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 기본이론과 실기
제1장 서체 학습의 순서
1. 한글서예, 한문서예, 어느 것을 먼저 배울까?
(1) 서예도 장르를 벗어나려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미술의 세계는 영역의 구분이 허물어져가고 있다. 한글서예, 문인화, 전각의 구분이 점차 약해져가고 있으며, 따라서 한문, 한글의 각 서체를 고루 배운 후 자신에게 걸 맞는 서체를 집중적으로 연마하려는 추세다.
(2) 한문서예를 먼저 배우는 것이 유리하다.
한문서예, 한글서예 중 어느 것을 먼저 배우는 것이 좋을까? 한글서예를 먼저 배우고 한문서예를 나중에 배울 경우 한글서예에 없던 일부 기법은 처음 대하게 되기 때문에 기초과정부터 시작하여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두 가지를 겸하고 또한 차후 문인화와 전각에까지 영역을 확대하려면 한문서예를 먼저 시작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2. 한문서체의 학습순서
(1) 서체의 학습순서는 없다.
한문 서체는 크게 전서(篆書), 예서(隸書), 해서(楷書), 행서(行書)로 나눌 수 있다. 그 중 전서(篆書), 예서(隸書), 해서(楷書)는 첫 단계에서도 배울 수 있는 서체이지만 행서(行書)는 상당한 필력(筆力)을 갖추어야 가능하므로 나중에 배우는 것이 좋다. 전서(篆書), 예서(隸書), 행서(行書) 중 어느 것을 먼저 선택해도 좋지만 해서(楷書)는 법칙이 까다로운 관계로 전서(篆書)나 예서(隸書)가 초학(初學)자로써 처음 대하기에는 적절할 것으로 본다.
(2) 전서(篆書)를 먼저 학습하는 경우
한자가 정립된 순서는 고문(古文), 전서(篆書), 예서(隸書), 행서(行書), 초서(草書), 해서(楷書)의 순으로 보는 것이 정설이다. 한문 서예의 경우 문자의 발생순서에 따라 전서(篆書)를 먼저 익히고 그 후 예서(隸書), 해서(楷書)를 익힘이 여러모로 합리적이다.
(3) 예서(隸書)를 먼저 학습하는 경우
그러나 전서(篆書)는 자형이 복잡하여 알아보기가 어려운 관계로 우선 우리가 읽고 쓰기에 활용할 수 있는 예서(隸書)부터 학습하는 것도 교양과정으로 서예를 익히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좋다. 하지만 예서(隸書)를 먼저 배우게 되면 우선 문자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전절법(轉折法) 등 중요 기법과 변화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쉽게 서예에 친숙해지는데 도움이 된다.
(4) 해서(楷書)를 먼저 배우기는 까다롭다.
한문 서체 중 가장 나중에 정립된 필법(筆法)이 해서(楷書)다. 운필법(運筆法)이 가장 까다롭고 정교해야하므로 초학자(初學者)로서는 매우 벅찰 수가 있다. 해서(楷書)는 크게 육조(六朝)해서(楷書)와 당(唐)해서(楷書)로 구분하는데 해서(楷書)부터 출발할 경우에는 가급적이면 육조해서(六朝楷書)로 시작할 것을 권장한다. 다만 어느 서체로부터 시작하던 결국은 모든 서체를 고루 익혀야 한다.
제2장 기초이론
1. 서예란?
글씨 등을 소재로 서사(書寫)하여 표현하는 조형적 선(線)예술이다.
2. 준비물
(1) 붓 - 붓털의 직경이 최소한 1.5 - 2.0Cm 정도의 것이 연습용으로 적합함.
(2) 벼루 - 적어도 가로 15Cm, 세로 24Cm, 정도는 되어야 편리함.
(3) 먹 - 중형
(4) 종이 - 연습용 화선지(신문지 등은 적절치 아니함.)
(5) 서진(문진)
(6) 밑받이 모포 (깔개) - 화선지 全紙(70-140Cm)정도 크기의 것
(7) 기타, 붓발, 연적 등
* 유의사항 - 가급적 서예도구 전문점에서 취급하는 것이라야 경제적이고 연습효과도 높다.
3. 몸의 자세
(1) 서서 쓰기
처음에는 적응하기 어려우나 필력(筆力)을 기르는데 가장 좋은 자세이며 몸이 부드럽고 시야를 넓게 확보할 수 있어 큰 글자, 큰 작품제작에 적절하다.
(2) 앉아 쓰기
책상과 의자를 사용하므로 피로가 덜하고 선(線)의 질(質)도 의도대로 쉽게 되나 시야의 한계가 있어 결국 서서 쓰기를 다시 익히지 않으면 큰 작품을 제작치 못하는 흠이 있다.
(3) 엎드려 쓰기
방바닥에서 엎드려 쓰는 방법이며 활동이 부자유스러워 피로가 빠르므로 차츰 사라져가고 있는 자세이다.(이러한 쓰기는 휘호대회 때 많이 쓴다.)
4. 팔의 자세
(1) 현완(懸腕)법
팔을 들고 쓰는 방법으로서 큰 글자 쓰기에 적합하다.
(2) 제완(提腕)법
팔꿈치만 책상에 살짝 대고 쓰는 방법이며 중자(中字) 쓰기에 적절하다.
(3) 침완(枕腕)법
왼쪽 손등을 베개 삼아 오른쪽 팔목이나 팔뚝을 대고 쓰는 방법이며 소자(小字) 쓰기에 적절하다.
5. 손가락의 자세(執筆法)
(1) 단구(單鉤)법
연필 잡듯이 2번 손가락이 밖으로 나오도록 붓을 잡는 방법.
(2) 쌍구(雙鉤)법
2번, 3번 손가락이 밖으로 나오도록 붓을 잡는 방법. 이때 손가락은 안으로 당기고 4번, 5번 손가락은 밖으로 밀고 엄지손가락은 붓을 고정시키는 역할을 하되 힘이 각 손가락 끝에 고루 전달되도록 하여야 하는데 이를 오지제력(五脂齊力)이라 한다.
(3) 기타 오지법(五脂法),악필(握筆)법 등이 있으나 특수한 경우에 속한다.
6. 용어설명
(1) 운필(運筆)법
획을 긋거나 점을 찍는 방법을 운필법(運筆法)이라 하는데 점, 획을 이루는데 필요한 모든 수단을 총체적으로 일러 말한다. 또한 시작하는 첫 부분을 기필(起筆), 허리부분을 송필(送筆), 또는 행필(行筆), 맺는 부분을 수필(收筆,또는 회봉(廻鋒)이라 한다.
(2) 용필(用筆)법
운필법(運筆法)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나 운필법(運筆法)에 대한 세부개념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는 등 학자에 따라 정의하는 바가 다르다
(3) 역입(逆入)
획을 긋기 시작할 때 획이 진행될 반대방향으로 먼저 붓끝을 거슬러 들어가도록 하는 행위. 한자 서예의 해서(楷書)를 쓸 때 많이 적용된다.
(4) 순입(順入)
역입(逆入)을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붓을 놓아 획을 긋는 행위. 한글 궁체(宮體) 또는 한자의 행서(行書) 등에 많이 적용 된다.
(5) 중봉(中鋒)
획의 진행방향과 붓 결이 일치함으로서 붓끝이 획의 중간에 위치하도록 하는 방법. 중봉(中鋒)을 유지하는 것은 붓글씨에서 가장 중요한 법칙의 하나이며 이 방법에 충실해야 힘 있고 기운 가득 찬 획을 그을 수 있다
(6) 편봉(偏鋒)
중봉(中鋒)이 되지 않은 상태, 즉 획의 한쪽 가장자리로 붓끝이 쏠려있는 경우이며 측봉(側鋒)이라고도 한다. 획이 충실해지지 않으므로 초학자는 극히 조심해야하나 중봉(中鋒)에 익숙해진 다음에는 작품제작에 다소 활용되기도 하는 용필법(用筆法)이다.
(7) 평출(平出)
획의 마지막 부분에서 획이 진행되던 방향으로 내쳐 뽑듯 붓을 거두는 방법.
(8) 역출(逆出)
획의 마지막 부분에서 획이 진행되던 반대방향으로 붓을 거두는 방법
(9) 전절(轉折)법
획이 일정한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둥글게 또는 각 지게 방향을 바꾸어야할 필요를 느낀다. 이때 轉法(전법: 굴리기)이란 획이 둥글게 되도록 하면서 방향을 바꾸는 것을 말하며 折法(절법: 꺾기)이란 획이 각 지게 되도록 방향을 전환함을 말한다.
(10) 삼절(三折)법
획을 한번 긋는데 3회 정도의 꺾임이 있어야 한다는 법칙으로 획에 힘을 실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사용한다. 또한 기필(起筆), 송필(送筆), 수필(收筆)의 각 부분에서 일어나는 3회의 절법(折法), 즉 일과삼절(一過三折)을 의미한다는 설도 있다
(11) 원필(圓筆)
모서리가 둥근 획으로 구성된 글씨
(12) 방필(方筆)
모서리가 각진 획으로 구성된 글씨
(13) 임서(臨書)
배우고자하는 글씨를 직접 보면서 유사하게 쓰는 학습법을 말하며 임서(臨書)의 대상은 고전에서 근본을 구하는 것이 좋다. 고전(古典) 임서(臨書)를 거치지 아니하고 자기 나름대로 근거 없이 익힌 글씨를 속서(俗書)라 하며 품위와 격조가 높지 못하여 발전이 없다.
7. 서예의 종류
(1) 한문서예
<1> 고문(古文) : 갑골문(甲骨文). 금문(金文)또는 종정문(鍾鼎文)등 여러 종류의 옛 문자
<2> 전서(篆書) : 대전(大篆). 소전(小篆)
<3> 예서(隸書) : 고예서(古隸書). 금예서(今隸書)
<4> 해서(楷書) : 육조해서(六朝楷書). 당해서(唐楷書)
<5> 행서(行書)
<6> 초서(草書)
(2) 한글서예
<1> 판본체(板本體) 또는 고체(古體)
<2> 혼서체(混書體) : 한글, 한자의 혼용 서체
<3> 궁체(宮體) : 정자. 흘림. 진흘림.
(3) 문인화
(4) 전각
제3장 기초실기연습
1. 중선(中線)긋기
(1) 중봉(中鋒)을 유지하고 편봉(中鋒)으로 변했을 경우 다시 역입(逆入) 하여 중봉(中鋒)으로 바로 잡은 후 진행한다.
(2) 회봉(廻鋒)시 붓끝을 잘 정돈하여 벼루에서 바로잡지 않아도 되도록 연습하여야 한다.
(3) 역입(逆入) 하면 앞부분은 장봉이 되며 중봉(中鋒)을 유지하면서 송필(送筆)한다.
(4) 일정한 굵기를 유지하도록 한다.
(5) 같은 기법으로 내리긋는 선(線)도 연습한다.
2. 삼절법(三折法)에 의한 중선 긋기
(1) 기필(起筆) 후 수필(收筆)까지 고른 속도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약 3회 정도 정지하여 역입(逆入)을 다시 한 후 진행함으로서 획의 힘차고 소박함을 얻고자 하는 연습이다.
(2) 이때 수차례 정지한 후 진행하는 연습이 익숙하여지면 그 다음부터는 정지하지 않고 속도의 빠르기와 붓의 누르는 정도를 조절하여 동적인 상태에서 삼절법(三折法)이 이루어지도록 연습한다.
3. 정간(井間)긋기
삼절법(三折法)에 의하여 가로 세로 교대로 각 5회 이상의 선을 긋되 모든 선을 다 그을 때까지 붓을 벼루에서 간추리지 말고 선을 그어나가면서 지면(紙面)에서 다듬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중봉(中鋒)이며 회봉(廻奉)시 붓을 잘 다스려야 한다.
4. 태세선(太細線) 긋기
굵은 상태에서 점차 가늘게 진행되도록 하는 방법으로 특히 마지막 회봉(廻鋒)은 역출(逆出), 즉 진행되던 반대 방향으로 수필(收筆)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선의 끝은 너무 가늘어져 서미(鼠尾.쥐꼬리) 현상이 나오는데 약해 보이므로 피해야한다.
5. 전절법(轉折法)
획의 방향이 바뀌어도 중봉이 유지되도록 하는 방법이 전절법(轉折法)인데, 전절법(轉折法)은 다시 전법(轉法.굴리기)과 절법(折法 꺽기)으로 구분된다.
(1) 절법(折法.꺽기) : 획의 방향을 바꾸되 모서리에 각이 나도록 하는 방법을 절법(折法)이라 한다. 방향을 바꾼 후에도 중봉(中鋒)이 이루어져 있어야 하며 붓끝이 잘 정돈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재차 역입(逆入)하여 붓을 고르게 한 후 다음 작업을 진행하여야 한다.
(2) 전법(轉法.굴리기) : 모서리가 둥글게 되도록 하면서 방향 바꾸는 방법을 전법(轉法)이라 한다. 수 없이 많은 횟수의 절법(折法)을 계속하면 원이 되며 이것이 전법(轉法)의 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