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주렁주렁 외 편

[유지경성 유지경성]

행복이 주렁주렁

                                                           조성권

우리 엄마

온 동네를 뛰어다녔네

나도 손자 봤어! 봤어

흐른 세월 삼십여 년

원앙새 한쌍이 날아왔네

하나는 울엄마의 손자인 내 아들

또 하나는 처음 보는 선녀

울컥

쏟아진다

기쁨의 눈물이

신신당부 한마디 할께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기뻐할까

땅에서 하늘까지

그 생각만 하고 살아라

주렁주렁 행복 열매가

온집안에 가득하게

이 또한 지나가리라

교통사고로 외아들을 잃은

내 친구 가슴속에 넣어주고 싶은 말

지나가리라

즐거움이 하늘에 닿을듯한

사람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

지나가리라

세월이 흐른 뒤

서로가 맞장구치는 말

그래 참말로 그래

온 세상 사람들아

가슴속에 넣고 다니자

“이 또한 지나가리라”

여섯 친구 잘 사귀세

신체 친구 세명

첫째 음식(飮食)

만병의 근원은 먹는 것에서 오네

건강한 식습관 잘 기르세

둘째 수면(睡眠)

수면은 피로한 육체의 최상 보약

저녁 열두 시 안에 잠들고

해뜨기 전에 일어나세

셋째 운동(運動)

매일 운동 평생 건강

알맞은 운동 찾아

꾸준히 하세

마음 친구 세명

첫째 지혜(智慧)

지혜는 인생 문제 해결사

큰일, 힘든 일, 중요한 일

질문하여 해답을 찾세

둘째 웃음

웃으면 세상도 같이 웃네

매사를 긍정하며 미소(微笑)짓세

셋째 사랑(愛)

유일한 행복은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수용해 주세

신체친구 음식, 수면, 운동

마음친구 지혜, 웃음, 사랑

여섯 명의 인생 친구

어떻게 하면 잘 사귈까?

가슴속에 화두(話頭) 품고

자나깨나 풀어 나가세

이백 살이 넘었네

조성권

< 1 >

샛노란 개나리꽃이 활짝 웃고 있는 3월 어느 날 늘 보고 싶던 동생이 나를 만나러 왔다. 이 얘기 저 얘기로 술안주의 꽃을 피우며 막걸리를 주고받는다.

술에 거나하게 취할 무렵 동생은 갑자기 훌쩍거리며 자신의 속앓이 고민을 털어놓는다.

동생의 하소연을 간추려 보면

일 년 전에 직장 상사로부터 여러 직원이 보는 앞에서 호되게 꾸지람을 들었다.

그 뒤로 그 상사만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안절부절못한다.

상사에게 깨지는 것을 본 다른 팀원들이 자기를 무시하는 것 같아 자존심이 무너진다.

회사 가는 게 지옥을 가는 것과 같다.

< 2 >

동생의 마음 고통이 이심전심으로 내 가슴을 파고든다.

안쓰럽고 측은하기 짝이 없다. 정성을 다하여 도와주고 싶다.

내 영혼을 팔아서라도 구렁텅이에서 꺼내주고 싶다.

“동생, 그 몹쓸 상사가 동생에게만 그러던가, 다른 직원에게도 행패를 부리던가?

나한테만 그러는 것 아녜요

여러 직원이 당했어요.

그러면 그 직원들도 동생처럼 마음고생이 심하겠네!

글쎼요... 동생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이런 말을 한다.

그 사람들 마음속은 어떻게 생겼는지, 아무렇지도 않아 보여요.”

다른 직원들은 태평한데 왜 동생만 부글부글 속을 끓이고 있단 말인가....?

< 3 >

해결책이 눈에 보인다. 눈 부신 태양처럼 떠오른다. 손으로도 잡을 것 같다.

참 잘 왔어, 내가 동생의 마음 병을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가을 하늘처럼 고쳐 줄게

내가 십수 년간 수련하며 경험하고 있는 마음 챙김 명상을 하면 돼

아주 쉬워, 어린애도 할 수 있어

마음 챙김이란 영어로 Mindfulness(마인드풀네스)로 부르고 있어

지금, 이 순간 일어나는 일들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상태란 뜻이야

따라서 “지금, 이 순간 일어나는 일들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상태”를 훈련하는 것이 마음 챙김 명상이야

명상을 처음으로 실천하신 분은 지금부터 이천오백 년 전 불교를 창시한 부처님이셔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명상은 깨달음을 얻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설법하시며 매일 수련할 것을 별세하시기 직전까지도 권장하셨어.

지금은 이 명상 훈련이 세상에 널리 전파되어 동양보다 오히려 서양에서 꽃을 피우고 있지. 미국 하버드대학. 프린스턴대학. 뉴욕대학 등에서는 교양과목으로 채택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기업인 구글과 애플은 전 사원들에게 의무적으로 수련하게 하고 있어

우리나라는 삼성, LG, 현대 그룹 등에서 마음 챙김 명상 시간을 별도로 정하여 수련할 것을 사원들에게 권장하고 있어

명상 수련을 수백 년 먼저 시작한 우리나라보다 미국, 영국, 등 서양이 더 발전하고 있는 현실을 우리는 부끄럽게 여기고 깊이 반성하며 각성해야 할 일이야.

< 4 >

마음 챙김 명상은 우리에게 어떤 보탬이 될까?

그게 어떻게 우리 마음을 바꿀 수가 있을까?

21세기 뇌과학자들이 눈부신 사실을 밝혀냈어.

우리의 뇌가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는 그냥 편하게 쉬는 것이 아니라 뇌의 여러 곳이 활성화되어 과거의 기억을 통합하고 미래의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구체적으로 알아낸 거야

‘뇌가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란, 우리가 아무 생각도 없이 멍하니 있을 때를 말하는데, 뇌과학계의 학술용어로는 ‘Default Mode Network(디풀드 모드 네트워크)로 표현해.

마음 챙김 명상은 우리의 뇌가 가장 좋은 휴식을 하여 건강과 행복을 안겨주는 수련이야.

< 5 >

동생, 수백만 명이 학살된 나치 히틀러의 감옥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나온 심리학자 빅터 프랑클의 유명한 말이 있어.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다.

그 공간에는 자신의 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와 힘이 있다.

‘어떤 반응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성장과 행복이 좌우된다.”

< 6 >

마음 챙김 명상에서 생각을 알아차리는 것이 첫째라면

둘째는 지금 어떤 생각이 일어날 때 그 생각을 따라갈지 말지에 대하여 선택하는 일이야.

이 선택 여부가 우리의 성장과 행복을 좌우해.

자극과 동시에 반응하는 사람 즉 자극과 반응 사이가 짧은 사람은 좋은 선택을 할 수 없어 그런 인생은 성장과 행복을 뒷걸음치며 살 때가 많아

우리가 좋은 선택을 하려면 자극과 반응 사이의 공간을 넓혀야 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중의 하나가 다시 한번 더 강조하지만 마음 챙김 명상이야

동생!

미국의 철학자이며 심리학자인 윌리엄 제임스는 이런 말을 했어.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뀐다.

습관이 바뀌면 인격이 바뀌고, 인격이 바뀌면 운명도 바뀐다.”

이 명언을 가슴속에 새기고 마음 챙김 명상을 매일 수련한다면 습관은 물론 운명까지 확 바꿔 오색 무지개 꿈이 펼쳐지는 새 삶을 살 수 있어

< 7 >

동생 !

과거의 잘못에 대하여 후회하고 한탄하면 우울증에 걸려.

반대로 어떤 일에 대해서 “이건 내 잘못이 아니야 다른 사람의 잘못이야.” 하고 생각하면 꼰대가 돼.

동생!

나도 마음 챙김 명상을 하기전에는, 몸과 마음에 어떤 자극이 왔을 때

다람쥐가 쳇바퀴 돌 듯이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행동을 하여 실수할 때가 참 많았어.

< 8 >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이 있어

지금 여기서 곧바로 마음 챙김 명상 수련을 해보면 어떨까?

형님, 고마워요, 알려주세요.

편안하게 앉아서 어깨를 상하로 움직이며 근육을 풀어봐

허리도 상하좌우로 흔들며 편하게 해봐

먼저 호흡 감각 수련부터 얘기할게, 코로 들어가는 바람, 나오는 바람, 가슴이 올라가고 내려가는 것, 배가 부풀고 꺼짐 등을 알아차리는 것이 호흡 감각 수련이야.

천천히 눈을 감고 숨을 천천히 들이쉬면서 코로 들어가는 바람, 나오는 바람을 느껴봐 천천히 내쉬면서 가슴이 올라가고 내려가는 호흡의 감각을 느껴봐

다시 한번 천천히 숨을 천천히 들이쉬면서 아랫배가 부풀어 오르며 맑은 공기가 들어가게 해봐,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아랫배가 홀쭉하게 들어가는 상태를 알아차려 봐

한 번 더 천천히 숨을 천천히 들이쉬면서 횡격막이 가슴 아래로 내려오는 상태를 알아차려 봐

천천히 내쉬면서, 가슴 아래로 내려갔던 횡격막이 위로 올라오게 해봐

참 잘했어.

이제 평상시의 호흡 리듬으로 돌아와

자연스럽게 숨을 쉬면서 수련 해봐

간혹 다른 생각이 불쑥불쑥 떠오르면, “ ‘아’ 내가 잡생각을 하고 있네!”을 알아차리며 다시 호흡 감각으로 돌아오면 돼.

호흡 감각을 느끼는 것은 소경들이 백 미터 달리기 경주를 할 때 그 앞에서 방울 소리를 내어 바른 코스로 달리게 하는 안내자와 같은 거야.

마음 챙김 명상은 숲속이나 조용한 곳이 아닌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잘할 수 있어.

지금 하는 일에 대해서 호흡 감각에 집중하여 들이쉬고 내쉬면서 그 일을 해봐.

하는 일에 집중이 되어 즐겁고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몰입하여 그 일을 잘하게 돼

속상한 일이 생길 때, 하기 싫은 일을 하고 있을 때, 외로움이 몰려올 때 등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기타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를 때, 마음챙김 명상을 하면 부정적인 생각들이 눈 녹듯 사라지고 하는 일에만 열중하게 돼

이렇게 하면 마음의 평온이 가슴속에 가득 차 열정적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할 수 있어 ‘이렇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이구나’ 하는 것을 온몸과 온 마음으로 체감할 수 있어.

< 9 >

동생 ! 우리는 ‘확 바뀌는 새 삶’을 살수 있어

마음 챙김 명상을 하면 애벌레가 껍질을 벗어던지고 나비가 되듯이 긍정과 행복으로 가득찬 새사람이 돼, 마치 지옥 생활이 천국 생활로 변한 것과 똑같아.

습관적인 생활 버릇을 확 바꾸어 모두 다 부러워하는 인생의 새 삶을 살 수 있어

마음 챙김 명상은 지식이 아닌 경험이야.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이었어, 아는 것으로 끝나지 말고 수련을 거듭하여 행복이 꽃피는 삶이 동생 가슴속에서 솟아오르길 바래.

< 10 >

동생 큰일이 닥쳤을 때의 마음 챙김 명상 수련 방법을 알려줄게.

살다 보면 아주 중요한 선택을 해야만 할 때가 있어

큰돈이 오가는 주택매매, 일생의 행복과 불행을 좌우하는 결혼 및 이혼, 잘나가던 사업의 부도, 큰병이 결렸을 때 등

실례를 들어 볼게.

① 깊은 복식호흡 서너 번 하면서 호흡 감각 느끼기

② 중요한 선택을 요하는 문제 떠올리기

③ 여러 가지 해결책 찾기

이러기를 잠들기 직전과 아침에 잠에서 깨어났을때 10여 분씩 실행해봐

하루, 이틀, 사흘, 얼마 안 가서 신념에 찬 방법을 자신이 스스로 찾아 선택할 수도 있고, 어떨 때는 내면의 세계에서 메시지를 줘

‘전문가를 찾아가 봐, 친구에게 물어봐, 가족과 상의해 봐’ 등으로 알아차림을 일깨워 주지

< 11 >

내나이 칠십이 되었을 때 “어떻게 하면 백살이 넘어도 젊은이처럼 살수 있을까” 라는

화두(話頭)를 품고 위 < 10 >번의 내용대로 명상을 했어

그 결과로 다음과 같은 해답을 찾아 매일 실천하고 있는데 지금 현재 팔십이 넘었는데도 오십대 처럼 정정하게 살고 있어

첫째 음식(飮食)

만병의 근원은 먹는 것에서 온다

건강한 식습관 잘 기르자

둘째 수면(睡眠)

수면은 피로한 육체의 최상 보약

저녁 열두 시 안에 잠들고

해뜨기 전에 일어난다

셋째 운동(運動)

매일 운동을 하면 평생 건강하다

나에게 알맞은 운동 찾아 꾸준히 한다

< 12 >

먼 훗날의 무지개 꿈을 꾸고 있다. 산천초목이 기지개를 켜고 벚꽃이 만발한 어느 시골의 한적한 초가집 술집에 와있다. 동생과 내가 백 살 먹은 아가씨가 따라주는 막걸리를 마시고 있다, 아가씨의 살결이 세 살 먹은 어린애처럼 부드럽고 포동포동하다. 감나무에서 갓 딴 홍시 같아 가만히 만져도 터질 것 같다. 나의 명상 제자이다. 한잔, 두잔, 열잔, 흥겹게 마시면서 “형님 고마워요, 이렇게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다 형님의 덕분이어요, 동생의 모습이 마치 신선 같아 보여. 제가 신선이라면 형님은 천신이어요. 덕담을 안주로 삼아 술잔을 비우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그때 정장 차림의 신사가 가만히 다가와 정중하게 말씀하신다.

자신은 대통령 비서실 직원인데, 서울 예술의 전당에 수천 명의 국민들이 어르신을 축복해 드리려고 와 있다며 최고령 장수상을 받으라고 하신다. 그때의 내 나이는 이백두 살 동생은 백팔십 살

모두다 마음 챙김 명상 덕분이다, 나는 겸손하게 말씀드린다. “건강, 행복, 장수를 보장하는 강연을 하라시면 열 시간이든 스무 시간이든 열과 성의를 다하여 하겠지만 지금 장수 수상은 사양합니다. 왜냐고요? 앞으로 수십 년은 거뜬하게 더 살 테니까 그때 가서 생각해 볼께요.

내마음 갈대

無心寺 무료 점심

내 선행이 부끄러워

망설이는데

같이 간 아내

버럭! 화를 낸다

공짠데 왜 안먹어

먹을까?

말까?

한마음이 두 개로 쪼개진다

몇발쯤 따라 가다가

절(寺) 반찬은 푸성귀뿐이잖아

핑계를 대고 뒤돌아 선다

식당에서 삼겹살 앞에 놓고

아내가 투덜 거린다

한푼이라도 아껴 써야지

잘했나?

못했나?

내마음 또 줄다리기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