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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귀검록》
제1부 ― 멸문지야(滅門之夜)
제19화 ― 「남궁의 검을 더럽힌 자들」
남궁세가를 떠난 지 반나절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서쪽 관도에는 저녁 안개가 내려앉기 시작했다.
길 양쪽으로 오래된 소나무들이 늘어서 있었고, 산허리를 따라 불어오는 바람에는 가을의 찬 기운이 섞여 있었다.
여섯 필의 말이 나란히 달리고 있었다.
선두에는 진무혁과 남궁소연이 있었다.
그 뒤를 철무광과 연비화가 따랐고, 마지막에는 백리운과 당소혜가 말을 몰았다.
일행의 목적지는 서쪽 산기슭의 버려진 별장이었다.
그곳에 남궁진호의 잔당이 숨어 있다는 정보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남궁세가의 삼장로 남궁학은 이미 죄가 밝혀져 쓰러졌다.
남궁천호는 태허문 멸문에 가담한 자들의 죄를 공개하고 남궁진호에게 추살령을 내렸다.
그러나 모든 일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태허문의 북쪽 퇴로를 막았던 검객들 가운데 일부가 달아났다.
그들은 남궁세가의 검법을 익혔고, 남궁세가의 이름으로 사람들을 죽음에 몰아넣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인물은 남궁도현이었다.
과거 남궁세가 외당의 부당주였던 그는 남궁진호의 심복으로, 태허문 공격 당시 북쪽 퇴로를 봉쇄한 검객들을 직접 지휘했다.
남궁소연은 말없이 앞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허리에는 아버지에게 받은 푸른 검패가 걸려 있었다.
남궁세가 소가주의 권한을 상징하는 검패였다.
무혁이 물었다.
“걱정되오?”
소연은 고개를 돌렸다.
“무엇이 말입니까?”
“남궁세가의 검객들과 싸워야 하는 일 말이오.”
소연은 잠시 생각했다.
“걱정이라기보다 부끄럽습니다.”
“그대가 부끄러워할 이유는 없소.”
“그들이 남궁세가의 이름으로 죄를 저질렀습니다.”
“그대가 명령한 것은 아니지 않소.”
“그렇다고 모른 척할 수도 없습니다.”
무혁은 더 말하지 않았다.
소연은 앞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어릴 때 아버지께서는 늘 말씀하셨습니다. 남궁세가의 검은 약자를 누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강한 자의 횡포를 막기 위해 존재한다고요.”
“옳은 말씀이오.”
“그런데 그 검을 배운 사람들이 죄 없는 태허문의 제자들을 막아섰습니다.”
소연의 손이 백련검의 검집을 가볍게 눌렀다.
“이번에는 제가 직접 바로잡겠습니다.”
무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그대가 먼저 나서시오.”
소연이 그를 바라보았다.
“말리지 않습니까?”
“말릴 이유가 없소.”
“상대가 많습니다.”
“알고 있소.”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무혁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위험하면 내가 도울 것이오.”
소연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뒤에서 당소혜가 두 사람을 바라보다가 백리운에게 속삭였다.
“백 의원.”
“왜 그러느냐?”
“저 두 사람은 왜 항상 저렇게 진지하게 이야기할까요?”
백리운이 대답했다.
“한 사람은 검밖에 모르고, 다른 한 사람은 그 검을 이해하려 애쓰기 때문이겠지.”
“그럼 백 의원은 무엇을 이해하세요?”
“돈의 흐름.”
“역시 물어본 제가 잘못했네요.”
철무광이 뒤를 돌아보았다.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앞을 봐라. 곧 도착한다.”
연비화는 조용히 웃었다.
그러나 그녀의 눈빛은 이미 서쪽 산기슭을 살피고 있었다.
버려진 별장 쪽에서 희미한 살기가 느껴지고 있었다.
1. 버려진 별장의 검객들
서쪽 별장은 한때 부유한 상인의 별장으로 사용되던 곳이었다.
높은 담장은 곳곳이 무너졌고, 정원에는 잡초가 무성했다.
그러나 오래된 건물 안에는 스무 명이 넘는 무인들이 모여 있었다.
대청 중앙에는 남궁도현이 앉아 있었다.
마흔 중반의 사내.
왼쪽 눈썹 위에 오래된 흉터가 있었고, 허리에는 남궁세가의 창천검이 걸려 있었다.
그의 앞에는 남궁진호가 보낸 마지막 밀서가 놓여 있었다.
남궁세가 내부의 일이 실패했다.
남궁학은 제거되었고, 남궁천호는 우리를 버렸다.
귀검을 확보하지 못하면 각자 흩어져라.
남궁도현은 밀서를 구겨 버렸다.
“결국 우리를 버리고 달아났군.”
맞은편의 검객이 물었다.
“이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남궁진호께서 다시 연락하실 것이다.”
“가주께서는 이미 추살령을 내리셨습니다.”
“남궁천호의 명령을 따를 이유가 없다.”
남궁도현은 탁자를 내리쳤다.
“우리가 남궁세가를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데!”
그때 대청 구석에 있던 젊은 검객 하나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부당주님.”
“무엇이냐?”
“태허문을 공격한 일이 정말 남궁세가를 위한 것이었습니까?”
대청 안이 조용해졌다.
남궁도현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남궁윤.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
젊은 검객의 이름은 남궁윤이었다.
그는 남궁세가 외당에서 십 년 가까이 검을 익힌 무인이었다.
태허문 멸문 당시 북쪽 산길을 지켰던 사람 가운데 하나이기도 했다.
남궁윤이 말했다.
“그날 저는 분명히 보았습니다.”
“무엇을?”
“태허문의 어린 제자들과 다친 사람들이 산길로 내려왔습니다. 그들은 싸우려 하지 않았습니다.”
남궁도현의 얼굴이 굳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막았습니다.”
“명령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무슨 죄를 지었는지는 아무도 말해 주지 않았습니다.”
남궁도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남궁윤.”
“예.”
“너는 남궁세가의 검객이다. 검객은 명령을 따라야 한다.”
남궁윤은 고개를 들었다.
“그 명령이 잘못되었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순간 남궁도현의 손이 움직였다.
탁!
그의 손바닥이 남궁윤의 뺨을 때렸다.
남궁윤은 고개를 돌린 채 움직이지 않았다.
“다시 그런 말을 하면 배신자로 간주하겠다.”
남궁도현의 목소리가 차가워졌다.
“우리가 살아남으려면 귀검을 빼앗아야 한다. 진무혁이 이곳에 오면 반드시 잡아야 한다.”
“귀검을 빼앗으면 무엇이 달라집니까?”
“남궁진호께서 다시 우리를 받아 주실 것이다.”
남궁윤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눈빛에는 더 이상 믿음이 남아 있지 않았다.
바로 그때였다.
밖에서 망을 보던 검객이 달려왔다.
“부당주님!”
“무슨 일이냐?”
“남궁소연이 왔습니다!”
남궁도현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혼자냐?”
“아닙니다. 진무혁과 검후 연비화, 철무광, 백리운, 당소혜가 함께 왔습니다.”
남궁도현의 얼굴이 굳었다.
그는 잠시 생각하다 검을 뽑았다.
“모두 준비해라.”
검객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남궁소연은 살려서 잡는다. 진무혁에게서는 귀검을 빼앗아라.”
남궁도현은 검날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남궁세가가 우리를 버렸다면 우리도 더는 가문을 위해 싸우지 않는다.”
그러나 그 말은 모순이었다.
그는 여전히 남궁세가의 검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남궁세가의 이름으로 저지른 죄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있었다.
2. 소가주의 명령
별장 앞에 도착한 남궁소연은 말에서 내렸다.
낡은 대문 위에는 오래된 현판이 걸려 있었다.
글씨는 거의 지워져 있었다.
소연은 잠시 대문을 바라보다가 앞으로 나섰다.
“남궁세가 소가주 남궁소연이다!”
그녀의 목소리가 장원 안으로 울려 퍼졌다.
“남궁진호의 명령을 받고 태허문 멸문에 가담한 자들은 나와라!”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러다가 대문이 천천히 열렸다.
남궁도현이 검객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소연을 보자 비웃었다.
“소가주께서 친히 이런 누추한 곳까지 오셨군.”
소연은 차갑게 대답했다.
“남궁도현.”
“예, 소가주.”
“남궁세가의 가주 명령을 전하겠습니다.”
그녀는 허리에서 푸른 검패를 꺼냈다.
“남궁진호와 함께 태허문 공격에 가담한 자들은 모두 병기를 버리고 남궁세가로 돌아와 죄를 밝히십시오.”
남궁도현은 코웃음을 쳤다.
“죄라니요?”
“태허문의 퇴로를 막고 죄 없는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죄입니다.”
“우리는 무림맹의 명령을 따랐을 뿐입니다.”
“무림맹의 명령이었다는 증거가 있습니까?”
남궁도현은 대답하지 못했다.
소연이 다시 물었다.
“남궁세가의 가주께서 직접 명령하셨습니까?”
“…….”
“아닙니다. 남궁진호가 훔친 가주인으로 거짓 명령을 내렸습니다.”
남궁도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소가주께서는 가문의 일을 너무 쉽게 생각하시는군.”
“무엇이 쉽다는 것입니까?”
“강호에서 명문세가가 살아남으려면 때로는 더러운 일도 해야 합니다.”
소연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렇다면 그 더러운 일을 한 자가 책임져야겠지요.”
“무엇?”
“남궁세가의 이름 뒤에 숨지 마십시오.”
그녀는 백련검을 뽑았다.
스르릉.
맑은 검명이 울렸다.
“남궁세가의 검은 당신들의 죄를 가리는 방패가 아닙니다.”
남궁도현도 검을 뽑았다.
“그렇다면 검으로 이야기합시다.”
소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그녀는 무혁을 돌아보았다.
“이 싸움은 제가 먼저 끝내겠습니다.”
무혁은 한 걸음 물러났다.
“그렇게 하시오.”
철무광이 팔짱을 꼈다.
“남궁세가의 검법끼리 붙는군.”
연비화가 조용히 말했다.
“같은 검법이라고 같은 검은 아니지요.”
“무슨 뜻이오?”
“곧 보시게 될 겁니다.”
3. 같은 검법, 다른 마음
남궁도현이 먼저 움직였다.
창천검이 허공을 가르며 푸른 검광을 뿜어냈다.
창궁무애검 제오식, 청운낙영.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검세가 남궁소연의 어깨를 노렸다.
소연은 정면으로 맞서지 않았다.
왼발을 반보 뒤로 빼며 백련검을 비스듬히 세웠다.
챙!
두 검이 부딪쳤다.
남궁도현은 곧바로 검을 비틀어 소연의 옆구리를 노렸다.
그러나 소연의 검은 이미 그 길목을 막고 있었다.
챙! 챙!
세 차례의 검격이 이어졌다.
남궁도현의 눈빛이 변했다.
'언제 이렇게 성장했단 말인가?'
그가 기억하는 남궁소연은 뛰어난 재능을 지닌 소녀였다.
그러나 지금 눈앞의 소연은 달랐다.
검을 펼치는 데 군더더기가 없었다.
상대의 검이 어디로 향할지 미리 읽고 움직였다.
남궁도현은 검에 진기를 끌어올렸다.
“소가주! 강호의 검은 연무장에서 익힌 검과 다르오!”
그의 검이 세 갈래로 갈라진 듯 움직였다.
창궁무애검의 절초, 삼운분광.
소연은 검광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저도 강호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녀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백련검이 첫 번째 검광을 흘렸다.
두 번째 검광은 손목을 돌려 비켜 냈다.
세 번째 검광이 가슴 앞으로 다가왔을 때 소연의 몸이 옆으로 미끄러졌다.
그 순간 백련검이 남궁도현의 검을 아래에서 위로 밀어 올렸다.
챙!
남궁도현의 검끝이 허공으로 솟았다.
소연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백련검이 원을 그리며 돌아갔다.
창궁무애검 제칠식, 청운회천.
푸른 검광이 남궁도현의 검을 감싸듯 회전했다.
남궁도현은 힘으로 버티려 했다.
그러나 소연은 힘을 겨루지 않았다.
상대의 검이 향하는 방향을 따라가며 균형을 무너뜨렸다.
마침내 남궁도현의 창천검이 손에서 벗어났다.
챙그랑!
검이 돌바닥에 떨어졌다.
소연의 백련검이 그의 목 앞에 멈췄다.
“승부는 끝났습니다.”
남궁도현의 얼굴이 굳었다.
“이럴 수가…….”
소연은 차분하게 말했다.
“당신은 창궁무애검을 누구보다 오래 익혔습니다. 그러나 그 검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일만 생각했습니다.”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이냐?”
“창궁무애검은 상대를 무조건 베기 위한 검법이 아닙니다.”
그녀는 검끝을 조금 내렸다.
“하늘처럼 넓은 마음으로 검의 흐름을 받아들이고, 불필요한 싸움을 끝내기 위해 만들어진 검법입니다.”
남궁도현은 이를 악물었다.
“승자가 하는 말은 언제나 그럴듯하지.”
그는 갑자기 품에서 작은 쇠구슬을 꺼냈다.
철무광의 눈빛이 변했다.
“소연! 물러서라!”
펑!
쇠구슬이 터지며 검은 연기가 퍼졌다.
동시에 담장 위에서 화살이 날아왔다.
무혁의 철검이 움직였다.
챙!
화살 하나가 허공에서 부러졌다.
이어 두 번째와 세 번째 화살도 떨어졌다.
무혁은 소연 앞으로 뛰어들었다.
“괜찮소?”
소연은 검을 바로 세웠다.
“예.”
연기 속에서 남궁도현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강호에서는 살아남는 자가 이기는 것이다!”
철무광이 흑도를 뽑았다.
“그렇다면 네놈은 오늘 살아남는 법부터 다시 배워야겠군.”
4. 귀검사우의 협공
담장 위에서 검객들이 뛰어내렸다.
열여덟 명.
그 뒤로 장원 안쪽에서 다섯 명이 더 나타났다.
모두 스물세 명이었다.
철무광이 무혁을 바라보았다.
“몇 명이냐?”
“스물셋입니다.”
“담장 뒤는?”
“셋이 더 숨어 있습니다.”
철무광이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는 제대로 셌군.”
당소혜가 기관 상자를 열었다.
“그런데 사부님, 저 사람들이 왜 모두 우리 쪽을 보고 있죠?”
백리운이 대답했다.
“우리를 잡으려고 나온 사람들이니까.”
“그건 아는데요. 숫자가 너무 많잖아요.”
“무섭나?”
소혜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니요. 기관을 아껴 쓰려고 했는데 전부 사용해야 할 것 같아서요.”
그녀는 작은 쇠구슬 네 개를 꺼냈다.
“백 의원, 왼쪽 세 사람은 건드리지 마세요.”
“왜?”
“제가 잡을 거예요.”
“어떻게?”
“이렇게요.”
소혜가 쇠구슬을 던졌다.
철컥!
쇠구슬이 땅에 닿는 순간 가느다란 쇠줄이 사방으로 펼쳐졌다.
앞으로 달려오던 검객 셋이 한꺼번에 균형을 잃었다.
“무슨 짓이냐!”
소혜가 밝게 대답했다.
“사천당문에서 만든 포박기관이에요!”
백리운이 고개를 저었다.
“여행을 다니면서 그런 것을 몇 개나 가지고 다니는 것이냐?”
“열두 개요.”
“그 무게로 말을 타고 다녔단 말인가?”
“그래서 말이 조금 느렸나 봐요.”
“말이 불쌍하군.”
두 사람이 말다툼하는 사이 다른 검객 둘이 달려들었다.
백리운의 손에서 은침이 날아갔다.
휙!
두 검객의 팔이 순간적으로 굳었다.
그들의 검이 땅에 떨어졌다.
백리운은 태연하게 말했다.
“움직이지 말게. 잠시 뒤면 혈도가 풀릴 테니.”
당소혜가 웃었다.
“백 의원도 제법이네요.”
“나는 의원일세.”
“의원이 사람을 이렇게 잘 잡아요?”
“환자가 도망가지 못하게 하는 것도 의원의 능력이지.”
한편 철무광은 정면에서 달려드는 검객 네 명을 상대하고 있었다.
그는 흑도를 크게 휘두르지 않았다.
상대가 먼저 움직이기를 기다렸다.
첫 번째 검객이 검을 찔렀다.
철무광은 흑도의 등으로 검을 밀어냈다.
두 번째 검객이 옆에서 달려들었다.
철무광의 발이 움직였다.
퍽!
검객은 균형을 잃고 뒤로 물러났다.
세 번째와 네 번째 검객이 동시에 공격했다.
철무광의 흑도가 짧게 움직였다.
쾅!
두 자루의 검이 한꺼번에 튕겨 나갔다.
철무광은 흑도를 어깨에 걸쳤다.
“남궁세가의 검객들이라더니 손목에 힘만 잔뜩 들어갔군.”
검객들이 이를 악물었다.
“흑도의 도객 따위가!”
철무광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흑도라고 검을 모르는 줄 아느냐?”
그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검객들은 저도 모르게 물러났다.
철무광이 말했다.
“검을 쥐는 법보다 먼저 사람을 보는 법부터 배워라.”
그 순간 연비화가 움직였다.
검후십이식 제삼식, 유화회풍.
그녀의 검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렸다.
그러나 그 검세는 놀라울 만큼 정확했다.
세 명의 검객이 동시에 병기를 잃었다.
연비화는 검을 거두었다.
“젊은 검객들이군.”
그녀의 목소리는 조용했다.
“지금이라도 검을 내려놓으면 더는 싸울 필요가 없다.”
검객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하나둘 무기를 버렸다.
5. 무혁의 철검
장원 중앙에서는 무혁이 다섯 명의 검객과 마주하고 있었다.
다섯 사람은 일정한 간격으로 원을 그리며 움직였다.
남궁세가의 오행검진이었다.
한 사람이 공격하면 다른 네 사람이 퇴로를 막는 검진.
무혁은 그들의 움직임을 살폈다.
검진 자체는 정교했다.
그러나 다섯 사람의 호흡은 완전하지 않았다.
그들은 검진을 익혔지만 서로를 믿지 못하고 있었다.
무혁은 철검을 천천히 들었다.
첫 번째 검객이 달려들었다.
챙!
무혁은 검을 비스듬히 세워 공격을 흘렸다.
두 번째 검객이 뒤를 노렸다.
무혁은 몸을 돌리지 않았다.
검을 아래로 내렸다가 짧게 올렸다.
낙산유수.
태허검법의 기본 초식이었다.
그러나 검의 흐름은 이미 정해진 형식에서 벗어나 있었다.
무혁은 한무외에게 배운 가르침을 떠올렸다.
검식은 길을 보여 주지만, 길을 대신 걸어 주지는 않는다.
그는 상대의 검을 따라 움직였다.
첫 번째 검객의 공격을 이용해 두 번째 검객의 검로를 막았다.
세 번째 검객이 들어오려는 순간 발을 반보 옮겼다.
검진의 균형이 무너졌다.
챙! 챙!
두 자루의 검이 떨어졌다.
남은 세 사람이 물러났다.
무혁이 말했다.
“병기를 버리시오.”
한 검객이 소리쳤다.
“우리는 남궁세가의 검객이다!”
무혁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남궁세가의 검객이라면 소가주의 명령을 따르시오.”
“네가 무슨 자격으로!”
무혁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순간 세 사람의 검이 동시에 움직였다.
그러나 무혁의 철검은 그보다 빨랐다.
한 줄기 검광이 허공을 갈랐다.
챙!
세 자루의 검이 동시에 밀려났다.
검객들은 더 움직이지 못했다.
무혁은 철검을 거두었다.
“두 번 말하지 않겠소.”
세 사람은 마침내 병기를 버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남궁소연이 조용히 말했다.
“무혁의 검이 또 달라졌군요.”
연비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아이는 싸울 때마다 조금씩 배우고 있지.”
철무광이 말했다.
“문제는 검만 그렇게 빨리 배우는 것이오.”
당소혜가 웃었다.
“길 찾는 법도 좀 배웠으면 좋겠어요.”
무혁은 멀리서 그 말을 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대꾸하지 않았다.
싸움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6. 배신자의 검
남궁도현은 장원 뒤편으로 달아나고 있었다.
그는 이미 승부가 끝났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남궁소연에게 검을 빼앗겼고, 부하들은 하나둘 제압되고 있었다.
그에게 남은 것은 도망치는 길뿐이었다.
그때 창고 앞에서 남궁윤이 나타났다.
“부당주님.”
남궁도현이 멈췄다.
“비켜라.”
“더는 도망치지 마십시오.”
“네놈까지 나를 막겠다는 것이냐?”
남궁윤은 검을 뽑지 않았다.
“우리는 잘못했습니다.”
“입을 다물어라!”
“태허문을 공격한 것도, 죄 없는 사람들의 퇴로를 막은 것도 잘못이었습니다.”
남궁도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배신자!”
그는 품에서 짧은 비수를 꺼냈다.
남궁윤은 피하지 않았다.
그러나 비수가 닿기 전에 백련검이 두 사람 사이로 들어왔다.
챙!
비수가 땅에 떨어졌다.
남궁소연이었다.
그녀는 남궁윤을 뒤로 물렸다.
“남궁도현.”
남궁도현은 이를 악물었다.
“또 너냐!”
“이제 끝내십시오.”
“끝낼 수 없다!”
그는 땅에 떨어진 검을 다시 집었다.
“나는 남궁세가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소연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가문을 위해 바쳤다는 말로 죄를 덮을 수는 없습니다.”
“네가 무엇을 아느냐!”
남궁도현은 마지막 힘을 모아 검을 휘둘렀다.
창궁무애검의 절초가 다시 펼쳐졌다.
그러나 소연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녀는 백련검을 곧게 세웠다.
그리고 정면으로 나아갔다.
챙!
두 검이 부딪쳤다.
소연의 검이 남궁도현의 검을 밀어냈다.
이어 손목을 돌려 상대의 병기를 아래로 눌렀다.
남궁도현의 균형이 무너졌다.
그 순간 소연의 검끝이 그의 가슴 앞에 멈췄다.
“검을 버리십시오.”
남궁도현은 움직이지 못했다.
소연은 다시 말했다.
“남궁세가의 검을 더는 더럽히지 마십시오.”
마침내 남궁도현의 손에서 검이 떨어졌다.
챙그랑.
그 소리가 장원 안에 길게 울렸다.
남궁도현은 무릎을 꿇었다.
그가 지키려 했던 것은 남궁세가가 아니었다.
자신의 지위와 권력이었다.
그 사실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으려 했을 뿐이었다.
7. 태허문을 기억하는 검객
싸움이 끝난 뒤 남궁윤은 무혁 앞으로 다가왔다.
그는 두 손을 모아 깊이 포권했다.
“진 소협.”
무혁이 그를 바라보았다.
“말씀하시오.”
“저는 태허문 멸문 당시 북쪽 산길을 지켰습니다.”
무혁의 눈빛이 변했다.
남궁윤은 고개를 숙였다.
“그날 제가 한 일을 변명하지 않겠습니다.”
“…….”
“하지만 반드시 말씀드려야 할 것이 있습니다.”
무혁이 물었다.
“무엇이오?”
남궁윤은 잠시 망설였다.
“태허문에서 살아남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무혁의 몸이 굳었다.
“무슨 말이오?”
“그날 북쪽 산길로 내려온 사람들 가운데 태허문의 검객들이 있었습니다.”
“몇 명이었소?”
“정확히는 모릅니다. 제가 직접 본 사람은 세 명이었습니다.”
무혁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그들이 누구였소?”
남궁윤은 기억을 더듬었다.
“한 사람은 키가 크고 어깨가 넓었습니다. 오른쪽 눈썹 위에 작은 흉터가 있었습니다.”
무혁의 눈빛이 흔들렸다.
“진태경 사형…….”
남궁윤이 고개를 들었다.
“그 이름은 모릅니다.”
무혁은 숨을 고르며 물었다.
“다른 사람은?”
“한 사람은 왼팔에 상처가 있었고, 또 한 사람은 어린 제자를 부축하고 있었습니다.”
무혁의 손이 떨렸다.
그는 기억하고 있었다.
태허문의 대사형 진태경.
그리고 멸문 당일 함께 싸웠던 사형들.
그들은 모두 죽었다고 생각했다.
남궁윤이 말을 이었다.
“그들은 북쪽 산길에서 추격자들과 싸웠습니다. 그러나 모두 죽지는 않았습니다.”
“어디로 갔소?”
“산길 아래의 옛 수로로 들어갔습니다.”
“그 뒤는?”
“저는 추격 명령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다른 무림맹 무인들이 나타나 우리를 물렸습니다.”
무혁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그들이 사형들을 잡아갔소?”
“모르겠습니다. 다만 수로 안에서 검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고, 잠시 뒤 모든 소리가 멎었습니다.”
남궁윤은 고개를 숙였다.
“제가 아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무혁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진태경.
대사형의 이름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는 태허문이 무너지던 밤을 떠올렸다.
마지막까지 자신을 지키려 했던 사형들.
살아남으라는 청허도장의 명령.
불타는 산문.
그리고 자신이 유일한 생존자라고 믿었던 시간.
그 모든 기억이 흔들리고 있었다.
연비화가 조용히 아들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무혁아.”
무혁은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사형들이 살아 있을 수도 있습니다.”
연비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그렇다면 찾아야 합니다.”
철무광이 다가왔다.
“당연히 찾아야지.”
무혁이 그를 바라보았다.
“사부.”
“하지만 서두르지는 마라. 살아 있다는 말과 지금 어디에 있는지는 다른 문제다.”
무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남궁소연이 말했다.
“먼저 남궁윤의 증언을 기록하고 옛 수로의 위치를 확인하겠습니다.”
당소혜가 손을 들었다.
“수로라면 제가 도움이 될 거예요.”
백리운이 물었다.
“기관이 있을 것 같으냐?”
“오래된 수로에는 숨겨진 문이나 통로가 있을 수 있거든요.”
철무광이 말했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당문의 문제아가 앞장서겠군.”
소혜가 활짝 웃었다.
“문제아가 아니라 천재라고 불러 주세요.”
백리운이 중얼거렸다.
“천재 문제아.”
“백 의원!”
모두의 얼굴에 잠시 웃음이 떠올랐다.
그러나 무혁은 웃지 않았다.
그의 마음은 이미 태허문의 북쪽 산길로 향하고 있었다.
8. 남궁세가의 이름으로
다음 날 아침.
남궁세가에서 파견된 검객들이 서쪽 별장에 도착했다.
그들은 남궁천호의 명령에 따라 남궁도현과 잔당들을 체포했다.
남궁소연은 압수한 병기와 장부를 하나씩 확인했다.
남궁진호의 밀서.
남궁학과 주고받은 기록.
태허문 공격에 가담한 검객들의 명단.
그리고 남궁세가의 창천검 열한 자루.
소연은 검들을 바라보았다.
그 검들은 본래 남궁세가의 명예를 상징하는 병기였다.
그러나 지금은 죄의 증거가 되어 있었다.
그녀는 검을 인계받는 검객에게 말했다.
“이 검들은 모두 봉인하십시오.”
“예, 소가주.”
“죄가 밝혀질 때까지 누구도 다시 사용하지 못하게 하십시오.”
“알겠습니다.”
남궁윤은 다른 포로들과 함께 서 있었다.
그는 스스로 증언하겠다고 약속했다.
소연은 그에게 말했다.
“당신의 죄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남궁윤이 고개를 숙였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실을 밝히는 일은 계속해야 합니다.”
“반드시 그렇게 하겠습니다.”
소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무혁에게 다가왔다.
“이곳의 일은 끝났습니다.”
무혁이 물었다.
“남궁진호의 행방은 찾았소?”
“아직입니다. 그러나 남궁세가에서 계속 추적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태허문으로 가겠소.”
소연은 그를 바라보았다.
“사형들을 찾으러 가는군요.”
“그렇소.”
무혁은 수레에 실린 열두 자루의 검을 바라보았다.
남궁세가에서 되찾은 태허문의 검들이었다.
설명의 검.
진하의 목검.
셋째 사숙의 장검.
그 검들은 모두 주인을 잃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달랐다.
어쩌면 살아남은 사람이 더 있을지도 몰랐다.
무혁은 천천히 말했다.
“나는 태허문의 마지막 제자라고 생각했소.”
소연은 조용히 들었다.
“그런데 사형들이 살아 있다면…….”
무혁은 말을 멈췄다.
소연이 물었다.
“무엇이 달라집니까?”
무혁은 잠시 생각했다.
“돌아갈 사람이 생기는 것이오.”
소연의 눈빛이 부드러워졌다.
“그렇군요.”
무혁은 검들을 바라보았다.
“태허문은 무너졌지만 사람은 아직 남아 있을지도 모르오.”
그는 고개를 들었다.
“그렇다면 다시 세울 수 있겠지.”
소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반드시 그럴 겁니다.”
9. 돌아갈 집
출발을 앞두고 여섯 사람은 별장 앞에 모였다.
철무광은 말의 안장을 확인했다.
백리운은 약재 꾸러미를 정리했다.
당소혜는 압수한 장부를 다시 살피고 있었다.
연비화는 아들의 귀검 끈을 고쳐 주었다.
무혁이 말했다.
“어머니, 이제 혼자 할 수 있습니다.”
연비화가 웃었다.
“알고 있다.”
“그런데 왜…….”
“혼자 할 수 있는 일도 어머니가 해 주고 싶을 때가 있는 법이다.”
무혁은 더 말하지 못했다.
당소혜가 옆에서 속삭였다.
“무혁 오라버니는 검후 앞에서는 아무 말도 못 하네요.”
백리운이 고개를 끄덕였다.
“천하제일귀검객도 어머니 앞에서는 아들이지.”
철무광이 말했다.
“좋은 일이군. 저놈을 말로 이길 사람이 하나 더 생겼으니.”
연비화가 철무광을 바라보았다.
“철 대협.”
“왜 그러시오?”
“아직 어깨 상처가 다 낫지 않았지요?”
“그렇소.”
“그렇다면 말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철무광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것은 걱정이오, 경고요?”
연비화가 미소를 지었다.
“둘 다입니다.”
당소혜가 웃음을 터뜨렸다.
남궁소연은 지도를 펼쳤다.
“태허문까지는 사흘 정도 걸릴 겁니다.”
백리운이 말했다.
“무혁이 길을 찾지 않는다면 말이지.”
무혁이 대답했다.
“이번에는 소연을 따라가겠소.”
당소혜가 감탄했다.
“정말 많이 성장했네요.”
철무광도 고개를 끄덕였다.
“한무외가 검을 가르친 것보다 큰 성과일지도 모르겠군.”
무혁은 반박하지 않았다.
그는 말에 올랐다.
그리고 북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태허문이 있었다.
불타 버린 산문.
무너진 전각.
잡초가 자란 연무장.
그리고 어쩌면 아직 살아 있을지도 모르는 사형들.
무혁은 가슴속에서 오래된 기억 하나를 떠올렸다.
태허문에서 가장 먼저 일어나던 사람은 대사형 진태경이었다.
그는 언제나 새벽 종이 울리기 전에 연무장에 나와 있었다.
무혁이 늦잠을 자면 대사형은 검집으로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막내야. 검객이 해보다 늦게 일어나서야 되겠느냐?”
그때 무혁은 늘 투덜거렸다.
“사형은 왜 그렇게 일찍 일어나십니까?”
진태경은 웃으며 대답했다.
“누군가는 너희가 연습할 자리를 먼저 쓸어 놓아야 하지 않겠느냐?”
그 기억이 떠오르자 무혁의 가슴이 먹먹해졌다.
대사형이 살아 있다면.
다른 사형들도 살아 있다면.
그들에게 다시 태허문의 이름을 돌려줄 수 있다면.
무혁은 말고삐를 단단히 잡았다.
“가겠소.”
남궁소연이 앞장섰다.
그 뒤를 무혁이 따랐다.
철무광과 연비화, 백리운과 당소혜도 말을 움직였다.
여섯 필의 말이 관도를 달렸다.
남궁세가의 검을 더럽힌 자들은 죄를 피하지 못했다.
남궁소연은 가문의 이름으로 그들을 단죄했다.
그리고 진무혁은 새로운 희망을 얻었다.
태허문의 마지막 제자라고 믿었던 자신이 어쩌면 마지막 제자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희망이었다.
그러나 무혁은 아직 알지 못했다.
그가 태허문으로 향하는 동안, 불타 버린 산문에도 이미 누군가의 발길이 닿고 있다는 사실을.
무너진 연무장 앞.
낡은 태허문의 현판을 바라보는 세 사람이 있었다.
그중 가장 앞에 선 사내는 오른쪽 눈썹 위에 작은 흉터가 있었다.
그는 무너진 전각을 바라보며 낮게 말했다.
“막내가 살아 있다더군.”
옆에 있던 사내가 물었다.
“정말입니까, 대사형?”
사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는 허리에 찬 낡은 검을 만졌다.
“이번에는 우리가 그 녀석을 기다리자.”
바람이 불었다.
잡초 사이에서 오래된 태허문의 깃발 조각이 흔들렸다.
사내는 천천히 무너진 산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의 이름은 진태경.
태허문의 대제자이자 진무혁의 대사형이었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태허문의 사형들이 돌아오고 있었다.
제19화 ― 「남궁의 검을 더럽힌 자들」 끝
제20화 예고 ― 「돌아온 태허문의 사형들」
태허문 멸문 이후 모두 죽은 줄로만 알았던 사형들이 하나둘 폐허가 된 산문으로 돌아온다.
그들 가운데에는 막내 무혁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싸웠던 대사형 진태경도 있었다.
사형들이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듣고 태허문으로 달려온 진무혁은 무너진 연무장에서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한다.
그러나 반가운 재회도 잠시, 살아 돌아온 사형들은 멸문 당시의 새로운 진실을 털어놓는다.
“막내야, 그날 우리를 죽이려던 자들 가운데 태허문의 비밀을 알고 있던 사람이 있었다.”
사형들의 귀환과 함께 태허문 재건의 첫걸음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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