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비씨카드배 월드 바둑 챔피언십 결승5번기가 4월 24일부터 29일까지 한국기원 1층에 위치한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다.
6개월간의 휴직을 마치고 지난 1월 복직한 이세돌 9단은 첫 출전 기전인 비씨카드배에서 결승까지 치고 올라왔다. 우승상금 3억원을 놓고 맞장 뜰 상대는 중국의 창하오(常昊) 9단.
결승카드는 전기 대회와 똑같은 한-중전이지만 대국자는 한국이 조한승 9단에서 이세돌 9단으로, 중국은 구리(古力) 9단에서 창하오 9단으로 바뀌었다. 이세돌 9단으로서는 지난해 중국 선수에게 패한 동기 조한승 9단의 설욕도 겸하게 됐다. 이9단은 지난해 이 대회 4강전에서 조한승 9단에게 패하며 결승진출에 실패했었고, 창9단은 16강 진출에 그쳤었다.
이세돌 9단은 5연승 끝에 결승까지 올라왔지만 이 중 네 판이 역전승일 정도로 힘겹게 최종무대에 이르렀다.
복귀 후 첫 판이었던 연구생 이주형 아마5단과의 본선64강전에서 고전 끝에 역전승했던 이세돌 9단은 16강(콩지에 9단)과 8강(박영훈 9단)에서는 거의 패색이 짙었던 형세를 흔들기로 역전시켰고, 김기용 5단과의 4강전에서도 상대의 끝내기 실착을 놓치지 않고 물고 늘어져 결국 4집반의 대역전승을 일궈냈다.
반면 창하오 9단은 왕레이 8단(중국)과 김혜민 5단, 중국의 펑첸 7단(중국), 최철한 9단을 꺾은 데 이어 4강에서 한국의 박정환 7단에게 290수 만에 백 불계승하며 대회 첫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결승5번기는 현재 21연승을 질주 중인 이세돌 9단의 연승행진에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이9단은 3단 시절인 2000년에 32연승을 기록했으며, 2007년에는 24연승을 세운 바 있다.)
이세돌 9단과 창하오 9단의 공식전적은 이9단이 7승 6패로 근소하게 앞서 있지만 비공식대국인 중국바둑리그 전적까지 합하면 13승 7패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최근 연승행진의 상승세까지 감안한다면 이9단의 승리가 유력하다는 게 동료 프로기사들의 평가. 그러나 세계대회 우승 3차례, 준우승 7차례를 기록한 창하오 9단의 관록이 녹록치 않은 데다 마지막 대국이었던 지난해 후지쯔배 본선 8강에서는 창9단이 승리했다.
이세돌 9단은 최근 인터뷰에서 중국 선수를 꺾고 꼭 비씨카드배 우승을 차지하겠다고 다짐했었다. 지금까지 세계대회 12회 우승을 차지했던 이9단이 마(魔)의 13번째 우승을 거머쥘 수 있을 것인지. 이9단이 세계대회 결승에 오른 것은 지난해 6월 제21회 TV바둑아시아선수권 결승 진출 이후 10개월 만이며, 세계대회 우승의 손맛을 본 것은 2009년 1월 제13회 삼성화재배(콩지에 9단에 2-0 승) 정상에 선 것이 마지막이다. 이후 1년 3개월째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국내외 모든 프로와 아마추어 기사에게 문호를 개방한 비씨카드배 월드 바둑 챔피언십은 세계 최초로 64강 컷오프 상금제를 도입한 것은 물론 예선, 본선 모두를 자비로 출전케 하는 등 기존 대회와는 다른 패러다임으로 신선한 충격을 던져준 기념비적인 대회다. 전기 대회에서는 중국의 구리 9단이 한국의 조한승 9단에게 종합전적 3-1로 승리하며 초대 챔피언에 오른 바 있다.
상금총규모 8억 3000만원에 우승상금 3억원(준우승 1억원)인 제2회 비씨카드배 월드 바둑 챔피언십의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3회가 주어진다. 결승5번기에 앞서 23일 오후 5시부터는 밀레니엄 서울힐튼호텔 국화룸에서 결승 진출자 기자회견이 열릴 예정이다.
○●... 배태일 박사의 승리확률계산
한편 (재)한국기원 랭킹전문위원 배태일 박사는 이번 비씨카드배의 이세돌 9단의 승률 기대치를 70% 정도로 추정했다. 이 기대치에 의해 이세돌 9단이 제2회 비씨카드배 결승5번기에서 승리할 확률은 83.7%이며, '3연승 또는 3:1로 이길 확률이 65% 가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