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으뜸도시' 홍천, 광역철도로 서울 1시간대 생활권 연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양평 지나
홍천군까지 경의중앙선 연장하는
용문~홍천 광역철도 사업 집중
홍천=정성원 기자
입력 2024.08.26. 00:30
신영재 강원 홍천군수는 지난 6월 민선 8기 취임 2주년을 앞두고 연 기자회견에서 “용문~홍천 광역철도가 조기에 착공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최우선으로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 용문~홍천 광역철도 사업이 경제성과 정책성, 균형발전 측면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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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홍천군 홍천읍 토리숲에서 열린 제41회 홍천군민의 날 경축 행사에서 신영재 홍천군수(왼쪽에서 여섯번째)와 박영록 홍천군의회 의장(왼쪽에서 다섯번째) 등 홍천지역 기관·단체장들이 용문~홍천 광역철도 조기 착공을 염원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홍천군 제공
이 사업은 서울 청량리역에서 경기 양평군 용문역으로 이어지는 경의중앙선을 홍천군까지 연장하는 사업이다. 총 연장 32.7㎞로 8442억원의 사업비가 예상된다. 용문~홍천 광역철도가 놓이면 홍천은 서울과 1시간대 생활권으로 연결된다. 인구 유입은 물론 기업 유치에도 큰 도움이 예상된다.
이 사업은 지난 1월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됐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총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고, 국가의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각종 분야의 사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철도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통상 1~2년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용문~홍천 광역철도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용문~홍천 철도는 지난 2007년 중앙선 복선 철도 개량사업의 연계사업으로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받았지만, 경제성의 문턱을 넘지 못하며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하지만 홍천군은 지속적으로 정부 부처를 찾아 사업의 필요성 등을 강조했고, 지난 2021년 7월 제4차 국가철도망(2021~2030) 구축 계획에 용문~홍천 철도가 신규 사업으로 반영되는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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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또 2019년 예비타당성 조사 운용지침이 개정되면서 비수도권 사업의 경우 경제성 위주가 아닌 정책성, 지역균형발전의 평가가 중요해지며 홍천군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철도 관련 주요 국가 계획에도 잇따라 반영되며 필요 사업임을 입증하고 있다. 이 사업은 국토교통부 비수도권 광역철도 선도사업과 윤석열 정부 120대 국정과제에 반영됐으며, 최근엔 국토교통부 대도시권 광역교통위원회가 용문~홍천 철도 건설 사업을 ‘제4차 대도시권 광역교통시행계획’에 신규 사업으로 반영했다.
박재억 홍천군 철도추진팀장은 “용문~홍천 광역철도 사업이 윤석열 대통령의 강원도 SOC 공약이자, 민선 8기 김진태 강원도정의 핵심 공약 사업으로 꼽히는 만큼 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가 크다”면서 “지방소멸 방지와 국가균형 발전 등 현 정부의 정책 방향에 부합하는 사업이기도 하다”고 했다. 홍천군민들의 열망도 뜨겁다. 2019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용문~홍천 철도 조기착공 서명 운동엔 홍천군민 6만2000여명이 참여했고, 2022년엔 서울 용산 대통령실을 찾아 홍천 철도 조기착공을 촉구하는 대규모 상경집회를 열기도 했다. 특히 홍천군은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큰 면적을 자랑한다. 1820㎢로 서울시 면적(605.21㎢)의 약 3배에 달한다. 그러나 강원도에서 유일하게 철도망이 구축되지 않은 철도 소외지역이다.
이규설 홍천철도범군민추진위원장은 “홍천의 철도 구축은 1920년부터 역사가 시작됐지만, 그 꿈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용문~홍천 광역철도 사업이 확정돼 홍천군민의 염원이 실현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천군은 용문~홍천 광역철도가 수도권 홍천 시대를 여는 것뿐만 아니라 강원 중서부권의 발전을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천군은 철도 건설에 따라 1조7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7000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1만4000여 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도 기대된다.
홍천군은 홍천의 미래를 책임질 바이오 사업의 성공을 위해 용문~홍천 광역철도가 반드시 필요하단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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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국가 항체클러스터 조감도.
홍천군은 지난 2021년부터 총사업비 1100억원을 투자해 북방면 홍천도시첨단산업단지 내 홍천 국가 항체클러스터를 조성 중이다. 이 클러스터는 중화항체 치료제 개발 지원 센터, 미래 감염병 신속 대응 센터, 면역 항체 치료 소재 개발 지원 센터 등을 갖춰 홍천을 중화항체 개발 중심지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지난 6월엔 춘천시와 함께 산업통상자원부의 바이오 분야 국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에 강원도는 춘천과 홍천을 AI 기반 신약 개발과 중소형 바이오 의약품 위탁 개발 생산 거점으로 집중 육성, 국가 바이오산업 벨트의 한 축을 이루게 할 예정이다.
장용기 홍천군 미래성장추진단장은 “강원과 홍천의 미래를 책임질 신성장 사업의 성공과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수도권과 연계되는 광역철도망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 철도가 수도권 배후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미래 발전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용문~홍천 광역철도는 인구 증가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철도 개통이 지역 인구 증감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홍천군의 인구 수는 지난 1992년 8만명에 육박했으나, 현재는 6만7000명으로 줄었다. 2021년엔 행정안전부로부터 인구감소지역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반면 철도 개통 후 인구가 증가한 경기 양평군과 강원 춘천시의 사례가 있다. 양평군은 철도 개통 이후 인구가 43%, 춘천시는 ITX 청춘 개통 이후 인구가 14% 늘었다.
신영재 홍천군수는 23일 “용문∼홍천 광역철도 건설은 단순히 경제성을 넘어서 국토균형 발전을 위한 필수 사업”이라며 “홍천군민들의 오랜 염원이 담긴 철도 구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