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둘레길 18코스 (오미∼방광)
▣ 일시: 2025.4.12. (토)
▣ 코스: 오미리∼용두갈림길∼상사마을∼지리산탐방안내소∼수한마을∼방광마을
▣ 도상거리: 13.08km, ▣ 소요 시간: 4시간 19분
지리산 둘레길 '오미-방광' 구간은 구례군 토지면 오미마을에서 광의면 방광마을까지 걷는 길로, 정식 코스는 12.3km, 5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난이도 '중'급의 코스다.
지리산둘레길, 오미에서 참새미까지
이원근
오미마을 운조루 앞에 섰습니다.
금환락지 형국의 명당 오미마을의
오미는 월명산·방장산·계족산·오봉산·섬진강을 말합니다.
오미정 앞에서 인증사진 남기고
운조루를 한 바퀴 돌아보고
오늘 여정을 시작합니다.
운조루 사랑채 부엌 쌀 뒤주에 적힌 타인능해 글귀와
낮은 굴뚝의 뜻을 생각해 봅니다.
나눔과 배려의 정신은 이래야
됨을 알았습니다.
베틀재 지나
하사저수지가
넓은 들판에 운치를 더하고
물이 하늘을 고이 받아 안고 있습니다.
당몰샘이 있어 장수촌으로 통하는 상사리엔
돌담을 갖춘 고풍스러운 한옥이 있어 볼거리를 더합니다.
구례공설자연장지를 지나고 청내골 건너
형제봉 서능에 올라서면 황전마을입니다.
바람은 이미 여름 쪽으로 기울었고,
나뭇잎은 어제보다 더 짙어졌습니다.
자연장지가 끝날 즈음, 땀이 흐르기 시작했지만
그리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산새 소리, 바람 소리,
그 사이로 가끔 멀리서 차 소리도 들립니다.
지리산은 그렇게 사람과 자연 사이 어딘가에 있었습니다.
화엄사가 멀지 않음을 알면서도 그냥 지나치렵니다.
올벚나무며 화엄매, 멀리서 안부만 묻습니다.
잘 있겠지, 다들.
둘레길에서 조금 벗어나 있지만,
황현의 숨결이 배어있는 매천사가 바로 저긴데.
하늘이 잔뜩 찌푸리고 있어, 그냥 지나칩니다.
끝내 나라를 지키지 못한 부끄러움을 가슴에 품고
순절한 그의 뜻에 조용히 머리를 숙입니다.
당촌·수한마을을 지나 종착지인 방광마을
곰 백 살 먹은 당산 느티나무와 소원바위가 우릴 반깁니다.
소원바위 앞에 서 봅니다.
내가 빌고 싶은 게 뭔지 생각하다가
아무런 말 없이 그냥 자리를 떴습니다.
간절한 소원은,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 거랬지?
이 바위 밑에 조용히 묻어두는 게 더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오늘 길은
상사와 하사 사이
계절과 계절 사이
그리고 자연과 사람 사이
생각과 생각 사이 그렇게 있었습니다.
오미정 ▲ 오미마을에서 방광 구간은 전통 마을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 곳 중 하나다. 또한 이곳은 풍수지리적으로 금환낙지 형국으로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져 부귀영화가 샘물처럼 마르지 않는 풍요로운 곳이라 한다.
사도리 상사마을과 하사마을 풍경 ▲ 사도리는 누군가 모래 위에 그림을 그려 도선국사에게 풍수에 대해 말했다 하여 "모래 그림 마을"이란 별칭이 생겼고 윗마을과 아랫마을을 구분하여 상사, 하사마을이 되었다 한다.
당몰샘 ▲ 이곳은 지리산 약초 뿌리에서 나온 물이 샘솟는 샘이다. 이 마을은 당몰샘이 있어 장수촌이 되었다고 한다.
황전리 화엄사 음식특화거리 ▲ 지리산 화엄사로 가는 길목 황전리엔 숙박촌과 먹자촌이 즐비하고 화엄계곡에서 내려온 물은 맑았다.
수한마을 ▲ 수월리 수한마을 입구 정자와 약수터를 지나면 수령 500년 된 느티나무와 마을회관이 나온다. 마을 길 담장은 이끼 낀 돌담과 옛 정취를 그린 벽화가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물이 차서 "수한"이라 명명된 마을을 떠나 마지막 방광 마을로 향한다.
방광마을 당산나무 ▲ 550년 된 당산나무와 정자, 마을회관, 마을의 유래가 적힌 비석 등이 있다. 방광마을은 천은사에서 수도하던 우번대사가 성불하여 휘황한 빛을 발하였다고 하여 방광이란 이름이 생겼다는 설과 옛날 마을 판관이 주재하던 곳이어서, 판괭이라 불렀는데 후에 방광이 됐다고도 한다.
참새미 소원바위 ▲ 지리산 산신이 참새미골에 자주 놀러 왔다가 자식을 낳지 못하는 아낙네가 바위를 품고 간절히 소원을 비는 모습을 보고 아들을 점지해 주었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는 바위다.
첫댓글 ㅡ 여상인
李先生은 우리나라 山行 作家로서 最高峰일세,
화이팅!
ㅡ 권수문
당물샘 물맛이 지금도 혓끝에 맴돌고 있습니다.시리산을 처음 오르든 날 화엄사 뒷길로 노고단을 오를때 경사가 가팔라 죽을 고비를 넘긴 기억이 새롭습니다. 매천 황현선생의 얼이 서린 이곳 다시한번 나라사랑의 참 뜻을 되새겨 봅니다. 항상 상세하고 흥미로운 산행기를 올려주시는 왕초성님 오늘도 감사합니다.
ㅡ 김종철
이번에는 사잇길을 하셨군요.
계절과 계절 사이
자연과 사람 사이
생각과 생각 사이
님의 산행기에는 늘 배움이 있습니다.
안산, 즐산 하소서 ...
ㅡ 김청진
대단하십니다~~^^
그저,
감탄할뿐~~^^
몸 좀 아껴가면서, 오래오래 즐기시길~~^^
ㅡ 송준각
역전의 용사들이 건강하게 다져진 몸으로 다시 모여 전국을 누비는 모습이 넘넘 보기 좋습니다~
ㅡ 최숙희
체력들이 대단하십니다. 부러운 오라버니입니다.
ㅡ 최숙희
체력들이 대단하십니다. 부러운 오라버니입니다.
ㅡ 권기정
지리산 뱀사골의 1000 미터에 있는 마을 입구에 있는 천년송
엄청나고 큰 소나무가 샐각난다. 지리산 국립 공원 사무소에서 발주한 3년간의 조류상 조사시 에 본 것이다
동아대 조류학 실험실이라고 적힌 리본이 지금도 곳곳에 매달려 있으리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