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장막야 干將莫耶
[ 방패 간 / 장수 장 / 없을 막 / 어조사 야 ]
간장과 막야가 만든 칼로, 천하에 둘도 없는 명검 혹은 보검을 비유한다
중국 춘추(春秋)시대 간장이 만든 두 자루의 명검(名劍).
간(干)은 끝이 두 갈래로 된 창의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손잡이가 달린 방패의 모양을 본뜬 글자라고도 한다.
막(莫)은 풀 초(艹)에 햇빛 대(旲)를 받친 글자이다.
오(吳)나라에는 유명한 대장장이 간장(千將)이 그의 아내 막야(莫耶)와 성실하게 살고 있었다. 그 당시 오나라 왕으로 있던 합려는 간장을 불러 명검 두 자루를 만들도록 명령했다. 간장은 이 나라에서 제일가는 대장장이라는 공식 인정을 받아 기뻐 최선을 다해 칼을 만들기로 했다.
그는 정선된 청동만으로 칼을 주조하기 시작했는데 이 청동이 3년이 지나도 녹지 않는 것이었다.
왕의 독촉은 매일매일 계속되고 청동은 녹을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으므로 그의 걱정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이 청동을 하루속히 녹여 칼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걱정으로 뜬눈으로 밤을 새우는 날이 허다했다.
그러던 중 그의 아내 막야가 청동을 녹일 방법을 알아냈다. 그것은 부부의 머리카락과 손톱을 잘라 용광로에 넣고 소녀 3백명이 풀무질을 하는 것이었다. 막야의 말대로 하자 과연 청동은 서서히 녹기 시작했다.
그래서 칼도 명검으로써 손색이 없을 만큼 제 형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간장은 칼이 완성되자 한 자루에는 막야라는 이름을 새겼고 또 다른 한 자루에는 간장이라고 새겼다. 이 칼은 그 어느 칼보다 단단하고 예리했으므로 높이 평가받게 되었고 이로부터 ‘간장막야’라는 말로써 명검을 나타내게 된 것이다.
따라서 성악편에도 중국 역대의 명검에 끼워 이렇게 말하고 있다.
“제나라 환공의 총(蔥), 강태공의 궐(闕), 주문왕의 녹(錄), 초장왕의 홀(笏), 오왕 합려의 간장과 막야, 거궐과 벽려는 모두 옛날의 명검이다. 그러나 명검일지라도 숫돌에 갈지 않는다면 보통의 무딘 칼일 뿐이다. 그러므로 그 명검도 사람의 노력이 없으면 자를 수 없다.”
이렇듯 순자 역시 간장막야를 고대 명검의 하나로 손꼽고 있다. 어떤 일이든지 최선의 노력을 하면서공을 들여야만 일이 제대로 성취될 수 있다는 교훈을 일깨워 준다.
이때부터 간장막야는‘명검도 사람의 손길이 가야 비로소 빛나듯이, 사람의 성품도 노력을 기울여야 선하게 된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위의 글은 (순자)의 '성악편'에 실려 있는 글로서, 순자는 사람의 성품은 악한 것이니 그것이 선하다는 것은 거짓이라며 성악설을 주장했는데,이것은 청동이 그 자체로는 명검이 될수 없고 반드시 인위적인 과정을 거쳐야 명검이 될 수 있듯이, 사람의 성품은 본래생태로서 악한 것이니 예(禮)로써 교육시켜야만 참된 인간이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
순자(苟子)는 인간의 본래 성질은 악하다는 성악설(性惡說)을 주장했다. 그리고 맹자는 인간의 본성을 선하다고 보는 성선설(性善說)을 주장했다. 이 두 주장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끊임없이 일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선한 본성을 타고 태어난 사람이나, 악한 본성을 타고 태어난 사람이나 양측 모두 평생 동안 자신을 성찰하고 끊임없이 선하게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것이 바로 간장막야의 한 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간장 막야의 설화는 두 가지가 전해온다.
오왕 합려의 검이라고 알려진 것에 의해 오나라의 사람이었던 대장장이 간장과 그 아내 막야에 대한 이야기과 삼왕묘로 알려진 초나라 사람이었던 간장과 막야의 이야기다.
오왕이 간장에게 명검을 제작하라고 명하자 간장과 막야는 쇠를 녹여 검을 만들려고 했지만 아무리 불을 지피고 풀무질을 해대도 쇠가 녹지 않는 것이었다. 어장검의 일화에서 사람이 직접 화로에 뛰어들면 쇠가 녹는 다는 것에 착안하여 아내인 막야가 화로에 뛰어들자 쇠가 녹기 시작했고 비로서 명검 두 자루가 만들어졌고 이름을 간장, 막야라고 붙였다.
간장은 간장만을 오왕에게 받쳤으나 한자루가 더 있음을 눈치챈 오왕이 다그치는 과정에서 적국에 넘어가 명검을 제작하면 위협이 된다는 구실로 간장을 죽임으로써 대장장이 간장과 그 아내 막야는 모두 사망하고 명검 간장만이 오왕의 상징적인 명검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그 첫 번째다.
두 번째 이야기는 초왕이 간장에게 명하여 명검을 만들게 하자 간장이 검을 만들었으나 삼년이나 걸리고 말았다. 왕의 노여움을 사 죽게 될 것을 안 간장은 암검 막야만을 가지고 왕을 보러 가면서 아내에게 자신이 죽거든 곧 태어날 아들에게 자신의 이야기와 함께 집뒤에 감춰둔 칼로 자신의 한을 씻어달라고 했다.
삼년이나 걸린 데에다 두 자루 중 한 자루만 가져온 간장은 역시 초왕에게 살해당했다. 그리고 간장과 막야의 아들이 태어나고 성장하여 애비의 원수를 갚을 궁리를 하자 초왕의 꿈에까지 나타났다. 초왕은 꿈에서 본 간장의 아들의 초상화를 그려 사방에 방을 붙이고 현상금을 걸었다.
현상금이 걸려 마을에도 못가게 된 간장의 아들은 서러운 마음을 노래에 담아 부르며 산속을 배회하게 되었다. 이때 근처를 지나던 한 사나이가 사연을 묻게 되고 그는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그 사나이는 문득 자신에게 필요한 두 가지를 주면 자신이 원수를 갚아주리라고 말했고 아들이 그게 무엇이냐고 묻자 명검 간장과 아들의 목이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자마자 간장을 꺼낸 아들이 자신의 목을 스스로 쳐서 검과 목을 한 손에 각각 들고 그 사나이에게 내 주었다. 그 사나이가 그것을 받아들고 반드시 복수해주마라고 다짐하자 비로서 땅에 쓰러져 시체가 되었다.
사나이는 그 길로 초왕을 만나서 현상금을 받고 그의 목은 한이 맺혀있는 만큼 끓는 물에 삶아 문드러지게 만들어야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하고 초왕은 그대로 했다. 하지만 삼일이 지나도 목은 문드러지기는 커녕 오히려 눈을 부릅뜨고 솥을 뛰어나오려고 하는 것이었다. 이에 사나이가 왕에게 솥으로 가서 목을 위엄있는 눈길로 쳐다보면 그 위엄에 져서 결국 문드러질 것이라 하고 왕이 할 수 없이 그렇게 하는 순간 사나이가 간장을 꺼내 왕의 목을 쳤다. 왕의 목은 솥에 떨어졌고 그걸 확인한 사나이가 자신의 목 역시 쳐서 그 목이 솥에 떨어지자 세개의 목은 문드러지며 뒤섞여버렸고 어떤 것이 누구의 목인지 알 수 없게 된 사람들이 어쨌든 하나의 목은 왕의 목이니 세개의 목을 모두 거두어 함께 장사지내고 그 묘를 삼왕의 묘라 불렀다.