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교회는
남의 것을 빼앗지 않고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남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고
서로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그런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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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4주년 특집 - 거리 청소년들의 아버지 <<미션 21>> 2013년 8월 5일자 게재 기사
경청과 환대는 건강한 의사소통 위한 첫 걸음
빈민사목으로 약자 위해 평화·탈빈곤운동 펼쳐
청소년 문제 해법, 가정과 이를 받쳐 줄 사회의 역할이 핵심
대한성공회 대전교구 대전나눔의집(원장 유낙준 신부)이 18년째 가난하고 소외받고 어렵고 힘든 환경에 처한 빈자들의 천국 만들기에 앞장서 감동을 주고 있다. 송촌동 성당과 송촌동 정수장 사이 골목길로 100여 미터를 들어가면 왼쪽 빌라에 자리 잡은 대한성공회 대전나눔의집 부설기관인 ‘경청과 환대 가정형 Wee센터’를 찾아 유낙준 신부로부터 가난한자들을 위해 함께 돕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 편집자 주
유낙준 신부는 “’내 발이 작은 자와 동행하는가?’라는 질문을 하는 것이 성공회 나눔의 집을 소개하는 것”이라면서 “이 곳은 온유와 사랑을 향한 열정, 참된 평화를 주는 배려와 돌봄, 고백적 삶으로 사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라고 전했다.
유 신부는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몰랐는데 이곳에서 ‘사랑을 어떻게 하는지 알게 됐고, 그것을 익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내게 오는 모든 이들을 그리스도처럼 환대해야 함을 알게 됐다”며 “’나그네였던 나를 환대하신 그리스도처럼’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까지도 내가 환대할 분으로 여기게 됐다”고 고백했다. 특히 “성공회 대전나눔의집공동체는 정중하게 손님을 맞이해야 한다는 것을 가장 귀하게 여기는 게 생활원칙”이라며 “큰 배려와 관심으로 가난한 자들을 맞이해야 한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맞이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성숙한 인간이 되려면 긴 실패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성숙에 필요한 실패의 과정이 길지 않았을 뿐입니다. 우리가 이 친구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성숙할 때까지 옆에서 기다리는 것입니다. 이 기다림은 결국 사랑하는 것입니다.” 유낙준 신부는 ‘끝까지 사랑하기’에 대해 강조했다.
유 신부는 “경청과 환대의 집 2층에서 3층에 오르는 계단 벽에 ‘끝까지 사랑하기’라는 글이 있다”면서 “사랑하는데 가장 큰 적은 ‘두려움’인데, 우리는 매일 매일 두려워하지 말고 끝까지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청소년에 대한 그의 진솔한 마음을 표현했다.
더불어 “식사를 함께 한다는 것은 다른 이들과의 벽을 허무는 작업을 의미한다”며 “사람과, 빈부의 차이를 허무는 것이 바로 함께 밥을 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신부는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경청’과 정성껏 지은 밥을 함께 먹는 ‘환대’로 사랑에 굶주리고 정서가 메마른 청소년들에게 진정한 사랑의 마음을 심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유낙준 신부는 대학시절 학생운동을 하다 여러 차례 수감되고 옥고를 치르느라 대학을 10년 만에 졸업했다. 대학 졸업 이후에는 대전 대화동 공장에 취업해 3년 동안 노동운동을 했다. 그 후 1990년 공장을 나와 성공회 신학대학원에 진학하고 1994년 성공회 사제 서품을 받고 대전에서 사목을 시작했다. 특히 빈민사목에 애정과 관심을 기울이며 우리사회에 산재한 다양한 형태의 빈곤문제에 더욱 관심을 갖고 일하게 됐다.
그는 대학시절 학생운동을 하며 칼막스의 자본론을 통해 “인간이 얼마나 탐욕적이며 동물적인가를 알게 됐다”면서 이에 대한 대안은 ‘예수님의 삶을 따라 사는 것’이라고 답했다. 유 신부는 “혁명가는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며 자신을 끊임없이 개혁하는 것”이라며 “예수님은 그 시대의 혁명가였으며 우리 시대의 모범을 보이신 분”이라고 말했다. 유 신부는 이어 “예수님은 아픈 사람과 과부와 고아를 위해 존재하는 분이셨다”며 “그들을 위해 힘쓰셨던 것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그분의 뒤를 따라 사회의 약자를 위해 힘써야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전쟁은 가난한 사람들을 대량으로 죽이기 때문에 평화운동을 전개하고, 실업대책운동과 탈빈곤운동을 전개해왔다”고 말한 유 신부는 “노숙인의 긴급대처운동으로 노숙인쉼터와 가족 해체로 인한 청소년 쉼터, 푸드뱅크 운동을 한국에서 최초로 시작하면서 작은 자들과 함께 사는 길을 모색해온 지난날이었다”고 회고했다.
유 신부는 이어 1996년 성공회 대전나눔의 집을 개원해 빈곤탈출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사업들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는 “성공회 나눔의 집은 새로운 교회운동, 새로운 복지운동, 새로운 운동방식일 수 있고 교회, 복지, 운동이 결합된 삶의 방식이요, 기도의 집”이라고 말했다. 또한 가출청소년을 위해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해 1997년 가출청소년을 위한 쉼터를 만들었고, 대전시교육청 가정형 Wee센터를 운영하는 등 청소년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유낙준 신부는 사회적 약자 뿐 아니라 청소년들에 대한 마음 또한 각별하다.
유 신부는 “갈수록 청소년 문제가 심각해지는 것은 빈곤, 가족해체 등 누적된 사회적 모순이 폭발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집을 나와 거리를 떠도는 아이들이나 학교를 중도에서 그만두는 아이들의 뒤에는 가족 간의 불화, 경쟁으로 내모는 부모의 문제가 항상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신부는 이어 “특히 가출 청소년의 경우 가정폭력과 빈곤의 문제가 도사리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사회구조적인 이 부분을 해결하지 않고는 청소년 문제 해결은 일시적 처방 밖에는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유 신부는 “결국 청소년 문제의 해결점은 가정과 가족”이라며, “가정에서 해결하지 못한 부분을 사회가 나서서 얼마만큼 충족할 수 있느냐가 가정형 Wee센터의 주요 핵심”이라고 전했다. 이것이 오랫동안 현장에서 문제 청소년을 관찰하고, 보호하고, 치유해 온 유 신부의 생각이며, 이러한 문제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인 모든 이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한편, ‘경청과 환대’ 가정형 Wee센터는 취약한 가정적, 사회적 환경으로 인해 건강한 의사소통능력이 결여돼 있는 학생들을 돕기 위한 곳이다. 분노나 갈등 해결 기술 부족, 위기와 가출, 비행 등 자기 통제력 약화로 인해 마땅히 학습과 성장, 성숙의 훈련이 필요한 학업 중단 위기 학생들에게 자기 내면의 안정과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가정형 Wee센터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의 참여의지를 확인 후 ‘경청과 환대’ 사례회의를 통해 입소 가능 여부를 결정한다. 그 다음엔 학생과 학부모가 ‘경청과 환대’의 참가 동의서를 작성 후 입소해 교사와 학생들과 함께 성실히 생활하도록 독려한다. 3~6개월의 입소기간이 끝나면 학생의 본적교로 들어가게 된다. 학생들은 이 기간 동안 틀에 박힌 학교 교육이 아닌 체육, 동아리 활동, 예술과 노동, 살림살이, 동아리 활동, 감성의 인문학과 상리공생의 참세상을 위한 공동체 공부를 하게 되고 글로벌 마인드를 함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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