남겼다. 미디어를 만들고 편집하는 건 시각적인 유희가 아니라 메시지, 혹은 스토리를 만들고 재현하는 과정이다.
[5강]
5강 수업은 4강 수업의 연장이었다. 2~30초 분량이라도 완성된 영상을 서로 보면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다시 강조된 것은 4강에서도 설명했듯이 편집은 압축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모든 걸 다 담고 싶고, 표현하고픈 욕구를 절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칭찬도 반복되면 그 효과가 감해지듯 영상도 같은 내용(메시지)이 반복되면 감동이나 전달 효과가 떨어지거나 오히려 반감 효과가 생기기도 한다.
배경음악은 감성을 자극하는 하나의 장치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초급자들은 배경 음악을 영상 전체에 너무 흔하게 사용하거나 장면 전환효과를 자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점을 주의하도록 했다. 청각 요소는 상황에 따라 영상의 100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음악은 참고 참다가 결정적인 부분에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을 노출시켜야 한다. 이는 장면 효과도 마찬가지다. 시각은 두 번 이상 노출된 것에 너그러움을 발휘하지 않는다. 가족끼리 보는 영상이라도 '아는 사람이 만든 것이니 봐줘야 하고, 가족이 만든 것이니 봐 줘야 한다는' 고문은 피해야 한다.
5강에는 편집된 조각들 그룹으로 묶는 방법과 마우스 줌 스크롤 사용법, 컷과 오스냅 기능 등에 대해 추가적으로 설명했다.
편집은 인문학 강의가 아니다. 들으면서 깨우치는 게 아니고 본인이 편집기에 올려 만지작 거려 봐야 알 수 있는 체험 행위다. 수업을 진행하는 강사로써 해 줄 수 있는 건 많이 해 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며, 만져 보다 궁금한 것을 물으면 더 많은 것을 깨우치도록 알려주는 것이다. 얼마 남지 않은 수업시간, 많은 질문에 답할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
[6강]
6강까지 수업의 진행은 영상의 순서, 나레이션 배치, 음악 선정과 삽입, 영상 이음을 마치는 과정이었다. 9부능선을 넘은 셈이다. 사진은 고정된 샷을 일정 시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지루함이 발생한다. 이것을 해소하기 위해 이벤트 효과를 준다. 6강에서는 이벤트 효과 방법에 대해 숙지했다.
나레이션과 음악의 혼합은 영상의 호흡이라고 할 수 있다. 나레이션이 나올 때는 음악을 배경으로 가라 앉혔다가 여백이 나올 때 배경음악 볼륨을 높여 영상을 고조시키는 강약기법을 익혔다. 다음 시간에는 영상 마무리 작업으로 타이틀 자막을 만들 예정이다. 마지막 8강에서는 각자의 영상을 보면서 평가를 하는 다과 시간을 갖고 종강을 할 예정이다.
[7강]
7강에서는 그동안 작업한 파일들을 점검했다. 주의사항 몇 가지를 전달했다. 첫째, 영상 전체에 배경음악을 넣는 것은 피해야 한다. 나레이션이 들어간 영상은 배경음악이 없어도 그대로 이야기가 전달되어야 한다. 둘째, 인트로를 음악으로 사용했을 경우엔 문장의 단락처럼, 영상의 한 단락이 끝나는 부분까지만 음악이 함께 가야 한다. 페이드아웃을 할 경우 음악이 줄고 있다는 느낌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긴 시간을 통해 나레이션의 공백을 채워야 한다. 셋째, 멘트와 멘트 사이가 길 경우 음악의 볼륨을 높여 분위기를 조절하는 것도 좋다. 넷째, 사진들이 비록 다르다 하더라도, 메시지가 중복되거나 없어도 전체 이야기에 문제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다. 그 부분들은 과감히 가위질을 해야 한다. 미디어는 기록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전달력을 잊는 경우가 있다. 꼭 필요한 부분을 기록해 최대한 압축시켜 전달시키는 것이 편집이다. 그것이 구조화다.
이어 자막 넣는 방법을 소개했다. 베가스는 일본사 제품이라 자막에 한글 받침이 입력되지 않는다. 따로 메모장을 띄워서 글을 입력한 후 복사해서 붙여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어느 수강생 분은 영상 끝에 검은 배경의 텍스트로만 구성된 시를 올렸다. 읽기가 쉽지 않았다. 나레이션이 들어갈 필요가 있었다. 영상 뒤에 배치하기 보다는 중간이나 앞 부분이 더 나을 듯 싶었다. 또 다른 방법은 영상을 시와 구분하는 것이다. 디졸브를 이용해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고 새롭게 시작되는 시 영상을 배경사진과 나레이션, 시로 구성할 필요가 있었다. 다음시간은 종강이다. 영상을 보면서 의견을 나누고 수업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 예정이다.
[8강]
8강은 이 수업의 마지막 시간이었다. 7강에 참석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결과물 점검과 몇 가지 기능(이벤트, 사운드 볼륨 구간 별 조절)을 다시 한 번 학습하는 시간이었다. 이어서 랜더링 과정을 학습하고 수강생들의 결과물들을 감상했다.
[영상]= 8강 동안 박연순 위원님이 만든 영상물 (제목:우리는 어린이집 교사랍니다)
이 수업은 미디어, 특히 영상 입문과정이다. 미디어가 어떻게 기획되고 구성되느냐에 대한 전체 얼개를 익히는 수업이다. 물론, 이번에 만든 결과물처럼 세련되진 않지만, 자신의 영상, 가족에게 보내는 메시지, 해당 기관의 사업 기록 및 홍보물 등을 만들 정도의 기능도 숙지할 수 있는 과정이다.
수강생들은 수업을 마치며 "미디어는 영상의 화려함이나 효과가 아니라 스토리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 말은 흑과 백처럼 극명한 관점 차이를 나타낸다. 영상을 찍거나 편집할 때, 단순한 시각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이야기를 구성할 것인지를 염두하고 제작하기 때문에 접근하는 방법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미디어, 영상교육은 시각적 효과 중심의 교육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수업이 영상 편집 기능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편집 기능은 이번 강의에서처럼 몇 가지 기능만 알아도 영상편집이 가능하다. 단지 반복을 통해 숙달도를 높이는 것이다. 미디어교육은 '이 도구(미디어)를 가지고 무엇을 만들 낼 것인가'에 대한 시각과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에 대한 관점을 이끌어 내는 것이 교육의 시작이다.
또 다른 수강생은 "기능보다 감각을 배우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미디어 제작에 있어 감각은 창의력과 닿아 있다. 기능은 책이나 웹에서 찾아 따라하면 되지만 감각적인 부분은 면대면 강의를 통해 전달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강사의 경험들이 수업 중에 묻어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입문과정에서도 염두해 두어야 할 중요한 요소임을 알았다.
사실, 동영상보다 사진 영상 편집이 훨씬 많은 손질이 필요하다. 8강 동안 열심히 만든 수강생들의 결과물을 보니 마우스를 심하게 클릭한 것이 보였다. 그 정도의 마우스질이 이루어졌다면 지금쯤 동영상은 '식은죽 먹기'라는 걸 알까 모르겠다. 의심나면, 당장 동영상 몇 개 타임라인에 올려 놓고 편집해 보시길! "그러네?"라는 혼잣말을 하게 될 것이다. 다만, '무엇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답은 여전히 무거운 주제일 것이다.
수강생 분들 대단히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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