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은 공동육아 중
도서관부 박정화
이사할 때 첫 번째 조건은 도서관이었다.
결혼하고 첫 번째 이사는 효목도서관(지금은 수성도서관)이 있는 효목동이었다.
그곳에서 아이가 태어났다.
두 번째 이사는 안심도서관이 있는 율하동. 그곳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장아장 걷는 아이와 도서관 나들이를 했고 자전거를 탔다. 세 번째 이사는 교회유치원버스가 다니지 않아 이사하게 되었고 고산도서관이 있는 시지동이 되었다. 유치원생이 된 아이를 엄마는 장을 보거나 약속이나 일이 있을 때 친정엄마에게 아이를 맡기 듯 고산도서관에 보냈다. 가끔 엄마가 약속시간보다 늦어지면 사서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오기도 했다. 아이가 엄마에게 전화해 달라고 했다고.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었을 때 아이는 덕질하는 엄마가 이승윤 전국투어콘서를 가면 전국을 따라다니며 그 지역의 도서관이나 서점을 투어했다. 도서관과 서점의 공동육아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한 가지 에피소드는 올해 10월 전주콘서트에서는 전주시립도서관인 책기둥도서관을 먼저 들렀고 저녁을 먹고 숙소 가는 길에 전주알라딘중고서점을 만나 지나치지 못하고 아이의 바램으로 들르게 되었는데 그 시간, 그 장소에서 '한강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역사적 깜짝소식을 듣게 되었다. 덕분에 순식간에 온라인 한강 책 매진 소식이 전해질 때 우린 《채식주의자》와 《한강, 채식주의자 깊게 읽기》을 그 자리에서 얻는 행운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리고 다음 날은 ‘전주도서관여행’ 프로그램을 돌발적으로, 감사하게 참여하게 되어 한옥마을도서관, 연화정도서관, 금암도서관을 해설사와 함께 투어하게 되었고 읽어주시는 그림책도 듣고 각 도서관에 전시되어 있는 한강의 다양한 책들도 만났다. 그리고, 다시 아이의 요청으로 한옥마을도서관을 들러 만화책을 읽고 콘서트를 보러갔다.
아이는 도서관과 공동육아로 자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