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이 가는 길을 따라서
우리 일행은 7월이 오는 길을 따라서 남산 북측 둘레길을 걸었다. 비는 다행이 멈추어서 걷기에 편했다. 남산 길은 비를 머금은 꽃들이 자연스럽게 피어서 우리 일행을 반겨 주었다. 비가 오는 데도 우산을 쓰고 사람들은 남산 둘레길을 걸어서 우리들 곁을 스쳐 지났다. 중복을 지나서 여름도 이제 폭염 곁으로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일상의 종요로움을 피해서 친구들을 만나는 기쁨은 서로 대화를 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기 좋은 분위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야기 중에서 내가 하는 일이 잘못된 것이거나 고쳐야 할 것들을 발견하게 된다. 친구가 좋은 것은 말을 나누며 자신이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는지도 털어놓고 이야기하는 자리가 되어 들어주거나 다른 생각을 전해줌으로서 서로 보완하는 완충역할을 하게 된다. 친구란 그런 점에서 서로의 고통이나 즐거움을 생생하게 이야기 하며 나누는 자리가 되는 것이다.
16년이란 긴 시간을 최회장과 마나다 보니 나는 이제 80고개에 와 있다. 나는 아직도 60고개 같은 데 이미 80이라는 숫자가 나를 누른다. 그러나 외형과 내 마음은 전혀 달라서 아직 나는 40대에 있음을 말하고 싶다. 자동차를 몰고 나는 3만km를 10개월에 달렸다. 마이카시대를 나는 가장 즐겁게 누리는 셈이다. 우리일행은 묵언의 마음의 시를 쓰며 남산 길을 걸었다.
산행 후 가려던 목적지는 신당동이었으나 장충동의 족발집이 나타나서 그곳으로 들었다. 특대의 족발을 시켜서 5명이서 뜯거니 먹거니 하며 포식을 하였다. 그러나 그렇게 왕성한 식욕을 가진 최회장이 중간쯤에서 아! 하며 그만 포식을 중단하였다. 너무 배가 부르다는 것이다. 그만큼 족발특대는 양도 많을 뿐 아니라 품질도 특별해서 맛 또한 서울에서 제일인 것 같다. 먹는 다는 것의 기쁨은 또한 모임에서 가장 마음 쓰는 일중의 하나이다. 후식으로 냉면 2개를 시켜서 나누어 먹었다. 별미라 입맛을 다시며 국물도 다 비웠다.
이렇게 끝난 시간이 오후 2시경이었다. 일행은 커피를 들기 위해서 광희동의 파리바겟 빵집으로 들었다. 2층의 별실에서 이러니 저러니 하며 사는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내가 한이야기 중 하나는 수목장에 관한 이야기이다. 나는 7월 초순에 양평에 있는 갈월공원이라는 수목장을 공원처럼 꾸며 놓은 곳을 답사한 적이 있다. 사람이 죽으면 한줌의 흙으로 돌아간다는 이치가 수목장에서 엄연하게 존재함을 알 수 있다. 나무 수목장, 잔디수목장, 납골묘 등으로 크게 나눈다. 수목장으로 부부수목장은 개인목으로 400만원이며 그 외에 부가비용으로 관리비 비석제자비 등이 들어 약 100만원이 추가된다.
요는 인간이 어느 때가 되면 세상을 떠나게 되는 데 이 떠나는 자리가 이제 수목장의 형태로 일반화 되어 가는 추세이다. 한자의 자리에 두 뼘의 깊이로 구멍을 파서 유골을 석회석에 석어서 넣고 흙을 덮어 마무리하는 것이다. 인간이 이 세상에서 살다가 흙으로 돌아가는 엄중한 자리이기도 한 것이다. 흙을 통하여 만물이 소생하고 자라며 또 흙으로 되돌아가는 순환과정을 우리는 본다. 인간도 그 순환과정의 일환임을 수목장을 통하여 직관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엄중한 생명의 순환과정이 존재하는 천체에서 우리인간은 이를 문학으로 승화시키며 인성과 품격을 높이려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동력을 바탕으로 인류는 문명을 창출하고 더 낳은 세계를 향하여 살아가는 것이다.
어느덧 시간이 흘렀다. 동대문 근처의 광희동 생맥주집에서 이러쿵 저렇쿵 하며 3차에 걸친 자리를 가졌다. 저녁 5시가 넘어서 자를 뜨며 다음 달의 만남을 위해 헤어졌다.
첫댓글 3차까지 즐거워셨군요. 제 아우도 한 줌의 가루로 나무 밑에 심었는데 다음에 뵈면 수목장에 대한 이야길 하고 싶습니다.
섭섭했어요 그래요 우리주변의 이야기 하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