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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귀남 본지 한방의료자문위원 자양한의원 원장 |
ⓒ 양산시민신문 |
| 사춘기가 되면서 자연스레 찾아오는 여학생들만의 고통 생리통! ‘달거리가 시작되었으니 너도 이제 어엿한 한 사람의 여자고 어른이야’라고 마냥 축복만 하기에는 그 대가가 만만치 않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대부분의 여자가 겪게 되는 신체적 정신적 위화감이 그것이니까.
5일에서 1주일이나 되는 기간 동안 감내해야 하는 출혈의 불편한 뒤치다꺼리는 기본이고 사람에 따라 심각한 복통, 끊어질듯 한 요통, 밑이 빠지는 듯한 동통, 두통, 체한듯한 메슥거림, 피로와 졸림, 신체 부종과 어지러움, 유방 창통과 하지 저림, 정서적 과민, 심지어 이해 못할 도벽행위에 이르기까지 그 양상은 너무도 다양하고 괴롭다.
한의원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생리통이 있으면 나중에 불임이 될 가능성이 있는가에 대한 우려이다. 그러나 덮어놓고 그런 걱정부터 하는 것은 너무 지나치다. 생리통이 반드시 불임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다만 생리통이 심하면 한 달에 4분의 1이라는 기간 동안 신체적으로 힘들고 정신적으로도 능률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다. 나아가 여성의 생리는 여타 오장 육부의 유기적 기능발현의 바로미터가 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지닌다. 그러므로 사춘기 때부터 생리통이 있다면 그 원인을 찾아보고 제거해주어야 건강한 배란을 유도하고 깨끗한 자궁을 유지해서 장차 평생 여성 건강의 주춧돌이 될 수 있다.
임상에서 사춘기 생리통은 대개 검사상 별다른 원인이 없으면서 발생하는 기능적 문제이다.
첫째는 성장기에 기혈(氣血)이 부족하여 자궁 난소가 정상적인 크기와 모양으로 미처 발육하지 못한 데서 기인한다. 미성숙한 자궁은 초경부터 생리통을 나타내기 십상이다. 둘째는 자궁이 냉(冷)해서 생리통이 생긴다. 이때는 수족도 함께 냉한 특징이 발견된다. 셋째는 스트레스에 민감한 사람의 경우 기체(氣滯)하고 따라서 어혈(瘀血)이 발생하여 생기는 생리통이다. 이때 통증의 양상은 찌르는듯 하거나 심지어 까무러치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넷째는 위장이 약하거나 혹 과식과 폭식이 원인이 되어 몸속에 잘 소화되지 못한 찌꺼기와 담음(痰飮) 같은 물질이 만연해 있는 경우에 발생하는 생리통이다.
한의학의 특장점은 위 네 가지 원인(기혈허약, 자궁냉, 스트레스, 찌꺼기와 담음)에 따른 근본치료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치료는 각자의 체질과 원인을 결합한 한약을 복용하면서 침뜸을 병행할 수도 있다. 증상이 심하다면 세 번의 생리를 거치면서 치료하면 된다. 이런 치료는 생리통뿐만 아니라 몸 전체적인 건강이 함께 향상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매달 찾아오는 여성의 심블인 생리가 더 이상 공포의 대상이 되게 내버려두어서는 곤란하다. 남다른 통증이 있다면 분명 내 몸 속 어딘가에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다는 몸의 호소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여자는 50세 전후가 될 때까지 매달 배란과 생리출혈을 하고 살아야 한다. 그 첫 단추를 잘 끼워주면 건강한 여성과 모성은 자연스레 완성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