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에서의 마지막 미술관 산책
■ 탐방일 : 2008년 10월 21일(화)
■ 탐방명 : 미술관 산책
■ 탐방 장소 및 주제 : 환기미술관 - 푸른 빛의 울림
토탈미술관 - James Turrel
마지막탐방기
서울문화예술탐방의 마지막 미술관 산책은 도심으로 조금 벗어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평창동에서 이루어졌다. 4개월 전 명예스태프를 시작했을 때 처음 탐방을 갔던 곳이 이곳 평창동의 김종영 미술관과 토탈 미술관이었던 점을 상기해보면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마지막 탐방이 될 것임을 믿었다. 처음 명예스태프를 시작하면서 다짐했던 마음가짐을 되짚어보며 반성도 해보고, 또 그동안 문화예술탐방을 통해 얻어간 것들을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내면에 귀기우려보세요
마지막 미술관 산책의 주제는 ‘meditation’, ‘명상’이다. 우리가 지난 몇 개월동안 여러 작품들을 눈으로 보고 머리로 감상해왔다면, 이번 탐방은 작품을 통해 우리의 내면이 말하는 것에 조용히 귀기우리는 시간이 될 것이다. 유경희 선생님은 오늘 전시 관람의 주제와 의미를 알려주시며 마지막 탐방에 대해 아쉬움을 전하셨다.
다시 찾은 평창동
4개월 전 평창동을 방문했을 때, 탐방버스는 미술관을 찾아 평창동 골목을 헤맸던 웃지못할 에피소드가 있었다. 결국 버스 기름이 바닥났고 탐방대는 언덕길을 걸어올라 힘들게 미술관에 도착했었다.
과거의 경험 덕분에, 오늘 탐방버스는 정확히 환기미술관을 찾아 도착했다.
김환기 작가는 푸른색과 점으로 작품을 채운다. 이번 환기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는 <환기미술관 공모작가 기획전>을 통해 선발된 작가들의 전시다. 환기미술관은 2006년부터 김환기 작가의 작품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점’과 ‘푸른빛’을 테마로 격년제 공모전을 마련해왔다. 이번 전시는 ‘푸른빛’을 테마로 하며 나진숙, 남궁환, 노경화, 문성자, 박진호, 부지현, 사공우, 신미혜, 이소영, 이효성, 정연희, 프랑수아 패로딘 등 12명 작가의 작품이 미술관을 채우고 있다.
김환기 작가는 푸른색을 동양의 내적인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하는 색이라고 말했다. 그는 니스의 한 라디오 방송에서 한국 자연의 아름다움을 ‘청조(淸調)의 심미’로 소개할 정도로 푸른색을 한국적 정서와 예술성을 대변하는 색으로 꼽았다. 전시장에는 김환기 작가가 추구했던 푸른색의 미감을 당대 작가들의 진지한 시각으로 재발견, 재창조되어 변주한다.
다음 목적지는 토탈 미술관이다. 이곳에서는 제임스 터렐(James Turell)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현재 쉼박물관, 오룸갤러리에서도 열리고 있는 제임스 터렐 전시는 토탈 미술관에서 가장 큰 규모로 관객을 맞이하고 있다. 관람에 앞서 탐방대원들은 유경희 선생님의 짧은 강의를 들었다.
제임스 터렐은 빛과 공간을 이용한 세계적인 예술가다. 40년간 빛을 이용해 작업해온 터렐은 빛을 통한 우리 내면의 변화를 보고 지각을 탐구하도록 한다. 그는 물질을 영혼화하고 시신경적 물리학을 느끼게 하며, 동시에 하이퍼 테크놀로지 시대에 우리가 잃어버렸던 ‘기다림’을 되찾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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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품은 공간과 그 공간에 머무는 빛에 관해 다룬다. 관객이 그 공간을 어떻게 마주하고 받아들이는가에 대한 작업이다. 타오르는 불을 바라보면서 말없이 생각에 잠기는 것처럼, 그저 ‘보는 것’에 대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제임스 터렐 |
유경희 선생님의 설명을 들은 탐방대원은 선생님의 말씀대로 작품을 느끼기 위해 미술관 안으로 들어갔다. 제임스 터렐의 작품 관람 방법은 간단하다. “자신의 내적 필요에 의해 보고 느껴라!”
미술관 산책으로 시작했던 서울문화예술탐방의 일정이 모두 끝났다. 첫 마음가짐 그대로 정성을 다하지 못한 아쉬움과 더 많은 걸 얻지 못한 후회도 있다. 하지만 6월부터 시작했던 탐방이 마음의 양식이 되고 삶의 휴식이 되었던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개인적으로는 서울문화예술탐방이 계속되어서, 시민들에게 문화를 향유하고 예술을 즐길 수 있는 더 많은 기회, 더 다양한 기회가 주어지길 진심으로 바란다.
취재 : 김민정 / 사진 : 황현남 / UCC : 박성애
서울문화재단 시민명예STAF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