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위험 황반변성·백내장엔 루테인·지아잔틴…… 노안·녹내장엔 아스타잔틴…… 뻑뻑한 안구건조증엔 오메가3
김수정 객원기자
입력 2022.05.24
눈 건강이 ▲노화 ▲유해 환경 ▲디지털 기기의 과도한 사용 등으로 위협받고 있다. 눈은 한 번 망가지면 돌이키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정기적인 안과 검진, 생활 습관 개선, 눈에 좋은 영양소 섭취 등으로 미리 관리해야 한다. /shutterstock</figcaption>
눈이 갑자기 안 보이게 된다면? 그야말로 눈앞이 캄캄한 상황이다. 당장 사소한 일상 활동도 소화하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시력은 사고가 아닌 이상 어느 날 갑자기 잃게 되는 경우는 없다. 서서히 망가지고 있는 것을 눈치채지 못할 뿐이다.
최근 노화뿐 아니라 미세먼지 등 오염된 환경도 시력 상실을 유발하는 눈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다. 과도한 디지털 기기 사용 등 생활 습관도 우리의 눈을 위협한다. 하루라도 빨리 눈의 소중함을 깨닫고 정기적인 안과 검진 및 눈에 좋은 영양소 섭취 등으로 관리해야 한다.
◇실명 위험 높은 황반변성, 백내장:
루테인·지아잔틴
황반(黃斑)은 시력의 90%를 담당해 ‘눈 속의 눈’으로 불리는 주요 기관이다. 황반에는 대부분의 시상(視床) 세포가 모여 있으며 카메라에서 필름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런 황반에 이상이 생기면 시력이 떨어지고,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거나 시야에 검은 점처럼 보이지 않는 부분이 나타난다. 황반변성은 방치할 경우 실명에까지 이르기 때문에 녹내장·백내장·당뇨망막병증과 함께 4대 실명 질환 중 하나로 꼽는다.
황반변성은 ▲노화 ▲유전적 요인 ▲식습관 ▲염증 ▲흡연 등으로 인해 발병한다. 그중 망막의 노화로 인한 연령 관련 황반변성이 가장 일반적이다. 연령 관련 황반변성은 크게 건성과 습성으로 구분한다. 건성 황반변성은 망막에 노폐물이 쌓여 하얀 점처럼 드루젠(세포 대사로 생긴 노폐물)이 나타나는 경우이고, 습성 황반변성은 황반 밑에서 비정상적인 혈관이 자라나는 경우를 말한다. 연령 관련 황반변성의 80~90%는 건성 황반변성이다. 급작스러운 시력 상실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만성적인 시력 감소를 일으키며 습성 황반변성으로 악화될 수 있다. 습성 황반변성을 방치하면 2년 내 실명에 이르기도 한다.
황반의 주변부에는 루테인이, 중심부에는 지아잔틴이 밀집되어 있다. 흔히 황반색소로 일컬어지는 루테인과 지아잔틴은 자외선·블루라이트 같은 유해(有害)한 빛을 차단하며, 노화에 의한 손상도 감소시켜 망막을 건강하게 지켜 준다.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황반색소가 감소한다는 점이다. 50~60대 황반색소 밀도는 20대의 절반 수준이며 황반색소 부족은 연령 관련 황반변성 위험인자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 세브란스병원 안과 연구에 따르면 망막의 색소 이상 병변 크기에 따라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행될 위험이 최대 132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수정체 부위에 산화된 단백질이 침착되면 백내장이 발생한다. 수정체에도 존재하는 루테인과 지아잔틴은 수정체 보호 및 항산화제 역할을 해 백내장 예방 효과도 있다. 미국 국립눈연구소 연구에서 루테인·지아잔틴·오메가3·아연을 꾸준히 섭취했을 때 황반변성과 백내장을 늦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루테인과 지아잔틴은 체내에서 자체적으로 생성되는 물질이 아니다. 따라서 반드시 두 성분이 함유된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거나 영양제로 보충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황반색소 보충을 위해 권장하는 루테인·지아잔틴 1일 섭취량은 20mg이다.
◇흐릿한 노안, 실명 위험 녹내장:
아스타잔틴
노안(老眼)은 가까운 곳의 글자나 사물에 초점이 잘 안 맞아 흐릿하게 보이고, 먼 것과 가까운 것을 교대로 볼 때 초점 전환이 늦는 증상이다. 눈의 초점은 수정체가 두꺼워졌다 얇아졌다 하며 맞춰지는데 이를 굴절력이라 한다. 굴절력은 수정체의 탄력 저하와 수정체 조절 근육의 퇴화로 약해진다. 노안도 결국 노화로 인한 것인데, 수정체 조절 근육을 잘 사용하지 않아도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에 시선을 고정하고 오랫동안 집중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 노안’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한편, 녹내장은 안압 상승으로 인해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장애가 생겨 시신경 기능에 이상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안압 상승이 가장 큰 발병 요인으로 꼽히나, 시신경으로 가는 혈액 순환이 잘 안되는 경우 등 다른 원인에 의해서도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국내 녹내장 환자의 70~80% 정도는 ‘정상 안압 녹내장’에 해당한다. 안압 관리 못지않게 망막과 시신경의 혈류 관리가 중요하다.
눈의 혈액 순환을 돕고 피로를 개선해주는 눈 영양소는 아스타잔틴이다. 아스타잔틴은 새우·게 등 갑각류를 비롯하여 수생(水生)동물에 많이 함유된 붉은 색의 항산화 물질이다. 건강 기능성 원료로 사용하는 아스타잔틴은 북극 바다와 호수에 사는 미세조류인 헤마토코쿠스에서 추출하기 때문에 정식 건강기능성 원료 명칭은 ‘헤마토코쿠스 추출물’이다. 아스타잔틴은 강력한 항산화 성분으로 눈의 안쪽까지 침투해 활성산소를 제거한다. 이로써 눈의 노화와 피로를 개선해준다. 또한 망막 모세혈관 혈류량을 증가시켜 눈의 피로도는 낮추고 눈의 혈색은 맑게 한다. 늘어진 눈 근육의 이완 속도를 높여주기 때문에 눈 근육에 힘이 없어 발생하는 노안 개선 효과도 탁월하다.
◇눈이 시리고 뻑뻑한 안구건조증:
오메가3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부족하거나 눈물이 지나치게 증발해 생기는 질환이다. 증상은 ▲눈에 모래알이 들어간 듯 이물감이 있다 ▲눈이 뻑뻑하다 ▲눈앞에 막이 낀듯하다 ▲바람이 불면 눈물이 더 쏟아진다 ▲눈이 자주 충혈된다 ▲눈꺼풀이 들러붙어 잘 떠지지 않는다 ▲눈부심이 심하다 등이다. 안구건조증 역시 눈의 노화를 촉진하고 눈 건강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반드시 관리해야 한다.
안구건조증에 좋은 눈 영양소는 오메가3이다. 오메가3의 정식 기능성 원료 명칭은 ‘EPA 및 DHA 함유 유지(油脂)’이다. EPA(음식물을 통해 섭취해야만 하는 불포화 지방산)는 혈중 중성지질을 개선해 혈행(血行)이 원활하게 해주며 DHA(오메가3 계열의 고도 불포화 지방산)는 뇌와 신경조직, 눈의 망막조직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다. 또한 EPA는 눈의 염증 수치를 낮춰주고 DHA는 눈물막의 안정성을 높여 눈물 분비량이 감소하는 것까지 막아준다. 즉 오메가3는 눈물을 안정적으로 나오게 해 안구건조증과 안구 건조로 인한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